메뉴 건너뛰기


뉴욕 센트리 투어.

........2003.09.09 06:50조회 수 946댓글 6

    • 글자 크기



오랫만에 글 올립니다.  이번 뉴욕시에서 열린 100마일 (160 km) 투어에
참가해서 좋은 경험을 했기에 같이 나누고 싶음니다.

지난번 프랑스 데 투어에 구경꾼으로 참가하여 라이더들을 보던중 결국
쫒아가는 '꿈' 을 꾼후로 어렵사리 돈을 모아  C 사의 로드 바이크를 한대
구입후,  참 열심히 돌아 다녔음니다.  그동안 동네만 돌아 다니던중
유니폼 구입후 큰맘 먹고 nrs 로 장거리 한번 뛴후로 로드 바이크로 다녔으면 하고 (  마운틴 바이크가 첫사랑입니다. ).....

두번의 센트리 라이더로 나름대로 자신감도 생겨 이번 투어에 참가 했음니다.
하지만 뉴욕시의 관광 홍보겸, 자전거 타기를 권장하는데 치중을 주었기에
등수는 전혀 상관 없지만,  그래도 20위 순위권을 목표로 달렸음니다.

새벽 5시 반,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음니다.  남녀노소, 어떤 자전거도
구분없이 모여 다들 출발하기만 기다리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동양인은
보이지 않음니다,  그중에 왠 백인 아저씨가 자기는 100마일 첨이라면서
( 사실 거리는 15 마일에서 100마일까지 선택할수 있음니다.)
같이 가자는데 출발하자 마자 어디로 갔는지?    

5 에브뉴를 수백명이 넘는 라이더들이 몰려 내려 가는데 평소에는 전혀
볼수 없었던 장관이였음니다.  이 많은 라이더들이 우루루 몰려가니
차들도 꼼짝 못하고,    이쯤 되면 경찰들의 호위라던가 길을 막을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라이더이 알아서 길을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이런 불편함 때문에 나중에 전 제대로 서지 못해 정지 신호 받고 있는 차를
뒤에서 받는 사고 까지...  뒷바퀴가 휙 들리는 망신스런 모습을 보였지만
주위 라이더들의 극찬들이..   브라보~   한국 뿐만 아니라 여기 라이더들도
차에 대한 불만이 많았나 봅니다.

브르클린.   이곳은 약간 험한 동네로 소문난 곳으로 길도 장난이 아닙니다.
길도 몰라서 얼마나 헤메고 다녔는지 다들 앞사람만 보고 달리다,  이길이
아니네?   하며서 우루루 되돌아가는 촌극도 보이고.
공원길을 잘못 들어 돌아가는중,  일부 라이더들은 언덕을 자전거를 들고
내려오는데,,  핫 !  이 장면 어디서 많이 봤는데...  열명도 넘도 랜스 암스트롱
흉내를 내다니 다들 그 장면 때문에 웃고 지나가고..

한참을 달리다보니,  100마일을 겨냥한 라이더들로 탄탄히 모여 먼저 출발한
그룹을 잡다보니 어느세 선두가 되어 달리고 있었음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거진 스무명 정도 동양인 저까지 포함해서 세명뿐
나머진 다 백인들,  신호등에 서있으면 제 머리가 그들의 어깨에 가 있을정도
다들 장신들,,    자전거들도 매거진에서 보던 귀한 자전거들,  가만히 보니깐
역시 제 자전거만,,,,,   그래도 자전거보다 타는 이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다시 달립니다.

어느세,  코스는 한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후라싱으로,   바로 제가 사는 동네
바로 밑이지만 이곳에 산지가 벌써 15년,   알록달록한 유니폼을 입고
이곳을 이렇게 많은 숫자의 라이더들이 지나가는것도 아마 일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여긴 자전거에 관심이 그렇게 많지 않아 아슀음니다.

그래도 홈그라운드이 어드벤테지를 이용, 길도 언덕도 누구보다 더 먼저.
나중엔 다들 저 따라서 기어 체인지도,  이때 기분 좋더군요,  제 뒤로
다 따라들 오는데 그룹 라이딩이 이번이 두번째인데 첨은 어쩌다 끼여
타게 되었는데 이번은 스스로 나서 리더로 앞서 가면서   쉴세 없이
" car"  "clear" "left. right"  외쳐 되면서   띠용 ~  재밌네.

브롱스라는 다른 곳에서 파워바를 꺼내는중,  주머니에 찔러 넣은 돈이
휘릭리.  떨어지는 모습을 그림자로 보면서, ( 주위의 라이더들의 짧은 놀람
그들의 반응을 봐서는 $20 짜리 같은데 이걸 다시 주워러 가야 되나
망설임속에  에이  돈 20불이 어딘데 하면서 다시 돌아감,  고개를 들어보니
자식들 아무도 없네,  다행히도 신호등에서 빨간불에서 나를 기다려주는
이녀석들,    다신 않놓친다.

코스는 스프레이로 화살표로 표시 해놨지만,  빠른 속력에 그것을 제대로
보는것이 힘들어서,   어느세,  100마일중 10마일 정도를 남겨 놓고는
다들  정신 바짝 차리고 달리지만,   저는 ?   화살표를 잘못 봐서는 왼쪽으로
후다닥.   저만 보고 따라 오던 라이더들도 대여섯 따라오고 뒤에 쳐져 오던
라이더들만 제대로 길을 찾아 가고.

이때 분위기 장난 아니였음니다.  저보고 따라 오던 사람들도 뻥쪄서
인상 구기고.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하지만 이때 저마음속엔
이 백인들을 꺽고 감히 일등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사라져 가고 있었음니다.
이때 라이더들으 숫자는 15명 정도로 처음 출발하면서 몇명이 모여 함 해보자
하는 이들로 모인자들이였는데 나 때문에 힘빠지니 정말 미안했었음니다.

그래도 이대로 있을순 없어  정말 죽을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음니다.
왼쪽 무릎은 두번째 휴식후 아파서 계속 주무르면서 달려 왔는데
이렇게까지 왔는데 어이없는 실수로 등수에서 ( 아까도 애기 했지만 등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이들중 일등으로 들어 오고 싶은 맘 때문에..)
밀려 나는게 억울해 이를 악물고 달렸음니다.     당신들은 나보다 더 좋은
자전거와 체격조건이 있지만,  나만큰 깡은 있으랴 하는 맘으로
속도를 계속 올립니다.  나름대로 뒤 쳐진 우리 그룹이 내 뒤를 따라
바람이라도 좀 피해서 빨리 쫒아 갔으면 하는 맘이였지만 결국 두사람만
쫒아 오더군요.  

반마일 넘는 거리에 앞서간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에이 오늘 타고
죽지 하곤  더 달립니다.   드디어 삼종경기 자전거 동양 아저씨 잡음니다.
아마도 일본 사람 같은데  모르겠음니다.  신경쓸 시간이 없음니다.
결국 마지막 두명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땐 허기와 왠 헛구역질이
이러다 쓰러지진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신호등, 차, 사람들 사이로 달립니다.
(  여긴 사람들이 꼭 행단보도로 다니지 않음니다. 특히 브롱스 완전
시장 바닥입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조심하면서 달렸음니다.)

드디어 두번째 라이더를 따라 잡았음니다. you are strong puller 라는 칭찬
고맙지만 한명 더 남았길래 더 달려야 합니다.  100마일이 곧 다가오는데
마지막 라이더를 잡아야 되는데,   우 ~욱  한번더 구역질이...

자짠   너 나 못볼줄 알았지  드디어 선두를 잡은후 결승지 까지 다섯 블락이
남았음니다.     이제부터 심리전,   추월 당한자는 반드시 추월한다는
나름대로의 철칙,   뒤에 라이더들을 생각하면서 더 밟음니다.  아예 거리를
많이 벌려놔야 힘들어서 못쫒아 오지 하는  맘으로 스스로가 기관차로
된듯한 착각속에 결국 첫번째로 들어 왔음니다.

등수를 주는 사람도 없고,  짧은 구간을 돌고 들어온 사람들로 북쩍되는
피니쉬 라인이지만    40마일 자전거 타면서,  농구복에 모자에 물도 없이
튜브도 없이 팻치도 없이 나갔다가 빵꾸나서 자전거 들고 집으로 오던 중
착한 백인 아줌마들 차타고 집에 올뻔한 옛날  ( 불과 이년도 않됩니다)
생각이 나더군요.  그때 비해 지금은 참 많이도 발전했고 스스로에게 참으로
대견스러웠음니다.

이번의 라이딩은 평생을 못잊을 소중한 것이였음니다.


    • 글자 크기
가평 환상의 드라이브코스 (by ........) 강릉 안보등산로에서 정동진까지 (by jupiter)

댓글 달기

댓글 6
  • 글쓴이
    2003.9.9 16:10 댓글추천 0비추천 0
    정말 멋져요...
    난 언제 한번 외국에서 잔차 탈수 있을런지.....
    부러워요....
  • 글쓴이
    2003.9.9 23:33 댓글추천 0비추천 0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박수...^^;
  • 한국인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때의 기분 힘드실 때 기억하세요..^^
  • 아, 너무 재미있네요. 한국에도 떼거리 잔차질이라는 것이 있는데 한번 참가해 보고 싶군요.
  • 글쓴이
    2003.9.12 05:21 댓글추천 0비추천 0
    감사들합니다. 뉴욕에 사시는 한인분들은 한국처럼
    자전거를 많이 타지 않아서 안타깝음니다. 제친구들중에서도 자전거 타는 사람은 저 밖에 없음니다. 여기에도
    자전거바람이 불어 같이 탔으면 합니다.
  • 글쓴이
    2003.9.13 06:22 댓글추천 0비추천 0
    와..글 재밌게 읽었어요.열심히 잘 달리셨습니다!~
........
2003.09.20 조회 1177
리발버
2003.09.14 조회 1183
sura
2003.09.11 조회 1016
........
2003.09.09 조회 946
이전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385다음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