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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부산거쳐 울산까지 흐느적 투어~~(4)

prollo2003.10.17 22:44조회 수 1033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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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다.. 역시 추운 밤을 보내서인지 몸이 개운치 않다..
아침 일곱시 근방에 눈을 떴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일은 마산지점에 다시 들리는 일이다..
어제 지점장님이 아침에 와서 함 보고 가라고 부탁하셔서..

일단은 깨끗하게 씻어야지..
억.. 씻고는 싶은데 물이 엄청 차다..영.. 안좋은게 더운물이 나오는 척 하다가 다시 찬물로 바뀌었다..
샤워는 고사하고 머리감는것도 엄청 힘들었다..
역시 여관은 비싸더라도 삐까번쩍한 곳에 들어가야 한다..앞으로 그럴 예정이다..

지점에 들려서 이런저런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는데..
역시 월급쟁이들 계급 띠고 만나면 다 똑같다..
직장 관두고 할 일에 대한 걱정이 제일 크신 모양이다..
그리고 당장 관둘수 있는 내가 부럽다고 하신다..
그래도 같은 회사 출신 및 재직자라고 회사 이야기 넘 많이 한 것 같다 귀가 거슬르기 시작했다..
얼른 얼른 인사하고 드디어 진해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

다리는 그럭저럭 통증도 많이 가시고 움직일만하다..
음.. 부산까지는 버티겠군.. 오늘 해운대까지는 가야한다..
거리는 약 80km정도.. 부산까지 고속도로로 가면 약 40km이지만..
국도를 따라가면 60km정도 나온다고 한다..
창원공장에 들릴까 하다가 도저히 엄두가 안난다 창원공장 들리면..
경치 안좋은 내륙을 통해서 김해 거쳐서 부산옆구리로 들어가는 길이고..
그냥 진해로 빠지면 경치 좋고.. 터널도 있고.. 김해공항으로 들어선다..
에라이~~ 그냥 진해로 가자!!

부산까지 네시간만 가자고 다짐했다.. 지금이 약 아홉시 반이니까..
줄기차게 가면 한시반정도에 도착할 것 같다.. 시속 15km만 유지하기로 하고 페달링시작..
헉.. 역시 시내라서 시속 29km는 나온다.. 마산역맞은편으로 쭉 달려나와서 진해로 향했다..
생각보다 길이 순조로와서 넘 기분이 좋다.. 단풍이 곱게 든 길을 따라서 내려가는데..
이런.. 십알~~ 갑자기 속도가 영 안난다.. 죽어라 밟아도 힘들다.. 얼른 기어를 내리는데..
내려도 내려도 힘만 더 든다.. 먼저 타이어부터 체크 들어간다.. 얼른 앞 타이어를 보니.. 바람이 다 빠져서 거의 주저않고 있었다..
급히 내려 바람을 팍팍 넣어주고 빵빵하다못해 발로 눌러도 모양 하나 안변할 정도까지 압력을 팍팍 줬다..
뒷바퀴도 넣는 김에 스무번 팍팍 힘줬다..
이번에는 잘 나가겠지하고 또 밟았는데..
좀 낳아지긴 했지만 역시 속도가 안난다.. 다시 보니 사기성 오르막이었다..
이젠 체념하긴 했지만 오르막만 만나면 무조건 시속 10km이하.. 바람 넣으니 시속 13km으로 개선됬지만.. 답답하기 그지 없다..
설에서는 이정도 오르막이라도 평속 20km 이상은 유지했는데..
평속 15km를 생각하고 만족하고 달린다.. 딴힐만 나오면 콱 달려뿔 작정으로 참고 가기로 한다..
참지 않아도 걍 가는 수 밖에 없다.. 어쨌든 다리땜에 오는 손해가 막심하다..
덜 지루하다는 것 빼고는.. 메리트도 없고..

터널에 진입하니.. 헉.. 갑자기 속도가 장난 아니다.. 기회는 이때라고 충분히 탄력 얻으려고 죽어라 밟아댔다..
정말 빠르긴 하다.. 바람넣고 난 후 바퀴 구름이 더 좋아졌는지.. 정말 잘 나간다.. 무려 3km를 그렇게 내려오다보니 다시 업힐 시작..
산 하나 나올때 업힐 하나 딴힐 하나씩 정적하다.. 그런 업다운을 한 세네번쯤 하니 표지판이 부산에서 김해로 바뀌어 있었다...
특히 마지막 업힐은 정말 길었다.. 힘들어 죽겠다.. 허리도 아프다..
게다가 안장에다가 엉덩이뼈를 마구 문질러대 안장과 마찰되는 부분의 통증이 장난이 아니다..
얼른 내려서 안장 각 내렸다.. 헛.. 근데 이번에는 자꾸 미끄러진다..
엉덩이에 힘 팍팍팍 주면서 버텼다.. 왈바에서 누군가 똥꼬로 타라고 하더니..
똥꼬에 힘주고 타라고 다시 알려야 겠다..

쭉 가면서 점점 게시판의 지명이 구체적으로 바뀌었다.. 부산에서 김해로 다시 김해에서 김해공항으로 바뀌고 있었다..
긴 업힐에는 정말 장사가 없다.. 중간에 내려서 할 수 없이 무릎보호대 다시 하고.. 음료수들이키고.. 심호흡하고.. 잔차를 움직이는데.. 그래!! 이제 갈 만 하다..

중간에 해안으로 쭉 빠져서 도는 도로가 보였다..
생각같아서는 해안을 따라서 경치나 보면서 달리려 했지만 지금 몸 상태를 볼 때 최소한 2 ~ 3km는 돌아가야 하는데 도저히 엄두가 안났다..
다대포쪽을 보며 나중에 꼭 달려주리라 다짐한다.. 저 멀리 다리도 보이고 그냥 봐도 경치 장난 아니다..몸은 계속 김해공항쪽으로 향한다..

부산에 입성!! 하지만 여기서부터 목적지인 범내골까지는 10km은 될 것 같다... 앞으로 표지판 보고 속지 말아야지..
부산시에 도착한 것 같기는 한데 영 건물도 저 멀리 보이고 도심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예상된다..
대전에 들어가서 드디어 대전이라고 잠깐 환호했던 기억에 계속 달린다.. 그리고.. 머릿속의 생각들은 점점 부산역과 범내골로 압축되기 시작했다..

시간은 오후 12시 15분 달려온 거리 약 53km..
만나기로 한 사람한테서 전화가 왔다..
빨랑오라고.. 삼십분 후에 도착한다고 그냥 얼버무린다..
부산은 역시 산동네라 사기성 업힐이 많다.. 경사는 그리 심하지 않지만 긴 오르막이 엄청나게 산재해 있다..
이제는 다리에 오는 압력만으로 오르막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

물어물어 범내골 전 회사 부산지점까지 오고나서 점심 한판 공짜로 먹여준다..
최근 해물단백질에 질렸다..
최근에 먹은거.. 회덮밥, 모듬회, 게를 팍팍 넣은 찌게..
그래서 안창살 선정..
다들 대단하다.. 소문들었다.. 반갑다.. 부럽다.. 잘했다..
나가서 아쉽다.. 등등.. 듣기좋은 말만 골라서 해줬다..
가끔 안좋은 이야기도 있었지만 좋은 말만 골라서 들었다..
역시 사람은 선택적 양성반응에 익숙해져야 맘이 편하다..

음하하.. 잠시 쉬다보니 다리도 다시 풀리고.. 무릎도 진정되고...
다음에 어디로 갈 지 생각중.. 태종대갔다 해운대 가겠다고는 했는데..
태종대로 가려면 다시 다대포쪽으로 쫙쫙 가야한다.. 가서는 다시 태종대까지..
상당한 거리를 들어가야 하는데..
솔직히 태종대는 자신이 없다.. 그냥 해운대로 가야겠다..
그리고 저기 앉아있는 언니하고 저녁 먹어야지..

기왕 온 김에 울산까지 가서 비행기타기로 하고 비행기표를 끊었다..
인터넷 예매는 6만4천원인데 여행사는 6만 8천원이다..
4천원은 그냥 여행사에 적선한셈 친다...
특히 그 언니.. 맘에 들었다.. 그 언니 봉급에 보태주기로 하고 어차피 돈쓰는거 기분좋게 쓰기로 한다..
이래 저래 생각을 정리하고 해운대로 향한다..

해운대로 가는 길에 광안리에 들리기로 하고 낮익은 길을 따라 간다..
부산의 교통은 정말 절망적이다.. 대낮에도 차보다 잔차거 떠 빠르다..
그리고 부산 운전자들의 매너는 익히 들었는데.. 잔차에 양보도 잘해주고..
손들면 얼렁 세워준다.. 물론 웃는 얼굴 유지했다..
글구.. 이번 여행에서 느낀건데.. 잔차도 교통신호 준수하면서 살살달리면
차들에게 이쁨받고 가끔 격려도 받는다.. 오르막에서..
반면 지그재그 끼어들기.. 바퀴하나차이로 차보다 먼저가기 이런거하면 열라 울려땐다.. 빵빵이를..
교통신호 준후.. 양보운전.. 손들고 웃기하느라.. 인상도 웃는인상으로 되는것 같다..

범내골에서 광안리로 가는 길은 지하철 공사중으로 역시 노면이 고르지 않다..
그래도 도심의 길에서는 속도가 잘 나온다.. 바람도 적고.. 길도 차들이 잘 다져줘서 타이어가 잘 붙는다...
그럼에도 앞뒤바퀴가 차례로 출렁거린다. 일어서서 웨이트백 하자니 좋은 무릎걱정 앞서고.. 안하자니 엉덩이 걱정 앞서고..
안장에 엉덩이를 비스듬히 기대로 아픈다리 굽히고 왼다리 쭉 편상태에서 잔차를 5도 정도 오른쪽으로 기울였다..
무릎도 굽히고 엉덩이도 쉬고.. 앗싸~~ 우쒸.. 아싸는 다운힐.. 우쒸는 업힐용 멘트이다..

광안리 도착!!
도착기념으로 백사장을 달리고 싶다..~~ 얼렁 잔차 몰고 모래에 뛰어들었는데.. 순식간에 바퀴가 빠져버린다..
끔찍하다.. 다시 타보려 하지만 역시 마른 모래는 무리였나보다.. 하고 포기하고 잔차를 끌고 나오려하는데..
아뿔사 모래가 디레일러 체인 스프라킷.. 크랭크에 잔뜩 달라붙어 페달링만하면 사각거린다..
자동차 세차장에 가서 사정사정해서 스팀기로 물뿌리니 좀 낫지만 찰칵대는 소리가 더 커지고..
다리에 느낌이 엄청 떨리고 불규칙하다.. 버걱버걱 사각사각 노래가 아니라 불협화음처럼 들렸다..
다시 또도도 하는 방법없나??
WD40노래를 부르며 근처 샵을 다 뒤졌으나 그런거 없단다...

광안리 빠져 나오기 전에 해변 산책로를 한 번 달려보고.. 앗싸~~
광안대교의 웅장한 모습에 또 한번 감탄한다.. 우와~~
전에 왔을 때는 없었는데.. 역시 사람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
태풍에도.. 파도에도 멀쩡하게 서 있다..

할 수 없이 광안리에서 그대로 끌고 가는데 수영2교를 지나자 멀리 홈플러스가 보였다..
저까지 가서 걍 사버려?? 아서라 넘 멀다 그냥가자... 참고가자 참는자는 덜피곤하다..
계속 가다보니 까르푸 해운대점 발견 얼렁들어가서 WD40구매후 절반을 잔차 구동부분에 쏟아 뿌렸다..
헉.. 모래들 바닥에 장난 아니다.. 계속 뿌리니 눈치보여서 얼른 내가 안한듯 잔차 끌고 도망쳤다..
부드럽고 좋다.. 역시 디그리서는 WD40이 제일이다...
뒷바퀴 림에 wd40이 왕창묻어서 그런지 브레이크 성능이 좀 떨어졌다.,, 조심조심 달렸다..
어쨌든 모래땜에 허비한 시간이 거의 40분..


광안리는 여관찾기가 엄청 쉬웠는데 해운대는 특급호텔들만 즐비하고 여관이 보이지 않는다..
언니와 약속장소 파라다이스호텔 잡아놓고 근처 모텔을 찾으니 영 안나온다..
뒷골목으로 돌아가보니 역시...
높은 빌딩에 가려서 모텔들이 하나도 안 보였다.. 모텔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중 외관이 제일 깨끗한 모델로 향한다..
여긴 어제보다 낫긴 하다..

모텔에 여정풀고 또 빨래하고..
엇.. 근데 언니 만나기로 했는데 속에 입고 있던 면티에서 냄새가 장난 아니다..
예비 옷을 다 입어서 방법이 없다.. 할 수 없이 면티 하나 빨고 입어서 말린다..
엣취~~ 이 무슨 고생이라고 어제 미리 하나 빨아둘껄....
후회해야 소용없다구 입고 있을 수록 몸에 열이 난다.. 감기오는 느낌이다..

전화온다..
"지금 끝났구요.. 여덟시 반이니까.. 아홉시 반쯤 간다구 보심 되요.."
잔차루 한시간이 채 안걸린 거린데.. 역시 부산의 교통은 상상초월이다..
"네.. 지금 해운대 여관이에요.."
"여기서 주무세요?"
"당근이죠.."

몸살걸릴 것 같아 얼른 여관에서 나와서 PC방에서 짬내 글쓰기로 한다..
PC방은 싸이버리아.. 운영체제가 winMe라서 메모리 스틱 사용 가능하다..
글쓰는 중 언니한테 전화온다.. 빨랑 나오라고..

전에 나하고 같이 차타고 가다가 교통사고 났는데.. 그때 그언니 면허취소상태였다.. 음주운전 했단다..
그래서 내가 운전했다고 뻥쳐줬는데..
상대방 운전자의 엄마와 동생이 나타나 삼백만원 뜯어갔다..
"돈 많이 벌면 차사드릴께요.,."
일단 약속은 했지만 언제벌릴지.. 그래도 꿈은 크게 가지고 있다..

차대신 맛있는거 사주기로 하고 해운대에 있는 무슨 고깃집에 갔는데..
홋~~ 값이 장난 아니다.. 차라리 파라다이스호텔 부페나 갈껄...
고기로 배채우려니 비싸고.. 하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만나겠나..
그냥 잊어버리고 맛있게 먹기로 한다...

아쉬운 대로 언니 집에 보내고 다시 PC방 가서 왈바에 글 올리고..
"저 해운대에요~~"
여관 와서 잠들려 하지만 잠이 안온다.. 몸이 너무 피곤하면 잠을 잘 못자는데..
아무래도 그 현상이다..
TV이채널 저채널 돌리다 보니 영 재미없다.. 그냥 끄고 잠을 청했는데..
비몽사몽간에 한참을 깨 있었다.. 낼 일찍일어나긴 틀렸다..

오늘 누적거리는 340.46km이고.. 평속은 모르겠다.. 누적 시간도 관심없고..
단지 오늘 하루 달린 거리가 80km는 넘어서 기쁘다..
오늘 움직인 코스..
마산 --> 창원끝다리 --> 진해 --> 김해공항 --> 부산역 --> 범내골 --> 광안리 --> 해운대
내일 움직일 코스
해운대 --> 송정 --> 온양 --> 울산 --> 서울(울산서 서울까지는 비행기로 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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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부산거쳐 울산까지 흐느적 투어~~(끝) (by prollo) 서울에서 부산거쳐 울산까지 흐느적 투어~~(3) (by pro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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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bird
2003.11.02 조회 786
무소의뿔
2003.10.30 조회 767
도라지
2003.10.26 조회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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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22 조회 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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