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도를 아십니까(7편)

앞바퀴2003.04.10 11:46조회 수 840추천 수 8댓글 8

    • 글자 크기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역시 해병할머니 집으로 거쳐가야한다...

아까 집에 나오면서...할머니가 밥먹고 가라고 하셨는데....아침먹은지도 얼마 안되었고 해서..

그럼 오후 4~5시쯤 오겠다고 했다....

사실....점심도...쿠키랑 초코파이가 전부라서....배가 고팠다....

할머니 집에 다시 왔다....할머니는 반갑게 맞아주셨고....

냉장고 정리중이셨다...

손수 밥을 차려주셨고....아까 만든 그 게장도 꺼내주셨다^^

난...게장 무지 좋아한다^^;;



밥을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배추김치,도라지무침,멸치볶음,오이김치,게장이다^^

밥도 많이도 주신다...많이 먹으라고^^
밥을 다 먹으니까...할머니가 더 먹으라고 한숟갈 더 떠주신다...

주걱으로...

그러시더니....한번주면 정이 없디야~ 하시면서 한번 더 떠주신다..

처음 밥과 똑같아진 내 밥^^



밥을 다 먹고 할머니께서 문갑 깊숙한곳에서 뭘 꺼내신다..

아까 드렸던 내 캐릭터 핀버튼과 깃발을 고이 접어서 저 종이에 잘 싸서 보관하신다고 보여주셨다..
내 깃발 뒤에는 2003.4.3 이라는 할머니의 글씨가 써져있었다..

앞에는 내 이름이 써있다...

이재환

할머니께서..."이재환이...내가 잘 알지~"하시면서 웃으신다^^

달력을 펴보이신다..



와~

할머니가 아프실때...뭘 먹어야하는지...다 써놓으셨다...

이름하야...해병할머니 동의보감..



소리나는대로 쓰신 할머니 글씨..

'간기약'  '챈데 약'  '당노에 약'  모든 약들은 자연식물로 치료를 하시는가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할머니의 노래가 듣고 싶었다..

라디오방송을 들으면...

"렛츠뮤직협찬.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이 소리는 전라남도 완도군 ~~~~"하면서

일할때 부르는 노래가락을 들을수가 있다..

그런 노래가 듣고 싶었다...

할머니는 지금껏 일을 하시기때문에 노래를 많이 부르실줄 알았는데..

할머니는 노래를 못하신다고 하신다...

"다른 사람들은...일하면서 노래하고 쉬엄쉬엄하지만...

난 안그랴~ 그저 일만 죽어라해~ 노래할 시간이 어딨어~ 그냥 일만 계속하는거여~"

"그럼 할머니 술은 안드세요?"

"그럼~ 난 술,담배도 안햐~ 그러니께 이렇게 건강하지~ 난 병원 문도 여지껏 열고 들어가본적이 없어~"

그렇구나.......그랬던거구나.....

해병할머니는.....항상 사람은 일을 해야한다고 강조하신다..

그치만 할머니가 즐겨 듣는 노래는 테이프를 통해 들을수가 있었다

집에 있는 오디오로 테이프를 즐겨 듣는 할머니는...동네 할머니들이 찾아와서 막 가져가신다고 하신다..

"이노무 할망구들이 와서 막 가져가~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테이프는 여기다가 숨겨놔~"



하시면서 빨간 가방을 보여주셨다..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테이프....

홍.도.캬.바.레



할머니는 검은 머리다...

다른 할머니들처럼 희끗희끗한 머리는 싫다고 하신다...

할머니 염색약 양귀비^^



어제 봤을때는 그냥 선반인줄 알았는데...지금보니...옛날 초등학생때 책상 위의 책장이다..

내책상은 '피노키오'였는데.....저 오른쪽 위의 빨간 버튼을 키면 형광등이 켜졌었지..

또 아크릴판같은 달력이 있어서 매일 하루가 지나면 날짜에 맞춰서 하나씩 땡겨주곤 했었는데^^

정말 오랫만에 본다^^



할머니께서 인천에 나갈적에 테이프를 하나 사오셨다는데 2만원가까이 주고 사셨단다..

나는 비디오테이프가 아니라 오디오테이프인줄만 알구서 할머니께서 셋트로 된걸 사셨나~ 했는데..

꺼낸 테이프를 보니....이제야 이해가 갔다^^ 비디오테이프..^^

이 내용은 할머니가 알고 있는 옛날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토대로 영화로 만든것이 바로 '양축'이라는 비디오테이프..

할머니께선 일어나셔서 할머니 키보다 높은곳에서 뭔가를 꺼내신다..



이 공책도 참 오래된 공책이다...

이 공책안에 '양축'에 관한 줄거리가 씌여져있다...아니..거의 시나리오다..



할머니께서는 직접 쓴 양축의 시나리오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셨다..

할머니는....밤새서 이 줄거리를 쓰셨다고 한다..^^

할머니 혹시.............아리영?? ^^

공책 한페이지마다 찍었으니....화질 좋은 모니터에서는 잘 보이리라 믿습니다^^

옛날 이야기도 아닌 '엔날야기' 읽어보시지요^^















할머니께서는 공책에 손을 가르키시면서 끝까지 다 읽어주셨다..

좀 졸리기도 했지만....남녀간의 사랑이야기라...아주 가끔 야한부분도 있었다.. 있었나??

(그냥 넘긴 사람들 다시 읽으러 가시는군요~^^)

할머니는 할머니가 11살때....기억을 되돌려서 그때 이야기를 해주셨다..

할머니의 아버지...그 분 등에 업혀서 아버지께서 천자문을 하나씩 가르쳐주셨댄다..

아버지가 '하늘천~' 하면 할머니도 '하늘천~'하면서 배우셨댄다..

그래서 할머니는 천자문을 외우신다..

하늘천 땅지 검을현 누를 황~~~

꽤 길다 싶을 정도로 길게 외우신다...

또 이런 저런이야기를 하다보니...할머니가 시계를 보셨는데...

6시가 다되었다...

할머니께서...가히 밥 줄 시간 다됐다면서 또 일을 하러 나가시려하신다..

나도 할머니랑 같이 나왔다..



할머니와 작별인사를 했다...

건강히 오래 사세요~~

할머니께서는 어여 가라면서 뒤도 돌아보지말고 가라고 하셨다..^^

'할머니~ 한번 뒤돌아봤는데....용서해주실꺼죠?? ^^'



지평선에 구름만 없어도 멋진 일몰사진을 찍을텐데...



일몰에 푸른빛은 안어울리는군....



너가 여기 살아서 숨쉬듯이....할머니도 매일 지켜주렴..



구름아~ 너도 마찬가지로...해병할머니...아니 우리 할머니 잘지켜줘~~

나?? 나도 맘속으로 지켜드려야지..근데 지금은.....



술약속이 있어서...^^;;;

어찌 하다보니...선생님들과 또 술자리가 마련되었다...



오른쪽에 계신 선생님.....술 정말 잘드신다..^^

대청도 온 첫날도 뵈었는데....날 보자마자...손을 붙잡구서

"대단하십니다...정말 대단하십니다...이곳까지 오시다니...정말 대단하십니다..

앗, 왼쪽 선생님....안주 너무 빨리 드시는거 아니에요?? ^^

휙!!





어찌하다보니....이번 3월에 대청도로 들어오신 선생님들이 모이셨다..

선생님들도 모르고 계셨는데...대청중학교로 오신 6명의 선생님들이 우연찮게 한자리에..^^

3년동안 이곳 대청도에 계실 선생님들.....

그저 화이팅입니다^^

아니....대청도에 계신 모든분들~

모두 화이팅입니다^^v


    • 글자 크기
도를 아십니까(8편) (by 앞바퀴) 도를 아십니까(6편) (by 앞바퀴)

댓글 달기

댓글 8
  • ^^;방가염..
    님의 후기 볼려고 출근하는사람..ㅎㅎㅎ
    오늘도 즐겁게....
  • 자꾸... 눈물이 나네.......
  • 너무 감동입니다...
  • 계속 고맙게 보고있습니다....
    도를 아십니까가 계속되면 좋겠습니다...
    몸속의 나쁜 때꾸정물이 빠진거같아 개운한 느낌입니다..
    감사해요....^o^
  • 참으로 정 이 넘치는 후기임니다 각박한 도시의 찌든곳을 떠나 서
    맑고 순수한 정이 넘치는곳의 풍경과 인심을 우리에게도 이렇게 나누어 주시는군요 크아~~~~계장 맞있었유? 먹고파라^^*
  • 해병할머니 건강하세요... 맘이 따뜻해지는 후기 감사합니다...
  • psy
    2003.4.11 01:45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니 TV동화가 왈바에도...
    잔잔한 감동이 옵니다.
  • 아~ 끝까지 읽었습니다. 이제 새벽4시30분 이군요.
    이렇게 버티면 오늘도 무사히 보낼 수 있느데^^;
    할머니의 반만 닮았어도.... 에에 아니지아니지 십분지일만
    닯았어도 회사 관두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를텐데!
    쉬는김에 걍 고향이나 다녀올까봐요 울 할매 뵈러요
    또 다음장으로 갑니다~
이전 1 ...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385다음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