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바사한 광섭군의 전국일주 Ver.060813 - 기막힌타이밍

ae12022006.09.07 10:50조회 수 2501추천 수 10댓글 0

주행기록

주행구간:해남 사구미해수욕장 - 제주 함덕해수욕장 주행거리:50.42km 평균속도:15.2km/h 최고속도:46km/h 주행시간:3'18'22" 누적거리:637.18km

여행기

오늘도 일어나는 몸이 꽤 무거운 편이다. 피로가 계속 누적되어서 그런지... 어제 늦게까지 타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여기부터 땅끝까지 약 8km 3~40분이면 갈 것이고 가서 아침을 먹을 생각으로 바로 출발.

그런데 왠 오르막길이 이리도 많은지... 고픈배로 언덕을 넘는데 너무도 힘에 부친다. 그때 우리를 앞질러 휙휙 지나가는 자전거5인방.

대학교1학년생들쯤으로 보이는 그들은 열심히 업힐을 해나간다.(5명중 2~3명은 힘에 부치는 듯...) 아무튼 그렇게 주린배를 움켜쥐고 열심히 달려 드디어 도착한 땅끝. 기념사진 한방 찍고 5인방과 대화 시작.

그들은 광주에서 왔고, 울산에서 새벽에 출발해 3시간정도걸려서 왔다고 한다.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아침을 먹을 만한 곳을 찾던중 발견한 훼미리마트. 난 우유 500ml와 김밥한줄. 효만이는 우유 500ml에 콘프로스트를 먹었다.

왔던길을 되돌아가기 싫기도 하고 보길도에 가보고 싶은 마음에 난 보길도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땅끝에서 보길도, 보길도에서 완도, 완도에서 제주도. 이렇게 하면 배삯만 꽤 나올거같은 효만군은 육로로 완도로 가겠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잠시 이별.

매표소에서 표를 끊으면서 자전거 가지고 들어간다니깐 2000원을 더 내라고 한다. 배값은 7700원 따라서 9700원을 지불하고 배에 올라탔다.

배를 타고 1시간 10분정도 가서야 보길도에 도착. 완도행 배시간도 알아보고 안내도 받을겸 매표소로 갔다. 도착한 시간은 10시 20분정도 12시 20분 배 다음은 14시 배다. 아...어쩌면 좋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예매를 하려고 했더니 차가지고 온거 아니면 그때 바로 사서 타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옆에 있는 인포에 가서 지도 한장 얻고는 어느쪽 길이 언덕이 적냐고 물어보았더니 전망대쪽길이 더 언덕이 적다고 그리고 전망대 가면 볼게 있다고 했다. 대충 거리를 보니 10km정도 왕복 100분정도잡으면 10분정도 여유가 있을거 같았다. 그리고는 힘차게 페달질.

바다를 따라 섬 주위를 돌며 보는 경치는 좋았는데... 갑자기 언덕이 많이...그것도 경사가 꽤 만만치 않은 놈들이 나온다. 그래도 아니 갈 수는 없는법. 열심히 페달질을 해서 나아간다. 햇살은 왜 이리 뜨거운지... 암튼 우여곡절끝에 도착한 망끝전망대.

허..허.. 이렇게 허무할 수가... 그냥 도로변에 약 20평 되는 갓길에 비석하나 세워놓고 전망대라니... 게다가 여기는 일몰 보는 곳이란다. 내가 이걸 보려고 여기까지 왔나 싶었다.

잠깐 쉬고 시계를 보니... 이거이거 12시 20분 배 타기 힘들거 같다. 내리막길을 마구 쏘며 힘차게 페달질중...다시 찾아온 허기와 더위. 결국 참지 못하고 슈퍼에 들러 거금 3000원을 투자해서 포카리 1.5L를 질렀다. 그리고 1/2을 그냥 들이켰다. 아~ 조금 살것 같다. 다시 페달을 밟아서 나아가는데... OTL...

조낸 언덕이 내 눈앞에 펼쳐졌고 신나게 달린 1시간 20분의 라이딩은 내 다리의 힘을 모두 소멸시켜 버렸다.

이대로라면 2시 배를 타야하는데... 천천히 가서 밥먹고 2시배 탈까? 그러면 3시 10분정도에 완도에 도착하고 완도에서 다시 여객터미널까지는 3~40분 소요될거라는데... 그럼 너무 빡빡하겠지? 그래...할 수 없다. 12시 20분배를 타야겠다. 그런데...돌아갈 거리는 아직 한참이고 이 속도와 체력이라면 그 시간내에 도착 불가.

결국 나는 히치하이킹을 하기로 하고 용달차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기다리는 용달차는 오지를 않고 SUV승합차와 승용차만 지나간다. 그때 저 멀리서 오는 용달차. 세우려고 손을 내밀었는데...이미 과속중이라 지나간다. 아...제기랄... 다시 5분정도 기다렸을까 저 멀리 또 한대가 온다. 이번엔 놓칠수 없다. 역주행으로 차에게 다가가 잡았다.

항까지 테워달라고 했더니 흔쾌히 수락해주셨다. 용달차에 자전거와 짐을 싣고 출발.

항에 도착하니 12시 17분. 바로 표를 끊고 배에 탑승. 배는 바로 출발.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날 뻔 했다.

그렇게 배를 타고 가는 도중에 서울에서 온 5명의 직장인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차로 땅끝까지 5시간 정도 걸렸다고 했다. 아...5시간이라...완전 허무했다. OTL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알게된 사실. 아까 보길도에서 반대쪽 길이 덜 험하고 더 볼것도 많다는 것이다. 그들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데... 완전 제대로 좌절이었다. 그래도 다음번에 보길도에 와야 할 이유가 생겼으니 그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드디어 완도에 도착. 보길도에서 완도로 가는 항과 완도에서 제주도로 가는 항은 다른곳에 위치. 난 다시 라이딩을 시작했다. 한 30~40분 달린끝에 도착한 시내.

배가 너무도 고픈 나는 음식점을 찾던중 여객터미널에서 가장 가까운 음식점에 들어가 회덮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주인아저씨가 오늘은 쉬는 날이라고 다른집에 가라고 하신다. ㅡ_ㅡ

다른 집에 가려고 하는데 가방안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

'부재중 전화가 왔습니다.'

바로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효만이의 전화와 문자가 와 있었다. 문자를 보니.. 형~ 3시 30분 배는 매진이고요 2시 20분 배 밖에 없는데...어디세요? 조낸 달려오세요. 지금 시간이 2시 10분. ㅠ0ㅠ

나..밥은..어쩌라고...

이놈의 타이밍들은 정말....

결국 밥은 포기하고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배에 탑승. 또 바로 배는 출발. 다행히 배 안에 매점에서 컵라면을 팔기에 그것으로 일단 요기. 1500원의 압박이었지만 주린배에게는 더없는 행복이었다.

제주행 배에서 제주도에 자전거 가지고 가는 여러사람들을 볼 수가 있었다. 그중에 서울에서 온 22살 청년 2명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좀 찍어달라고 하고

그렇게 약간의 친분들 다져주다보니 어느새 제주도에 거의 다 와 있었다.

오늘은 사진도 많이 찍고 동영상도 많이 찍어서 그런지...디카 배터리가 어느새 오링.

이정도의 설정사진외에도 많음

드디어 저 멀리 제주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보는 곳.

요새야 수학여행으로 많이들 간다지만...

나 학교 다닐때는 경주로 많이들 갔었다는...ㅡ_ㅡ;;

그렇게 제주도에 도착했지만 디카 배터리가 없는 나는 결국 더이상 아무 사진도 찍을 수가 없었다.OTL

제주항에 내려서 다시 나갈 배편을 알아보니 성산항에서 통영가는 배편은 없어진지 오래고. 오직 제주항에서만 뭍으로 나갈수 있다고 했다. 결국 우리는 부산으로 가기로 했고 부산행 배는 매일 저녁 7시에만 있고 부산에 도착하면 오전 6시라고 한다. 3등석으로 예약을 하고는 주일이네 사촌형인 주수형네 집으로 출발.

주수형네 집으로 가는 길에 알게된 사실중 하나는 제주도는 자전거 타기에 참 좋게 잘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자전거 도로도 내가 본 도로중에 제일 잘 되어 있고, 제주도에 오면 자전거로 하이킹 많이들 한다더니...역시 다 이유가 있었다. (중간에 살짝 나중에 제주도에 살까? 하는 생각도 들었음)

해가 다 지고 어두워져서야 주수형네 도착. 형은 일이 있어서 나가고 안 계시고 우리들끼리 2층에 짐을 풀었다. 형네집은 2층은 민박용으로 사용하는 집이어서 형이 없이도 들어가서 쉴 수가 있었다. 그런데.. 내 몸 컨디션이 영 좋지가 않다. 배는 고픈데 더위를 먹은건지 어쩐건지...밥이 내키지가 않고 속은 더부룩하고 그랬다. 그래서 인근 마트에서 죽을 사와서 먹고는 방에 누워...쉬다가 기절했다. 아직...주수형 얼굴은 보지 못했다. 일단 푹 쉬고 내일을 기약해봐야겠다.

ae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