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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바 랠리를 빙자한 가을 여행

송현2011.09.02 10:46조회 수 6103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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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놀다(?) 왔습니다.

고생이야 각오하고 갔으니까 따로 할 말이 있을 수 없구요.

아니지~ 고생은 누가 시켜서 할 때 쓰는 말이고,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건 고생이 아니지요.

아뭏든 서로 출발을 미루는 모양새가 시작부터 조짐이 이상하더니 급기야 총통님으로 부터 진행을 멈추고 기다리라는 문자가 옵니다.

거의 1 시간을 지체했다가 코스 이탈에 대한 오해를 풀고 다시 춟발해 산 허리를 감아 돌고 철길 횡단 코스를 지나 도로에 나왔는데  

무한질주님께서 아주 즐거운 표정으로 돌아 가랍니다 . 나오는 길이 틀렸다나 뭐라나... 그 길이 그길인데... 1/50,000 지도에서 어쩌라구~~~

어쩔 수 없이 되돌아갔다 포장 도로를  MTB 대회 레이싱 수준으로 40여분을 진행했는데,

분명히 우체국과 교회, 지도에 표시된 모든 지형지물을 확인하고 지나왔는데 이상합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민가에 들러 길을 물어보니 상운면이어야 하는데 이산면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사람살려~~~

레이싱 수준으로 40여분을 달려 온길을 되돌아 가야 합니다.

더군다나 지나온 길이 살짝 내리막길이었습니다.

동네분들은 길을 물어보면 지름길만 가르켜주고, 지도를 보여주면 그런 길로 왜 가려고 하느냐고 이상한 눈으로 쳐다봅니다.

이때부터 갑론을박이 시작됩니다.

지름길로 해서 본 코스를 찾아 가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나 같겠지만

맘대로 코스를 잡아 목적지에 도착한들 무슨 의미가 있으며, 운영진에서 알게되면 다시 되돌려 보낼텐데 도저히 그럴수는 없더군요.

한참을 가다 선두그룹이 동네분에게 길을 묻는 것을 보고는 그냥 질주를 했습니다.

가다가 누가 오나 되돌아 보니 산비탈님 혼자 열심히 따라 오더군요.

방금 지나온 길을 되돌아 가는 것이 맞다면 눈에 익은 풍경이어야 하는데, 가도가도 점점 이상한 풍경만 나오고,  아차 싶습니다.

삼거리에서 주저앉아 네비를 켜고 길을 찾는데 이번에는 산비탈님이 왜 그러냐면서 획 지나갑니다.

확인하고 같이 갔으면 했는데 하는 생각으로 네비를 검색해보니 역시 길을 잘못들었네요.

다시 되돌아 가야 하는데 산비탈님은 어쩌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잠시 지체해 보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되돌아 갑니다.

다시 교회가 나옵니다.

배는 고프고 혼자 떨어지니 의욕도 기운도 떨어집니다.

이왕 늦었는데 라면이라도 끓여 먹자 하고, 교회로 들어가 목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라면을 끓이려는데

기다리라 하시면서 사모님께 라면을 끓이라 하십니다. 아니 되옵니다.

밥을 주신답니다. 아니 되옵니다.

계란을 주신답니다. 역시 아니 되옵니다.

그럼 김치라도 그러시길래 고맙습니다. 그랳지요.

새벽부터 파워젤만 먹어댔더니 입안이 달달하고 느끼한 것이 견디기 어려웠는데 얼마나 좋습니까.

그렇게 라면을 먹고 있는데 누군가 획 지나갑니다.

앗! 산비탈님입니다.

혼자 되돌아 온 괜한 죄책감도 있었고, 일행이 생겼다는게 얼마나 반가웠는지 크게 불렀지요.

라면이라도 끓여먹고 가자 했더니 어쩔거냐구 묻더군요.

본래 등따시고 배부르면 자고 싶다고,

주린 배 채우고 나니 해도 떨어지는데 먼 길을 어찌 가나 싶어 가다 않되면 접지요 했더니

새벽에 도착해도 완주를 할거라면서 휭하니 가버립니다.

배낭을 챙겨 가는데 까지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출발했는데 길이 이상합니다.

갈림길만 나오면 불안한 마음에 멈추고 길을 물어봅니다.

어찌어찌해서 읍내로 나와 이젠 됐다 싶어 내달리는데 또 길이 이상합니다.

주유소에 들러 길을 물어보니 지나왔답니다. 우라질 이런 된장, 어쩝니까? 되돌아 가야지...

다시 읍내로 돌아와 우체국(아주 신물이 납니다)을 돌아 길을 잡았는데 뭔놈의 갈림길이 그렇게 많은지 미치고 팔딱 뛰겠습니다.

길을 골라 올라가면 막다른 길이고, 그래도 50%의 확률이 잇는데 어찌 하나같이 그런 길만 고르는지 참.....

50m 가고 100m 알바하고, 30m 가서 길 물어보고, 아주 지쳐갑니다.

옥돌봉에 올라도 문수산을 헤메고 다녀도 지치지는 않았는데 모르는 길을 혼자 가려니 점점 기운이 빠져 갑니다.

그대있음에님께 전화를 했더니 완주하라고 부추깁니다.

그러지 않아도 완주는 할끼라고 예까지 왔는데 내가 언제 포기한다고 말했냐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길을 묻고 다녔으면 동네 사람들이 말을 하지 않아도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르킵니다. ㅠㅠ

그렇게 무진장이란 마을까지 왔는데 날이 어두워집니다.

지도를 보니 깜깜합니다.

밤에 혼자 저 길을 어찌 가나 싶은게 딱 그만두면 좋겠다 싶습니다.

아까 산비탈님과 함께 같으면 완주를 할 수 있었을텐데 괜히 쓸데없는 말 한마디로 먼저 보냈다는 후회가 밀려 옵니다.

길가에 앉아 홀릭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아직 체크포인트에 아무도 도착을 안해서 사람들을 찾아 다닌답니다.

말은 못하지만 애먹이지 말고 접었으면 하는 기운이 전화기를 통해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랳지요. 접고 싶다고...

그랳더니 차량이 지금쯤 근처를 지나고 있으니 연락해보라고 하더군요.

그대있음에님께 전화를 했지요. 근처에 있으면 데불고 가주라고.

그랳더니 홀릭님께 확인해야 한답니다. 왈바정신은 복귀도 자신의 몫이라나 뭐라나... 으이그~~~

한참 후 어디까지 나오라구 연락이 옵니다. 하긴 어디에 있는 줄 알고 데리러 오겠습니까?

얼마나 애가 탓는지 통화 기록에 그대있음에님 밖에 없습니다.

1314443194394.jpg

 

보이는게 전부는 아니지요~~

그렇게 접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집니다.

그렇게 먹고 싶던, 막걸리, 점방의 아이스크림, 콜라, 시원한 맥주... 참느라고 힘들었는데 이젠 마음놓고 마실 수 있습니다.

청량산 밑에 도착해 우선 막걸리를 한 잔 마시고, 친구가 끓여준 라면을 먹고 맥주와 소주를 마시고 있는데

선두가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잘못왔다고 되돌아 가라 합니다.

듣는 내가 돌아버리겠더군요.

그런데 이 사람들 되돌아 갑니다.

정말 지독한 사람들이지요.

그런데 그 길로 다시 왔습니다.

건너편에 길이 없다고,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따집니다. 화두 나게 생겼습니다.

죽기살기로 왔는데 되돌아 가라 해서 갔는데 길도 없는 곳으로 내몰았으니 어찌 화가 안나겠습니까?

그런데 그 때, 건너편에서 누군가 불을 밝히고 지나가고 있습니다. 참 할 말 없구로...

이후는 신바람님의 후기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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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산의 아픈기억 (by Bikeholic) 제 4회 왈바랠리 후기 4편 - 새로운 기록의 수립(완주자 전무) (by 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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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왈바가 아니면 어찌 이런 추억거리가 있겠습니까?  레이싱 수준으로(거의 경륜선수처럼) 달려 간 곳이 이산면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아뜩함이란 ㅠㅠ 다시 생각하기 싫은 치명적 삑사리 - 이 삑사리 한 방에 모든 게 끝났습니다.ㅠㅠ

    자신은 접었지만 어떻게든 완주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주신 송현님의 따뜻한 마음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접고 난 뒤 거금을 들여 주류와 안주를 준비해 좋은 자리 마련해 주심을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신바람님께
    송현글쓴이
    2011.9.5 09:56 댓글추천 0비추천 0

    왈바가 아니면 언제 백두대간에 잔차를 을러메고 올라 가겠습니까?

    추억은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지요.

    24일에 만나서 미처 못간 구간을 즐겨보자구요.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길을 묻고 다녔으면 동네 사람들이 말을 하지 않아도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르킵니다. ㅠㅠ"

    "그렇게 먹고 싶던, 막걸리, 점방의 아이스크림, 콜라, 시원한 맥주... 참느라고 힘들었는데 이젠 마음놓고 마실 수 있습니다."

     

    이 두마디가 그날을 대변해주는군요.

    ㅋㅋ

    그럼 24일날 뵈요~

  • 정병호님께
    송현글쓴이
    2011.9.5 10:00 댓글추천 0비추천 0

    솔직히 홀릭님에게 건의 하고픈 것이 점방에서 파는 것은 먹을 수 있게 해줬으면 하는데 안되겠지요?

    무슨 수도승도 아니고 먹고 싶은 것을 참고 가려니 환장하겠더군요.

    24일날 일찍 서둘러 가겠습니다.

  • 가히 왈바랠리 정신이라 할만하군요....

    처음엔 홀릭님이 만든 랠리 규칙에 불과했지만

    이젠  참가하는 모든 분들이 스스로 만들고 다듬어가는 랠리정신인듯 합니다.

    하나의 전통이 만들어져 가는 과정에 저도 동참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

     

  • 땀뻘뻘님께
    송현글쓴이
    2011.9.5 10:09 댓글추천 0비추천 0

    물론 결과가 중요하겠지만,과정 또한 무시해서는 않되는데

    힘들고 괴로운 상황이 오면 어떻게든 자기 합리화를 시키려 하는게 인간의 한계가 아닐까 합니다.

    청량산 입구에서 대표성은 없지만, 나와 신바람님, 상상님, 홀릭님이 모여 여러가지 안을 가지고 협의(?)를 했을 때,

    모두가 인정하면서도 물러서지 않는 한가지 ,

    원칙을 지킵시다.

    모두가 아쉬움을 접고 흔쾌히 동의해주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지요.

    정말 기분이 좋았답니다.

  • 송현님 중간에 접으면서 느끼신 안타까움이 글에서 절절히 묻어나옵니다.  저도 거촌인가 하는데서 경로 잘 못 탔다고 빠꾸당하고 한 시간 이상 더 걸려서 오락가락하다가 겨우 제길로 회귀하였지요. 송현님과 동병상련이라고나 할까요.

    전 찌질조로 가는 바람에 별 애 먹지 않고 잘 갔지요. 한참 뒤처져서 가다 보면 선두가 길 찾으며 우왕좌왕하더군요. 제가 꼬리에 붙을 즈음이면 제대로 찾아서 움직이고 전 그냥 거저먹기로 따라간 덕에 큰 힘 안들이고 다녔습니다.

    송현님 사주신 호화찬란한 온갖 주류 정말 들이키고 싶었는데 그날 밤 너무 졸리고 힘들어서 그림에 떡이었네요. 고마웠습니다.

  • santa fe님께
    송현글쓴이
    2011.9.5 10:14 댓글추천 0비추천 0

    언젠가 마라톤을 즐길 때,

    sub 3를 해보겠다고 무리를 하다 25km 지점에서 고관절 부상으로 접고, 회수 버스를 탓었는데 정말 기분이 더럽더군요.

    그 기억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중간에 접지 않으려 노력했고, 그렇게 해왔는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기분이 더럽지도 않았고, 누구 하나 비난하거나 놀리지 않았습니다.

    혼자 산에 올랐다 길을 잃고 헤메다 정신줄을 놓느니 차라리 다음 기회를 생각하는 것이 현명했다는 것이지요.

  • 말이 씨가 된다더니....

    거의 레이싱 수준으로 달려갈때 내가 한말인데

    진짜 그렇게 삑사리가 날줄이야....

    그것도 모르고 간식 먹으며 한말, 좀 더 가다가 물 만나면 식사를 합시다!!!! ㅋㅋㅋㅋ 놀고들 있네.....

    함께한 모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했기에....

    숙영지에서 주류를 협찬하신 송현님께는 더욱더 감사드리고요

    뽀스님, 사진이 복사가 안되나요????

    개인적인 소회는

    왈바랠리의 취지, 왈바 정신, 왈바의 전통, 

    이제는 누가 뭐래도 확실합니다

    타협하지 않는 원칙과  부끄럼 없는 양심입니다 

  • 상상님께
    송현글쓴이
    2011.9.5 10:19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 그러니까 내가 뭐랬어요?

    라면이라도 끼려 먹고 가자니께  그늘 찾고, 물 찾고 냅다 달리더니 꼴 조오타~~~~ 그럴수도 없고...

    혼자 떨어져 헤멜 때, 캔맥주도 한 캔 하고, 아이스크림도 마시고 그러고 싶었는데 참고 나니까

    그래도 원칙을 지켰다는 생각에 이번 1박 2일도 역시 행복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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