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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산 등정

karis2003.06.15 22:30조회 수 952추천 수 1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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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후기를 쓸려니 미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습니다.
하지만 흑시나 저와같은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 후기를 띄웁니다.

6월6일과 7일에 가평 오뚜기령과 용추계곡으로 트라이얼 오토바이로 답사차 투어링을 다녀와 번개 공지를 하여 마법의 숲님 rampkiss님 저 이렇게 셋이 가평으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전 아주 하수라서 좀 걱정이 되었지만 어차피 끌고 바이크니 뭐 크게 문제되랴 싶었습니다.(사실 워낙 고수들이라 감당이 안되든군요.^^)

어쨌던 용추 계곡에 주차를하고 잔차질을 시작햇습니다. 용추계곡에서 연인산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세군데가 있는데 그중에서 어프로치가 가장 짧은 칼봉 옆 산판길로 코스를 잡고 비를 맞으면서 끌고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아 풀이 가득히 들어찬 산판길을 헤치고 오르면서 홍수로 유실된 길을 계속 올랐습니다. 풀과 나뭇가지에 종아리와 허벅지가 긁히고 간간히 내리는 비에 옷이 젖었지만 출발한지가 얼마 안되었기에 아직은 널널하게 끌고 바이크로 진행한지 약 한시간 지난후 타고 갈만한 임도와 대면했습니다. 물론 풀이 가득히 덮혀있는 길이지만 워낙 오래 끌고 왔기에 아주 반가웠습니다.

거기서 부터는 임도를 따라서 우정 능선 입구 까지 쭉 왔습니다. 마법의 숲님과 rampkiss님의 실력을 익히 사이버상에서 안지라 절대적으로 같이 따라갈려고 안하고 내 페이스로 가자 했지만 내 페이스 조차 임도에서 조그만 엎힐만 나와도 끌고 바이크를 해야 하니 민폐를 끼친 것 같아 조바심에 더 빨리갈려고 하지만 에이구 더욱 더 악순환 으로....

이 때 까지는 분위기도 좋았고, 초절정 고수이신 마숲님이 코스도 좋다고 칭찬 해주셔서 속으로는 번개공지가 망신은 안당했구나 하고 스스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백년들이 잣 나무가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고 맑은 계류를 마주하고
물기를 머금은 숲속을 달리는 맛은 한시간의 끌고 바이크를 상쇄하고 남음이있습니다.

어쨌던 우정능선 입구에서 간단한 요기를하고 지도를 보니 연인산 정산 까지 4.7km 로 되어있어 시간이 될 것같아 우정능선을 잔거를 타고(전 끌고 바이크 두분은 페달질-그 화려한 기술-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출발 했습니다. 이 때가 오후 1시경, 비는 추슬추슬 뿌렸고 기온은 약간 내려가 쌀쌀, 저와 rampkiss님은 긴팔을 입었고 초절정고수 마숲님은 내공으로 카바하시고 계속 진행하였습니다.

안개와 가스가 시야를 어지럽혔지만 자전거로 연인산을 등정한다는 마음으로 계속 풀숲을 헤치고 전진 했습니다. 주위의 경치는 풀이 가득 덮혀있고 그 속에서 드문드문 핀 원추리의 자태가 안개와 비 속에서 우리의(나만 그렇게 느낀건가?) 눈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안개와 비가 내리는 그것도 1000m 고지를 잔거를가지고 오른다는 것은 쉽지않았습니다. 안개,비,가스, 풀숲을 헤치고 끌고 메고 하기를 한시간 반을 넘기니 체력이 바닥나고 끝이 없을 것 같은 등산로를 계속 가야만하는 절망감이 서서히 엄습하기 시작했습니다. 천미터 고지의 능선길을 휘감은 바람과 안개와 비, 짓푸른 녹색의 풀밭위에 좍좍 떨어지는 빗소리는 무언가 불길함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어쨌던 이길을 벗어나야 했기에 계속 끌고 메고 심지어는 잔거를 릴레이하면서 계속 전진했습니다. 안개와 가스가 차올라 주위의 풍광은 보이지 않았고 시야가 때로는 20-30미터로 좁아 질때도 있었습니다.

세시가 넘으면서 곧 날씨가 어두워 질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점차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정능선 입구 까지는 오토바이로 답사했기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연인산 등정은 초행길이기에 얼마를 더가야 하는지 또 어떤길이 도사리고 있는지 알수가 없어 답답함을 가지고 계속 진행하였습니다.

길이 워낙 미끄럽고 신발도 클릿이 있어서 바닥 딛기가 썩 수월하지 않아 가파른 능선길을 잔거를 끌고 올라가는 기분은 죽음 자체였습니다. 이건 엠티비가 아니고 뭔 xx 인지....
내리는 빗속을 헤치고 오르기를 거의 세시간.... 초절정 내공을 사용하시는 마숲님께서 먼저 연인산 정상에 사뿐히 오르시고 전 오직 악으로 악악 거리면서 도착.
정상을 휘감는 쌀쌀한 바람, 비 그리고 안개속에서 경치고 뭐고 감상할 여유없이 곧바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급경사에 비에젖어 엉망이었습니다. 우정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은 나무가 거의 없었지만  하산길은 급경사에 미끄러움에 나뭇가지가 얽혀 잔거를 끌고 와야하니 거의 죽을 맛이 었습니다. 어쨌던 우리가 지났던 임도에 도착하니 좀 마음이 놓이고 여유가 생겻습니다. 여기서 부터도 약 8km 정도 내려가야 하지만 미리 답사한 길이기에 큰 부담은 없었습니다.

다시 용추 계곡길로 하산시작, 유실된 길과 돌지대를 어느정도 지나 계곡을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힘이 다 빠졌기에 잔거를 들고 건너기에도 힘이 부쳤고 조금만 험한길이 나와도 끌고 바이크로 변환(초절정고수인 마숲님도 마지막에서는 내공이 고갈 된듯합니다.)하고 조금 타다가 다시 계곡을 건너고 지겨울 만큼 계곡을 건너니 약 절반 정도 남았다는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그나마 길이 조금 나아져서 물을 건너고 끌고 하면서 주차장에 도착하니 다섯시가 좀 넘었습니다. 출발부터 지금까지 시간으로 대비해 보면 거의 일곱 시간중에서 잔차에 오른 시간은 두 시간이 채 안됩니다. 거의 30프로 정도의 잔차질이라 할수 있습니다. 자전거 타러가서 30프로의 라이딩-이건 등산이지 엠티비가 아닙니다.

제가 코스 답사중 실수 한 것은 코스를 오토바이의 개념으로 계산을 한데 있습니다. 돌 밭길과 급 경사(자전거로 타고 갈수 없는 길)를 그냥 자전거로 갈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실수 엿습니다.(제가 워낙 초보라서 단순히 비교한게 실수 였습니다.)

마법의 숲님, rampkiss님 너무나 고생하셨습니다. 어슬픈 번개에 나오셔서 고생만 하셔서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다음에는 정말 좋은 코스를 개발하고, 저도 실력을 쌓아서 한번 초대 하겠습니다. 나중에 왈바 사이트를 검색해 보니 특히 마숲님은 초절정 고수님이시라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정말 고생 하셨습니다.

ps : LIMAR님 안가신거 정말 잘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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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karis님, 후기를 읽어보니 고생이 많으셨나 봅니다. 아마 비가 와서 더욱 힘이 드셨을 겁니다. 그래도 큰 사고 없이 복귀하셨으니 매우 다행한 일이네요. 이러한 경험이 다 내공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극기훈련 한번 거하게 했다고 여기시지요. 앞으로도 조심라이딩 하시고요, 그럼......
  • 아... 후기를 먼저 올리셨군요... 제가 쓰려다가.. 본문이 날아가서.. 다시 쓰려다 말았는데요..긴글.. 잘쓰셨습니당...^.^..
  • 2003.6.16 10:56 댓글추천 0비추천 0
    허허 절정고수라니여 당치도않은말씀을 정말 고생많으셧습니다 비오는가운데 저희를 안내해주시느라고
    마음 부담이 크셧군여 이런것이 MTB 의묘미가운데
    하나져,,,!편하고순탄할수만은없져 역경과 고난을
    헤쳐가면서 자신과의 싸움이져,,,!
    새로운곳으로 안내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담에 다시한번 뵙져
  • ::: 지금 남산엔(직장이 남산 위치라)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우중 산 라이딩은 두 번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엔 이해가 안 되더군요. 그러나 막상 해 보니 그 재미가.... 일주일 동안 한 번도 잔거 못탔습니다. 아마도 이 번주 내내 마찬가지 일 것 같아 마음이 아프군요. 오뚜기령을 철티비타고 3월 처음 오뚜기령을 오른 후 본격적으로 4월부터 엠티비탔습니다. 기억이 새로운 곳이죠. 숲을 헤치고 길을 개척하며 가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무척 부럽기도 하고요. karis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제게 유익한 후기 감사드리고요. 다음엔 저도 꼭 부탁드립니다. 램프키스님 재미있으셨다니 제 마음이 놓입니다. 그리고 마법의 숲님은 0-0가쓰신 속초투어에서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함께할 라이딩을 기다리며...
  • 고생 많으셨네요 일하는 주 토요일이라, 침만 흘리다가 디아블로나 하고 잔차 한번 보고 그랬는데,,
    생삼겹살 복수를 하는 그날 까지.....
  • 고생 많으셨습니다.저도 몇년전에 여름장마가 끝난후 용추계곡으로 하산한적 있었는데,유실된 짱똘들과 가슴까지 차오르는 계곡물을 십여번이나 건넌 기억이 생생합니다. 다내려와서 거의 탈진상태로 밥을 두그릇이나 먹었습니다.기억에남는 산행 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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