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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강촌

........1999.10.17 23:57조회 수 1076추천 수 1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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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주 강촌A 코스를 돌면서 "내가 다시는 오나 봐라"고 했다.
마지막 다운힐에서 마음을 바꿨다. "내년 봄에 다시 와야 겠다".
그로부터 2주 지난 오늘, 1999년 10월 17일, 저질러고 말았다.

강촌 B코스. 지난 A코스보다 훨씬 긴 60Km 거리의 여정.
아침 서울 기온 3도. 으~~~~~~ 추워라~~~
노고단 투어가 폭파되는 바람에 결정된 강촌 B코스.
홀릭님, 빠이어님, 성민님, 장우석님(강촌서 만났지요), 그리고 저,
이렇게 5명이 함께 했다.
7시 20분 장우석 님을 제외한 4명 홀릭님의 자동차로 강촌으로 이동.
9시 30분 강촌 도착. 우동으로 허기를 때우고 장우석 님과 만나기 위해
강변 길로 출발. 이때가 10시 10분.
[특기 사항 발생] 홀릭님의 헤드셋위의 베어링 부품이 망가져 있음.
성민님과 샥 교체때 아래위를 뒤바꾸어 일어난 일.
부품구하다 실패하고 베어링을 자리 찾아 재 봉합.
10시 30분 강촌역 5Km 서쪽 강변 도로에서 장우석 님과 상봉.

on-road를 약 15km정도 타고가다 off-load를 만났죠. 지난번 죽을
뻔 했던 up-hill을 오늘은 가~볍게 오르고 (^______^), 다운힐.
오늘은 63km/h가 나왔군요.
[특기 사항 발생] 다운힐 후 마을 도로에서 도로에 가로로 깔린 사각
파이프가 설치 되어 있는 것 발견. 높이 10Cm 정도.
길가의 애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바람에 얼떨결에
점~프~ 해서 5갠가를 넘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성민님 여기서 뒷바쿠를 찍어 나중에 산꼭대기에서
튜브 터진 것 발견. 홀릭님의 여벌 튜브로 교체.
와일드 바이크에서 요즘 뒷바쿠 자주 나가네요.^^

여기서부터 무지막지하게 긴 강촌 B코스 시작되었지요. 점심으로
라면 먹은 곳까지만 꼬박 50Km가 되는 살벌하게 긴 코스. 오르고
내리는 건 왠만큼 하겠는데, 왜 이다지도 추운지. 장갑도 반장갑,
타이즈도 반타이즈, 특히 내리막길에서는 얼어 죽는 줄 알았슴다.
찬바람에 유난히 약해 바람이 많이 들어오면 눈물이 흐르는 체질이라
오늘도 예외없이 다운힐 때는 눈물을 휘날렸지요. 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어 눈물인지 빗물인지 구별도 안되었을 겁니다. 여기 마지막 다운힐
하기 직전에 아까 말한 성민님 뒷바쿠 펑크 발견!!! 기다리는데 추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특기 사항 발생] 홀릭님, 춥다고 두루마리 휴지 3칸, 디스 플러스
팩 껍질에 불붙여서 5사람이 훈~훈~한 시간을
보냈음. (사실은 추워 죽는 줄 알았어요, 비도 오지요,
바람도 불지요, 옷은 얇지요, 으~~~~~~~)
다운힐인데 여기는 또 왠 자갈밭? 주먹만한 돌들이 길에 쫙 깔렸더라
구요. 그럭저럭 잔차에서 내리지 않고 요리조리 잘 내려가다가...
[특기 사항 발생] 돌구뎅이에 앞바쿠 박히면서 전복. 몸과 잔차가
공중 180도 회전. 땅바닥에 그대로 엎어지면서
잔차가 제 등뒤로 뒤집어져 올라 탔지요.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말이죠, 크게 다치
지도 않았고, 잔차도 별 상처가 없는거 있죠.
나중에 보니 가슴에 돌에 찍힌 자국과 쑤시는 통증
이 나타나더군요.
워쨌거나 죽을뻔하다 살아나 강촌 A코스와 만나는 곳에 있는 간판없는
식당에서 라면 7개를 5명이 사이좋게 나눠 먹었지요. 아, 세상에, 이렇
게 맛있는 라면이 세상에 있다니...
[특기 사항 발생] 따뜻한 방에서 라면먹고 누어 담배한대 피니, 추운
바깥에 나갈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여기에 홀릭님
한마디 했죠. "우리 자고 가죠 ^^ "
나머지 4명은 반대 의견을 냈죠. " 홀릭님 가서
차 가져오세요 ^^ "
결국은 4시 정각에 안떨어지는 발을 억지로 신발에
구겨넣고 봉화산 정상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봉화산. 그리 높지 않은데, 인간의 마지막 인내와 끈기를 시험하는 곳.
모든 인간은 아니고, 강촌 MTB코스를 찾아온 인간.
오늘도 예외없이 왼무릎 이상 발생했음다. 몸도 억울할 거에요.
평소 10km도 안걷더니 왜 이 난리야 라고. 하지만 마음도 억울했음다.
왜 꼭 정상 정복 할라고 하면 무릎이 아픈것이야~~~
반은 타고, 반은 걸어 어기적 대며 봉화산 정상을 올랐습니다. 이때가
4시 55분. 오늘은 봉화산 오르는데 길이가 지난번 반밖에 안되 보이네
요. 반왔나 하는데 앞에 와일드 바이크의 非-人間 들 손을 들어 환영
하더라구요. 왜 비-인간인지 알죠? ^^
이제 제가 좋아하는 환~상~의 다운힐만 남았슴다.
좍------좍------ 손바닥에 물집 잡히도록 내려갔습니다. 오늘 날씨가
꿀꿀해서 그런지 올라오는 등산객하나 없데요. 응원군이 없어 약간
쓸쓸했지만 정면 충동 사고의 우려는 없었기에 열심히 내려 왔음다.
[돌발 상황 발생] 폼나게 turn해서 잔차를 딱세우고 잔차를 보니 안장
가방의 지퍼가 열려있는것 아닙니까 $.$
공구, 기타 등등해서 모두 10만원 가까운 장비들이
얼로 홀랑 다 빠지고 빈 가방만 입을 딱 벌리고 있는
겁니다. 숨넘어 가는 줄 알았음다. 머리에서는 김이
모락 모락. 다시 올라가, 안--되---! 를 순간적으로
10번도 더 생각했음다. 그래 타협하고 100m라도 올
라가 보자 하고 올라가는데 10m 간격으로 장비가
하나씩 하나씩 떨어져 있데요. 그-참- 신통하기도
하지. 결국 50m도 안가서 모든 장비를 100% 찾아
냈음다. 우~와~ 돈 벌었다!
안장 가방 지퍼 너무 믿지 마세요. 돌아오자 마자
지퍼 잠금장치를 해서 달았음다.
촉촉히 젖은 강촌 자전거 도로를 따라 내려오는데, 또 아쉽기 시작.
정말 저도 미쳤음다. 추워 죽네, 올라갈때 숨넘어 가네 해도 이렇게
끝나는 시간에 아쉬우니, 저도 정말 미쳤나 봅니다.

이제 두번. 그러나 내게 수많은 시련을 안겨준 강촌.
하지만 나는 강촌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끝.

참 서울 도착해서 홀릭님, 성민님과 먹은 만두, 칼국수 너무 맛있었어용.
빠이어 님도 다음에 꼭 같이...
장우석 님도 다음에는 꼭 저녁을 같이 드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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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촌 B 코스 가시는 분들 주의사항... (by ........) 99.10.17(일) 번개 후기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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