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군 자전거여행기(5)

........2002.10.22 00:50조회 수 883추천 수 4댓글 1

계속되는 다운힐.... 
정말 몇분동안...계속 쭈~~~~~~~욱 내려왔다...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내일 다시 쭈~~~~~~욱 올라와야했으니까...ㅠ.ㅠ 
아무런 정보도 없는 이곳 고창... 
일단 배가 너무 고파서...밥을 먹을곳을 찾아야했다.. 
어둠이 깔린 고창군에는...교복을 입은 남녀의 고등학생들과 군민들이 눈에 띄였다... 
요란한(?)옷차림에 태극기까지 달고 다니는 나를 마냥 신기한듯 쳐다봤다.. 
밥집.....먹을만한곳이 마땅치 않았다.. 
시장쪽으로 들어가다가...한 30대초반으로 보이는 여자에게 이런 소리를 들었다.. 
"국토순례를 하쇼~" 
-_-;; 
혼자 피식 웃으며 난 또 페달을 밟으며 먹을만한 식당을 찾다가...도저히 못찾아서 다시 시장에서 나와 
큰길로 나왔다...교통표지판을 보니 버스터미널의 방향이 있다.. 
그래! 바로 저곳이다...터미널 주변에는 식당도 있을테고 여관도 많을테니 터미널쪽으로 갔다.. 
겨우 먹을만한 곳을 찾아낸 식당...'원조 아바이순대'였다..^^ 
순대국밥을 시켰다.... 
와~ 맛있다.^^ 그곳에서 일하는 한 형이 나에대해 신기한듯 물었다.. 
"어디서 왔어요?" 
"서울이요..." 
"아니! 서울서 여까지 자전거를 타고 왔단 말이요? 이야! 대단하네.. 
'앗!...그냥...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고 왔다고 말할까?? 그럼 쫌더 대단해보일텐데... 
아니다...그랬다가는...분명 몇일간 걸렸으면 어디어디 갔냐고 꼬치꼬치 물을것이 뻔하다...' 
나는 그냥 사실대로 말했다...^^;; 
내가 동생같아 보이는지...밥한공기를 더 주셨다^^ 순대국밥...정말 맛있었다... 
그 형은 고창에 이왕 왔으니 고인돌도 보고 가면 어떻겠냐고 묻는다.. 
아..고인돌...그러고보니...옛날 중고등학교때 늘 국사(상)책에 보면 첫부분에 청동기시대에서.. 
고인돌 하면 고창이였던게 어렴풋이 생각이 난다.. 
이곳 고창은...고인돌이 유명하다... 
한 7시쯤 되었을까...허기진 배를 채우고는...이제는 여관을 찾으러 돌아다녀야했다.. 
하루 숙박비가 얼마나 할려나.... 
원래는 좀 허름한 여인숙같은곳을 가서 경비를 줄일려고 했는데...오늘은 하루종일 자전거 타고 돌아다녀서 
푹 쉬어야겠다는 마음에...보통 여관을 택했다...한 대여섯군데 돌아다니면서 가격에 젤 싼곳으로 갈려고 했다 
첫번째 여관...카운터에서 숙박비를 물어보니 25000원이란다...음..그럭저럭이지만... 
인사를 하고 나오려는데 또 다른 아저씨가 붙잡는다... 
보아하니 자전거로 여행하는거 같은데...학생같아보이니..싸게 해주겠다고...자기가 주인이란다.. 
그래서 2만원에 합의보고 내방으로 올라갔다. 
아...얼마만에 쉬어보는것인가...저녁에 한가롭게 티비보며 쉬는것도...참으로 오랫만이다.. 
뜨거운물로 샤워도 좀 하고 할려구 했는데...이놈의 샤워기는...손잡이를 잡고 있어야 물이 나온다..-_-;; 
손잡이 놓으면 물 안나오고... 이게..최첨단 절약형 샤워기인가..-_-;; 
샤워를 하고 오늘 여행한것을 정리하고자 했는데...오랫만에보는 티비에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케이블티비라서..볼것이 많았다...채널이 80번까지 있었던듯 한데...리모콘은 있는데 작동이 안된다..-_-;; 
그래서...1번부터 80번까지 몇번을 돌려봤는지 모른다..-_-;; 이불펴놓고 발이 딱 채널돌리는곳에 닿게끔 누워 
발꼬락으로 채널을 돌렸다^^;; 
배는 부르고...하루종일 돌아다니니 좀 피곤했는지...금방 잠들어버렸다.. 
아침...8시반에 알람을 맞춰놓고 잤는데...알람이 울리기전에 나는 먼저 눈을 떴다..매일같이 8시쯤에 일어나다보니.. 
그때 저절로 눈이 떠졌나보다.. 
아침 세수를 하고 이불도 게고 다시 짐을 꾸려 나갈준비를 하던차에..

여관에서 한방찍고^^;; 
밖을 나왔다... 
아~ 새로운 아침...아침 날씨는 좀 흐리다....바람은 좀 많이 불고.. 
비가 올것 같기도 한 날씨...아침을 또 먹어야할텐데...마땅히 먹을곳이 없어서...찾아간곳이..

이곳...어제밤에 저녁식사를 했던곳이다...맛있어서 또 왔다^^ 
아침은 우거지해장국^^ 
오늘도 어김없이 밥 한공기는 서비스로...우거지국과 공기밥 2개를 먹고 떠났다...어디로?? 
고인돌을 향해서... 
고창에 온 김에...고인돌을 안보고 갈수가 없었다.. 
고인돌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이...그저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갔다..

국도변의 코스모스... 
왜 꼭 코스모스는 도로가에만 있지.. 
요즘 아시안게임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꼭...북한처녀들이 도로가에 일렬로 서서 
환영해주는거 같다..^^;; 
"우리는!" "하나다!" 
-_- 
코스모스길옆을 지나다가...갑자기 멈춰섰다... 
흰색,자주색,분홍색의 코스모스들이 엉켜있어서 다 똑같은 코스모스였지만.... 
눈에 띄는 코스모스가 있었다...

자기 주변엔 똑같은 색깔의 코스모스가 없는 저 코스모스... 
자연세계에서는 너가 신비롭다고 말하겠지만... 
우리 현실세계에서는...너는 왕따야.. 
남들보다 조금만 이상하면...모두가 그를 무시하지.. 
그게...지금의 우리나라란다...

코스모스가 너무 이뻐서...두개를 꺾어 자전거 안장가방 옆에 달았다.. 
그러나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꽃은 영 볼품없게 되었다... 
자연은....있는 그대로...그게...가장 멋있는것 같다.. 
이뻐서 따로 보관하고자하면....이미 그 자연의 생명은...끝..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느끼면 되는것이다.. 
인간의 욕심은...정말...ㅜ.ㅜ 
또 다시 페달을 밟아 코스모스를 지나 조금 가다가 또 멈춰섰다.. 
허름한 초등학교...

안으로 들어가보았는데....넓은 운동장은....군데군데 나무가 심어져있고.. 
건물뒷편에도 식물들을 키우고 있었고 창살안의 개들은...쉴새없이 짓어댔다.. 
가르치는 선생님과 열씨미 공부하는 초등학생들의 모습을 보고싶었지만.. 
그 초등학교는 이미 폐교가 되어버렸다... 
초등학교보다는 국민학교가 익숙해져 있는 나에게....잠시 내가 다니던 국민학교를 떠올려본다.. 
자전거를 타고 몇십분을 달리면서 고인돌 팻말을 보며 따라가보니 어느덧 고인돌이 있는곳에 도착했다..

친숙한 단어..고인돌.. 
옛날 16비트 컴퓨터가 한창 최신형 컴퓨터로 인정받을때...고인돌 게임이 생각난다^^;; 
고인돌의 유적앞에 적힌 고인돌에 대해 소개하고자한다..

토익셤 준비를 하는 이들을 위해 옆에 영문도 같이 찍었고..일본어 공부하는 이들을 위해 일어도 같이 찍었다 
^^

고인돌이 있는곳으로 올라가보았다... 
아무도 없이...돌만 널려있었다... 
이게...무덤이란 말인가...

큰 바위를 지지하고 있는 두개의 바위..

이 고인돌은 좀 특이하다....지지하고 있는 바위가 5개나 된다.. 
벤치에 앉아서 메모도 하고...엽서도 몇개 썼다...근데 바람이 많이 불어.. 
좀 추운감도 있었다... 
왼쪽으로 바라보이는 높은 소나무들을 보니...또..갑자기 뇌리를 스치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 사진을 찍을려고 삼각대 꺼내고 펴고 설치하고 구도잡고... 
이제 찍으면 되겠다 싶었는데... 
30대초반으로 보이는 여인네들이 6명정도 올라온다..-_-;; 
혼자 또 쇼(?)할려구 하던차에... 
나에게 다가온다..-_-;; 그냥 카메라 설정하는척하면서 나에게서 멀어지길 기다렸고... 
이윽고 안보였다....이젠 찍어야지~~ 하는데...다시 돌아온다..막다른 곳인가보다..ㅜ.ㅜ 
그들은 다시 내 옆을 지나 산을 내려갔다.. 
그래서 찍은 사진이...

사실...이건 너무나 개인적인 사진이라...안올릴려고 했는데... 
이게 뭐냐면... 
'MC 스나이퍼'의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이다..^^;; 
아주아주 큰 대형 태극기를 바라보며...뭔가 의미심장하게 다짐하는..^^;; 
2장 찍고 나니.....이번엔 노부부가 올라오신다... 
역시 내 옆을 지나고 있는데...할아버지께서 말을 거셨다.. 
벙거지모자를 쓰고 있는 내 모습에서 그런 느낌이 오셨는지.. 
"고인돌에 대해서 연구하러 다니는 학생인가?" 
헉..-_-;; 
'저도 여기 올줄 몰랐어요~~~' 
그냥 여행하는거라고 했다... 
노부부가 지나가고 나서 또 한장 빨리 찍었다..

노래말이 시작하는 뮤직비디오의 장면이다..^^ 
"나의 영혼 물어다줄 평화시장 비둘기~~" 
^^;;; 많이 쑥스럽다.. 
고인돌에서 내려와 또 다른 고인돌 지역으로 가기 위해 자전거에 올라타서 얼마 못가 또 섰다.. 
고인돌 뒤로 난 꽃들이 너무 예뻐서....

근데...난 괜히 끼어들었나 싶다....왜 저렇게 초라해보일까.. 
이 사진에 제목을 붙이자면.....무슨.. 
왕따를 추모하기 위한 사진전...머 이런거 같다.^^ 
꽃만 찍을껄.... 
또 자전거를 타고 얼마 가지 않아서...탁 틔인 곳이 보였다...

넓은 곳에서 군데군데 모여있는 고인돌과 잘정돈된 잔디들... 
정말 넓었다...자전거의 크기를 보면...대충 알겠지^^

이 곳에 앉아...엽서 몇장을 썼다.. 
무릎에 붙인...케넨서라는...관절염에 붙이는건데... 
어제 갑자기 무리한 페달링을 해가지고.... 
사실...요즘 관절이...ㅠ.ㅠ 
햇볕은 따스하다못해 뜨겁다...살타는게 느껴질정도로... 
한여름...조용한가운데...매미만 시끄럽게 울어대는 그런 환경이였었다.. 
평일이라서 인적조차도 없었고... 
엽서를 쓰다가 자전거가 넘어갔다...헉....ㅠ.ㅠ 
바람이 세게 불어서 깃발의 저항에 의해 자전거가 넘어갔다...ㅠ.ㅠ 
다행히 엽서쓰는 사진 찍으려고 자전거위에 올려놨던 카메라를 내려놔서 다행이지..안그랬으면...--;; 
내것도 아닌데...^^;; 
짐을 다시 꾸리고....장성으로 다시 넘어가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였다.. 
고인돌을 보기 위해 달려왔던 길을 다시 고대로 자전거로 고창읍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고창읍쪽으로 가는 도중에 언뜻 '전봉준 생가터'라는 팻말이 보였는데...그냥 지나갈까 하다가 500m 라는 글에 
가보기로 했다...

거기엔 나 말고 다른 한 가족이 와 있었다... 
전봉준 생가터라고 설명이 써있는 표지판은 너무나 초라했다.. 
'이곳은 동학농민운동을 주도한 전봉준장군이 태어난곳입니다' 
이게 끝이였다.... 
모야..-_-;; 
좀 실망했다...

너무나 잘 정리된 생가..

여기는...마굿간..소도 있었을래나.. 
그런데...또 눈살찌푸리는게 있었다..

왠.......소화기..-_-;; 
불이 날것을 대비해...저렇게 놓았던것인가... 
동학농민운동을 주도한 전봉준장군이 태어난 이곳에는... 
그에 대한 정보도 없었고.. 
이 생가를 관리하는 관리인 하나 없었고... 
단지 뻘건 소화기하나만이 이 생가터를 지키고 있었다... 
괜히 왔다 싶었다.. 
전봉준 생가터를 뒤로 밟는 페달은...영...아니올시다였다.. 
다시 큰 도로로 나와 (그래봤자 왕복 2차선..^^;;) 고창군읍내를 향해 갔다.. 
반대편에서...유치원에서 잠깐 소풍나왔는지...논길에서 찻길로 나와 유치원봉고차를 향해 걸어가는 
유치원생들을 볼수 있었다..

늘 짝꿍이랑 손을 꼭 붙잡고 다녀야했던... 
그 때가 생각난다...

때로는 3명이서...때로는 4명이서.. 
무지개 유치원 토끼반 이재환 어린이.... 
이게 몇년전이란말인가..ㅠ.ㅠ 
나를 유달리 좋아해주셨던 이선생님은 잘 계시는지...^^;;;

선생님 한명에 저렇게 많은 아이들이 있다...위험한데.. 
유치원선생님 알바를 해본 나로써는...5~7살 애들과 함께 지낸 시간도 생각이 난다.. 
많이 컸겠지...^^ 
잠시 선생님에 대한 일화를 이야기하고 파서..^^ 
보통 선생님을 줄여서 '샘' 이라고 많이들 한다.. 
"샘~ 샘~" 
아마 내 기억으로는 고등학교때였을꺼 같은데.. 
수업시간에..."샘~ 샘~ 그거 아닌거 같은데요~" 라고 말했는데.. 
선생님께서는 열받은 표정으로... 
"방금 나보고 스님이라고 한놈 나와~" 
헉.......ㅡ_ㅡ;; 
몇대 맞고..난 그뒤로 정확한 발음으로 선생님 이라고 불렀다.. 
*^^* 
고창읍에 도착해...또 그 아바이순대집을 갈까 했지만... 
이미 서로 마지막 인사를 한 상태고해서 또 가기가 좀 그랬다^^ 
그런데..다른곳을 갈때가 없었다..-_-;; 
결국...중국집..^^;; 
중국집 앞에다가 자전거를 세워뒀는데... 
하교시간이 된 그때...집주인 아들로보이는 한 초등학생 꼬마가 자기의 네발자전거를 놓을 공간이 없다면서 
투덜거린다... 
'저 자식이!!' 
오늘 점심은...볶음밥.... 
나는 밥을 먹고 있는데 그 꼬마는 공부를 하겠다고 자기 공부할 책을 테이블위에 놓고서는 공부할 준비를 한다.. 
무슨 공부하나 봐야지~~했는데..

이내 티비에서 하는 만화영화를 보느라 정신이 없다.. 
나도 저 나이에...저렇게 하고 봤을텐데...^^ 
내가 초등학교 6학년때...아니..국민학교 6학년때 '피구왕 통키','축구왕 슛돌이',등등... 
당시 최고의 만화영화 보느라..정신이 없었었지... 
통키와 슛돌이의 주제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통키의 라이벌인 잘생긴 금발 머리의 '타이거' 
슛돌이의 라이벌인 이탈리아의 '줄리앙' 
아..여행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또 하나 해본다..^^ 
고등학교때 국사시간수업중에 나관중에 대해서 설명하시다가 
선생님께서 옛날에는 '나'씨성을 가진 사람중에는 유명한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다고 하셨다.. 
혹시 '나'씨성을 가진 유명한 사람 아는사람있냐고 묻자.. 
내가... 대답하길... 
"나통키요!" 라고 대답한적이 있었다...(통키성은 '나'씨였다..통키 아빠는 '나태풍'" 
선생님은...장난친다고 나를 혼내려고 했지만...나는 맞지 않았다.. 
내 옆분단애가...또 다른 대답을 하고 맞았다.. 
그의 대답은.. 
나이팅게일.. 
나보다 더한놈..고맙다^^;; 

볶음밥을...또 역시 설겆이 해놓은듯 깨끗이 먹구서는.. 
짐을 꾸려 밖에 나와 다시 자전거에 올라탔다.... 
그리고 간곳은.... 
다름아닌... 
우체국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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