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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가온의 비암리 라이딩 후기

........2001.12.11 11:54조회 수 361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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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on님께서 남기신 글입니다.
: 가온의 비암리 라이딩 후기
:
: 생각보다 늦게 비암리에 도착한다.
: 라이님은 회사일 때문에 올 수 없다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고, 이태등님이 참석하겠다는 전화를 걸어 주셨다. 집결지를 잘 못 찾아 이태등님 아침부터 진땀이시다.
:
: 장흥을 지나 비암리에 도착하니 10시가 다 된 시간이다.
: 길가에 주차한 후 각자의 자전거를 내리고 준비를 하는데 이태등님 지난번 유명산 때 가온의 자전거를 유심히 보시더니 셋팅이 아니라고 잡아주시겠다 하셨는데, 시간상 못 하셨다고 오늘 해 주시겠답니다. 슬로바님 자전거 앞에서 꽉 붙들고 있고, 가온은 안장에 올랐다 내렸다, 패달질을 했다 중심잡고 섰다 등 갖은 자세를 다 취하고 그 때마다 예리한 눈썰미로 보시더니 결국 핸들바가 높다고 헤드셋부분을 손봐 주시고, 안장도 위치를 다시 잡아 주시고 브레이크 레버까지 손수 다 풀어서 고쳐 주십니다. 송구할 따름입니다.(자전거 붙들어 주신 슬로바님 고생많으셨습니다.^^)
:
: 이태등님 이번엔 슬로바님 자전거를 보시는데, 거의 완벽한 셋팅이라고 하시네요.(좋으시겠습니다 슬로바님) 슬로바님은 브레이크 레버만 손 봐 주시네요.
: 짱구님 자전거도 몇 가지 봐 주시고는 이제 업힐 시작입니다.
:
: 업힐시작중인 이태등님과 슬로바님
:
: 1년여 전 짱구님과 친구분이 여기를 어찌어찌 올 때는 굉장한 짱돌밭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업힐길에 약간의 시멘트 포장이 있고 올라가는 길도 하얀(굵은)모래밭입니다. 자전거는 푹푹 빠져서 안나가고 옆에서는 이태등님이 한말씀씩 하십니다.
: "가온님 그러면 안돼죠, 패달질을 규칙적으로 하셔야지, 난 어떻게 흉내도 못 내겠네."
: '힘이 들어서......'(속으로)
: "끌어당기는 것에 신경을 더 쓰고..."
: '맘대로 안됩니다. 이태등님......'(속으로)
: "핸들도 다리에 맞춰 잡아당기면서 올라야죠."
: '흑흑, 죄송합니다......'(속으로)
: 가뜩이나 업힐에 힘드는데 이태등님 눈치본다고 배나 힘듭니다.^^
: 이런 가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짝 붙어서 계속 코치를 해 주십니다.
: 슬로바님은 한참 앞으로 내 빼시고(잔소리 안 들으려고 내 뺏을 겁니다) 짱구님과 저는 계속 이태등님의 말씀을 음악(?)삼아 열심히 오릅니다.
:
: 짱구님의 브레이크 레버 손봐주는 동안 몇 명의 라이더들이 인사를 하고는 우리를 추월합니다. 곧 따르는데 마지막 사람을 앞지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때 우리의 호프 이태등님 스탠딩 자세 나옵니다. 엉덩이를 씰룩씰룩 거리며 한달음에 앞으로 확확 치고 나가는데, 곧 앞서가는 사람들 다 제치고 밑에서 보니 벌써 언덕을 넘으셨습니다.
: '흐미, 대단하십니다'
: 속으로 생각하고 꾸역꾸역 오르는데, 하여튼 같은 팀원이 다른 팀을 제치니까 내가 한 건 아니라도 기분 좋습니다.^^
: 먼저 올라갔던 이태등님 다시 내려와서 격려해 주시고, 그 힘에 다시 한참을 오르는데 이태등님이 안 옵니다. 위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자니, 먼저 올라갔던 다른 팀 사람 중 한 명이 같이 끌고 왔던 개에게 손을 물렸나봅니다. 치료해 주신다고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더군요.
:
: 대열정비 하고 다시 업업.
: 약 1.8km 정도를 계속 업만 합니다. 약간의 업다운 후 큰 공터에 도착합니다. 위를 쳐다보니 미군기지가 보이고 빡센 언덕이 하나 보이지만 그리로 갈 것은 아니라고 하네요.
: 절개지 하나가 보이는데 그리로 내려와도 재밌을 것 같다고 짱구님 말씀하시는데, 결국 돌아올 때 그 절개지를 이태등님 시범을 보이시고 슬로바님 뒤따라 내려오시더군요. 기운 빠진 가온은 포기했습니다.
: 약간의 휴식 후 다운을 하는데, 여기까지는 비단길이었으나 지금 다운길은 돌밭입니다. 그래도 잘 들 내려가는데 푹푹 꺼진 길이 많아 조심스러워집니다. 갈림길 나오고 다시 모여서 업힐을 하는데, 역시나 돌밭이라 콘트롤이 쉽지 않습니다. 헉헉거리며 열심히 패달질 합니다. 이태등님 밑으로 다시 내려와서 아까보다 자세가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하십니다. 기분 좋아 패달질이 가벼워집니다.
:
: 다시 휴식처가 나오고 슬로바님과 얘기합니다.
: "이태등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 "그러게요. 거의 전철하고 속도가 비슷하시잖습니까? 제기동에서 분당 율동공원까지 1시간 20분 만에 오셨다고 하지요?"
: "지하철로도 그것보다 더 걸리겠네요"
:
: 이러저런 얘기 중인데 한참 기다리니 내려가셨던 이태등님 올라옵니다.
:
: 체인수리하고 올라오시는 이태등님
:
: "무슨 문제가 있는가요?"
: "아, 체인이 끊어져서요"
: "아, 네. 짱구님 체인은 다시 이었나요?"
: "아, 아니요 제 자전거 체인이 끊어졌네요. 2단-5단으로 놓고 밟았더니 끊어져 버렸네요"
: '우∼씨, 가장 가볍게 놓고 열심히 패달질해서 올라온 길을 2-5단으로 밟고 올라오셨다니..., 아직도 고수의 길은 멀고 험한가 보다'
: 이렇게 생각하며 다시 한번 얼굴을 우러러보게 됩니다.
:
:
: 업힐 중인 짱구님
:
: 몇 가지 간식 꺼내먹고 이태등님의 누룽지도 나누어 먹습니다. 아침을 못 먹었는데, 누룽지 먹고 나니 조금 든든해지기는 합니다. 배에서 누룽지가 불어서 그렇다는군요. 허허.
:
: 즐거운 대화 시간
:
:
: 뻘쭘한(?) 슬로바이크님
:
: 즐거운 대화가 끝나고 다시 업다운 반복합니다.
: 업에서 잠깐 쉬며 대열을 정비하는데 슬로바님의 고글다리가 똑 부러집니다. 무슨 흥부의 제비다리도 아니고, 정말 똑 소리나면서 부러지더군요. 물론 슬로바님의 두건(머리카락을 감추기 위한 두건말입니다.^^)에 끼어져 있던 고글이 벗으려고 하는 힘에 못 이겨 부러진 것이지요. 그냥 그런체로 끼고 가시겠다 말씀하시는데 이태등님 가방을 주섬주섬 하시더니 스카치테이프를 끄내십니다. 그걸로 고글부러진 다리를 제비새끼 다리 묶듯이 묶어주십니다. 금방 고쳐지더군요.
: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
: "대회때 허접한 상 같은 것 받아서 오려면 이걸로 묶어서 가지고 옵니다. 아주 유용하지요^^"
: "저희같이 상하고 관계없는 사람들은 별로 필요없는거네요. 헤헤" 가온이 대꾸합니다.
:
: 역시 짱돌들이 꽤 있는 길을 다운하여 도로로 내려서는데, 개곡물에 얼음이 얼어 있더군요. 날씨는 화창하고 따뜻한데 역시 겨울은 겨울이네요.
: 이 시간 광덕산의 스노우바이킹은 어떤 재밀까 하고 잠깐 생각해 봅니다.
: 한참 앞서서 로드를 타던 이태등님 쉬고 계십니다. 가온이 도착하자 슬로바님 엉덩이와 자신의 엉덩이를 뒤에서 보라고 하고는 두 분이서 나란히 로드를 달립니다.
: 도로는 군사용도로라서 그런지 지나가는 차가 거의 없습니다.
: 거참 앞사람 엉덩이만 이쪽저쪽 보면서 라이딩 하기도 처음이네요. 씰룩씰룩 거리는 엉덩이 보니 재미있기는 합니다.
: 한참 가다 돌아서서 물어보십니다.
: "엉덩이 잘 보셨어요? 어떻게 다르던가요?"
: 뭘 보고 왔어야 했는지 정확히 모르는 가온은 대답을 얼버무리고 있습니다.
: "에, 그게, 저....비슷한 것 같던데요 ㅠㅠ"
: 이태등님 말씀하십니다.
: "제 엉덩이가 이쪽저쪽으로 왔다갔다 하던가요?"
: "아니요. 앉은자세 그대로 다리만 움직이시던데요."
: "슬로바님은 어떻든가요?"
: "저, 그게 비슷한거 같아서리....(긁적긁적)"
: 앞에서 한참 슬로바님의 라이딩 자세를 분석하시던 이태등님. 가온에게 뒤에서 엉덩이 움직임의 차이를 분석하게 하시고 결국 슬로바님의 안장이 약간 높다고 진단을 내려 주신다. 5mm 정도를 낮추라고 하신다. 흐미 5mm!!
:
: 하여튼 이렇게 하나하나 지적 받으면서 로드를 타고 지나는데 정면 양쪽에 넓은 싱글길이 보입니다. 어느 쪽이냐 물었더니 짱구님 오른쪽 싱글길로 오를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 멀리서 보니 굉장히 가파르게 보입니다.
:
: 슬로바님 먼저 도전하시겠다고 올라가십니다.
: "전, 사진 찍어드리겠습니다." 그랬더니 이태등님 빨리가서 준비하라 하십니다. 카메라 꺼내서 밑에서 자세 잡고 슬로바님의 궁둥이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 아뿔싸, 슬로바님 1차시도 실패합니다. 다시 내려오고, 이번에는 이태등님 쑥쑥 오릅니다.
:
: 업중인 이태등님과 쳐다보는 슬로바님^^
:
: 역시 궁둥이에 포커스 맞추고는 다 오를 때 쯤 사진을 찍습니다. 가볍게 성공하시더군요.
: 슬로바님 다시 2차시도에 가볍게 성공. 흐뭇해 하십니다.
:
: 가볍게 성공하는 슬로바님
:
: 다음은 가온의 차례.
: 짱구님에게 카메라 맞기고는 숨 한번 몰아쉬고 오릅니다.
: 에고고, 앞바퀴가 자꾸 옆으로 쏠리면서 고랑으로 빠집니다. 1차시도 실패. 그냥 끌고 오를까 하다가 다시 시도합니다. 이태등님 그 와중에 벌써 2번 더 오르락내리락 하십니다. 흐미 기죽어)
:
: 오르락 내리락 하는 이태등님과 슬로바님
:
: 2번째 시도 조금 더 오르다가 핸들컨트롤 부족으로 다시 실패.
: 이태등님은 스템 길이가 짧아 그렇다고 위로하십니다.
:
: 내려와서 짱구님께서 찍은 사진 보니 어찌 그리 발이 땅에 닿을 때만 기막히게 찍어 놓으셨는지.
:
: 2차시기 실패하는 가온 그러나 3차에서는 성공했습니다
:
: "아니, 짱구님 사진을 요렇게만 찍으시면 어떡합니까? 좀 타고 있을 때 찍어 주셔야조∼∼오"
: "찍으려고 그러면 넘어지는데 낸들 어떡하나?"
: 흑흑, 할 수없이 카메라 가방에 챙겨 넣고 위에 저승사자처럼 서 계신 이태등님과 슬로바님의 응원을 받으며 3차시도 만에 성공합니다. 흐뭇흐뭇.
: "승가사는 시멘트 길이지만 이것보다 더 센 경사가 1.5km 정도 되요." 이태등님의 말씀.
: 망우산 연습코스에서도 이런 길은 자주 만나게 된다면서 실패하면 성공할 때까지 계속 하신다고 합니다.
: 짱구님 올라오시고 잠깐 쉬는 동안 다시 간식 꺼내 먹고 보니 점심시간이 훨씬 지나 있습니다.
:
: 부릉부릉 소리나니 한 떼의 모터바이크족들이 반대편 산 위에 모여들고 있습니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게 되더군요.
: 짱구님 여기서 총싸움 하면 재밌겠다 하시면서 자세까지 취하십니다. 군부대의 참호가 여기저기 파여져 있어, 정말 재밌기는 하겠네요.
:
: 딴 때 같으면 나이가 들어 힘들다고 하면 되는데 오늘은 이태등님 때문에 나이핑계도 못 대시는 짱구님, 담배 많이 핀다고 또 잔소리 들으십니다.^^(근데 좀 줄이기는 하셔야 겠네요)
: "이태등님 계시는 벙개에는 절대로 담배를 피지 않겠습니다."
: 짱구님께서 약속을 하셨는데, 과연 지킬 수 있을까요?^^
:
: 이제는 싱글길입니다. 낙엽이 잔뜩 깔려있는 싱글길 멋집니다.
: 한참을 오르니 좁은 길이 나오고 잠시 끌고 가다 모터바이커들과 마주칩니다.
: 고글너머로 보이는 눈매가 아름다워 보이는 청년(?)입니다.
: "내려가는 길이 있나요?"
: "못 갈 것 같은데요, 길이 좁아서.."
: 그래도 부릉부릉 거리며 내려갑니다. 한참 있다 아래서 부릉거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돌아가며 들리는 걸로 봐서 길을 헤매는 듯 싶습니다.
: 싱글 다운힐을 한참 하고 나니 맨 처음 미군부대가 있던 쉼터입니다. 절개지가 보이고, 힘이 든 가온은 그냥 계단으로 내려서는데, 이태등님 이렇게 하면 된다시며 먼저 다운하십니다. 유명산 활공장에서도 파파스머프님과 같이 다운하셨다고 하는데, 직접 뵈니 정말 멋진 다운입니다. 슬로바님 잠깐 망설이다 역시 멋지게 뒷바퀴 먼지를 약간 내며 다운에 성공합니다. 짝짝짝.
:
: 이제 다운만 남았다는 짱구님의 말씀.
: 원래 비암리 임도 시작은 우리가 온 길 말고 다른 곳에서 주로 한다는데 짱구님은 이 길로의 다운이 좋아서 항상 이쪽 길로 오신 답니다.
: 근데 기억이 가물가물한 가온은 짱돌밭 업힐이 조금 있는 것이 아니냐 했더니, 약간 업힐은 있지만 힘들지는 않을거라 하는 짱구님을 말씀을 반신반의하며 다운을 시작합니다.
: 짱구님 말씀대로 거의 환상의 다운이 끝까지 이어지더군요. 반대길로 내려갔던 짱돌다운을 착각했던 가온, 이제나저제나 업힐이 안나오나 하며 힘을 비축하고 있는데, 처음의 흰 모래밭 길이 나오자 이제 다 왔구나 하는 생각에 옆에서 코치해 주시는 이태등님의 눈치(?) 보면서 코너링 연습하며 내려옵니다. 이태등님 발이 잘 못 될 때마다 뒤에서 한마디씩 하십니다.
: "이쪽발을 바깥으로 내야지요."
: "옳지 이번에는 잘 했어요."
: 바리케이트가 쳐진 곳까지 오니 두분 기다리며 담배 하나씩 물고 계십니다.
: 와이프에게 점심식사를 집에서 한다고 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버렸습니다. 집까지 오는 길을 재촉하여 도착하니 벌써 4시가 되었더군요. 늦게 오는 바람에 몇 번 데운 알탕을 맛있게 드셔주신 이태등님, 짱구님, 슬로바이크님 정말로 즐거운 라이딩 이었습니다.
:
: 자동차로 집에 오는 길에 하신 짱구님의 한마디가 오늘 라이딩의 총평입니다.
: "이태등님, 아직은 서먹서먹해서 이 정도지 만약 좀 친해지고 나면 엄청 혼나면서 라이딩 하겠어요." 물론 이태등님은 못 들은 저희들만의 얘기였습니다.
: 이태등님 용서하세요^^*
:
: 감사합니다. 이태등님, 짱구님, 슬로바님.
:
: 가온
:
:

뱀을 비암이라고도 하는데 혹시 관련이 있나요?(쓸데 없는 소릴
했군요)

사진과 함께 자세한 후기
정말 재미있군요.
수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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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후기가 마치.. (by ........) 개척투어-백두대간 백학산 투어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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