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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인사드립니다.

빠바로티2009.01.05 19:32조회 수 1057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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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이 후로 평생 뚱보로 살 줄 알았던, 그로 인해 각종 질환을 달고 살면서 100m달리기를 20초 안에 주파하는 것이 소원이었던 소년이 어느 덧 자전거라는 것을 만난 뒤에는 많은 것이 달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20kg가까이 되는 생활자전거를 산 뒤, 영등포에서 잠실까지 하염없이 달린 뒤 몸살을 앓던 소년은 대전까지 달리게 되었고, 부산까지 달리게 되었고, 전국일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염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새 부숴진 자전거는 40kg를 감량시켜주는 효자역할을 해 주었고.. 새로 산 자전거와 함께 산길의 맛을 알게되며 전국의 산길과 오지를 찾아다니며 하염없이 산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나약하고 병약했던 소년이..100미터도 채 뛰지못하고 쓰러졌던 그 소년이 어느새 이렇게 건강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저는 언젠가부터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의해 단지 즐겁기 위해 산길을 달리던 목적을 상실 해 버리고.. 인생에서 단지 즐길 수 있는 이 무한한 취미거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즐거움을 위해 안장에 올라타는 건지, 의무감으로 안장에 앉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헷갈리기 시작 했습니다.

제가 왜 이런 의문점을 가져야 할까요..
제가 왜 단지 취미 때문에 혼란스러워야 하고 화내고, 싸우고, 욕먹고 해야 할까요..
제가 왜 자전거 때문에 슬퍼하고, 우울해하고, 다 포기하고 싶었을까요..

어쩌면 마치 이것이 인생에 전부 인 냥 대유법..그리고 병치했기 때문일겁니다.

처음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그때로 돌아가 마음 속 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웃음을 머금은 채, 인사하고 웃고 부끄럽지 않은 손바닥을 드밀어 가벼이, 경쾌하게 악수하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맛있는 추억으로 곱씹으며 이야기할 수 있겠지요..

즐거웠습니다.
저는 더 이상 왈바인이 아닌 자전거 타는 사람입니다..

이 철없는 사람을 아우라 어여삐 여긴 분들에게는
언제든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떠나 사람 대 사람으로 인연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행복하십시오. 언제나 안전하고 즐겁게 라이딩 하시 길 바랍니다.
2009년 1월 5일 빠바로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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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자랑.. ㅎㅎ (by frogfinger) 십자수님 6만점 돌파 (by 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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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 빠바로티글쓴이
    2009.1.5 19:32 댓글추천 0비추천 0
    p.s 아울러 끝내지 못한 일들은 서울로 복귀 하자마자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 저도 한때 마음을 다쳐 힘들었던 날이 있었죠
    무엇이 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지 몰라도
    사람과의 인연은 슬픔을 주기도 하고 큰 힘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함께 하는 속에서 극복이 되더군요
  • 빠바로티님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네요....
    요즘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지요.....

    취미로 시작한 일로 화내고 우울해 하고.....

    처음으로 돌아가려는 마음......부디...다시 돌아오는 길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빠바로티님의 건강한 웃음으로 너무 즐거웠네요....
    늘...행복하세요...
  • 에구구....

    뭔 말을 하리....
    누구나 다 그런 것을...
  •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알겠구려....아우님...애~휴~=33ㅠㅠ
    잔차 타고 귓가로 스치는 바람에 다 날려 보내시게나...낼 전화나 한통 드리리다.
    힘 내시구려....
  • 젊을 때 각을 세워 한번쯤은 살아볼 가치도 있습니다만...
    둥글게 사는 법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 그래도 잔거 안탄다는 말은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ㅎㅎㅎ
    언젠가는 돌아오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기다리겠습니다 ~~~~~~~
  • 늘 건강하세요. 자전거 타는 이유는 그것입니다. ^_^;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양력설을 쇠느라 문자 답장도 못했군요. : )
  • 다 선배들의 잘못입니다.
    나이 몇살 더 먹어서 후배 하나 못 챙겨주고
    반성합니다.
    신년 메세지 잘보았구
    당신은 아직 팔팔하니 팔팔하게 잘 살라구 ㅋㅎㅎㅎ
  • 어쩌다 댓글 하나 쓰는 눈팅회원입니다.
    대면하여 얘기 나눈적 없지만 익살스런 표정이 항상 밝아보여서 좋았습니다.
    힘든일 있으신가 본데 심호흡 크게 몇번 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순박한 젊은 미소 다시 볼수 있겠죠?
  • 사람에게 실망해서 잔차, 로라, 신발.... 기타 여러가지 잔차와 관련된 물품을 모두 떠나 보내고
    한동안 산으로, 들로 뛰어 다니기만 했었는데
    결국 잊지 못하고 다시 돌아 왔습니다.
    깊은 내막이야 모르지만,
    빨리 치유되기를 바랍니다.
  • 빠바님 힘 내시고 늘 그 모습이길 바랍니다.

    언제나 그랫던 것처럼요... 자전거면 된거지 왈바면 어떻고 동호회면 어떻습니까?
  • 안녕하세요 빠바님..
    몇 년 전 처음 속초 갈 때 동행했던 사람입니다..
    그 때 가는 길에 빠바님 잔차의 서스펜션 포크가 주저앉아 에스코트조로 활동하신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맞나요?^^)
    요즘은 거의 잔차를 안탑니다만..
    가끔 타다보면..
    그 기억으로 언젠가 뵙겠지 하고 삽니다..
    아무튼 저도 왈바인이 아닌 잔차인...도 아닌 그냥 인입니다..
    힘내세요..^^
  • 뭔 일인지는 모르지만.. 빠바로티님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다 잘 되시길 마음속으로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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