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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티비와의 작별(부제:철티비 임무를 다하다)

franthro2007.09.29 11:39조회 수 1089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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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자전거말고 생활자전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생활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걷기에는 멀고 자동차로 이동하기에는 가까운 그런 장소에 가기 위한 목적으로 자전거보다 더 좋은 것이 없습니다.  저 역시 타지에서 3-4년간 생활하면서 제 생활자전거의(소위 철티비) 덕을 톡톡히 본 사람입니다만 이제 다시 서울로 돌아가려니 이 자전거를 갖고 갈 수가 없겠더군요.  서울에도 이미 생활자전거가 한대, MTB가 한대 있으니 둘 곳도 마땅치 않거니와 페달을 세게 밟으면 체인이 막 건너뛰는데 이제는 그만 작별을 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일전에도 방구석에만 쳐박혀있기가 답답해서 자전거를 타고 동네한바퀴를 도는데 어디선가 딱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내려서 이곳저곳을 살펴보니 스포크한개가 부러져서 달랑달랑 매달려있더군요.  그 놈을 빼버리고 동네 자전거포에 들러서 이 자전거를 중고로 매입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주인장왈, 그런건 안산다고 하면서 길가의 가로수에 기대놓은 녹슨 자전거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켜보입니다.  저것들도 골칫거리라 이 말이겠지요.

스포크 한개가 빠진 자전거를 누구 주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돈들여서 수리하기도 그렇고 결국은 동네 고물상에 그냥 넘기기로 하였습니다.  요새 교통비가 얼마인가요?  맨날 자전거만 타고 다니다보니 버스비가 얼마인지도 잘 모르겠네요.  만 3년을 탔으니 버스비 800원이라고 잡고 1년이 300일이라고 쳐도 1,440,000원의 교통비를 절약했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부산에 있을때 이 놈으로 주말마다 양정에서 광안리까지 가서 바닷바람을 쐬고 왔으니 정도 많이 들었지요.  이제는 보내줘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잘있어라 철티비...... 그동안 잘 타고 다녔다......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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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사진은 메가마트앞에서 눈오는 날 저녁에 찍었던 것이고, 두번째 사진은 광안리에서 메가마트, 경성대쪽으로 가자면 항상 보았던 배무덤(?)인데, 제 철티비도 아마 저런 신세가 되겠지요.  지금 여름인데 눈에 덮힌 자전거 사진을 보시면 어떤 기분이 드실런지...... 두 사진 모두 2005년에 찍은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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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근교 산에서 자전거 타기가 가면 갈수록... (by 스페이스) 레깅스를 아시나요? (by san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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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이제 부산을 떠나시는 겁니까?....섭섭합니다^^~~~
  • 초가을 쌀쌀함을 느끼게 하는 오늘 아침의 날씨였지요.
    뭔가를 떠나 보내고
    소유했던 것을 떠나 보내는 계절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수확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추운 겨올로 가기 위해선 거추장스런(철티비를 비유한 것은 아니니 오해 마세요..^^::)
    것들을 훌훌 털어내고
    깊은 심산으로 떠나는 선비의 고고하고도 쓸쓸함이 금새라도
    뭍어 나올법한 가을 입니다.

    그간의 정이 느껴지는군요.

    늘...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 franthro글쓴이
    2007.9.29 11:46 댓글추천 0비추천 0
    쌀집잔차님 부산은 작년에 떠났고 지금은 대구를 떠나서 본가인 서울로 갑니다요. 부산에 다시 가고 싶습니다. 아우~~~~~~~~~~~~~~ (가고싶지만 못가니 답답해서 괴성을 질러봅니다)
  • 위 사진을 보니 저 곳을 지날때면 폐선된 배에 헬맷이 부딪치진 않을까 조심하며
    지나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폐선들을 모두 치운 상태고 연석부근에 안전난간을 설치해서 안전하고
    한결 깨끗해졌습니다. 지난 사진을 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안전 라이딩 하세요~

  • 정 든 물건을 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어려운 세대, 그것도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물건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인데
    반대로 그 물건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받는
    스트레스도 강합니다.

    쓰던 것과의 이별,
    머물던 곳과의 이별이군요.

    서늘하였던 오늘 날씨에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 franthro글쓴이
    2007.9.29 20:54 댓글추천 0비추천 0
    27만원인가 주고 작년에 신품 세탁기를 구입했는데 중고재활용센터에 물어보니 5만원에 사겠다네요. 번거로워도 서울로 갖고 가기로 했습니다. 철티비는 제 동생이 타던 것을 제가 택배로 보내라고 해서 계속 타고 다닌 것이니 사실 3년 쓰고 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은 버리자 버리자 단순해지자 simple해지자 그러는데... 저는 쓸모없는 물건이라도 쉽게 버리지를 못하고 엔간하면 보관, 보존하는 성격인지라 약간 고달프네요. 별것 아닌 글에 관심어린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배무덤 앞이 광안대교인가요?? 한번 달려보았던게 언제였지 ~

    저는 부산 가끔 놀러가면 저 대교 타러 간다는 ㅡㅡ;; ㅎㅎ

    좋은 습관이시죠~ 오래 쓰는 습관 ~ 저희 삼촌들이 그러시는데

    그런 분들이 잘 사시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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