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티비를 알게되면서 자전거에 이런 재미도 있구나 하는
산악라이딩도 할 수 있는 새로운 즐거움을 알게 되었지만
자전거가 주던 원래의 즐거움은 잊어가고 있었던 듯 합니다
상체를 잔뜩 앞으로 숙이고 전투적인 자세로 타니까
속도도 빨라야만 할것 같은 강박감
헬멧을 썼으니까
좋은 길을 두고도 비포장을 달려야만 할 것같은 의무감
모든 복장을 완벽하게 갖추고 <라이딩>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
그리고 꼭 산을 타야만 한다는 바보같은 자격지심...- -
이러한 것들이....내가 기대하던 자전거 타는 평범한 즐거움을
상당히 감소시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러 저런 연유로 구입한 빨간 폴딩이,,,날씨 좋은 어느날
나에게 속삭였습니다
<쉘 위 댄스?>...
노트북을 접어서 가방에 넣고 카메라를 들러 매고
..준비가 끝났는데도..뭔가를 더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렇구나..헬멧을 안써도 되는구나
그렇구나 장갑을 안 껴도 되는구나
그렇구나 클릿 슈즈를 안 신어도 되는구나
그렇구나 패드 달린 바지를 안 입어도 되는구나
그렇구나 라이딩복장을 전혀 하지 앟아도 되는구나
스레빠에..난닝구에..반바지에..껌을 씹으며...
그래도 되는 거구나
그렇게 <아무렇게나> 작정하고 걸치고 나선 길은
구름이 약간 낀 은행나무 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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