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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두미 - 구목령

정병호2006.10.14 11:08조회 수 736추천 수 27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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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설명
1 : 낙수대 갈림길
2 : 고개
1~2 검은선 : 온바님이랑 헤맸던 구간
1059봉 : 삼계봉으로 생각했던 봉우리
2~ 삼계봉 : 자잘한 봉우리 10개쯤 넘은 듯, 산죽 뒤범벅
삼계봉 직전 녹색선 : 급경사 산죽길
하늘색 : 간벌지역
보라색 : 날등 진달래 능선
1148.5 능선 : 구목령 능선으로 착각한 거대한 봉우리
구목령 오른쪽 둥근 원 : 저걸 넘어야 불발령으로 갈 수 있음.

2006. 10.13
양구두미 - 삼계봉 - 구목령

06:45  출발
09:10  양구두미

원래 6시 출발 예정이었고, 요즘 워낙 이슬이 많고 안개도 심해서 일찍 출발하면 구목령 도착쯤 해서 이슬이 다 마를테니까 좀 힘들어도 돌아오는 것까지 고려해서 아예 구목령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근데 이게 웬일인지 오늘 아침은 이슬 한방울이 없습니다.
그럼 뭐~ 양구두미에서 시작해도 되겠구만~
천천히 아침먹고 차도 한잔 하고 출발.
뒷바퀴가 다 닳아 새걸로 바꿨더니 아예 드르륵 드르륵 소리가 납니다.
오랫만에 가는 양구두미, 평소에 1시간 45분 내외 걸렸는데, 여유 좀 부렸더니 2시간 반 가까이 걸립니다.


09:50  등산로 진입
10:20  2번 고개
10:35  길 찾고
13:30  삼계봉

양구두미에서 등산로 입구까지는 군사도로.
중간중간 돌을 깔아놔서 타기 힘든데는 끌고 가는데, 꼭 이럴때 차가 지나갑니다.
태기분교터에서 2까지는 옛 산판길이라 산죽이 많은데, 누가 초입부분은 다 베어 놨습니다.
착하기도 해라, 그래도 웬만하면 그냥 좀 두지.
낙수대 갈림길에서 낙수대가 지난 비에 얼마나 무너졌는지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시간 관계상 생략.
이거 확인하려면 또 한번 와야 합니다.
으...

2번 지점, 고개입니다.
여기서 능선 붙을때까지 길도 희미하고 산죽이 많다고 해서 걱정인데, 일단 길 찾느라 꽤 헤맵니다.
양쪽 다 확인하고 출발, 생각보다 쉽게 능선으로 붙었습니다.
근데... 지도를 안가져 온 정도가 아니라 어제밤도 지도 한번 안쳐다봤습니다.
그래서 이 봉우리가 삼계봉이고 여기서 구목령으로 갈라지는 걸로 생각했는데, 올라와보니 아닙니다.
구목령쪽 능선은 저 멀리 서북쪽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젠장.
그래도 여긴 좀 탈만합니다.
뒷바퀴가 새거라 브레이크 잡으면 잘 듣습니다.
요새 뒷브레이크 이용에 대한 감이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흐흐흐...

좀 타는가 했는데, 저 봉우리인가 해서 올라가면 다음에 또 있고, 또 올라가면 또 있습니다.
그러더니 산죽이 점점 키가 커지고, 아예 키를 넘습니다.
아씨... 그 동안 사람들에 꽤 다녔을텐데 아직도 이렇게 우거져 있나.
사람손을 덜 탄건 좋은 일인데, 문제는 내가 자전거를 갖고 왔다는 거.
그래도 시간 여유를 갖고 가을을 즐기면서 갑니다.
단풍도 좋고 가을 햇살도 좋습니다.
아직까지는.

중간 중간 지능선이 뻗는 봉우리를 만날때 마다 확인을 하는데, 아무래도 구목령 능선은 가까워 지지 않습니다.
원래 예상은 삼계봉 12시, 구목령 4시였는데, 점점 불안해집니다.

06시에 밥먹고 아무 것도 먹지 않아, 빵 하나 먹고.
오늘 먹을건 빵 2개 뿐입니다.

봉우리 몇개를 넘었는지도 모르게 가는데, 저 앞에 구목령쪽 능선이 분명이 드러나고 봉우리 하나가 우뚝 서 있습니다.
삼계봉이구나.
시간은 이미 12시를 넘었지만, 삼계봉에 도착하면 구목령 위치가 잡힐테니 시간 파악이 좀 될거라는 생각으로 서두릅니다.
하지만.... 삼계봉 올라가는 오름길은 급경사에다 엄청난 산죽이 가로막습니다.
아... 정말 욕이 바가지로 나옵니다.
1분에 10m 정도밖에 못나갑니다.
그나마 핸들이 길어 온통 산죽에 걸려 몸부림을 쳐야 겨우 올라갑니다.
이럴때 나오는 질문.
"내가 미쳤지, 도대체 이게 뭔짓이여."

겨우 겨우 산죽을 뚫고 기진맥진한 채로 삼계봉에 도착.
저 멀리 또 하나 우뚝선 봉우리가 보이는데... 설마 저걸 넘는건 아니겠지... 제발...


15:50 구목령
16:50 무이분교 터
17:10 도로 만남
17:50 장평
20:30 집 도착

저 멀리 구목령 임도가 보이는데, 아마 서석쪽 길 같습니다.
그럼... 저 거대한 봉우리를 넘어야 하잖여, 오메.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17시에 구목령 도착이라 쳐도 하산하면 18시, 그럼 어두워지고, 돌아오는 길에 문제가 생깁니다.
최대한 빨리 가야지.

근데 지금까지 이어오던 산죽밭은 좀 약해지고 탈만한 길이 나옵니다.
그럼~ 이런 길이 좀 나와야지~ 했더니.... 봉우리 하나를 넘으니까 페인트 칠한 나무들이 쫘악 줄 서있습니다.
아... 간벌지역입니다.
작년, 왕창님이랑 갔던 대미산 능선이 생각납니다.
그나마 거기만큼은 아니라 다행입니다.
또 욕을 바가지로 하면서 겨우 통과 했더니... 또 산죽밭... 통과하면 또 간벌지역.... 나 오늘 집에 다갔다.

그래도 큰 봉우리를 넘지 않아 다행입니다.
1시간 반쯤 지나 겨우 통과하니까 갑자기 날등 능선입니다.
날등이니 조망이 좋습니다.
서석쪽도 잘 내려다 보이고, 좀 여유를 가지려고 했더니... 너무 날등이라 길이 좁은데 이번엔 진달래가 꽉 들어찹니다.
정말 죽입니다.
산죽인 그냥 밀면 제껴 지기라도 하는데, 이놈의 진달레는 그것도 안됩니다.
아예 앞에서 뒤로 돌아 자전거를 당기며 갑니다.
나올 수 있는 모든 자세가 다 나옵니다.

또 그렇게 가는데, 거대한 봉우리가 점점 다가옵니다.
일단 저 봉우리 밑에 15:30 까지 가고 저걸 넘어 구목령에 17시에는 가야 됩니다.
근데, 임도 내려오는게 좀 이상합니다.
아까 서석 내려가는 걸로 본 임도는 서석이 아니라 흥정리쪽으로 가는길이고, 길의 입구는.... 저 거대한 봉우리는 안넘습니다.
앗싸~
목표지점이 분명해지니까 기분도 좋아지고, 덩달아 길도 좋아집니다.

가볍게 타면서 구목령에 도착, 남은 빵 하나 먹고 흥정계곡으로~
젠장, 흥정계곡 내려가는 임도는 밟아야 나가는 완경사에 지난 비에 돌만 남아 구르고 있습니다....

온갖 펜션으로 가득찬 다 망가진 흥정계곡으로 보며 쓰린 가슴을 달래고 계곡입구에 도착.
원래 면온쪽으로 일단 간 다음 양구두미는 넘든지 히치 하든지 하려 했는데, 생각해보니 시간상 대화에서 안흥가는 막차를 탈 수 있을 듯 합니다.
방향 선회, 장평으로 가서 대화행 버스를 타야 합니다.

장평가서 대화쪽으로, 다시 안흥 버스 갈아타고 돌아오니 14시간만입니다...

결론 : 비추!
교훈 : 제발 지도 좀 보고 다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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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님.. (by ducati81) 조용히 넘어가려다가... (by 노란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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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점봉산에 산죽은 바닥도 않보고 내리 쎄리 밟았는데 ㅎㅎ
    고생 했습니다
    불발령 등산으로 가면 비슷할까
    암만 그래도 그렇지 바퀴가 굴르는데
    아마 난 뛰야 할거야 그럼 나만 지대로네ㅎㅎ
  • 와~~
    고생은 많이 하셨군요..
    그래도 산이 임도만 있으면 일부러 찾아 나서겠습니까.
    때론 그런 거칠은 길도 있어야 실증나지 않고 좋지요.
    암튼 저는 주말임에도 매일 일만하고 지내는데 정병호님은 혼자 좋은 산행 하신것 같아 부럽네요.

  • 2006.10.14 21:55 댓글추천 0비추천 0
    음.. 정병호님 후기에 나오는 강도가 이 정도면 체감 강도는 거의 살인적이었을 것 같네요.. ㅎㅎ 14시간 라이딩에, 마지막에서 버스 갈아 타고 귀환한 거 보면 어느 정도였을 지 감이 옵니다 ㅋㅋ 그래도 이번엔 멍멍이 밥 굶기는 대목이 안나와서 다행입니다 ㅎㅎㅎ
  • 정병호글쓴이
    2006.10.15 21:04 댓글추천 0비추천 0
    다행히 아주머니가 잠시 귀가 하셔서 개밥은 당분간 안줍니다.
    ㅋㅋㅋ
    레인님은 새신랑 준비 잘 되시나요? ^^*
  • 아오아오 이거지요 이거지요..ㅎㅎ
    기대기대... 목요일 기대기대...
  • 정병호글쓴이
    2006.10.16 07:46 댓글추천 0비추천 0
    암... 목욜에 혼자 집지킬 지도 모릅니다. ㅡ,ㅡ
    오늘안에 결정될 듯.
    이거 정말 자꾸 꼬이려고 하네...
  • "단풍도 좋고 가을햇살도 좋고" 부럽심다.^^
  • 정병호님은 신선 놀음이 따로 없겠삼..^^
    요즘 설설 단풍물이 들어서 나날이 행복하겠삼..^^
    에그 난 맨날 도심속 정체되는 징그러운 길에서 저멀리 바라다보이는 대머리 북한산 도봉산으로 대충 대리 만족하고 있는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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