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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 대치

정병호2006.05.18 22:38조회 수 613추천 수 51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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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 대치

치악산 주능 비로봉 - 남대봉 능선이 남대봉에서 여러갈래로 나뉩니다.
주능 종주는 남대봉 - 시명봉 - 가리파재(치악재) 까지이고, 여기서 백운산으로 이어집니다.
또 하나는 요즘 영춘기맥으로 불리는 남대봉 - 1000.6 봉 - 선바위 - 싸리재 - 감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고.
선바위봉에서 매봉으로 빠지는 능선도 상당히 굵습니다.
매봉에서는 수주면 두산리로 빠지는 능선과 정동 방향으로 나가는 능선으로 나뉩니다.
1000.6봉에서 동북쪽으로 틀면 미치를 거쳐 배향산에 다다른 후 주천강으로 떨어지는 횡성군계입니다.

작년까지는 매화산과 동북릉쪽을 올랐는데, 올핸 남대봉에서 분기하는 남동릉쪽을 다녀보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원점회귀가 안된다는 건데.
일단 첫번째는 원점 회귀와 대치 - 부곡 하산길을 확인하려고 미치-대치 구간으로 했습니다.
부곡에서 대치 올라가는 길은 있는 듯 없는 듯 오락가락 한다길래 하산길로 하고.
대치 - 선바위 - 싸리치는 길이 뚜렷하다는데, 미치쪽은 어떨지 알 수가 없어서 일단 미치에 올라 양쪽 능선길을 다 확인해보는 목적도 있습니다.

미치까지는 두산리로 넘는 비포장길이 있는데 이젠 여기도 반은 포장이 되버렸습니다.

14:05 미치
나물꾼 한명이 있습니다.
양쪽 능선길을 물어보니 대치쪽은 길이 그런대로 있는데, 배향산쪽은 더 희미하답니다.
제가 봐도 그래보여서 배향산쪽은 자전거 갖고 가는건 안하기로 하고, 대치를 향해 출발.

14:25 출발
14:40 첫 봉우리
14:55 짧은 암릉
15:05 두번째 봉우리
15:40 삼각점 봉우리
16:05 네번째 봉우리

길은 그런대로 뚜렷하고 자전거를 끄는데 별 지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7월쯤 되면 자전거는 안될 듯 합니다.
첫봉우리 후 거의 편평한 긴 안부가 나오고 두번째 봉우리에서 고도를 좀 높입니다.
이 두번째 봉우리가 928봉 같긴 한데... 삼각점이 없습니다.
하지만 앞을 보니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있고, 방향과 위치가 1000.6 봉과 일치하는 듯 합니다.
좀 빠른 듯 싶긴 하지만 가보면 조망이 될거니까 부지런히 갑니다.
이내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가 나오고, 주위에 더 높은 봉우리는 없습니다.
1000.6 봉임을 확신했는데.

갑자기 길이 희미해집니다.
아니... 여기까지만 왔다가 다시 미치로 되돌아 가기만 했다는거야??!!
갑자기 진행이 더뎌지는데, 곧 대치가 나오니까 얼른 밀고 나가자 하는 생각으로 갑니다.

또 한봉우리, 여기가 대치 직전 봉우리인 것 같은데... 아예 길이 사라집니다.
그러더니 능선이 뚝 떨어집니다.
갑자기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시간상으로는 1000.6 봉을 지날 시간은 아니지만, 어쨌든 삼각점 봉우리를 지났고.
이렇게 길이 사라지면 뭔가 수상하긴 한데...
이미 수풀이 우거지기 시작해 시야는 거의 가려있습니다.
아직 시간 여유가 있으니까 몇번을 확인하고, 갈림길들을 돌아봅니다.

근데... 뭔가 이상합니다.
매봉이 저기 있으면 안되는데... 글고 저 앞에 있는 봉우리는 또 뭐냐...
날이 흐려 해가 안보이니까 방향이 확실하지 않고 감으로 잡습니다.
몇번을 확인한 끝에.
아까 지난 삼각점 봉우리는 1000.6 이 아니라 928 봉이었습니다.
어쩐지 너무 빠르다 싶었어!!!!!!!!!!!!!!
1000.6봉은... 지금까지 온 것보다 훨씬 더 가야하고 꽤 내려갔다 다시 올라서야 합니다.
그걸 지나도 봉우리 하나를 더 넘어야 대치.
아무리 늦어도 19시엔 대치에 도착해야 어둡기 전에 하산인데, 도저히 시간이 안됩니다.
에이... 아침에 출발하면 시간 부담이 없는건데.
후회는 이미 늦었습니다.

16:40
결국.
가장 어려운 결정, 미치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미치에선 비포장길이 있으니 19:30 까지만 가도 됩니다.
근데, 돌아가려고 하니 정말 갑갑합니다.
에이씨.. 그래도 그게 가장 확실하지 않냐...

지도를 째려봅니다.
그냥 가마골로 떨어져 버려?
고도는 300 만 내리면 될텐데.
한시간이면 가능하진 않을까?

다시 결국.
가마골로 밀고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방향은... 나의 동물적 감각을 믿어야지 어쩌겠어~~~!!!
이 동물적 감각에 속아 고생한 사람중에 ***크님도 있다지?
ㅋㅋㅋ

뚝 떨어지는 능선을 잡고 가다가 말라있는 계곡 상단이 나오길래 그리 타고 내려갑니다.
일단 물이 나오면 간식도 먹고 좀 씻으면 기분도 나아질 듯 합니다.

17:25 무덤 2기
17:30 계곡 합수점
18:10 하산
갑자기 발동하는 이 동물적 감각!
오른쪽 능선이 수상하다~~
능선이 계곡이랑 같아지는 지점이 나오길래 올라서서 확인합니다.
최근에 낫질한 두릅 나무가 보입니다.
아하, 뭔가 있구나.
다시 능선을 잡고 가니 무덤 2기가 나옵니다.
그럼 길 있는거지 뭐~
역시 나의 동물적 감각은 죽인다니까!

잠시 뒤 계곡 합수점이 나오고 뭔가 희미한 족적은 계속 이어집니다.
그러더니 점점 뚜렷해지고, 결국 농로가 나옵니다.
아이고, 이제 내려왔구나~~

그래서 미치 - 대치의 원대한 계획은 사라졌고, 다시 갈 길이 아님을 확인했으므로.
다음번엔 싸리재- 대치를 갑니다.
대치에서 올라가면 싸리재에서 돌아 오는게 넘 멉니다.
싸리재에서 시작하면 거기까지 타고가야 하지만, 힘 있을때 타는거니까.
오메... 그래도 싸리재까지 언제 타고 가냐...
싸리재는 신림터널 위의 고개입니다.

미치에서부터 하산할때까지 한 3분 탔나봅니다.
그 3분 타다가 잘못해 나무에 긁혔는데, 하필 눈 사이를 긁혔습니다.
증말 재수 드럽게 없네.
지금 마데카솔과 친해지고 있는 중입니다.


지도에서 빨간색이 원래 계획.
파란건 실제 진행.
노란줄은 미치.
녹색줄은 928봉으로 착각한 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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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정병호님과 끌바팅 한번 하고 싶다는 느낌이 오내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정병호글쓴이
    2006.5.19 09:36 댓글추천 0비추천 0
    매년 생각만 했는데, 올가을엔 정말 신불평원에서의 하룻밤을 보내려고 합니다.
    맘같애선 영남 알프스 종주를 하고 싶지만 자전거 갖고 3박씩은... 흐흐흐...
  • 올가을에 하늘소님캉 방태산 정상서 일박하기로 했심다... 같이 가입시더. 신불도 가고..ㅋ

    그나저나 ***크님이 누구래?

    트랙크?
    바리크홀리크?
    바이킹크?(그나저나 이냥반 요새 왜 안보이시나?)
    ??

    거 누구요 그사람이? 동물적 감각에 속을 사람들 많은디...???
  • 역쉬 정병호님도 동물적감각으로 길을 찾으시는군요.ㅎㅎㅎ

    상처부위 치료 잘하세요.^^
  • 정병호님 영남 알프스 종주 한번 해요..
    16시간 정도면 가능합니다.
    6월달에 시간 되면 날짜 한번 잡아보죠.
    새벽 4시에 성남사에서 출발해요 가지산에서 일출을 보고 저녁 8시정도면 통도사에 도착가능
  • 정병호글쓴이
    2006.5.19 22:09 댓글추천 0비추천 0
    바이크 보이님, 이왕 가는거 억새철에 가려구요.
    당일 가능하다고 해도 석남사 - 가지산은 별로구요, 만약 종주한다면 운문 - 가지 - 신불 - 영취로 생각중입니다.
    가지산이랑 신불평원에서 1박씩.
    물론... 그때 가봐야죠... 흐흐흐...

    ***크님은 저도 하도 많아서 헷갈리는데요.
    ㅋㅋㅋ
  • 정형하고 데이트 하러 한번 올라 가야 하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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