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압력밥솥

정병호2004.12.28 21:30조회 수 625추천 수 46댓글 7

    • 글자 크기


압력밥솥이 밥하는데만 쓰는게 아니더군요.
최근 5일 연속 아침마다 영하 15도 가까운 날이 계속되더니, 결국 오늘 아침에 수도가 얼었습니다.
원래 겨울에 펌프랑 수도관을 가장 신경쓰는데, 너무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다 보니 좀 추워졌는데도 미처 생각 못한채 며칠을 보낸겁니다.
어젠 낮에도 영하 7도가 최고였는데, 이럴땐 밤에 물을 살짝 흐르게 하고 자야합니다.
근데 벌써 며칠째 4명 모두 그 생각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아침에 물을 트니 얼었더군요.
보통 물이 얼면 파이프가 건물안으로 들어오는 부분이 업니다.
그러면 우린 드라이어를 갖고 열심히 녹입니다.
길어봤자 1시간이면 다 녹였는데.
오늘 아침은 이상합니다.
아무리 녹이고 녹여도.
의심가는 부위를 찾아가며 몇시간을 녹였는데도 감감 무소식이었습니다.
파이프가 언 것 같지도 않더군요.
이상하다 싶어 건물 밖, 땅에 묻힌 부분이 의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꽁꽁 언 땅, 그걸 우찌 팝니까...
그때 마침, 아랫동네 사는 어르신이 올라와 몇군데 들여다 보다가 땅속 묻힌 부분이 얼면 압력밥솥으로 녹일 수 있다고 하십니다.
압력밥솥 김 나오는 부분에 비닐 관을 꽂고 물을 끓이면 증기의 힘으로 얼음을 녹인다는 거죠.
옛날엔 달동네 수도관을 밥솥과 비닐관, 석유곤로만 갖고 다니며 녹이던 사람이 있었답니다.


그래서 바로 비닐관을 사러 안흥으로 내려갔는데...
예상대로 안흥엔 그런물건 없답니다.

정말 대단한 동네야.
다시 올라와 수준기로 쓰던 관을 찾아 휴대용 렌지 갖고 나가 끓이는데.
날이 추우니 가스가 얼어 힘이 없습니다.
다행히 비닐관이 길어  건물 안에서 끓여 내는 쌩쇼를 한 끝에.
퍽!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증기가 파이프 안을 헤치고 들어가더니 물이 와장창 쏟아졌습니다.
거 참~

그렇게 반나절을 헤맨끝에 압력밥솥으로 얼어붙은 수도관을 녹였습니다.
밥솥은 밥만 하는게 아니었습니다.
물론.
폭탄으로도 쓸 수 있다더군요. ^^;


지금쯤 술잔이 마구 돌고 있겠군요.
크리스마스는 메리하게들 보내셨겠죠?



    • 글자 크기
2.3에 들리는 형제님들.... (by 우현) ***** 28 일 영등포 술벙 ***** (by 짱구)

댓글 달기

댓글 7
  • 술잔 메리하게 돌리다가 저 혼자 먼저 들와서 밀린 일 끝내고 이제 잡니당. 애혀 매일 새벽 두시 세시네요...
    대갈통이 압력밥솥화 되어갑니다.
    정병호님 글에는 밥익는 냄새가 납니당.ㅋㅋㅋ 아 구수해...
  • 나도 아직 안잔다우~~! 근데 ㅈ어병호님이 나보다 나이가 위였던가 아래였던가? 왜 반말이 하고잡지? 온바꾸님~! 워뗘? 헤헤헤~~! 정병호님 아무튼 봄에는 아이들 데리고 놀러 갈께요~! 숙박비는 좀 싸게... 헤헤~! 정병호님이 한 없이 부러운 짜수~! 봄엔 좀 좋은 선물 들고 가리다~!
  • 정병호글쓴이
    2004.12.29 10:31 댓글추천 0비추천 0
    십자수님은 아마 중년이 코앞이시죠? ㅋㅋㅋ
    글고 여기 눈 와장창 왔을때 와야 한다니깐요.
    그럼 심설산행 한번 시켜줄텐디.
    그나저나 올해 이러다가 진짜 눈 없이 지나가는건 아니겠죠.
  • 예전에... 그러니까.... 아파트가 아닌 걍 주택에 살때......
    마당에 우물과 수도꼭지가 있었죠,,, 주렁주렁 등나무와 함께..... 거기엔 송충이도 대롱데롱....
    겨울에 새벽 4 시에 어머님이 깨웁니다. 수도꼭지가 얼었다는 거죠.....
    먼저.... 뜨거운물을 부어보고..... 안되면 나무를 잘게 쪼개서 아예 불을 때웠습니다.
    나중엔 거 왜~ 부탄가스에 얀결해서 쓰는 토치.... 로 지져댔죠.....
    서서히 수증기와 함께 구르륵 구르륵 하면서리 급기야..... 콸콸~~ 시커먼 녹물이 쏟아지면
    기분 짱 이었습니다. 낡은 2 층 건물엔 파이뿌가 외벽에 있었는데....
    이넘은 불을 땔수도 없고.. 또 워낙 노출되어 녹질 않더군요.....
    업자 불러서 전기로 지지면..... 여기저기 퍽~퍽~ 터져나가곤 했습니다.
    암튼 이젠 옛말이 되버렸지만..... 겨울이면 가장 신경 쓰이는게....
    수도 어는거랑.... 연탄가스 였습니다...... ㅎㅎ
    헌데 이런 조은 방뻡이 있었군요..... ^^
  • 정병호글쓴이
    2004.12.30 10:25 댓글추천 0비추천 0
    숨어있는 수도꼭지 언 것 하나 더 찾았습니다.
    아우....
  • 정병호님 어디 원시림에 사시는듯..ㅎㅎㅎ 한편으론 브럽습니다.. 1월달(19-20)에 1박2일로 강원도로 애들댈구 눈귀경갈건데 좋은곳추천..ㅎㅎㅎ 병호님새해복많이 받으시구요...건강하시구 수도얼리지마세요...
  • 정병호글쓴이
    2004.12.31 20:50 댓글추천 0비추천 0
    제가 사는데가 해발 650m 입니다.
    횡성군을 통틀어 가장 높은 집중 하나죠.
    근데 1월 19일까지 눈이 와줄지 모르겠습니다.
    영동은 그나마 눈이 좀 왔다는데 영서는 워낙 메말라서요.
    흐흐흐...
    얘들이랑 같이라면 대관령이 가장 괜찮을 것 같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576 감니닷.......4 treky 2005.01.15 323
9575 온바나와라오바2 왕창 2005.01.12 341
9574 옙! onbike 2005.01.14 319
9573 정병호님, 거기 날씨 어떤가요??1 sync 2005.01.09 342
9572 안녕하세요. 부산지역코스...2 무위비거 2005.01.07 548
9571 온바님~~!!6 정병호 2005.01.07 309
9570 첫 일출9 정병호 2005.01.02 314
9569 새해6 정병호 2005.01.02 317
9568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2 토토 2005.01.01 310
9567 마지막 해2 정병호 2004.12.31 328
9566 새해2 왕창 2004.12.31 310
9565 2.3에 들리는 형제님들....2 우현 2004.12.30 327
압력밥솥7 정병호 2004.12.28 625
9563 ***** 28 일 영등포 술벙 *****7 짱구 2004.12.23 621
9562 갑니다. 차는 안가져왔슴.. 오늘 끝까지... 십자수 2004.12.28 315
9561 그럼........ 짱구 2004.12.28 333
9560 아싸!4 onbike 2004.12.23 339
9559 양아님..3 onbike 2004.12.21 319
9558 도드람산 헛스윙..6 onbike 2004.12.15 442
9557 정병호님, 저도 별 봤습니다^^4 sync 2004.12.13 373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