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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강촌 스노우관광라이딩 후기

얀나아빠2003.01.13 10:51조회 수 755추천 수 3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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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전날...
방에있던 pc한대를 밖으로 내어 놓았다. DVD가 달려있는 놈인데 TV에 연결해서 보려구... 그런데 잘 않된다 소리도 않나고 화면도 않나오구... 오후 내내 했는데... 너무 오랜만에 PC에 손을 대서 그런지 영... 게다가 VDSL로 바꾼후 home networking에도 문제가 생겨 다른 한대밖에 internet 연결이 안되니 재미가 없다. 골치가 아프다. 시계를 보니 헉! 11시다. 아이쿠 내일 강촌 갈 준비해야지.

자전거 스프라켓이 추운날씨에 얼어붙어 헛도는 것이 무서워 물세차를 안하고 닦으려니 엄두가 않나서 놔둔지 2주째다. 얼릉 저거 체인이라도 닦아놔야지 맘먹고 WD-40으로 떡칠을 해서 때 뱃껴내구, tri-flow 테프론오일을 바르구해서 대충 끝내놓았다. 이것 저것 챙기구, 옷두 아침에 일어나서 입을 것 순서대로 늘어놓구 하니까 마루에 PC 부품들이랑 장비들이랑 뒤엉켜 가관이다. 혹시 잊을까봐 중요한 것은 배낭에 미리 넣어두고 준비 끝. 한시다. 내일 강촌에서 9시정도에 만나기로 했는데... 여기서 7시쯤 떠나면 되겠지.

너무 열심히 움직였더니 배가 고프다. 우유한잔과 빵으로 약간의 허기를 달래고 자려는 순간, 너무 찬 우유를 먹은 것이 탈일까. 배가 살살 아파온다. 온 몸을 구부린상태에서 계속 잠을 청했지만... 끝내는 배가 너무 아파서 도저히 잘 수가 없었다. 잘 자는 마누라를 깨워서  구원 요청을 했다. 마누라왈 급체린다. 난 아주 어릴적에 체한 적이 있었지만 너무 오래되어 체한 것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 아니 주체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지만 급체는 경험이 전혀 없던 터라 잘 모른다. 마누라는 배가 아파서 끙끙대고 있는 나를 보더니 손을 따잔다. 나는 싫다고 박박 우기다가 결국은 땃다. 배가 너무 아파서 마누라는 열손가락을 다 따야한단다. 나는 엄지만 하라고 했다. 별 효과는 없었다. 마누라가 화장실 가서 앉아 있으란다. 앉아 있었지만 아무 소식이 없다. 엎드려서 등허리도 밟아보고 소화제도 먹어보고 별 수를 다했지만 별로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를 않는다. 내일 강촌에 가야하는데... 이런 상태로 어케가지? 걱정이 된다. 마누라가 누워서 발끝을 들고 오래 버텨 보란다. 배 아파 죽겄는데 뭘 못하랴. 했다. 졸라 힘들다. 힘드니까 배아픈 것을 좀 잊을 수가 있었다. 나는 들고 있고 마누라는 숫자세고 하면서 몇번 했더니 많이 호전 되었다. 그러다 잠이 들었나보다.

담날 아침 배아픈 것은 말끔하다. 내가 잠자리에서 빨리 않일어나 조금 늦었다. 어제 늘어놓은 옷을 순서대로 입고 (위셋 아래셋)혹시 해서 방풍잠바 하나 더 챙기고 푹푹 빠질 것에 대비해 신발하고 평패달도 챙기고 강촌으로 출발한 시간 7시 40분, 많이 늦었다.
이천에서 영동선을 타고 중앙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만종jc로 향했다. 조금 빠른 속도로 질주를 했다. 평속이 130은 될 것 같다. 강촌의 유료주차장에 도착하니 9시, 쟈스트인타임... ㅋㅋ 아무도 않왔다.

이것 저것 준비하고 잔차를 내리는데 아니다를까 또 스프라켓이 얼어있다. 헛돈다. 해결책은 따뜻한 곳에서 녹여주믄 되는데...생각하믄서 열심히 크랭크를 돌린다. 혹시 이러다가 메뚜기가 제자리좀 찾으라고... 계속 돌린다. 하지만 그 특유의 메뚜기 소리는 나지 않는다. 헛도는 소리... 허무하다. 오늘 이러다가 못올라가는 것은 아닐지... 하는 수 없이 차안에서 녹일 요량으로 뒷바퀴를 빼는데... 전화가 왔다. 집결지가 유료주차장이 아니란다. T.T 산행후 식사하는 곳의 주차장이라고 한다. 자전거만 멀쩡하믄 기냥 타고가면 되는데 스프라켓이 얼어서 하는수 없이 차를 끌고 간다. 유료주차장에서 살살 내려가다 보니 트레키님이 보인다. 도로변에 나와 나를 찾고 있다. 반가운 맘으로 손을 흔들며 식당옆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자전거 상태를 보니 메뚜기소리가 난다. 휴~

약간의 우여곡절 끝에 출발... 강촌 관광라이딩 시작.
강변도로를 달린다. 매서운 바람이 우리를 반긴다. 옷을 세개씩이나 입어서 그렇게 춥지는 않았지만 귀는 엄청시리다. 그런데 문제는 앞에서 트레키님이 평속 26으로 쭉쭉 빼고 있다. 따라가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관광라이딩은 아닌 것 같다.
강변도로 끝나고 나서 트레키님에게 따졌다. 트레키님왈 거기서 천천이 달리면 얼어죽는단다. 그러고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다. 첨에는 귀가 시리더니 나중에는 열이나서 귀가 시리기는 커녕 상의의 자크를 내렸으니까...

일차 쉼터에서 보니 왠지 자전거가 허전하다. 아뿔사 튜브,공구,펑크팻치가 들어있는 안장가방과 펌프를 집에 두고 온 것을 발견했다. 나는 철저히 머피의 법칙을 적용받는 사람이기 때문에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든다. 제발 이번만은 아니기를 바랬다.

다시 산을 향해 출발...
아무리 봐도 이건 관광라이딩이 아니다. 도대체 눈이온 산의 풍경을 감상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좇아가기가 바쁘다. 산길은 먼저 올라간 지프들이 잘 다져놓아서 자전거가 올라가기 좋게 되어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선두그룹(전체 7명 선두그룹5명 중간그룹 나 후미그룹 다른 한분)을 라이딩 내내 선두그룹을 볼 수가 없었다. 이번이 두번째인데 첫번째 보다 더 힘들다. 아침을 못먹어서일까? 너무 힘이 든다. 아마 바퀴의 바람이 너무 많아서 자꾸 미끄러지는 것 같기도 하고... 해서 두번째 오르막에서 바람을 좀 심할 정도로 뺐다. 올라타보니 푹신푹신하고 그립력도 한층 좋은 것 같다. 나중에 어떤 화근이 될 줄모르고 좋다고 올라갔다.
그리고 올라가면서 느낀 것인데 옷을 많이 입으니 엄청 덥다. 날씨가 춥지를 않았다. 벗었으면 좋았는데 게을러서 기냥 올라갔다. 속은 땀으로 흥건하다. 옷의 조절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꼈다.

내리막의 어려움. 스노우라이딩이라 겁먹고 아예 속도를 내지 않았다. 그래서 별탈없이 내려오기는 했지만, 잘못 빠지면 핸들방향과 상관없이 지맘대로 가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내려오다가 돌길을 만났다. 나는 돌만 보면 겁이난다. 너무 많이 넘어져서이다. 지금은 요령을 안다. 돌길을 보면 절대 브레이크에 손을 대지 않는다. 시야를 멀리 보고 속도 줄일 만한 돌이 적은 흙길을 찾는다. 나는 오로지 그 속도 줄일 곳을 찾아 그 곳으로 가서 속도 죽이고 또 기냥 내려가고 속도 죽이고... 그런식으로 내려간다. 그래서 마구내려가고 있는데 뒷바퀴 감이 이상하다. 아까 바람을 많이 뺀 것이 화근이 되어 펑크가 났다. 튜브도 없고 펌프도 없는데 펑크가 나다니... 대학교 일학년 교양국사시간에 딱 한번 빠졌는데 그 날 딱한번 출석을 불렀다. 그렇다. F였다. 이 것이 대략적인 내 인생을 얘기 해준다. 용산에서 있었던 지저분한 예를 더이상 들지 않더라도 이해하리라 믿는다. 다시 펑크로 돌아가서 다행히 그 옆에서 트레키님이 사진을 찍고 있었고 또 다른 분이 주신 여분의 튜브도 얻을 수 있었다. 진짜 머피에 법칙에 적용받으려면 아무도 그런 것을 가지고 있지 않아야 되는데 나는 어느정도 운도 따르기는 하는 모양이다. ^^ 어설픈 나의 수리 솜씨를 보더니 트레키님이 나서서 다한다. 고마운 분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것은 머피의 법칙이 아니다. 왜 트레키님 있는 곳에서 펑크가 났는가를 생각해 보면 운이 뒤게 좋은 것같다.

이하 생략

산의 경치가 좋은 것을 안것은 트레키님이 올리신 사진을 보구서야 알았습니다.. 특히 제 사진. ^^ 후기 전반에 걸쳐 경치이야기가 일언반구 없는 것을 보면 아실 수 있으셨겠지만 저는 이번에도 쫓아가기 바빠서 주변을 돌아볼 수 가 없었답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습니다. 경치를 즐길 여유는 없었지만 전처럼 코스도 인지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으니까요 ^^ 다음에는 저 혼자도 올 수 있게 갈림길에서 항상 코스를 외었습니다. 저로서는 한단계 발전이라 생각합니다.
비록 스노우라이딩이라고는 하지만 조건이 너무 환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프가 다져놓은 눈길을 올라가고 내려가고 별로 미끄럽지도 않았구요.
다음에는 아무도 밟은 적이 없는 곳의 스노우라이딩을 하면서 그 고됨을 또 느낄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트레키님 감사드리구요, 같이 라이딩 했던 분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다음에 꼭 또 뵈요. 그 때는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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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눈티비까지 즐길줄 아시면 이제 정말 헤어나지 못할 산뽕 세계에 빠지신 것니다.^^ 이제 조금만 더 타시면 주위 경치가 눈에 들어올것니다. 수고하셌습니다.
  • 내심 얀나아빠님께서 홍천으로 오시길 바랬었는데....ㅎㅎ 즐거우셨군요. ^^ 그나저나 허브가 말썽이시군요. 잘 고치세요~
  • 2003.1.13 12:02 댓글추천 0비추천 0
    얀나아빠님, 담에 저랑 같이가요. 얀나아빠님이 선두를 맡으세요. 제가 후미를 지킬께요.
  • 진정한 스노라이딩은 역쉬 홍천이 젤인거 같네요^^
  • 2003.1.13 15:04 댓글추천 0비추천 0
    재미있으셨겠네요....후기도 잘 읽었습니다.
  • 안냐아빠님 부인과함께다니세요 그러면 저도 부담없이 따라갈터인대...
  • 마음은 굴뚝인대 민페될까봐서리 자중하느라...~0~
  • 2003.1.13 18:45 댓글추천 0비추천 0
    후기 잘 봤습니다. ^^ 저두 얼마전에 다른 분의 손에 제 튜브교환을 맡겨 본 적이 있는지라.. 그 고마움을 잘 알지요. ^^; 그런데.. 스프라켓이 얼어서 헛도는 것은 무슨 현상
  • 2003.1.13 18:46 댓글추천 0비추천 0
    일까요? Q&A게시판은 아니지만.. 궁금하네요.. -_-;
  • 얀나아빠글쓴이
    2003.1.14 08:32 댓글추천 0비추천 0
    뒷허브가 얼어서 헛도는 것을 잘못 쓴 것입니다. -.-;
  • 얀나아빠님, 아직도 뒷허브 문제를 해결 못하셨나보군요... 비싼 건데... 올리신 후기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타시네요... 그런데, 옷 바꾸셨어요? 멋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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