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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천보산

靑竹2009.10.27 21:58조회 수 4699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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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빡빡산으로 올라 떡바위 구간을 거쳐 왕방산까지 종주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그게 쉽질 않다.

시간도 늦은 데다가 꾀가 나서 떡바위 구간을 생략하고 성모병원 뒷편으로 해서 천보산에 올랐다.

 

 

 

 

 

 

 

 

 ▲나무계단

 

 

 

 

▲돌계단

 

 

 

 

 

 

 

▲돌계단 계속

 

 

 

 

 ▲다시 나무계단

 

 

 

 ▲앗싸~ 드디어 천보 능선이닷!

 

 

 

▲저 멀리 건너뛴 떡바위 바로 위의 송신탑이 보인다.

 

 

 

 

 

 

 

 

 

 

 

 

 

 

 

 

▲삼각대 세워 놓고 다운힐 설정샷을 날리려다  화들짝 놀란 까닭은? 

그렇다. 조그맣고 하얀 말티즈 한 마리가 헥헥거리며 업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쿠~ 놀래라.

 

 

 

 

 

 

 

 

 

 

 

 

 

 

 

 

 ▲산이 온통 붉은 빛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이용객이 퍽이나 줄 듯한 외롭게 보이는 숲속의 벤치

 

 

 

▲천보 능선은 타고난 미녀다.

깍쟁이처럼 까다롭기도 하고 부드러운 미소처럼 유려한 코스이기도 하고

솔숲과 활엽수 구간이 교차로 나타나면서 변화를 준다.

때로 마주치는 거친 구간이야 미녀의 도드라진 쇄골이거나

도도한 콧날이렸다?

 

 

 

 

 

 

 

 

 

 

 

 

 "유명한 길치신데 길은 잘 외우셨어요?"

"걱정이네. 한사날 안 보이면 신고 좀 해 주시구랴."

"알았습니다. 호호"

 

오후 2시가 다 돼갈 무렵에 올랐던지라 축석고개로 내려가려고 했는데

모르고 지나친 걸 알아채고 내친 김에 원바위까지 가려고 했는데 길을 잘못 들었다. 

바위투성이에 길도 안 보인다.

 

'젠장, 이 고지가 아닌가 보네?'

 

 

 

 

▲'에고고 여긴 또 어디랴?' 또 길이 끊긴다.

가을 단풍에 취해 무작정 윗쪽으로만 오르다 보니 맨 낭떠러지에 바위에 길도 없다.ㅋㅋ

이리저리 헤매고 다니다 보니 숲이 조금씩 어둑어둑해진다.

'더 늦기 전에 아무 데고 내려가는 길을 찾아야 될 텐데' 생각하면서도

마음은 태평이다.

 

 

 

 

 

 

 

 

 

▲허겁지겁 한참을 되돌아 내려왔다. 축석고개로 내려가기엔 시간이 너무 늦었다.

겨우 내려가는 길을 하나 발견해서 내려가니 양주시 만송동이란 동네가 나왔는데

처음 보는 이름이다. 휴우우~~~~~~~~~~~~

 

 

 

 

▲아스팔트와 시멘트에 늘 거부감을 갖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반갑다냐. 

 

 

 

 

▲헬기도 반갑다. 

 

 

 

 

 

 

 

 

 

 

 

 

 

 

 

 

 만송동이란 동네로 내려오니 2차선도로가 나오기에 살펴 보았더니 표지판이 안 보이기에

직감으로 우회전해서 달리다 맞은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는 영감님을 만나 길을 물었다.

 

"헛헛헛..지금 방향은 포천으로 가시는 거여. 반대 쪽으로 가셔야 의정부가 나와요."

 

"아이쿠 어르신 고맙습니다."

 

(이렇듯 직감은 날 배반하는 경우가 더 많다.)

 

 

 

 ▲임시 개통한 신설도로를 넘어...

 

저 끝에 보이는 고개까지 삐질삐질 거의 올라갔다가 아무래도 의정부 방향이 아닌 것 같아

다시 내려오던 중 자전거를 타고  올라오는 중학생 하나를 만나 길을 물었더니

저 앞에 보이는 고개를 넘으면 의정부란다. (으흑)

 

송신탑을 보면서 올라갔던 것인데 길을 잘못 든 것 같다는 생각의 근거는 대관절 무엇일까?

뱃전에 칼집을 내서 표시했다는 각주구검의 경우가 나보다 차라리 현명한 것 같다.

아마도 국민 길치의 숙명이 아닌가 생각된다. 케행~

 

(에잇! 임시 개통을 하려면 표지판이나 제대로 만들고 하던지..)

 

아무튼 멋적어서 사진기 꺼내 한 컷. ㅡ,.ㅡ

 

 

 

 

 ▲의정부에 도착하니 일몰이다.

 

 

 

 

 ▲태어나고 자란 초가집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이 뭉클하다.

대나무숲에 일던 을씨년스러운 바람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들리는 듯하다.

 

이런 허름한 양옥집도 내겐 아련한 추억거리다.

청소년기와 청년시절을 보낸 집과 비슷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뒤에 보이는 아파트는 내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한다.

불혹의 나이가 되고 난 뒤 살기 시작해서 10여 년째 살고 있지만

아직까지 좋다거나 정이 든다거나 하는 일은 없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천보산엔 몇 번이나 더 가게 될까?

천보산이 좋다.

 

 

가을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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