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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우군 수난기 1

미니메드2006.08.05 13:36조회 수 239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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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충무에서의 여름휴가.
아침에 눈을 떴습니다. 창밖에 시원스레 펼쳐진 남해바다. 커다란 배가 바닷물을 가르며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3일째 맞는 휴가지의 아침. 그곳에서 우린 하루의 여유가 더 있었습니다.
하지만 찬우군과 저는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무료하다고 생각이 들었지요.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그리고 짐을 싸기로 전격 결정. 아침식사도 휴게소에서 하기로 하고..
여름 휴가 가서 무덥고 짜증나는 서울로 서둘러 귀경한다는 것은 그 동안 상상도할 수 없는 일이었지요.

오후 한시 우리는 서울 톨게이트로 들어섰지요. 우선 시립도서관에서 방학 필독도서를 대여하고 자동차 엔진오일과
미션오일 등을 갈고 집에 도착하니 3시가 넘어섰습니다.
잠시 후 찬우 왈 <아빠~ 자전거 타러 가야지>
예전 같으면 녀석 잡아다 혼줄을 내고는 베게 들고 바닥에 자빠링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음.. 그래.. 가야지…> 묵묵히 일어섰습니다.

우린 이렇게 집을 나섰습니다. 한심하단 듯이 쳐다보는 아내의 시선을 뒤로 느끼며 패달을 밟았습니다.
첫번쩨 목적지 우면산. 아직 한번에 올라보지 못한 정상.  
역시 우면산은 정상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무리한 도전이어서 그럴까 ?
찬우군은 업힐 도중 넘어져 팔꿈치에 제법 깊은 상처를 입고 피를 흘렸습니다. 우리 둘은 중간에 콘크리트 가이드블록에
앉아 숨을 몰아 쉬고 있었습니다.
그때 조용히 우리를 스쳐가는 노란 져지를 입은 라이더. 업힐은 이렇게 하는 것 이라는 듯 유유히 사라져갔습니다.
홧김에 물을 벌컥 벌컥 마시고는 다시 심호흡.

<아빠 앞으로 내 아이디를 피철철로 할까? >
녀석은 아직 힘이 남았는지 농을 겁니다.  
우린 다시 힘을 내서 계속 오르기로 하였습니다. 우선 찬우군 자전거를 잡아 출발시키고 저는 20M가량 밑으로 내려가다가
휙 돌아서 다시 업힐.
한차례 더 섰다가 정상에 올랐습니다. 휴가를 하루 앞당겨 돌아와 올라선 우면산의 정상.
우리가 원했던 것은 바로 이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였던 것 같습니다.

선배(?)뻘 되시는 노란 져지의 라이더는 찬우군 팔꿈치에서 계속 피가 흐르는 것을 보고 물로 세척해주시면서
제 가슴에 꼿히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 업힐을 하다가 중도에 서는 이유는 다리 힘이 없다기보다는 심장이 터질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 이예요.
절대 심장이 터질 리가 없으니 걱정하지 말고 자신을 믿어보세요. 오르던 패턴대로 계속하다 보면 정상에 서게 되지요 ’

우리는 다운힐로 내려오기 시작했고 다음 목적지로 향하였습니다.
<아빠 앞 바퀴 브레이크 알지?>  <알아 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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