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by 목수 posted Oct 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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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옆에 제법 오래된 은행나무가 한그루 있습니다

은행이 주렁주렁 달린 걸 쳐다만 보고 있는데

하루는 동네 아주머니 몇분이 따러 오셨습니다

따는 걸 조금 도와드리고 한움큼 주워다가

손질해서 말리니 꽤 예쁘고 뿌듯하더군요

(이거 주워다가 손질 하는데 냄새가 장난 아닙니다 ^^;;)

거기에 재미를 붙여서

매일 조금씩 주워다 손질해서 말리고 반복하다 보니까

양이 제법 되는 겁니다

원래 그런데 욕심내는 성격이 아닌데,

하다보니 아랫집 어르신들 매일 조금씩 주워가실 것까지

주워 온 꼴이 되었습니다  

주워온걸 드릴까 했더니 지금 나무에 달린 것만 주워도 충분 하시다고...

 

그렇게 주워온 걸

마음에 빚진 몇몇 친구들에게 보내주려고 택배를 불렀습니다

그날은 커녕 다음날도 안오더군요

사흘째 되던날 오후에 전화를 또 했습니다

아직 흔암리 쪽에 못갔을 거랍니다

기다려 봅니다. 역시나, 또 안왔습니다

나흘째 되는 날 또 전화를 해 봅니다

어제 바빠서 못왔답니다

기다려 봅니다 또 안옵니다  흑흑

결국 닷새째 되는날,

시내 나가는 사람편에 택배박스를 보냅니다

 

그렇게 보내고도 이만큼이 남아서

낼 야영장에서 한움큼씩 풀려고 했더니만....

 

이건 뭐

택배도 안되고

온라인뱅킹도 안되는 은행이니 ㅋㅋㅋ

관심 있으신 분들은

오셔서 한움큼씩 분양받아 가시길...사진 076.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