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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하십니까. ^^

ducati812007.02.22 09:58조회 수 1079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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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6시 30분에 출근 준비를 마치고 잠깐 앉아서 음악을 듣고 있었지요. 복잡한 악기 소리와 보컬의 음성을 듣고 있자니 상당히 머리가 복잡해 졌습니다. 그래서 음악을 끄고 간단한 피아노 연주곡을 들었습니다. 매일 매일 머리속이 깨끗하게 정리가 되지 않은 채 하루 하루를 살다보니 최근 들어서는 조금이라도 복잡해지면 머리가 아파옵니다. 그러면서 저기 깊숙한 곳으로 그냥 숨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간단한 피아노 연주곡을 듣고 앉아 있으니 얼마나 마음이 편안하던지요. 1시간이라도 앉아서 편하게 연주곡을 듣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군요.

한 달이 넘게 자전거를 안타고 있습니다. 못타고 있는건지 안타고 있는건지 스스로에게 대답은 못하겠습니다. 한 달전에 3박 4일 정도의 투어를 하기 위해 준비를 했었는데, 4일간 자전거 여행에 필요한 짐들이 왜 그리 많던지요. 사소한 장비부터 안전 장구, 의류들, 신발들..일상의 짐을 좀 덜어내고 자유로움을 느끼기 위해 계획하고 시작한 여행이었는데, 무거운 자전거와 짐을 잔뜩 짊어지고 가는 여행이 되다보니, 원래 가고자 했던 여행의 의미를 좀 잃어버린것이 아닌가 스스로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99년 3월, 처음 자전거를 타던 시절에는 패드가 달린 반바지와 반장갑, 그리고 21단 알투스 스펙 자전거로도 충분히 즐겁고 행복했던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의 바이시클 라이프는 너무 복잡합니다. 복잡한 기능의 자전거와 그 자전거를 타기 위해 필요한 수많은 장비들, 전용 의류들. 자전거가 만들어 내는 사소한 소음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신경쓰고 그 많은 기능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하고 계속 생각이 나게 되고.

그냥 안장에 올라 앉아서 편하게 페달질을 할 수 있는 단계를 벗어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 시간이 허락할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를 타야지'라는 생각은 우선 순위에서 밀리게 되었습니다.

즐기기 위해, 그리고 행복해지기 위해 취미 생활을 하고 그래서 저는 산악 자전거를 탔던 것일 텐데 지금 저에게 자전거는 즐거움과 행복을 주는 수단이 아니라 복잡한 삶에 있어 추가로 뭔가 신경을 더 써야 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집 구석에 보관되어 있는 자전거에 눈길이 안가게 되는군요.

비슷한 예로 편리함을 위해 컴퓨터와 핸드폰을 사용하지만 그런 기기들의 기능이 복잡해지고 삶에 깊숙히 침투함에 따라 오히려 삶이 더 복잡해 지는 그런 경우라고나 할까요.

일종의 슬럼프라고 생각이 됩니다. ^^환경적인 요인도 있고 해서 당분간 자전거를 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스스로에게는 '27살, 지금 나에게는 자전거보다 삶에 있어 더 집중을 해야 할 일이 있다.'라고 정당화를 시키고 있습니다만.^^

다시 생각해보면 '제대로' '집중'을 해야만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어버린  스스로의 상태가 상당히 우울해지기도 합니다만, 편하게 행복하게 안장에 앉을 수 있는 순간이 다시 올거라고 또 스스로에게 위안을 하기도 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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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by ほたる™) 올해 4월 로드싸이클 애니매이션 방영 (by nusic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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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 저는 보여주기 위해 타야하는가 내가 즐기기 위해 타야하는가로 고민을 한적이있었습니다...
    취미가 스트레스로 다가온적이 있었는데.....
    저도 잘모르겠습니담-_-;;;;;;;;;
  • 마음을 비우고 페달을 돌리심이...^^;

    '자전거를 탄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 아닐까요??

    전 어제 저녁 내내 풀샥 미니 벨로를 타봤는데...

    자전거는 각각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더라구요. :D
  • 아무 생각없이 열심히 젓다보면 행복을 느낄수 있을것입니다^^
    물론 힘도 들겠지만요
    행복이라는것은 결코 쉽게 얻어지는것이 아닌
    부단한 노력에 의해서 얻어진다는 것입니다(주절주절)
  • 두카티님, 그렇데요... 다른 게 너무 복잡해서 가장 단순한 것도 더 생각하기 싫어지는 그런 때가 있더라구요. 물 흐르는대로 마음 흐르는 대로 버려두세요. 머 인생 선배랍시고 해줄 예기란게 이런 허접한 거 밖에 없네...쯥. 자자자 힘내시고, 짬내서 피아노 소나타 한 곡 더 들어요.
  • 마음을 비우고...두 손을 모아....
  • 저는 잔차타는 목적이... 뱃살과 재미있으니까
    그리고 사진&동영상을 찍기 위해서 탑니다.

    대전에 이사와서 안가본 코스 없이 다가봤고... 제 비만 헤클러로 갈 수 있는 모든곳은요.
    운동이 더 많이 되는 xc,all mountain 스타일의 라이딩보단
    요즘은 freeriding 쪽으로 ... ^^;

    저도 요즘 정체기입니다... 라이딩 횟수가 팍 줄었어요...
  • 자전거에 푹 빠져있지만 자전거 때문에 늘 행복할 수는 없을겁니다. 저는 직장에서 바다낚시 총무겸 다음에 자전거까페도 운영하는데요. 이게 장난 아닙니다. 가을철에 감성돔 한창 나올적에는 바다에 가고 싶고..... 좋은 코스에 간다하면 자전거 타고싶고...... 주중에 3일씩 로라(자전거)탄다고 돈만 내고 몇번 타지도 못하고 겨울 다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전거로 인한 가장 큰 즐거움과 행복은 자전거 탈때의 행복도 있지만 내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교류 머 그런것이 더 큰 행복인 듯 합니다. 회원들과의 만남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항상 생각만 해도 즐겁고 행복하더라구요...... 물론 라이딩할때가 가장 즐거운것은 당연하구요.
  • 이틀동안 휴가라서 혼자 자전거를 탔는데, 너무나 재미없던데요...
    아직 혼자 타면서 자전거와 함께 호흡하고 집중하고 재미를 느끼기에는 모자란 실력인가봐요.
    자전거를 타기시작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는 게 가장 즐겁습니다.
    아, 살이 쉽게 빠지는 것도 즐겁구요~
    저는 먹고 싶은 거 실컷 먹으려고 운동하거든요, 혹은 실컷 먹고 빨리 살빼고 싶을 때 자전거 탑니다~ ^^
    그리고 저 역시도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마냥 자전거에만 빠져 있을 수는 없는데요~
    제가 본 분들은 대부분, 일도 가정도 자전거도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그분들 보면서 나태한 제 모습 반성도 많이 되구요~
    단순한 "탈것" 그 이상이기에 여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모이는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듀가티님...저도 듀가티님하고 같은생각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흠...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애써 생각해버립니다.(오늘 100km달리구 오면 내가이긴거다..ㅡㅡV)

    P.S->뻘건달님 라뒹사진이나 동영상보면 대전으로 팍~이사 가구싶다는 생각이...;;
  • 그래도......자전거 타는거 좋아하시죠...???
  • 2007.2.22 15:06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냥 요즘엔 본능적으로 자전거를 탑니다..
    몸에 녹아들었나 봅니다.. ^^
  • 그...자전거를 즐기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산악자전거...산타다가 재미없으면 로드도 타고 그러다 바쁘면 잠시 못타기도 하고
    거꾸로 로드타다 재미없으면 산도 타고 개척도 해보고 계단도 조금 연습해보고
    결국 즐거운게 최고입니다 어쨌거나 이건 레저이니까요

    3단쓸때 힘들면 2단쓰는 겁니다.. 안장너무 높으면 낮춰서 타는겁니다
    산타다 힘들면 로드타는거고 로드타다 힘들면 좀 쉬다 타는게지요 ㅎㅎ
    운송수단으로서만 이용해도 자전거는 충분히 재미있으니까요
    남의 눈을 의식하는게 문제같아요 저같은 경우만해도 처음 자전거에 즐거워했던 이유는
    내가 모르는 곳을 내 힘으로 갈수있다는 그런 단순함이였지요
  • ... 시간 많이 안 나는 건 알지만, 한밤중에 혼자서라도 산에 올라가봐요..
    저도 어제 그제 ,, 살면서 별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났는데,
    방금 친구하고 안산 올라갔다 오고나니 좀 풀렸습니다.
    강박 갖지 마세요, 일시적인 권태일 뿐입니다.
    이 순간은 좀 힘들겠지만요..^^
  • 며칠 연속해서 잔차를 탔더니
    피곤합니다.

    오늘 만난 동호인은
    '그렇게 타면 골병 든다'고 합니다.

    횟수는 많지만
    거리나 강도는 약한데....

    며칠 쉬어야겠습니다.
  • 저도 초겨울 머리에 바람이 든 후, 잠시 슬럼프가 있었는데요.
    그냥 아무생각 없이 헬멧 쓰고
    잔차 끌고 나가시면 됩니다.

    it's that simple!
  • 두 달만에 자전거를 탔습니다....
    변속장치도 없고 서스펜션도 없는 접는 자전거...
    입가에 번지는 미소 ....ㅎㅎㅎ.. 아..역시 난 자전거를 타야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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