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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고참.. 2

jericho2007.01.26 04:14조회 수 1512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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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전역할 때 내무실 막내이던 녀석이 며칠 전에 전역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한동안 잊혀졌던 군대 생각이 나있던 차에
오늘 좀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군대 고참을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겁니다.

정말 생각도 안 나던 녀석인데
녀석을 보자마자 '송xx!'하고 이름부터 튀어나오더군요
문제는 이녀석이 절 위아래로 훝어보더니 고개를 휙 돌리는 겁니다.
그래서, '송xx'아닌가요? 하니깐 목소리를 알아챌까 입도 안 열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군요

예전에 부대에서 봤던 똥씹던 표정 그대로요

녀석은 저하고 같은 학교에 다닙니다,
저는 다른 학교를 2학년까지 다니다가 재수를 해서 다시 학교를 들어갔구요.
신기한 건 이녀석도 저와 같은 길을 걸었던 겁니다 이전 학교도 지금 학교도 똑같은..

처음 배치받은 분대 맞고참이고, 군대를 매우 늦게 온 것도,재수 인생도..  
참 공통점이 많아서 친하게 지내려고 했는데,

제가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나봅니다.
신기하게 꼬이더군요. 그렇다고 이녀석이 그렇게 군생활을 잘했다고 보기 힘든 편이라
고참들에게 좀 많이 당했고. 후임들하고 사이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지요
그다지 정이가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못난 사람은 아닙니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 주위에선 따라와주지 않는...
단체 생화에선 그런 사람 있잖아요.. 좀 아쉽죠.

만만한 게 맞후임이라고(7개월 차) 애꿏은 저만 중점적으로 갈구더군요
화장실 청소가 x같다고 더러운 실내화 발로 한번은 밟히기도 했습니다 ㅎㅎ
다른 녀석들은 갈구지도 못하면서 ^^
저도 군생활  허접하게 했지만 작업,훈련,청소 같은 걸로는 거의 잔소리 들은 적이 없는데
(점호나 교육 간에 졸다가 갈굼은 많이 받았습니다)
유일하게 이녀석이죠

전역하면 그래도 같은 학교니깐 얼굴 보겠거니 .. 그러면 일단 제가 이녀석
한대 때려주고나서 친하게 지내려고 생각했는데, 정작 학교에서 한번도 못 봤습니다
이녀석 동기들도 소식을 모른다는 겁니다.




하여튼간에, 그래도 이상해서 자꾸 쳐다보는데, 저와 같은 버스를 타게 되더군요 .
전 중간에 환승하느라 내리려고 보니 그녀석이 뒷문 바로 앞에 앉아서는

제가 오니깐 고개를 창가로 돌리더군요
버스에서 내려서 다시 쳐다보니 고개를 맞은 편으로 휙 돌립니다.

전에 근무 같이 서면서 들은 얘기로는
성남의 동생 학교와 우리학교 중간 쯤인 잠실에 집을 얻을 거라고 했는데, 같이 탄 362번 버스 노선과 일치합니다

아무리 봐도 맞습니다.
그래서 군대고참녀석한테 전화해보니, 그녀석이 맞을 거라는 겁니다
녀석이 컴플렉스가 있어서인지, 소심한 성격 때문인지
상황을 들으니 맞을 거라면서, 옛날 얘기 하면서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

녀석이 전역하기 전날, 분대원들과 조그만 파티를 해줬는데
'나가면 뭐먹고 살지..' 하는 얘기했던 그날,

그나마 좋게 끝난 기억은 사회에 나오니 이렇게 무너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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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토란 영화와 멜 깁슨... (by 십자수) 아산입니다. ^^ (by ducati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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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한번 고참은 영원한 고참이지 ~ 제대한지 17년이 지났지만
    나 보다 나이가 어려도 예전 고참 보면 반말은 안나오던데 ㅎㅎ 내가 소심하건가? ㅡㅡㅋ
    아무리 고추가루라고 해도 만나면 반가운 법인디 고놈 희안하네......
  • 속좁은 저는, 군대 시절 괴롭혔던 고참을 사회에서 보면, 먼저 아는척하기가 힘들었을텐데, 재성이님은 대단하십니다.
    그나저나 그 사람, 그렇게까지 해 줬는데도 기회를 뿌리치다니.. 참 아쉽네요.
    보통 군대에서 잘 하는 사람이 사회에서도 잘 하더군요.
    시원한 라이딩으로 기분 푸세요~
  • 지금도 군대생활 같이 한 몇 사람과 연락이 됩니다.

    말 놓는다는거 그게 어렵더군요.
    바로 위는 아니고 한 달 차이나는 고참이 있었는데
    요즘도 서로 말 놓기가 뭐해서 어정쩡한 말투로 통화를 합니다.

    좋은 기회였는데
    그 사람이 기회를 차 버리는 군요.

  • 그게 참 안되더랍니다. 저 또한 군대를 조금은 늦게 간편이라 고참들이 다들 저보다 한두살 아래였는데 역시 한번 고참은 ... 얼마 전 고참 중 한 분이 부친이 아파서 저를 방문 했었는데 그냥 권병장님 하고 부르게 되고, 그 분 역시 아 김병장 하고 반말로 부르더랍니다. 저보다 한살 아래였죠. ^^ 반대의 경우도 있었죠. 야구장에서 우연히 군시절 후임병을 만났는데 그 후임병 저보다 한살 많습니다. 당연 전 반말 그친구는 존댓말... 한번 고참은 영원한 고참이라는 말이 맞는 듯 합니다.
  • 군대있을때, 제게 참 잘해주던 고참이 있었습니다.
    제겐 형같은 좋은 사람이었지요.
    제대하고나서 서먹해졌는데,
    제겐 참 좋은 고참으로 기억되지만,
    막상 당사자는 제게 많이 미안해하더군요.
    나이도 저보다 몇살어리고, 절 혼내기도 했던 걸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제에겐 그게 참 좋은 충고이자 약이 됐는데도...
  • 저도 엄청나게 저 괴롭히던(?) 녀석을 라이딩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만났지요.^^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간단히 안부를 묻고.
    녀석이 '아직도 자전거 타고 다니냐?'라고 묻더군요.

    환경이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었지 사람이 사람을 힘들게 만들었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나름대로 힘든 시기를 같이 지나온 사람들이니..

    그 고참한테는 군대라는 기억 자체가 나름대로 힘들었나 보군요. 그래서 그 기억속의 사람들도 같이 하기에는 힘든 사람으로 남았나 보지요..
  • ㅍㅎㅎ..군댄 군데져.. 군대서 욜라 깝쭉대던 고참.. 나한테..차 팔러 왔던데..ㅋㅎ
    반말 어림 반푼어치도 없져.. 첨에 비스므리 하게 반말 하길래..내가 반말 깠음..ㅎㅎ
    왠야..내가 지보다 나이가 많았거든요~~ 그것도 두살..흐흐...
    그 이후 쩍팔려서 오지도 못합니다..호호호~~
    군대나..직장이나..자전거나 먼저 입문해서 고참이나 선배가 될수는 있지만...
    그것이 곧 인생의 선배는 아닙니다...
    좋은 인생의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 예의를 지키며 진심으로 함께 했을때~~
    오래도록 그립고~ 보고 싶은 사람이 된다고 생각 합니다...ㅋㅋ
    요즘도 자전거 못탄다고 하수로 보는 웃기는 짜장면들? 가끔봅니다..~~퀠#$%헿ㄱ뺧~쿄~
  • ㅎㅎ 저도 군대 고참양반이랑 지금은 친구먹고 지냅니다. 나보다 세기수 선임인데 사람이 참 좋았습니다. 군대에서 고생을 좀했는데 힘든와중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사람이죠 그양반 팔뚝이 제 허벅지만한 사람이었는데 저도 제대하고 학교다니는데 어느날 우리학교로 편입했다고 연락이 왔더군요.ㅋㅋ 그래서 같이 방을 얻어서 자취를하며 제2의 내무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분위기봐서 말트고 지내자구 하니깐 그러자 그러더군요 ㅋㅋㅋ 지금도 잘지내지만 그래두 어느선을 차마 못넘겠더군요 가령 부탁하면 거절하기 힘들거나 술취하면 뒤치닥거리 해준다거나 등등 ㅋㅋ 그양반 자전가 잊어버릴때 같이 찾아다니고 그랬는데~ㅋㅋ 하지만 일단 좋은점은 머 사먹거나 그럴일있으면 그양반이 다쏩니다 푸하하하^^
  • 안 만날꺼 같은데...꼭 마주치게 되는게 참 신기하더군요...ㅎ

    고참은 아니고 경계 근무 조원 중에...묵묵히 일 잘하고 조용하고 수줍음 잘타던 쫄따구 녀석을

    전역후 사회에서 만나게 되었는데...조폭 행동대장이 되어 있어...엄청 충격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 그래도 사회에 나와서 만나면 반갑기만 하던데....그런 부분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 1년 3개월 처부 고참있었는데요..
    좌우간 그인간이 제대하고 1달있다가 면회왔더군요.
    절 면회온건 아니고 그냥 부대에 놀러온거죠. 집이 30분 거리에 있으니..
    그때 저는 상병이었고.. 취침시간이 넘어서 내무반에 들어와서 저를 깨우더군요.
    좌우간.. 전 그날 바로 반말 날렸습니다. "IC~~ 가라.. 피곤하다..."
    전 별종인거군요.. ㅋㅋㅋ
  • jericho글쓴이
    2007.1.26 14:17 댓글추천 0비추천 0
    동체이륙님, 저도 똑같은 경우 있습니다, 제대 한달 전 인간적으로 싫어하는 녀석이 부대에 놀러와서는, 저보다 4살 어린 놈인데도 반말 찍찍 하면서, '형 아직도 짬밥 만드냐?' 하는데 상대하기 귀찮아서 그냥 '꺼져라'하고 말았던 적이 있네요. 어딜가든,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있고
    싫어하는 사람 있기 마련이죠, 상대가 저에게 먼저 호감을 가지고 다가와도 친해지기 어려운 사람있잖아요, 그 반대의 경우도요
  • 졸병들을 동생처럼 생각하고 나름 잘해줬었는데, 모두들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지...
  • 서로 으르렁 거렸다 해도 만나면 반가운데~~~~그 사람은 그게 아닌가 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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