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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내륙탐사 라이딩

dslee2005.09.20 01:31조회 수 724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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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울진 내륙지역을 탐사할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겼습니다.
숙소를 영덕군 병곡면에 위치한 칠보산 자연휴양림에 정해 놓고, 새벽 5시에 길을 나섰습니다. 아직 동이 트기 전이라 세상은 온통 칠흑같이 캄캄합니다.
자동차에 자전거를 싣고서 일단 월송정 입구로 가서 주차를 해두고, 그곳에서 출발하기로 합니다. 미리 스트레칭을 하면서, 어떤 힘겨운 구간이 있더라도 결코 지치지 않기로 스스로에게 매서운 다짐을 걸어둡니다.
이런저런 준비를 하는 사이에 이윽고 날이 밝아옵니다.



월송정을 출발하여 7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북쪽으로 올라갑니다.
추석연휴이어서 자동차들이 몹시 붑빕니다. 무서운 속도로 차들이 달리는데 다행히도 갓길의 여유공간이 많아서 비교적 안심하고 달립니다.
평해읍에서 기성면으로 접어듭니다. 구산해수욕장을 지나니 곧 울진공항이 보입니다. 봉산리와 기성리, 척산리를 지나서 사동리를 통과해 갑니다. 사동리에는 망양해수욕장이 있습니다. 텅빈 해수욕장은 쓸쓸하기만 합니다.
손부리재를 넘어서 나타나는 망양휴게소는 그냥 통과해 갑니다.



이윽고 원남면의 덕신리와 오산리를 단숨에 지나치니 매화리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보입니다. 이곳에서 매화까지 가면 69번 도로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69번 도로의 분기점 1.5km 전방임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이른 아침의 간선도로는 인적조차 없고, 간혹 놀란 꿩들이 길섶에서 푸드득 날아올랐을 뿐입니다.



매화리는 울진군 원남면의 한적한 농촌 마을입니다. 이곳은 7번 국도에서 69번 지방도로로 연결되는 분기점이기도 합니다.
추석인데도 마을에는 사람들 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습니다. 모두들 떠나고 노인들만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도시의 자녀들이 찾아온 집들은 더러 문앞에 주차된 자동차의 모습이 보입니다.



원남면 기양리를 거쳐서 영양동, 기전동, 두기동을 지나치면 기양저수지가 보입니다. 이제 포장도로는 드디어 끝이 나고, 라이딩에 더없이 좋은 비포장 자갈길이 시작됩니다. 비포장 도로를 만나는 심정이 마치 신부를 기다리는 신랑의 마음 같습니다.
공연히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길가에서 만나는 여울물은 어찌 그리 맑기도 하던지요.
전혀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맑음을 잘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심심산골을 찾아온 까닭은 이러한 광경을 만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멀리 산중턱에 걸린 임도가 보입니다.
저런 임도만 보면 라이더의 마음은 호기심과 뜨거운 열정으로 끓어오릅니다.
이 임도는 외길마에서 모개밭골을 거쳐 다천리와 척산으로 연결되어 7번 국도의 중간으로 이어지는 임도입니다. 이곳도 자전거로 달리기에 적절해 보입니다.



튀밑이라는 야릇한 이름의 마을을 지나 갈면교를 건너 소로실, 갈마동, 광대골, 사달동을 통과해 가면 죽전마을이 나타납니다. 중로에는 전형적인 울진의 임도가 모습을 나타냅니다. 주변은 온통 등걸이 붉은 우리나라 소나무의 숲들이 장관을 이룹니다.



매화에서 온정까지 이어지는 69번 도로에서 아직 포장이 되지 않은 구간이 많습니다.



게다가 비바람에 도로의 중간이 움푹 패인 곳이 많고 또 워낙 험해서 도로라고 부르기도 주저되는 가파른 산길 임도 수준이라 보면 좋을 듯합니다.



기나긴 구간을 빠져나와서 드디어 외선미에 도착합니다.
외선미라는 곳은 영양 일월산 쪽에서 평해로 이어지는 88번 국도와 69번 도로가 만나는 지점의 마을 이름입니다. 울진군 온정면에 소속된 곳이지요.



내선미 마을을 빠져나오면 햇볕이 따갑게 내려쬐고 그 열기가 후끈후끈 달아오르는 아스팔트와 만나게 됩니다. 산길 비포장 임도가 새삼 그리워집니다. 가쁜 호흡과 뚝뚝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보면서 오르막내리막을 합니다.
온정면 소태리와 온정리에 다다르면 백암온천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표지가 보입니다. 그곳을 통과하여 금천리와 광품리로 접어듭니다. 온천으로 들어가는 자동차의 행렬이 많습니다.
정오가 지나서 드디어 허기가 몰려옵니다. 마을 앞 정자나무 밑에 앉아서 점심식사를 합니다.



식사 후에 다시 길을 떠납니다. 곧 삼달리 표지판이 보이고, 평해로 접어듭니다.
새벽에 길을 떠났던 월송리가 멀리 시야에 들어옵니다. 지도에 표시를 해두고 울진의 내륙 지역을 완전히 한 바퀴 돌았습니다.
여기까지의 적산거리는 87km입니다. 어딘지 모르게 허전하고 부족한 듯 느껴집니다.



자동차에 자전거를 싣고 숙소가 있는 칠보산 자연휴양림 입구로 와서 길가 주차장에 먼저 주차를 해둡니다. 그곳에서 자전거만 꺼내어 휴양림까지 업힐을 합니다. 제법 센 업힐 구간도 더러 있지만 아무런 문제가 되질 않습니다.



위의 사진은 칠보산 자연휴양림으로 오르는 구도로의 입구입니다. 영리라는 곳에 있는데, 자전거를 타고 오르기에는 포장이 되지 않은 구도로가 훨씬 좋습니다.



칠보산 자연휴양림으로 오르는 구도로입니다.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아서 너무도 한적합니다.



역시 휴양림으로 오르는 구도로의 어느 구간입니다.
임도 수준의 도로 빛깔이 특이합니다. 붉은 흙이 많아보입니다.



이곳이 칠보산 자연휴양림 본관입니다.
참 아름답고 신선한 공기를 누릴 수 있는 좋은 곳입니다. 산림청에서 직영하는데,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만 숙박을 할 수가 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분위기도 좋아서 자전거 라이더들에게는 거의 천국과 다름없습니다.



다음날은 영덕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강구항를 통과하면서 항구에 닻을 내리고 있는 아름다운 광경을 카메라에 담은 것입니다. 너무 멋스럽지 않습니까?



강구항의 오십천을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입니다.
승용차 정도는 다니는데, 커다란 화물차는 통행 불가입니다. 다리 위에 설치된 조형물도 영덕 대게의 형상입니다. TV드라마로 방영된 적이 있었던 <그대, 그리고 나>의 마지막 장면 촬영 장소가 바로 이 다리였다고 하는군요.



영덕군 남정면의 어느 들판에서 저녁 풍경을 담은 것입니다.
저녁 안개가 일어나는 광경이 너무도 환상적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렇게도 아름다운 비경을 많이 갈무리하고 있답니다.



1박2일 동안 달린 적산거리는 모두 125km, 소요시간은 8시간 23분입니다.
복사한 지도에 라이딩 예정 구간을 표시하고, 그 계획표대로 실행에 옮기는 일은 몹시 즐겁습니다.



동해의 밤바다에 둥실 그 모습을 나타낸 추석달을 보면서
그동안 자전거로 맹렬히 달려온 구간을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우리 국토를 이렇게 모두 자전거로 답사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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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는 번개 없을까나~ (by rette) 울진 내륙탐사 라이딩 (by d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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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조은 여행이였네요.. 외선미란 정감 담긴 지명도 조쿠요.. 69번 지방도가 아직 완전히 포장되질 않았으니 정취가 더 있네요.. 가을이 더 깊었으면 합니다.
  • 수고 하셨습니다^^ 다리위의 대게가 인상적입니다ㅎㅎ

    알똥햄님 행운로 기념품 주이소~~ㅋㅋ
  • 칠보산 휴양림 10년전 구길 차로 올라 가다가 고생한 기억이 나네여 자전거는 구길이 재미 좋았을듯 하네여.
  • 앉아서 울진내륙지방 구경 잘 했내요. 시원한 속도감이 느껴지는군요. 교수님의 자전거 여행 멋집니다.
  • 너무라이딩이 그립네요^^
    언제나 교수님게서 올려주신글 덕에 위안으로 삼고있답니다
    언제나 건강하십시오^^
  • 이번에도 서해번쩍하셨네요^^ 1박2일코스로는 환상인것같습니다. 나중에 결혼하면 마누라랑 가치가봐야겠습니다^^;; 아직 21살이지만요...ㅋ
  • 7번째사진은 제가 인라인 자주타는 곳인데..매화에서 왕피리들어오는 임도두 자전거
    타기엔 정말 좋은데요...
  • dslee글쓴이
    2005.9.20 19:01 댓글추천 0비추천 0
    알똥님, 영구님, 도베리님, pingyu53님, kohosis님, daboom님, ksun403님! 우정어린 답글 감사합니다. 특히 ksun403님께서는 울진 왕피리에 사시는군요. 너무 부럽습니다. 님의 본거지에 신고도 없이 무단으로 다녀왔군요.^^ 늘 건강하시고 즐라하시길...
  • 교수님 ! 추석은 잘 쇄셨습니까? 교수님의 후기를 읽노라면 함께 옆에서 라이딩 한것만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저는 19일날 영천 은해사 라이딩 다녀왔지요. 교수님의 발자취를 더듬으며...중암암의 업힐은 고난의 길이었습니다.중암암의 약수는 수량만큼이나 시원했습니다.
  • ^^ 월송정이라면... 한 5년전 쯤에 혼자서 7번국도 탈때... 한번 들린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망양정 해수욕장 근처에... 매점에서 먹던 2,500원짜리 해물우동 기억도 나고...
    소태리는 오랜 친구의 고향인데, 아직 놀러 한번 못갔습니다. ㅠㅠ 사진 글 잘 봤습니다.
  • dslee글쓴이
    2005.9.21 03:29 댓글추천 0비추천 0
    벌러덩님! 그 험한 중앙암을 다녀오셨군요! 물을 한 말 쯤은 들이키셔야 할 듯합니다. ^^ 축복을 드립니다. totalclimbe님! 월송정 코스를 이미 오래 전에 다녀오셨군요. 저는 공연히 뒷북을 치고 있나이다.^^
  • Tom
    2005.9.21 09:22 댓글추천 0비추천 0
    이교수님, 이런길을 혼자서 여행하시면 외롭지않으신지요?.......^^
    혹시 생각나시는 님이라도,,,,,,ㅋ
  • 좋은 사진과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dslee글쓴이
    2005.9.22 12:01 댓글추천 0비추천 0
    Tom님! 바로 그 고독감을 느끼기 위해 떠나는 것이지요.^^ 창천항로님! 감사합니다. 늘 잘 지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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