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뒤의 뒷집 할머니 2

정병호2010.12.15 15:08조회 수 2010댓글 9

    • 글자 크기


뒤의 뒷집 할머니 이야기 했던거 기억하시나요?

작년에 지붕 날아갈 뻔 해서 고쳐주고 유통기한 지난 맥주 받았다던 할머니요.

그 할머니가 어제밤에 전화를 했습니다.

할머니 : 총각!

나 : 아.. 네, 이 밤중에 웬일이세요.

할머니 : 보일러가 고장 나서 울산 사는 아들네한테 가려고.

나 : 아이고 낼부터 확 추워지는데 보일러가 그래서 워쩐대요.

할머니 : 근데 내가 울산 내려가면 우리 개 밥 줄 사람이 없잖여~

나 : 아, 그 녀석요?

할머니 : 그래서 말인데, 저 밑에 ***에 말해서 가져다 잡아먹으라고 좀 해줘.

나 : 네????


이 할머니는 항상 개를 키우는데 겨울에 아들네로 갈땐 그냥 풀어놓고 가거나 저한테 밥 좀 주라고 하거나 하는 부탁을 합니다.

그 집 뿐 아니라 뒤의 뒤의 뒷집 개도 겨울에 혼자 남으면 제가 밥 주러 다니기도 했구요

그러다가 '동네 개아빠' 라는 별명까지 생기기도 했습니다.

암튼 내손으로 잡아먹으라고 하더라는 전화를 할 순 없어서 오늘 할머니 집으로 갔습니다.

사료가 충분하면 제가 왔다갔다 하면서 밥 줄려구요.

아 근데... 할머니 집에가서 고장났다는 보일러를 보니...

순환모터가 안돈다는데, 가을에 다시 보일러 쓰기 시작할때부터였다지 뭡니까.

근데 그걸 3달이 다 되도록 수리를 부르지도 않고 그냥 전기장판이랑 같이 지금까지 버텼답니다.

아 이걸 답답하다고 해야 하나, 잘 몰라서 그렇다고 이해를 해야 하나.

중간에 전선 끊어진거 없는지만 확인해보고 수리를 부르라고 했는데 안부를거랍니다.

저 상태로 그냥 두면 아예 얼어버릴텐데 거 참...

암튼.

그래서 주말에 아들 올라와서 울산 가게되면 꼭 들려서 열쇠를 저한테 맡기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개밥은 제가 줄테니까 걱정마라고 했죠.

사료가 3포대 있길래 겨울에 먹을만큼은 되겠더라구요.

근데 그 개자슥이 갑자기 줄이 풀리면서 막 달려들더군요.

야 임마! 넌 생명의 은인도 몰라보냐~~!!!????

콱 그냥 전화해서 잡아먹으라고 해부릴까부다!

ㅋㅋ

네 목숨은 내 손가락에 달렸어~~~

결국 올해도 개 아빠 됐습니다.

그것도 자진해서. 흐흐흐...




    • 글자 크기
제 4 회 고양랠리100 (by 짱구) 방전! (by 듀카티)

댓글 달기

댓글 9
  • 느낌상 모터 휴즈 하나 갈면 될 듯 한데요..

     

  • kdblaw님께
    정병호글쓴이
    2010.12.15 21:46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게 화목보일러다 보니 건물밖에 있고, 오늘 한낮에도 영하 10도에다 광풍이 몰아치다 보니 찬바람속에 모터 분해할 생각은 안들더라구요.

    절연테이프 벗기기도 싫었으니..

  • 흐흐흐...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으니 이 또한 좋습니다그려...별 보고 싶은데...쩝...

  • 그넘이 바로 이름이 /개/ 인 바로 그 갠가요?
    천문대 주차장에서 산방향으로 '개야~~~~~'하고 소리지르면 달려오는 그넘.
    주인이 마땅한 개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그냥 이름을 / 개 / 로 했다는 그넘.
    설마 그넘은 아니겠죠? 저랑 1시간동안 잘 놀아서 추억이 있는 똥개인데 흑흑
  • Bikeholic님께

    무지개다리를 건넌 "릴로" 말인가요?

     

    제가 모시는 "진이"를 볼 때마다 가끔은 릴로가 생각나네요...ㅜ.ㅜ

    201012121621.jpg 

  • 정병호글쓴이
    2010.12.15 21:48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 떵개는 무사하고 다른 녀석이여요.

    그 할머니도 원래 이름은 다 '개' 였는데 이번엔 웬일로 '메리' 랍니다.

  • 2010.12.16 05:21 댓글추천 0비추천 0

    착한 정병호님 이 추운 겨울에 잘 계시는지요?

    눈으로만 읽고 지나다가 하도 맘 씀씀이가 아름다워 글을 남깁니다

  • 그나저나 그 뒤에 뒷집 할머님 요샛말로 참 cool하시네요 -,.-

  • 정병호글쓴이
    2010.12.16 10:44 댓글추천 0비추천 0

    앗 트라움님 아니셔요.

    여전히 대구에 계신건가요?

    성탄 뜻깊게 보내시고 항상 즐거운 생활 되길 바랍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196 2010년 추석3 듀카티 2010.09.22 2035
12195 겨울아 빨리 가랏~~2 듀카티 2010.02.20 2034
12194 빨래 널기3 듀카티 2010.06.29 2033
12193 그림 구경.3 듀카티 2010.03.04 2032
12192 간사한 인간..6 onbike 2010.07.07 2024
12191 밥 제대로 먹고 싶으면5 정병호 2010.06.15 2022
12190 제 4 회 고양랠리1002 짱구 2010.06.07 2020
뒤의 뒷집 할머니 29 정병호 2010.12.15 2010
12188 방전!2 듀카티 2010.09.12 2008
12187 주말 헤드캠 @ 천안 흑성산 [黑城山]3 듀카티 2010.10.04 2007
12186 겨울 여행3 듀카티 2011.01.03 2006
12185 Re: 번뇌라... ........ 2000.11.23 2003
12184 뒤의 뒷집 떵개5 정병호 2011.01.04 1997
12183 가장 반가운 곳에.. ^^3 한별 2013.10.22 1991
12182 설연휴 라이딩2 듀카티 2011.01.24 1990
12181 왕창 사진.....5 짱구 2010.06.16 1990
12180 낙엽송이 물들면..8 정병호 2013.11.06 1989
12179 석양의 라이더~4 듀카티 2010.11.25 1988
12178 Re: 12월 묻지마 투어-3시까지만 돌아올수 있다면 참가 ........ 2000.11.26 1987
12177 어... 얼음 다 녹네...5 정병호 2012.01.17 1984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626다음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