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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바 랠리 ( 풍차(風車) 기행 ) 후기 1부

Biking2007.07.23 11:28조회 수 4244추천 수 2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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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과음으로 인하여 비몽사몽 깨어 보니 진부 공영 주차장이다.
이곳은 5년 전 280랠리 골인지점이 아니던가
완주후 뮤즈님이 맹근 수박통 소주를 처음으로 맛 본 곳이기도 하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도착하여 랠리 준비에 분주히 움직인다.
가딘님이 양은 냄비에 끊여준 라면으로 허겁지겁 속을 달래고,
랠리 지도를 받아 보니 예상했던 코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신기리를 넘어 자개골,정선,가리왕산,태기산,청태산,주천강 도강 코스..ㅎ
다년간의 랠리 경험에 비추어 봤을때 랠리의 성지 가리왕산은 빠지지 않았다.
뮤즈 대장님과 지도를 펴놓고 랠리 코스 브리핑을 끝내고 번호판을 핸들 바에 달고 나니
곧바로 "우리는 남부군" 구호와 화이팅을 외치며 사진을 찍고 어둠을 향하여 풍차(風車)를 타고 출발한다.
벌써 앞서간 다른 팀원들의 행렬은 오대천 59번 국도를 따라 라이트 불빛이 이어진다.

신기리 마을을 지나 계곡에 접어드니 수해복구 현장으로 계곡은 온통 쑥대밭처럼 망가져 있다.
16번 지방도 전 구간이 수해복구 라는 명목 하에 산천이 망가지고, 차량 통행이 별로 없는
산골 도로에 국민의 혈세가 물 새 듯 낭비되고 있으니 라이딩 내내 마음 한구석이 개운하지 않았다.
30여분을 올라 왔을까 밤하늘에서 빗방울 뚝뚝 떨어진다.
설상 가상으로 효정님의 자전거 뒷바퀴에 1차 펑크가 나고 2차 타이어가 찢어지면서
한 시간 가량을 소비하며, 재촉 하는 발목을 잡는다.
수해 복구 작업 구간을 통과하며 빗방울에 석인 진흙과 흙탕물로 얼굴에는 온통 흙투성이다.
날이 밝아오자 괴물같은 굴착기와 크레인들이 수해 현장 여기 저기에 눈에 뛰었다.
임도 주변에 아름들이 소나무와 굴참나무들이 베어져 토막나 있다.
한참을 다운힐하며 내려 오다가 용용아빠님,헝그리님과 함께 잣나무 밑에서 후미조를
기다렸는데 내려올 기미가 안보인다.
빗방울은 굵어지고 봉산천을 따라 내려 오자 상자게 다리에서 소사 MTB 참길님을 만났다.
덥수룩한 수염에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나누고 먼저 출발 하신다.
용용아빠님과 헝그리님과 함께 자계골을 통과, 유천리 유천1교에 도착하여 후미조를 기다렸다.
어느덧 비는 그치고 산을 가린 구름은 거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잠시 후 하키님,뮤즈님,효정님 차례도 다리를 건너 온다.
서로의 얼굴에 거울이 되어 보니 얼굴엔 흙탕물에 뒤범벅이 되어 있지만 힘든 기색 없이 환한
미소가 가득하다. 자계골을 배경으로 몇 장의 사진을 찍고 415번 국도를 타고 골지천 정선선 철로
방향으로 신나게 내리막 질을 한다.
육갑산봉(1263m)은 구름 속에서 좀처럼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국도 주변의  옥수수 밭에는 옥수수
꽃이 피었고 젊은 수염이 자라고 있다.

향동교를 건너 삼거리에 도착하니 대청봉님께서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다.
대청봉님의 타이어와 찢어진 효정님의 타이어를 교체하고 있는 사이 간단이 요기를 하고 나니
정선의 깊은 산골 농가가 평온하게 다가온다.
대청봉님과 작별하고 체크 포인트를 향하여 출발 10여분을 올라왔을까 깔끔하게 정돈된
항골탑골공원 입구에서 뽀스님께서 건네준  “와”자가 새겨진 구간통과 표식을 받고
항골 계곡 물을 타고 내려 오는 시원한 바람에 샤워를 한다.
임도 입구 바리케이트를 지나자 검붉게 익은 산딸기 처녀가 유혹하며 기다리고 있다.
아니 이게 왠 떡, 아니 왠 복분자..산딸기 던가..ㅋ
산딸기를 따먹으려면 산딸기나무 가시에 찔리는 고통 내지 상처는 각오 해야 한다.
상처가 나던 말건 허겁지겁 달려들어 따먹자 지나가던 일행들도 모두 모여 따먹는다.

끈끈한 업힐이 계속되고 임도 좌측으로는 깊은 협곡으로 계곡물은 쉼 없이 흘러 내려가고 있다.
임도 주변에는 심심찮게 산딸기가 익어 있어 따먹으며 쉬어가라고 한다..ㅎ
산딸기 따먹고 알~얏야~ 야야~ㅎ 또 산딸기 따먹고 알~얏야~ 야야~ㅎ
오르다가 따먹고..따먹고 오르고 하다 보니 어느덧 멀디 먼 먼골의 임도 마루에 도착 했다.
힘들게 올라온 고생을 보상이라도 해주 듯 신나는 다운힐이 계속된다.
다운힐이 끝나고 임도 바리케이크를 건너자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잠깐..
그간 갈고 닦은 헤메게이션의 대부 뮤즈 대장님의 독도법의 강의가 있겠다.
일단 지도를 쫙~ 펼쳐 놓고 나침반으로 방향을 잡아 왼손바닥에 침을 뱃어 오른손 손가락으로
왼손바닥의 침을 내려 치면 침이 튀기는 지도의 방향으로 간다..ㅋ 알았나.?(대장님의 독도법)
.
또다시 창량골로 신나는 다운힐 구간이 이어진다.
숙암리 벗밭에 도착하니 3년전 280 첫코스 구간이다
마을에는 살구나무 한 구루가 노랗게 익은 살구가 바람에 떨어진다
땅에 떨어진 살구를 몇 개 주워먹고 몇 개는 배낭에 넣고 숙암계곡 새마을교에 도착했다
흙땅물에 뒤범벅이 된 자전거를 물로 닦아내고 체인에 기름칠을 하고 출발하여 가리왕산 임도
입구 자작나무 그늘에서 쉬며 담배 한대를 꼴아 물고 일행을 기다렸다.
한창을 기다렸을까 뮤즈 대장님을 선두로 임도 초입으로 접어들지 않고 59번 국도를 타고
정선 방향으로 내려간다.
여기선 다시 한번 헤메게이션의 대부, 길치의 교주를 여실이 확인 할 수 있었다..ㅋ
임도를 조금 올라와 자작나무 그늘에서 각자 준비해온 행동식에 물을 부어
늦은 아침을 먹고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다.
용용아빠님은 젖은 옷을 갈아입고 아직까지는 다들 컨디션이 좋아보인다
머리만 닿으면 스르르 잠드는 잠꾸러기 뮤즈 대장님이 부럽기만 하다
그 와중에 하키님은 비닐 돚자리 까지 준비해온 살신성인의 정신을 발휘한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하키님의 배낭은 무거워 보인다.
배낭이 무거우면 장거리 산악 라이딩에서 많은 체력을 요구한다.
식사 후에 빠질 수 없는 거시기가 무엇이더냐.. 호연지기(浩然之氣)가 이어진다.ㅎ
무릇 호연지기는 자연 속에서 휴지와 함께 길러야 한다는 대장님의 말씀
뮤즈대장님,용용아빠님,바이킹순으로 이어진다.
대장님의 두 번째 호연지기를 실패로 끝나고 이후 잦은 호연지기로 인하여 랠리를 포기해야만
했던 쓰라린 독배를 들어야 했다.

3년 전 280랠리 때 다시는 오르지 않기로 마음 먹었던 끈적한 업힐 입도 구간을 또 오르고 있으니
어찌 제 정신으로 할 짓인가를 속으로 반문하며 오르고 또 오르니 산막에 도착하여 계곡물에 목을
축이고 쉬고 있자니 효정님이 올라온다.
그 뒤로 대장님이 올라 오자 마자 자전거를 팽개치고 호연지기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아무래도 대장님의 안색이 안 좋아 보인다.
임도 삼거리에서 좌회전 하며 삼막 뒤로 이어지는 콘크리트 임도 업힐을 하자 콘크리트 포장이
끝나는 지점을 조금 지났을까 중봉으로 올라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중봉으로 향하는 등산로 싱글 구간으로 앞서 지나가 사람들의 발자국이 선명하다.
등산로 주변에는 멧돼지가 둥굴레 뿌리를 파먹은 흔적이 여기 저기 눈에 뛰었다.
몇 시간 전에 파먹은 흔적을 보며 혹시나 멧돼지가 출몰하면 어찌 대처 할 것인가
생각을 하며 끌바는 계속 되었고 앞서 쉬고 있는 몇 명의 라이더를 지나치고 주목나무 군락을
지나자 중봉이 반갑게 맞이 해 준다.
하지만 강한 바람과 안개로 인하여 기대 했던 시야는 포기해야만 했다.

중봉(1433m)에서 상봉(가리왕산) 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은 지도상에는 완만해 보였지만
안개와 거센 바람으로 인하여 갈수록 체력은 떨어지고 풍차(風車)가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가리왕산에서 내려오는 부부 등산객에게 인사를 나누고 앞서 지나간 사람들을 물으니
대략 15명 정도라고 한다.
중간에 트레키님을 만났는데 외길에서 지도를 펴 보고 있는 모습이 지쳐 보인다.
힘내자고 조금만 가면 가리왕산 정상이야~
트레키님을 뒤로 하고 메론바 아니.. 멜바와 끌바를 얼마나 하였을까
등산로는 서서히 가파 오르더니 가리왕산(1560.6m) 정상에 설 수 있었다.
왠간해서 가리왕산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등산객들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아마도 관광버스를 타고 온 산악회 단체 등산객인 것 같았다.
거센 바람과 추위 때문에 잠시 쉬어 갈 수 없이 곧바로 마항치를 향하여 내려갔다.
등산객들은 계속 올라오고 좁은 등산로에 끌바로 내려간 흔적이 선명하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왼쪽 허벅지에서 쥐가 나기 시작한다.
이대로 계속 가다간 랠리를 포기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갈 길은 점점 멀게만 느껴진다.
끌고, 타기를 반복하며 쥐를 풀고 한참을 내려가니 동물적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임도의 냄새가 느껴진다. 역쉬~ 동물적 감각은 정확했다.
마항치, 일명 망치라는 곳이 아니던가
기진맥진 마항치 사거리에 도착하니 맙소사..ㅋ  
참길님이 이끄는 소사MTB 회원들과 또 다른 팀이 쉬고 있다.
다들 물이 떨어져 목말라 하고 있다.
나의 물통에도 물이 거의 바닥난 상태니 도움을 줄 수 없다.
아마도 일부 팀들이 가리왕산 싱글에서 고배의 쓴잔을 마셔야 항것 같은 예감이 든다.
잠시 휴식하며 행동식을 먹고 하안미리를 향하여 먼저 출발 한다.

완만한 임도 업힐이 계속 이어진다.
주사 바늘로 찌르는 듯 어깨의 통증은 갈수록 심해지고, 이제부터 자신과의 싸움이란 생각이 든다.
이곳 임도에는 산딸기 처녀도  없다. 한참을 달리다 짬짬이 쉬며 뭉친 어깨 근육을 풀어주고, 또 달리다 풀어주고...
그렇게 얼마를 달렸을까, 고도 차가 점점 낮아지는가 싶더니 어느덧 다운힐의 시작이다.
힘든 업힐을 보상이라도 해주듯 신나게 다운힐을 하는데 어찌 안장의 느낌이 좋지 않다.
안장에서 소리도 나고, 엉덩이가 불편해오기 시작한다.
안장의 레일이 빠졌거나 부러진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다운힐이니 안장에서 엉덩이를 떼고 주구장창 다운힐을 한다.
발가락 마디마디가 아프고 손목이 절여오는걸 참아가며, 무의식적인 다운힐의 연속인가 싶더니 임도의 끝  바리케이크가 눈에 들어 온다.
드디어 숙암리에서 가리왕산 임도에 접어든지 4시간만에 무사이 탈출 할 수 있었다
시원한 계곡물이 보였지만 체크포인트12를 향해 바람을 가르며 내려갔다.

하안미3리 사거리에 도착하니 정병호님,토토님,뽀스님이 반갑게 맞이해준다.
뽀스님께서 건네준 켄맥주를 벌컥벌컥 들이 마시니 그 시원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시계를 보니 13:50분 후미조와 얼마나 떨어져 있을까?
가리왕산에서는 무사히 탈출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
가딘님과 통화 하니 PIT2 까지는 1시간 30분 가량을 달려야 한다고 한다.
지도를 펴보았다. 초입 평창강을 거슬러 올라 공사중인 금당계곡으로 이어진다.
예정 시간에 맞추려면 한시도 지체 할 수 없다.
풍차(風車)에 올라 타니 다시 새로운 힘이 돋는다.

"썸웨얼 오벌 더 레이보우 웨이 업 하이
엔 더 드림스 댓 유 드림 오브 원스 인 러버바이
썸웨얼 오벌 더 레인보우 블루 벌드 플라이"
저 높은 무지개 건너
어딘가에 자장가에서 한 번 들었던 곳이 있어요
저 무지개 너머 어딘가에는 파랑새가 날고...
그래 저 산 넘어 무지개가 떠 있고 파랑새가 날겠지..

그간 풍차(風車)와 함께 전국의 산천을 떠돌아 다니며 풍류(風流)를 즐겼던가
바퀴 앞으로 길이 밀려오고, 다시 길이 밀려가고, 그렇게 세월이 가고, 또 오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하고 계곡을 타고 흐르고…
풍차(風車)는 산을 넘고 강을 건너 길을 찾아 떠돌 듯 풍류 한다.

금당계곡에 접어들자 역시나 수해복구 공사가 한창이다.
산을 깎아 펜션이 속속 들어서자 조금한 비에도 계곡물은 불어나 제 갈 길을 찾아 가니
인간이 만들어 논 길은 다시 자연의 길로 변하고 만다.
계곡물이 만들어 논 자연의 길에 또 다시 인간의 길이 만들어지는데 여기에는 많은 국민의
혈세(血稅)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공사 때문에 흙탕물이 된 금강계곡에는 레프팅을 즐기며 떠내려 오고 있다
비포장 도로에 차들이 지나가자 흙먼지가 일어 짜증이 밀려온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죽으나 사나 갈 길은 정해져 있으니 말이다.
중간 중간 갈림길이 나오면 지도를 펴보고 동물적인 감각으로 길을 찼았다.
계곡의 다리를 건너고 작은 언덕을 넘자 면온리 영동고속도로가 눈앞에 나타난다.

Pit2에 가까이 왔다는 안도감에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Pit2에 도착하니 우리팀 지원조가 없다.
지원조를 찾아 올라 갔다리 내려 갔다리 몇번을 반복했을까
맥없이 힘이 빠지고 짜잠뽕 두 그릇이 밀려오는 사이 정병호님과 토토님이 지나간다.
가까스로 찾은 지원조는 영동고속도로 교각 밑에 캠프를 치고 있었다.
우현님의 텐트가 처 있었고 지원조의 살림살이는 어지럽게 널러져 있다.
알라님은 반도로 잡은 물고기를 보여주고,
GS님은 여자 성기 모양의 약수터 사진을 보여주고, 약수물을 건네 준다
우현님은 운영팀으로 차를 타고 태기산을 향하여 출발 하고
가딘님은 음식을 장만 하느라 부산하다.
지원조가 정성스럽게 준비해 논 따스한 쌀밥과 북어국은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맞바람에 게눈 감추듯 허겁지겁 먹어 치우고,
그래도 허기가 채워지지 않아 라면을 먹자 그제서야 배가 불러온다.

가딘님이 뮤즈 대장님에게 전화를 하니 체크포인트12에 도착했다고 한다.
대장님이 함께 가자고 한다. 한 소금 자고 기다렸다가 함께 가기로 마음 먹고 있는데..
먼저 출발하라는 대장님의 명령이 무선 전화기를 타고 들려온다
이대로 혼자 갈 것인가? 아니면 기다렸다가 함께 갈 것인가? 갈등(葛藤)이 밀려온다.

나 혼자만 앞서 간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스스로 반문해 본다.
라이트 배터리와 행동식을 챙기고, 가딘님의 자전거에서 안장을 떼어 뿔어진 안장을 교체해 준다.
친절한 가딘님..ㅎ
참길님 팀이 지나간다.
길을 잘못 들어 헤메게이션 하고 오는 길이라 모두 지친 기색이 영역하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태기산 정상에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다.
지원조의 파이팅을 뒤로하고, 또다시 힘들고 외로운 독주가 계속 된다.
태기산 주금의 계곡을 향하여~ㅎ

투비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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