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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문장대 3

pros912004.08.04 20:33조회 수 1314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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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대 내려 가는길은 법주사 쪽으로 정했다.
처음부터 시작되는 가파른 할딱고개 계단들
어깨가 아파 둘러매기는 싫고 브레이크 잡으며 끌고 간다.
빈 자전거는 바퀴가 끌리면서 내려간다. 갑자기 팅~~~
허걱 아래를 보니 새로산 xt크랭크 이빨이 돌에 콕 찍혀 조금 납작해 졌다
에구 맘아파..마누라 아픈거 보다 잔차 아픈게 더 속상하다 하면
집에서 쫒겨 나겟지만..그래도....ㅠㅠ

이제부턴 뒷 브렉만 잡고 앞바퀴는 공중으로 윌리를 취하고 끌것이다.
내려오는 길 딱딱한 잔차신발은 나의 발을 더욱 고통 스럽게 하고
미끄러 지지 말라고 박아놓은 신발뽕은 바위에선 감당하기 힘들다.

올라 오던 등산객들 한마디씩 던진다.
저사람들은 잔차메고도 다녀 오는데 빈몸으로 가는 사람들은 힘들다 소리 하지말라나 뭐라나.
우리를 가리키며 아들딸에게 힘내라 하시는 아저씨..
멋지다는 감탄사를 연발하시는 이쁜 아주머니..역시 잔차 맨들이 멋은 있나보군
힘들어 지칠때쯤 중간 쉼터매점에 도착했다.
출출 하니 막걸리 먹자는 말씀에 막걸리 두잔 시켰다.

걸죽한 시골 막걸리를 생각하며 침을 꼴까닥 삼키는데
허걱..쟁반에 담겨온 막걸리는 불그죽죽 소주에 물감 풀어 놓은듯....당귀 막걸리 란다.
맛이 무쟈게 달다 조청 풀어 놓은듯...
열무김치 한조각에 당귀술 한잔을 비우고 거친숨을 달래서 내려오는길..
매점에서 100미터쯤 왔을까..갑자기 오르는 취기에 몸을 가누지 못했다.
나의 소중한 애마를..이제껏 들고 메고 업고온 나의 애마를 옆으로 살짜꿍 넘기며
그대로 나의 엉덩이로 사정없이 바위길에다 깔고 앉아 버렸다.
으악..소중하게 닦아주던 시드팀에 돌에 긁힌 기스가 퍼억...ㅠㅠㅠ
여지껏 끌고가다가 잔차 넘겨보긴 처음이다.
괜히 마셨다..당귀 막걸리  그냥 음료수나 마실걸..
그래도 잔차덕에 사람 안다친게 천만다행..여기서 다쳐서 119 부르면 그 눈총을 어찌 받으리요.
환자 메고가기도 힘드실 텐데 잔차까지 메고 가라면 119 아저씨들 돌아 버릴듯..ㅎㅎ
취중에 끌고 메고 들고 내려오니 드디어 젤 아래매점 사장님의 겔로퍼가 보인다.
이젠 살았다..총 4시간30분의 들고 메고 바이크 였다.

아주 큰관심을 보이시는 매점 사장님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데
예전에 이곳 매점 까지 잔차타고 오신 분이 있었단다
휴게소 마당에 잔차 맏기고 등산 하셨다는데 문장대의 잔차는 우리가 첨이라고 말씀하신다.
담에 또 꼭 오라는 친절한 사장님을 뒤로하고
아이스 크림 먹고 외상(400원) 꼭 갚을께요..
고속도로 같은(?) 산길을 달려 법주사에서 약수 한모금 하고 오리숲길을 시원하게 달렸다.

다시 가고 싶은곳 문장대..
그러나
내생에 다시는 잔차들고는 문장대에 가지 않을것이다.
그것은 거의 죽음 이었다...

내가 죽기전 만일에 문장대까지 mtb코스가 생긴다면 젤 먼저 다시가고 싶은 곳이 될것이다.

재미 없는글 끝까지 읽어주시느라 고생 하셨습니다.
더운여름 즐거운 잔차 생활로 건강하세요..

사진은 낼 현상 인화 할겁니다..일회용 사진기라서 사진 나오면 스캔해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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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목동 ~ 양평 ~ 면목동 (by psalm23th8th) 잔차와 함께한 속리산 문장대2 (by pros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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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는 속리산까지 갈 생각만 했지 자전거를 가지고 문장대를 간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다음에 꼭 도전해 보고 싶네요~!
  • 부럽습니다.. 저도 속리산에 꼭 자전거 타고 함 가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글 참 재밌게 쓰십니다.
    즐겁게 읽었습니다.
  • ㅎㅎㅎ 미첬군 미쳤어...
    내가 그리 안가르첬는데...
    10미터 이상 끌고갈길은 아예 가지를 마라 그랬거늘.
    사서 고생 엄청했네.
    청주는 물이 쫌 안좋은가보다.
    자전거메고 문장대를 오르지 않나,
    제사지내러 수원까지 자전거를 타고오지를 않나...
    암튼 나중에 한번 라이딩하러 내려갈끼다.
  • pros91글쓴이
    2004.8.5 13:19 댓글추천 0비추천 0
    문장대를 통털어 잔차를 탈수있는곳은 약10m 될까 몰라요..ㅎㅎ 다음엔 월악산 영봉을 도전해 볼까 생각중인데 같이 가시죠..그때는 아기 면기저귀로 걸빵만들어 지고 가야쥥~~ㅋㅋ
  • "산악자전거란 이런 것이다!"를 온 몸으로 보여 주시는군요.
    다음에 가실 땐 등산화를 여벌로 준비해서 가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또 다른 경이적인 도전을 위한 건강한 라이딩을 기대합니다. ㅎㅎㅎ
  • 앗! 보고픈님 동생이신가봐요^^*
    뵙지는 못했지만 반갑습니다~~
  • ::: 날짜도 기억나네요.... 90년 삼일절날 문장대 등산을 한적이 있었었죠... 암튼 쫌 힘들더라구요... 산 정상까지 올라간것이 그때가 처음이었던것으로 기억되는데...
    암튼 그때 기억나는것이 잔차 메고 오르는 사람 본 기억이 나네요... 그때도 와! 대단하다... 라고 생각했었는
    데 어려운 코스 무사히 다녀오셨네요...
  • pros91글쓴이
    2004.8.9 11:57 댓글추천 0비추천 0
    산타님 반갑습니다. 전 자주 뵈었는데요,ㅎ 신월산 사진에서요. 또가고픈 신월산 언제 한번 갈께요..^^*
  • 꼭 가보고 싶었는데 .....
    속리산 상가여관서 1박하고 꼭두새벽에 -한 네시쯤 -법주사 로 무료입장해서리 천왕복을 거쳐서 능선타고 문장대 까지 가서리 화북쪽으로 꼭 한번 가봐야쥐...
    아낌없는 박수 드립니다.
    담에 혹시 만나면 -속리산서-반갑게 인사나 하죠...
강산에
2004.08.16 조회 816
puroomi
2004.08.15 조회 1673
pureslv
2004.08.08 조회 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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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7 조회 1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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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s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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