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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홀로 서울가기~

maelchi2003.11.10 17:50조회 수 1851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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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처음으로 홀로 자전거 여행을 갔다왔습니다. PDS에 사진 올리고

출발했었는데 많은분들이 격려해주셨더군요..지면을 통해 감사드립니다.

그리 대단한 일을 한건 아니지만 저처럼 처음 떠나는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남아 도움을 드리고자 몇자 적어 보겠습니다. ^^

<준비물>



의류 : 방풍쟈켓,겨울져지,쿨맥스티,MTB겨울바지,펜티3장,양말3켤레,
         1회용비옷,통바지(나이키제품,클리마핏),면티1장

툴 : 스페어튜브,휴대용공구,체인핀,스페어체인,타이어렌치,체인커터기,
      체인기름(주사기에넣어가져감),펌프,면장갑,위생장갑,펑크패치

기타 : 안경및 콘텍트렌즈에 필요한 물품들,핸드폰(충전기),카메라(충전기),
         위생봉투(지퍼달린것포함),수첩,펜,안장가방,현금카드,베터리,
         스포츠수건(사용안했음),치솔,카메라케이블,휴지,고글,두건,자물쇠

약 : 밴드(대,소),반창고,마데카솔,붕대,소독약

<출발전날>

제 자전거 BB 상태가 좋지 않아 어제 BB및 크랭크 교체작업을 했습니다.

BB가 L-R이 있는것도 알고 확인후 끼웠음에도 2시간동안 캡이 들어가지

않아 쪼그리고 앉아 낑낑대면서 혼자 열받으며 작업했는데 알고 보니

반대로 끼고 있었더군요...그후로 사타구니 안쪽에 근육이 뭉쳤는지 많이

땡겼습니다..ㅜㅜ

무식하면 고생해야 합니다..

최대한 무거운것들은 자전거에 달려고 노력했습니다.

각종툴과 펌프, 튜브, 자물쇠, 베터리등..

체인기름은 주사기에 넣어 다운튜브 밑에 만창고로 둘둘 말아 가져갔구요..

봉지도 비올것에 대비해 지퍼가 달려있는걸 몇장 가져갔습니다. 비오는날

카메라에 습기차면 안되니까요..

대충 이렇게 해서 챙기니 가방은 별로 무겁지 않았습니다. 라이딩 3일동안

어깨가 아프지 않은걸 보면 무게는 적당했나 봅니다.

<첫째날 부산-구미>

아침을 먹고 8시 반에 집에서 나섰습니다.

어머니가 배고플때 먹으라고 샌드위치도 싸주시더군요. ^^

아버지가 언양에 볼일이 있다고 점심때 언양에서 만나자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나설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할수가 있었습니다.

저희집은 범일동..그러니까 부산에서 한복판입니다. 때문에 부산을

벗어나려면 많이 나가야 합니다.

원래 지도상으로나 먼저 다녀오신 분들의 글들을 보면 김해로도 많이

다니시던데 아버지는 범어사쪽으로 가라고 하셔서 일단 범어사로 향했습니다.

범어사를 지나면 경찰검문소가 있는데 좌회전 신호를 받을수 있고

그리로 나가면 바로 부산을 벗어나는 국도이고 쭉 따라가면 양산으로 갑니다.

첨에는 편도 1차선 국도에다가 약간의 업힐이라 속도가 정말

안나더군요...15km/h...17km/h....

아..이런게 국도이구나...시내도로하고 다르다더니...큰일이다....

그런데 고개하나 넘으니 시원한 편도 2차선의 국도가 펼쳐집니다.



거기다 바람까지 뒤에서 밀어주어서 신나게 달립니다. 아버지가

고개하나넘으면 도로가 잘되있다고 하셨는데 이 국도를 두고 하신

말씀인가 봅니다.



10시가 되어서 양산에 도착, 12시에 언양에 도착했습니다.

이때 라이딩거리 60km 아버지를 만나 점심으로 고기를 함께 먹었습니다.

자전거 탄다고 고기 많이 먹어 두라고 하시면서..^^



점심을 먹은후 아버지가 코스지도를 해주십니다.

원래 대구로 간다면 밀양을 거쳐서 경산을 통해 대구로 들어갑니다만...

아버지는 더 짧은 길이 있다고 하시며 지도를 보면서 가르쳐 주십니다.

그 길은 언양에서 가지산으로 난 국도를 따라가다가 운문면으로 빠져서

운문호를 돌아 운문댐을 지나쳐 자인면-경산 으로 들어가는 길이었습니다.

큰지도가 아니라면 길도 제대로 표시가 안되어 있을것 같은 그런

국도길입니다.

아버지의 지도를 받은후 다시 출발합니다.

아버지가 말씀해주신데로 이정표따라 갔습니다.



그리고 드뎌 가지산이 나옵니다. 업힐의 시작입니다. 경치도 좋고 단풍도

곱게 물들고 정말 좋습니다.



혼자 온게 아깝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습니다. 조금가다가 내려서 사진찍고

또 찍고...





그런데 오르막길이 끝날줄을 모릅니다. 저 커브길을 오르면 내리막일까

하고 올라가면 또 오르막... 오고가는 차들마다 쳐다봅니다..

누구는 화이팅이라고 외쳐줍니다. 고맙긴 했지만 대답할 정신이 없었습니다.

갑자기 아버지가 원망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차로왔으면 정말 좋은

드라이브 코스지만.. 자전거로는 아니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힘 다쓰고 쓰러지면 어쩌나 걱정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올라온 꼭대기...여기 올라오니 경상북도 입니다.



ㅎㅎ 그래도 '도' 하나 넘어왔다고 생각하니 뿌듯합니다. 이제 다운힐입니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는법...이럴때 꼭 머리속에는

인생도 이렇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힘든 시간 뒤의 보상이라....

페달질 필요없습니다. 산속 그것도 단풍에 물든 산에 잇는 국도를 신나게

달려 내려가는 기분은 안해보신분은 모를껍니다. 갑자기 또 아버지가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ㅡ_ㅡ;;

여행중에 최고속도도 이때 냈습니다. 60K..ㅎㅎ 20여분동안 페달질 한번

안하고 쭉 내려왔습니다.



오고가는 차도 별로 없고...여행나온 기분이 들더군요..

길은 계속 편도 1차선입니다. 차들은 별로 안다녔지만 차가 지나갈때면 좀

불안하긴 했습니다.

그렇게 달려 운문호를 돌아 운문댐을 지나쳐 경산에 들어왔고 대구로

입성합니다.

이때시간이 저녁6시...날도 어둑어둑 해지고 있었습니다.

원래라면 여기서 오늘 하루 라이딩은 끝입니다.

하지만 구미에 직장다니는 사촌형이 있습니다.

점심때 형에게 전화해서 오늘 구미에 갈테니 저녁시간 비워두고 같이 방잡고

(자취가 아니라 기숙사라..--)

자자고 말해놨기 때문에 구미까지 가야 했습니다.

대구에 들어왔으니 대구를 벗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길찾기가 힘듭니다.

먼저 갔다오신 분들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대도시 들어가면 고생하니

특별한일 아니면 들어가지 말라고...그렇습니다..길못찾고 해메기

시작했습니다. 모두들 팔달교를 찾으라고 합니다.

팔달교...팔달교...

'저 팔달교가 어디있어요?'

"팔달교요? 여기서 먼데...."

'.....'

그리고 가르쳐 준데로 한참을 가서 다시 물어보면...

"팔달교 여기서 먼데..."

'ㅜ_ㅜ.....'

힘빠집니다. 배고프기 시작했고 잠도 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노무 팔달교

시끼는 왜 이상한데 붙어있냐고 이상한 생각까지 들기 시작합니다. -_-;

그리고 1시간30을 대구에서 해멘후 벗어납니다. 날은 이미 어둑어둑 해졌고

기온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제 4번국도를 타고 왜관을 거쳐 구미로 갑니다. 지금까지 온것처럼 편도

1차선 국도면 어쩌나걱정했지만 4번국도는 편도 2차선의 잘닦인

국도였습니다. 전,후미등 모두키고 어둑한 국도길을 홀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밤에도 심심하면 자전거 타러 나갔던 버릇때문에 그런지 대구에

서보다 훨씬 속도도 잘나고 페달질도 가볍습니다. 가끔씩 속도가

떨어진다 싶으면 귀신이 쫓아오고 있다고 생각하면 다시 힘이 납니다. -_-

그렇게 해서 구미에 도착했고..형을 순천향병원앞에서 만납니다.

이때 시간이 저녁 10입니다.



형과함께 또 고기구워먹으면서 친구에게 전화합니다.

'여~ 나 오디게?'

"우덴데?"

'나 구미에 왔다! ㅋㅋ'

"에게..거기 차로 1시간반이면 가는곳 아니가?"

'(발끈!)무신소리하노 190k 달려서 여기 왔구만!'

"오..많이 갔네 ㅎㅎ" ㅡㅡ

거리감각이 없는 놈인가 봅니다..딴놈한테 전화할껄..후회합니다..ㅜ_ㅜ

모텔잡고 12시 조금 넘어 잠이 듭니다.

라이딩 거리 : 191.94Km

라이딩 시간 : 8:39

평속 : 22.2Km/h

<둘째날 구미-대전>

아침 7시에 핸드폰 꼬꼬덱 소리를 듣고 일어납니다.

형이 8시까지 출근이라 같이 아침먹기 위해서 입니다.  콩나물국을 시켜

먹었데 얼큰하고 정말 맛있습니다. 형이 먼저 나가고 혼자 30분을 더 자고

일어나 9시 반에 출발합니다.

어제 형이 4번국도 탈려면 왔던길을 다시 나가야 하니 그길로

가지말고 다른길이 있다며 프린트를 줬었습니다. 하지만 프린트는 봐도봐도

별 도움은 안될꺼 같습니다. 그래서 그냥 4번국도 타야겠다고 생각하고

길을 나서서 김천가는 길이 어디냐고 물어물어 갔는데 결국은 형이 말한

길로 왔더군요. 김천에 오니 12시입니다.



오늘은 대전까지 가면 되니 부담감은 없습니다. 기사식당에서 볶음밥과

커피한잔을 먹으며 여유를 조금 부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출발...



사실 3일동안의 라이딩 중에 이날이 젤 추억이 없습니다. 큰국도를

따라오다보니 별 볼것도 없고 아무생각도없이 그냥 페달질만 했나 봅니다.



영동에 도착해서 체인에 기름칠을 해줍니다. 건식체인이라 그런지 첫날

부산에서 출발전에 칠해준 기름이 말라서 크랭크체인링에서 소음이 좀 났기

때문입니다. 기름치고 나니 훨씬 부드럽고 조용합니다.

체인기름 가져오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녁 6시가 되어 대전에 도착합니다. 더 일찍 왔으면 조치원까지 가자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그냥 여기서 하룻밤 묵기로 합니다. 또

대도시로들어왔습니다. 대구의악몽이 떠오릅니다.

처음오는 대전이라 어디로 갈지 몰랐는데..대전역이 보입니다..

아..역...역은 필히 도시 한복판에 있을꺼라 혼자 결론 내리고 거기서 자면

어디로 가든 피는 덜볼꺼라고 생각합니다. 대전역 근처에서 모텔을 잡습니다.

인터넷되는곳은 2만 5천원...그런거 없는곳은 2만원...걍 2만원모텔 잡습니다.

시설 좋습니다. 조그만한 테이블까지..자전거는 모텔 주인이 자는

거실같은곳에 놔둡니다.

가방만 풀고 옷과 두건은 그대로 쓴체로(두건쓰면 머리 괜찮을줄 알았는데

그냥 헬멧쓰면 머리를 눕혀 버리고 두건을 쓰면 짓눌러 버리더군요 ㅡ_ㅡ)

할머니집?이란 식당에 가서 7천원짜리 삼계탕을 시킵니다.

주인아저씨가 호기심을 보이며 이것저것 물어보십니다. 삼계탕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으나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았던 터라 뉴스보면서 기다립니다.

그리고 나온 삼계탕...정말 맛있었습니다. 아저씨가 직접 닭고기를 이리저리

찢어(?)주시기까지...그렇게 맛나게 정신없이 먹고 계산을 하니 아저씨가

천원 깍아주십니다. ㅎㅎ

모텔로 돌아오며 초콜릿 과자와 커피음료를 몇개 사서 들어옵니다. 오늘

하루 거의 혼자 지냈던 터라 수다가 떨고 싶어집니다. 전화를 겁니다.

'나 어디게? 대전이다~ ㅎㅎ'

"이야...대단한데~! 몸건강히 갔다가 와라"

'어 그래.(ㅡㅂㅡ;;)'

거의 대화가 저런식입니다. 헛살았나봅니다. ㅜㅜ

오늘 하루 너무 편한거 같았습니다. 거기다 모텔까지 아늑한게 천국이 따로

없는거 같습니다. 이러려고 여행을 시작한게 아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과자를 먹으며 지도를 펼칩니다.

아..내일이면 서울들어가고 끝나는구나...이렇게 생각하니 무척

아쉬워집니다. 걍 서울에서 버스타지말고 자전거타고 부산까지 내려올까...

일단 내일 서울들어가면 그때 결정하자고 생각하고 12시까지 여유부리다

잠듭니다.

라이딩거리 : 126.43Km

라이딩 시간 : 6:05

평균속도 : 20.7Km/h

<셋째날 대전-서울>

7시에 눈뜹니다. 밖은 어둑한거 같기도 하고...날씨가 좀 쌀쌀하게 느껴집니다.

밖을보니....허거덩...

비가 옵니다. 비가 오고있다는걸 확인하고 나니 잠이 더이상 오지 않습니다.

바지는 나이키바지로 입고 전기쓰는제품(충전기,카메라)은 지퍼봉지에

넣어 잘 밀봉합니다. 비옷을 입고 가방은 레인커버로 잘 싼뒤 모텔을

나섭니다. 비도 많이 오고 날씨도 춥습니다.

분식집같은곳에서 순두부찌개를 먹습니다. 고추가 땡초입니다. 순두부찌개를

얼큰하게 먹는다지만 너무 매워서 땀이 날 지경입니다. 그래도 추운날씨이니

많이 먹어두자고 생각하고 먹습니다.

동생에게 전화겁니다. 그리고 기상청 날씨 보라고 합니다. 내일까지 쭉

비온다고 합니다. 흠...

결국이런날이 오고야 마는구나....1달동안 비안오더니...내가 이러고 있으니

비온다고 인생이 이런거 아니겠냐고 다시한번 확인(?)합니다.

길을 물어보니 유성'구'로 가라고 합니다. 그리로 가면 조치원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고 합니다. 빗속에 라이딩한지 10여분이 지나자 신발안에 물이

출렁거리기 시작합니다. 장갑은 이미 젖었고 이제 손발이 시렵기 시작합니다.

유성을 지나 조치원을 지납니다.



비는 그칠줄 모르고 입에서는 입김이 나옵니다. 손시려운건 어떻게 하겠는데

시려운건 어떻게 할수도 없어 그냥 페달질만 계속 합니다.  천안에 도착하니

1시반정도 되었습니다.

점심을 먹기로 하고 천안을 관통하는 국도를 쭉 따라 갔는데 무슨 도시가

사람도 별로 없고 자동차 부품, 정비 업소만 줄지어 나옵니다. 그러다가

천안을 벗어나려 하는거 같습니다.

다시 되돌아와서 학생들따라 아파트단지로 조금 들어가봅니다. 그러니

도시같은 건물들이 나옵니다.

해장국을 시켜먹습니다. 국도옆 식당이면 5천원짜리이지만 3500원

4000원이면 사먹을수 있습니다.

지도를 펼쳐봅니다. 절망입니다. 1/3조금 더 온거 같습니다. 비까지오고

날씨도 추운데 갈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하지만 서울에 있는

친구놈들한테 오늘 꼭 가겠노라고 큰소리쳐놓고 왔기 때문에

꼭 가야 합니다.

비는 천안에 오면서 그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도로는 여전히 젖어 있어서

모래가 자꾸 튑니다.

바퀴에서 튄 모래가 자전거와 저의몸 여기저기에 튀어오릅니다. 휴게소에

들를때마다 물호수로 자전거를 씻겨 보지만 그때뿐입니다.

경기도란 이정표가 보이고 평택에 들어섭니다. 자전거를 씻겨준후 다시

기름칠을 했습니다. 차라리 습식을 가져올껄 그랬나 하는 후회도 듭니다.

구동계열 더럽혀지긴 매 한가지인데......

날씨가 어둑어둑해지는데 흐리기까지 해서 일찍 고글을 벗습니다.

야간고글은 구입을 못한 상태라 고글없이 달립니다. 내리막같은 곳에서

속도를 올리니 앞바퀴를 타고 올라온 모래가 눈과 입에 들어갑니다.

고글끼고 있을때는 몰랐는데 벗으니 모래가 자꾸 눈에 들어와 눈을 감게

만듭니다. 위험해질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조심히 라이딩해보지만

별 다른 방법은 없더군요..튄다 싶으면 눈 지그시 감는수밖에..

=_=;;

경기도에 들어오니 수많은 차들이 국도에서 신호를 기다립니다. 도시와

도시 사이에 허허벌판은 없었습니다. 경기'도'가 아니라 거대한 경기'시'같습

니다. 혼자 달리는 외로움은 없었으나 차들이 워낙 많아 조심해하며

달립니다. 비는 오지 않는데 옷을 눅눅하게 만들고 도로도 계속 젖게 만드는

날씨입니다.

손발은 이미 얼어 있어서 변속하는데도 힘이 듭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저도 모르게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페달질을 하고

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분이 리듬을 타면서 자전거를 탄다고

하셨던거 같은데 이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왼발에 힘이 들어갈때는 몸이 오른쪽으로 오른발일때는 왼쪽으로..

이렇게 하니 엉덩이도 덜 아프고

일정한 힘을 계속 오랫동안 줄수가 있더군요..단지 고통인건 추위와 배고픔

이었습니다.

수원에 도착합니다. 시간과 거리는 기억나지 않고 오직 기억하는건

서울 44Km남았다는 이정표뿐입니다.

44Km..두시간이면 가겠군...ㅜ_ㅜ 혼자 위로합니다. 저녁먹을시간이었지만

친구들과 먹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편의점에 들어가서 삼각김밥두개와 빵 우유를 먹습니다.

아르바이트 아가씨에게 자전거좀 봐달라고 하니 문까지 열어놓고 카운터

보면서 지킵니다. 고맙더군요...

다시 자전거에 오르는데 역시나 춥습니다..군대생각이 많이 나는건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몇시가 되면 나는 두다리 쭉 뻗고 따뜻한 방에서 잔다...'

군대에서 훈련받을때 이런생각을 하면서 시간보내곤 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2~3시간후면....

정신없이 달려서 드디어 전 저녁 8시경..안양을 지나 서울에 들어옵니다..

서울특별시라고 음각으로 깍여있는 바위위에 사자인지 뭔지 모를 동상이

보입니다.

아...저기 옆에서 사진찍고 싶었지만..카메라 놔둘곳도 마땅치 않았고..

무엇보다 카메라 꺼내기가 귀찮았습니다.

라이딩 거리 : 161(?)Km

라이딩 시간 : 기억안남(-_-);;

평균속도 : 21.4(?) 적을여력이 없어 기억만했는데 정신이 없었나 봅니다.

서울에 들어왔다고 끝이 아닙니다.

친구들이 종로근처에 기숙사 및 자취방이 있답니다.

아..이젠 길을 물어 가야 합니다..일단 한강을 건너야 한다기에 쭉 길따라

올라갑니다.

원효대교...아 저 다리가 한강을 건너는 다리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이정표대로 계속 갑니다..

'쭉가면 원효대교'...쭉올라가면 다시 '쭉가면 원효대교'...

아..춥고 피곤한데 원효대교 이정표만 계속 나오고 정작 다리는 안나옵니다.

갑자기 팔달교가 떠오릅니다. 으..이노무 다리들...

어렵게 찾은 원효대교를 건너면서...둘러본 서울은 정말 멋있습니다. 특히

63빌딩이 비구름에 반은 가려진 모습이 너무 멋져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역시...사진기 꺼내기가 귀찮았습니다. -_-

원효대교 건너서 서울역근처에 가서 물어봅니다..종로5가...

쭉~가서 이순신장군동상(?)나오면 우회전 하랍니다. 결국 이순신장군

못찾고 다시 어중간하게가서 물어봅니다. 이번엔 이길따라 쭉 올라 가랍니다.

쭉 올라가니 각도가 참 애매하게 두갈래로 나는길이

나옵니다. 어느길이 직진인건지....-ㅂ-

서울올라온 기쁨도 잠시..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돌고돈다는 생각이

자꾸들어 화까지 나고..

결국 오기가 생겼습니다. ㅡㅡ 내 두다리로 직접 가겠다고 씩씩거리며 달립니다. 을지로 5가에서

종로5가 물으니 지나쳤다고 하고...ㅜ_ㅜ 그렇게 2시간반을 서울에서 해메고 난 후에야 친구들을

만납니다.

이때시간이 10시반경입니다. 친구들이 보더니 거지라고들 합니다.



친구놈들자는곳에는 자전거를 보관하기가 힘들어 여관방을 잡고 씻고나서야

닭고기와 함께 맥주를 마십니다. 거의 12시넘어서입니다.

라이딩 거리 : 183.61Km

라이딩 시간 : 8:55 (계산이 안맞네요..-_-a??)

평균속도 : 20.5

<넷째날 버스타고 부산>

자전거가 모래때문에 그냥 타기에는 무리가 있을것 같아 끌고 다닙니다.

깨끗하고 삐까 뻔쩍한 자전거도 보기 좋지만 이렇게 모래흙으로 뒤범벅된 자전거도 왠지모를 매력이

느껴집니다. 무언가를 이겨낸듯한 모습같기도 해서..ㅎㅎ 그냥 그대로 끌고

다녔습니다.

지하철이용에도 별 문제 없었고...(맨끝칸을 이용) 버스는 우등을 이용했는데

생각보다 편했습니다.

가격은 27,300원이고 15~30분 간격으로 있습니다. 자전거는 분리할 필요없이

짐칸에 그대로 눕혀서 넣으면 되구요 그전에 노끈하나정도 미리

준비하셨다가 바퀴와 짐칸 철봉을 묶어 두시면 안전합니다.

부산으로 오는 버스안에서 지난 3일을 생각해봤습니다.

먼저 갔다오신 분중에 이런말씀을 하신게 떠오릅니다.

내가 무얼했는가...꿈을 꾼건 아니었을까..

정말 그렇더군요..그냥 꿈을 꾼것 같기도 하고 아니 오래전에 있었던 일

같기도 하고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강원도를 못간게 못내 아쉬워 지기도

했습니다.

'그래..내년에는 강원도에 가는거야...'

무엇이든 아쉬울때 멈추는게 다음을 위해서 좋다고 했던가요...

다음을 기약하기로 합니다..

버스안에서 밖을 보니 또 다시 비가 옵니다..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도로의 갓길도 머리위로 지나가는 이정표도..그리고 도시의

이름들도 이젠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이걸로 저의 허접 후기를 마칩니다.

그리고 처음 여행하면서 필요했던것들을 적어봤습니다.

<처음떠나시는 분들을 위해>

-타이어는 로드용으로 교체해서 가세요. 전 1.75끼고 갔는데 1.95때보다 2~3km/h정도 속도가
더 나는거 같습니다.

-체인기름 챙겨가세요. 전 건식이라 그런지 하루만에 기름쳐달라고 소리를 내더군요..한통가져가기
번거러우시면 저처럼 주사기에 넣어서 자전거에 반창고로 붙이셔도 되구요..

-1번 4번 국도등 큰 국도는 편도 2차선의 대체로 안전하고 길 잘 닦인 국도였습니다. 힘든 업힐도
없구요..대신 경치는 볼게 없습니다. 그리고 첫날에 갔던 작은 국도들...특히 산을끼고 가니
경치는 정말 좋지만 저같은경우 예상치못한 업힐로 인해 정신적,육체적 타격이 크더군요. ^^
이런것도 감안하시면서 코스설정 하세요.

-물은 자주 마셔주시구요 항상 꽉 채워 다니세요. 물 살 필요 절대 없습니다. 기사식당이나 우체국
기타 공공기관을 지나갈때면 잠깐 들러 물 달라고 하면 잘 줍니다. 1/3이상 떨어지면 반이상은
있는데 하지 마시고 꼭 채워 다니시길..

-고글은 비오는날 필수입니다. 모래가 눈에 들어가니 눈을 제대로 못뜰 상황까지 만듭니다.

-배는 안고프게 해야 합니다. 밥먹어도 2시간이 지나면 배고파지고 간식꺼리는 1시간이내에 다시
배고픔이 느껴지더군요..시계를 보면서 시간이 되면 잠깐 자전거를 세워서 간식꺼리를 먹어 주시고
몸도 스트레칭 해주시는게 좋습니다.

-비옷 있으면 좋지만 없으시면 그냥 1회용 비옷이라도 챙기세요. 특히 요즘같은 환절기에는 비로인해
체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몸이 적응을 못하고 몸살날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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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부산 460kms 무박 종주 (동호회: 즐거운 자전거 하이킹) (by 강쇠) 망우산 라이딩~ 환상이었습니다~~~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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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 lsd
    2003.11.10 22:24 댓글추천 0비추천 0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참 공감가는 부분이 많네요 혼자떠나는 여행은 위험스럽기는 해도 운치가 그만이지요, 셀프샷을 아주 잘 찍으시는군요 옷입은 자세도 잘 나오고요, 귀찮아서 사진안찍고 지나온 부분이 나중에 지나보면 무척 아쉽더군요. 그런데 짐받이를 안달고 가도 별 무리가 없었나 보군요. 이런 여행기는 두고두고 봐도 언제나 좋습니다. 편히 쉬시길....
  • 왠지 뿌듯 하실듯~ 생각 보단 행동하는 젊음이 아름답단 생각을 합니다.
  • 서울까지 안전하게 완주하셨다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님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언제나 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 하시길~^^
  • 아흠...큰일하셨습니다...집에서 편히 읽고있는 사람들이 그 고통(?)을 알겠습니까마는... 아..대단하십니다..
    그 열정으로 세상모든일도 다 잘풀어 나가시길 바랍니다
  • 2003.11.11 14:03 댓글추천 0비추천 0
    완주 축하드립니다..언제나 마음속에 그려보는 여행을 이렇게 이뤄낸것이 보는이로 하여금 대리만족과 도전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것 같네요..정말로 수고많았슴다^^
  • 2003.11.11 15:21 댓글추천 0비추천 0
    너무 훌륭합니다. 님의 여행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입니다.
  • 아아.. 갑자기 여름에 갔던 속초투어가 생각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습니다..ㅠ.ㅠ
    정말 멋진 여행을 하고 오셨군요..

    저도 이번 겨울 경남 마산으로 여행을 한번 더 가려고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드리구요.. 멋진 경험. 아마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겁니다..

    제가 그렇거든요.. ^_^
  • 잘읽었습니다.. ^^
    군더더기없이 솔직한 글이라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 멸치(맬치?)님의 글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혼자만의 라이딩 완주 축하드립니다.
  • 정말 멋진 여행기였습니다. 이 추운날에.. 저는 내년에 부산으로 떠나보려합니다. 올해는 제주도 일주로 만족을하고....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 추카추카...정말 힘든일 하셨습니다....
    생각만 있고 실행에 옮기는것은 정말 힘든일인데...
    게다가 집에 계시는 부모님들 또한 정말 대단한 분들인듯 싶습니다.
    하여간..즐라하시구요...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 장하십니다..저도 따라 흉내내고 싶습니다..젊음과 패기와.. 의지의 한국인을 보는 느낌입니다. 축하합니다!
  • 맬치님 대단하네요. 사진도 좋고 글도 좋고...감동!
    읽다보면 덩달아 어디론가 떠나고 싶네요. ㅎㅎ
  • 2004.2.19 18:54 댓글추천 0비추천 0
    흑.. 사진이 안보여요 -_-;
    사진다시좀 올려주세요~
  • 헐..멸치님...오늘(4월1일)에서야 여행 후기를 읽게 되었네요^^
    평소 함께 업힐이나 도로라이딩 할때 지칠줄 모르는 체력...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네요
    3일만에 서울까지 가는게 결코 쉽지 않았었을텐데...
    대단하십니다. 빨리 완쾌하셔서 다시한번 저력을 보여주세요~^^
  • 훌륭하십니다.좋은경험 하셨구요...목표를 조금더 올려서 라이딩을 한번더 계획하셔도 되겠군요.조금더 멀리.빠르게...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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