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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한계령 투어 후기

myfeel2003.10.22 17:21조회 수 4619추천 수 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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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훔쳐간 자전거
<PRE>
미시령에서 한계령까지....

미시령.  그리고 한계령.
우리 산하의 고고한 등줄기.
동서를 관계시키는 관문.

강원도는 우리 마음의 고향입니다.
그곳에 서면 그 누구라도
또 그곳의 어드메서라도
청풍 나리는 산 그림자 밑에 서있게되고
짭쪼름한 바다빛을 닮아버리게 됩니다.

살다 지쳐 삶이 처연해질때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곳.
그곳이 강원도인 바로 그 이유입니다.

엊그제 10.20∼21 이틀간 그곳을 향했습니다.
가을을 가장 많이 닮아있는 자전거와 함께..
미시령을 넘어 한계령으로 한바퀴 둘러오는
설악산 일주(?) 코스였지요.

비가 온다해서 걱정했었는데 기후도 너무 좋았고
함께 하신 회원님들의 팀웤이 최상급인지라
어려운 라이딩 편안하고 즐겁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함께 하신 회원님들은?

두바퀴, 베레모, 노땅병아리, 파란풍뎅이, 심야폭주,
지니, 태풍, 은행나무군(님)(이상 8명. 연령순)

주요 일정은?

10.20(월) 1일차.

-09:30 올림픽 공원 동2문 집결.
-10:50 이스타나(15인승)로 출발
-14:00 강원도 인제 내린천 휴게소 도착
       (쇠고기 국밥으로 중식)
-14:30 미시령으로 향발
-16:30 미시령 정상 착(적산거리 :38km)
-16:55 숙소로 향발
-17:20 숙소 도착(적산거리 :49km)
-18:50 속초 동명항 접수하러 이동(콜택시)
-21:10 속초시내 나이트크럽(아라비안)
-23:20 숙소 복귀

[요설]
월요일 출근 정체 때문에 일산에서 오는 은행나무군과
태풍님이 조금 늦어지셨고, 케리어에 자전거 탑재하고
간단한 출정준비를 하느라 출발시간이 다소 지연되었습니다.

그래도 모두가 기대 가득한 설레임으로 준비를 마치고
바니홉님께 대여한 이스타나(15인승)를 베테랑 운전기사(지니)에게
맡기고 정담을 나누다보니 어느새 인제 스탓포인트에 도착해 있더군요.

출발지인 인제 내린천 휴게소에서 쇠고기 국밥으로 든든하게 요기를하고
자전거 세팅 및 준비를 마친후 파란풍뎅이님을 선두로해서
미시령으로 출발했습니다.
인제에서 미시령으로 이르는 국도는 별도의 자전거도로가 설치된건 아니지만
갓길이 별 불편없이 달릴만 하더군요.

이미 여러차례 장거리 투어로 많이 단련된 지니님도
곁에서 독려하는 베레모님의 응원에 힘입어 무리없이 달려주었고
평지시속 30∼35키로 정도로 40분여를 달려서 미시령 초입에 도착.
잠깐의 휴식과 음료를 나눠 마신후 저는 라이딩 장면 촬영을 위해서
조금 먼저 출발해서 미시령 3부 능선쯤에서 대기.

"10여분 기다리니.."
정말 멋진(그순간 감동스러웠음) 우리 회원님들이
정말 보석같은 땀방울을 뚝뚝 흘리면서 한분씩 올라오시더군요.
자~ 한컽씩.
귀한 장면 놓칠세라 연신 셔터를 눌러대며 혼신의 힘을 다하는
우리 원정대의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아냈습니다.

"여기서부터 2키로."
30도 정도의 가파른 경사가 꼬불꼬불 뻗은 고된 코스가 기다리고 있더군요.
지나가는 차들의 응원을 받으며 정말 한번 쉬지도 않고 하늘과 맞닿은
미시령 정상까지 역주하는 우리들은 스스로가 자랑스러웠습니다.(^^)

"미시령 정상. "
더 오를곳이 없다.
발 아래 훤하게 열린 동해바다와 속초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더군요.
모두가 서로의 수고를 격려하며 기념사진 촬영을 마치고
다시 업힐의 댓가로 주어진 신나는 다운힐 코스로 진입.

"차보다 빠르다."
꼬불꼬불한 급경사 내리막을 기어가는(?) 차들을 물리치며
쉭~~ 쒹쒹~~~~. 무슨 한풀려는 사람들처럼 내달려가더군요.
(담 부터는 조금 조심해야겠습니다.)
불과 11키로의 다운힐 코스는 기나긴 업힐에 대한 보상으론 다소 부족했지만
단풍이 불타는 설악의 한가운데를 헤치며 달려내려가는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쾌감이었습니다.

숙소 도착.
풍뎅이님이 준비한 숙소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고
사우나에서 따뜻한 온천물에 푹 담그고나니 여정의 피로도 싸~~악.

"그냥 갈 수 없잖아"
예까지 와서 어항에 한번 아니 나가볼 수 없잖겠습니까?
이래 저래 정리를 마치고 저녁도 먹을겸해서 숙소에서 5키로정도 떨어진
동명항으로 콜택시를 이용해서 이동하였습니다.

동명항 부두에 도착.
움직일틈도 없이 잡아끄는 호객행위에 어리벙벙.
보느니 처음인 갖가지 횟감들을 큰 바구니 하나가득 골라담아서
맛나게 썰어놓고 왁자지껄한 친교의 자리가 무르익어갔습니다.
카페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건설적인 대화부터 X,Y담까지...

비릿한 바다내음이 익숙해질 즈음에야 거하게 취한 우리들은
조금씩 비틀거리며 조금은 호기를 보태며 어깨동무를 하고
어구들이 즐비한 부두를 빠져나왔습니다.

'아라비안' 나이트.
단풍시즌이라 외지 손님들이 많아서인지 대리운전부터 나이트클럽까지
호객행위가 난무하더군요. 물론 우리들도 그 "덫"을 일부러 피해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네들 표현대로 속초에서 물이 제일 좋다는 '아라비안'
이라는 나이트 클럽에가서 한바탕의 여흥.
화장실에 물 잘 나오는것 말고는 무슨 물이 좋다는건지 알수 없더군요.^^

밤 11시가 조금 넘어서야 숙소에 도착.
세면을 마치고 한계령 라이딩을 위한 마무리 준비후 취침.


10.21(화) 2일차    

-08:25 숙소 출발
-09:10 조식(속초-양양 국도변 황태 해장국)
-09:35 한계령으로 향발
-12:?? 오색 약수터 도착(적산거리: 92km)
       곰취식당에서 중식
-13:00 다시 출발
-14:20 한계령 정상 도착(적산거리: 102km)
-14:30 출발
-14:50 내설악광장 삼거리 휴게소 도착(적산거리: 119km)
-15:00 출발
-15:30 인제 내린천 휴게소 도착(132km)
-15:50 서울로 향발(이스타나)
-19:00 서울 도착
-20:00 간식.좌담후 해산


"기상"
어젯밤의 간단치 않은 음주가무로 잠을 털어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회원님들 모두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서 한계령 라이딩의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숙소에서 밥을 먹을까 하다가 시간도 절약할겸 이동간
해결하기로 하고 깨어나는 속초시내를 가로질러 양양방향으로 패달링..

"황태 해장국"
속초시내를 벗어나서 한참을 달렸을까.
7번 국도변에 위치한 황태집에서 국물이 뽀얗게 맑은 황태 해장국을 시켜서
속도 달래고 아침 요기도 하면서 잠깐의 휴식.

"아! 맞바람이다"
속초에서부터 한계령 정상에 이르기까지 계속 불어오는 맞바람은
한계령에 이르는 길이 결코 쉽지 않다는것을 예감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정도 패달링이면 40은 나와야 되는데 속도계는 겨우 20 중반쯤.
뒤에서 밀어줘도 시원찮을판에 아 정말 죽을맛이더라구요.

"오색약수터"
이동 중간에 길가 노점에서 감도 사서 깍아먹고 잦은비 때문에
빛깔이 덜 고운 설악의 단풍들도 곁눈질로 훔치면서 오색 약수터에 도착.
여기서 한계령까지는 제대로 가파른 10여키로의 업힐.
약수터 입구에 있는 "곰취식당"에서 산채 비빔밥으로 요기를 마치고보니
빗방울이 살짝 비친다. "아 이거 야단났네" 이런저런 궁리를 보태고있자니
10분도 안되서 언제인냥 다시 맑게 개인다. "야호~ 출발이다"

"헥헥헥헥"
차량으로 다녀보신 분들도 아시겠지만 끊임없이 이어진 급커브, 급경사주로
솔직히 만만치 않더라구요. 위를 쳐다보면 한숨만 푹푹~~ ^^
우짜노 이제와서... 머리 푹 쳐박구 푹샥~ 푹샥~
온산이 울리도록 서로가 "화이팅"을 외치면서 하늘로 열린길을 올랐습니다.

"드디어 정상이다"
꾸역꾸역 오르다보니 영 이르지 못할것 같던 한계령 정상도 어느새 발 아래.
많이들 힘드셨을텐데도 회원님들 얼굴에는 이룬자들의 여유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정상에는 단풍 행락객들이 가득차서 시장통을 방불케 했지만 그 많은 사람들중에서도
자전거와 함께 있는 우리 님들이 단연 돋보이더군요.

"허허 젊음이 좋구먼~"
무슨 소리냐구요?
자전거로 올라온 우리들을 정말 대단하다는듯이 때로는 황당하다는듯이 쳐다보던
많은 사람들중에 한분이 우리들한테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그분 연세는 50초반쯤으로 보였는데 그렇다면 그 분과 별반 차이없는 연배의
두바퀴 형님은 이때 기분이 어떠셨을까요?(하하 "우쭐")
이것이 바로 우리가 향유하고자 하는 청년정신입니다. 도전하는 삶.
과정이 중요한 삶. 결과에 승복하는 삶. 그 가운에 우리님들이 계시길 바랍니다.

"16KM의 다운힐"
햐~ 이런곳이 또 있을까?!
한계령 정상에서 내설악 광장 삼거리까지 16키로의 다운힐.
단풍과 코스모스가 만발한 그야말로 둔덕하나 없는 내리막을 화살처럼 쏘아내려가는
기분은 달려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것입니다.
정상에서 잠깐 머물면서 땀이 식어서 꽤 추웠었는데 다운힐을 하면서
머리속까지 찡해져오는 그 냉쾌한 바람속은 정말 환상이었다고 말하고 싶네요.

"다시 출발지로"
내설악 광장 휴게소에서 커피도 한잔씩 마시고 계란도 까먹으면서 잠깐의 휴식후
다시 최초 출발지인 내린천 휴게소로 이동.
12키로 정도의 평지 코스는 그야말로 장난이더군요. ^^;

"집으로 가자"
내린천 휴게소에 도착해서 자전거 분해해서 차에 싣고 행복한 나른함으로
살짝 살짝 졸면서 서울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7시경이었습니다.
저녁 출근을 하셔야 하는 베레모님과 볼일 있는 풍뎅이님은 바로 집으로 가시고
나머지 회원님들과 통닭 튀겨서 간단한 요기를 마치고 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끝으로
대장정의 맏형으로서 맛나는 회도 사주시고 격려하고 이끌어주신
두바퀴님과 못드시는 술까지 먹어가면서 속초에서 환상의 밤을
만들어주신 베레모님...
그리고 함께 하셨던 모든 회원님들과 여러 경로로 출정하신 회원님들을
격려하여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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