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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허접의 이배제고개 --> 사기막골 탈출기..

뜨릴2003.06.04 03:36조회 수 887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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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왈바에 첨으로 글을 올리네요, 성남에서 후지 THRILL이라는

잔차를 타고있는 뜨릴이라구 합니다.. 오래 전 유명새(?)를 떨치던 '빅마운틴'

이라는, 친구 철티비 빌려서(?) 한 3년 타다가, 애마를 한 3개월 전에 구입,

아주 만족하며 타고 있습니다.

허접이지만 나름데루 재밋는 투어스토리(?)가 있어서, 이렇게 키보드를

두르려 보네요. ^^



요즘 밤잠이 잘 오지않아서 뒤척이는 일이 많아 졌습니다. 나이도 어린데

왜 이런지 모르겠네여. 일요일 밤에도 역시 뒤척이다가 두시반쯤 잠이 들었

는데, 이게 왠일인지 5시 쯤에 눈이 딱 떠지는게 아닙니까 ㅜㅜ;; 짜증도

나구 해서, "에이 씨! 새벽공기나 마시면서 잔차나 타구 와서 학교가야겠다!"

전화, 물통, 손에 집히는 천원짜리 두장 잽싸게 챙기구, 헬맷, 장갑 착용,

후다닥~~ 잔차를 들고 나갑니다.

새벽 5시 생각보다 밝더군요 ^^ 어디로 갈까 하다가

"이배제고개나 올라가서 약수나 먹구 와야겠다." 이 넘의 고개 한 두번

올라가 봤지만, 꾀 높은고개져. 그래두 꾸역꾸역 올라갑니다. 허접인만큼

한 7-8키로 유지하면서, 힘들게 올라갑니다. 공단주변이구 쓰레기 처리장

뒤의 고개라 공기가 아주 않좋습니다. "괜히 왔다! ㅜㅜ" 문득 생각이 듭니다.

그래두 이만큼 왔는데, 약수나 먹구 가자 생각하구 계속 올라갑니다.

근데 뛰엄뛰엄 다니는 자동차에서 저를 처다보는 눈들이 예사스럽지 않습니다.

'몰라, 내가 좋으면 그만이지' 그냥 무시(?)합니다. 한참후, 약수터에 다다릅니다.

후들후들 거리는 다리를 잡구, 시원한 약수를 뜨러 가는데, 이게 왠걸, 약수가

말랐습니다. 목은 타는데, ㅜㅜ;; 눈물이 날것 같습니다.

시간은 5시30분, 그래도 그냥 집에 가기엔 뭔가 아쉽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성남이라는 곳이 여기저기 산들이 많은터라, 마일드한

산에 여러번 가본 경험으로, 아무생각 없이 '산으로해서 황송공원 쪽으로

내려가면 좋겠다.' 생각이 듭니다. <-- 진정한 고통의 시작을 부르는 생각이

었지요 ㅜ.,ㅜ

일단 이배제정상에 올라서 남한산성쪽으로 자전거를 들이매고 올라갑니다.

경사가 상당히 높다고 느껴집니다. 원래 자동차도로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입구는 꽤 경사가 있다고 알고 있던, 저로썬 '높은 경사가 금방 끝나겠지',

생각하고 계속 올라갑니다. 근데 이게 왠걸, 잔차 타구는 도져히 올라가기 힘

들 것 같은 업힐이 계속됩니다. 한 한참을 그렇게 잔차를 들이매고 올라가다

가, '우와 도져히 힙들어서  못올라 가겠다!', '그냥 다시 내려갈까!' 올라온

길을 돌아 봅니다.

'뜨아! 그냥 가자! 내려가다 발 헛딛으면 죽겠다.' 순간 온몸이 긴장됩니다.

새벽에 기운을 너무 뺀 터라, 배는 고파오는데, 양 다리는 나 살려라 울것만

같구, 죽어라 올라갑니다. 그래도 좀 더 올라가니까 잔차 탈수있는 구간이 좀

나옵니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우와, 정상인가 부다..',

근데, 또 들이매야하는 길이 계속 나옵니다. 겪어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소화 기관이 아주 이상한 관계로, 배가 고프면 사지가 부들부들 떨리면서,

힘이 빠지고, 심장이 콩딱콩딱 뜁니다. 속어로 후달린다구도 하죠 ^^;;

다시금 올라온길을 뒤돌아 봅니다.

'아찔, 너무 많이 와 버렸구나, 그냥 끝까지 올라가 보자'.

마음이 확고해 집니다. 들이메다 타다를 두새번 반복하니, 진짜 정상으로

보이는 커다란 바위가 나옵니다. 성남, 분당, 서울, 광주가 전부 보입니다.

그래도 기쁜 마음에 가슴을 펴고 바위에 서서, "야호!!" 소리도 질러 보고,

여기 저기 꼼꼼히 살펴 봅니다.

그런데, 그런데, 황송공원으로 보이는 공원이 너무 멀리에 보입니다. '죽었다!!'

순간 당황이 되고, '나 여기서 굶어 죽으면 어떻하냐?? ㅜㅜ;; 시러,, 이렇게 죽을 순 없지..'

'담에 밥 많이 먹고 다시 오자' 생각하고, 서두릅니다. 일단은 정상을 찍은터라, 더이상

올라가는 길은 나오지 않습니다. 다행이지만, 평소에는 타구 가지 못 할, 험한 다운이

계속 됩니다. 사람이 특수한 상황(굶주림 ㅜㅜ;;)에 몰리니까, 초인적인 힘이 발생되나

봅니다. 잔차는 하드텔이지만 엉덩이 이빠이 빼고, 부레끼 잘 잡아 가면서 다 내려갑니다.

'우와~~ 하드텔도 이런데 내려갈 수 있구나,,' 자신도 놀랍니다. 재미는 있지만, 너무나

배고픈 나머지, '난중에 다시 와서 잼나게 타자' 생각만 듭니다. 좀 내려가다 보니

갈래길이 나옵니다. 정상에서 보기에 아무래도 오른 쪽으로 가야지, 황송공원으로

가는 길 인거 갔습니다. 그러나 왼쪽길이 산으로 부터 더 아래쪽으로 가는 길인거 같습니다.

'무조건 왼쪽이다. 내려가서 살아 남는게 우선이다.' 왼쪽으로 갑니다. 한참을 내려가도

끝이 안보입니다. 배고파 죽겠는데,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역시 앞을 가립니다.

죽겠습니다. 자괴감 마져 듭니다. 그런데 아래 쪽에서 "야호~~"하는 아저씨의

메아리가 들립니다. '와! 사람이 있는가 보다!' 설래고 반가운 마음에 계속 내려갑니다.

역시 빨간 트레이닝복을 입으신 아저씨가 계십니다. 저를 보고는 기겁 하시는 눈치입니다.

저는 아주 예의 바르게, 잔차에서 내리고

"아져씨, 말씀 좀 여쭐게요, 이 길로 가면 어디나오나여??"

"사기막골이요. 그런데 어디서 오는 길이에요??" 아저씨가 되 물으십니다.

"이배제고개에서요." 아저씨 깜짝 놀라시며, "쩌~~~기 이배제고개여??".

"어떻하다 보니 그렇게 됬네여, 길 잃은 줄 알고 당황했는데, 감사합니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감사인사하고 내려 옵니다. 마음이 안정되니까 배가 너무 고픕니다. ㅜㅜ

계속 내려가니 등산객 분들이 몇분 계시고, 작은 텃밭이 보이고, 도로가 보입니다.

'살았다. *^^*' 기쁩니다. 주머니에 단돈 2천원이 있습니다. 사기막골 앞에 작은 슈퍼마켓에

가서, 자유시간 2개와 바나나우유를 삽니다. 3일은 굶은 사람처럼 개걸스럽게 먹기시작합니다.

군데, 주변의 시선을 느끼고, 이성을 차려보니,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저를 이상하게 쳐다 봅니다. 저는 또, 그냥 무시(?)합니다 ^^. 모른척하는게 최고져 ㅋㅋ;;

조금 앉아 쉬면서, 공복이 사라질 즘, 제가 내려온 산을 고개를 뻗뻗히 들고 쳐다 봤습니다.

아찔 하더군요,,

나중에 남한산성 지도를 보니, 거기가 섹쉬성남인가 거기 같더군요.

집에와서 샤워를 하는데, 무슨 귀신한테 홀린 기분이 들더군요, 약수터에서 귀신한테

홀려서 산으로 끌려 올라간 듯한 그런기분 말입니다. 무서버~~~

그 길을 90% 이상 타고 내려 온거 같은데, 사랑하는 애마가 맞다고 대답하네여,

상태가 말이 아닙니다. 청소하고 정비해 줘야 겠습니다. 허접 태우고 빵구 안나고,

큰 고장 없이, 넘어지지 않고 내려와준 게 고맙네여 ^^;;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허접의 탈출기 였습니다. 이런얘기 어디가서 하면,

미친사람 취급받구 하지만, 여기 왈바에서는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을거 같아서 이렇게

두서 없이 써봅니다.  즐롸딩 하세엽 ^ ~;;

p.s. 아무리 생각해도, 안전롸딩이 최곤 거 같네여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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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2003.6.4 09:41 댓글추천 0비추천 0
    맞습니다 사기막골 딴힐은 색쉬성남이란 닉네임이 붙은길입니다.^ ^ 재미난 라이딩을 하셨네요
날으는짱돌
2003.05.28 조회 1586
Bluebird
2003.06.01 조회 1265
지방간
2003.06.02 조회 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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