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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소각장 ...그 파란만장한 귀환기(2)

........2003.01.03 10:25조회 수 902추천 수 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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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길을 살펴보니 다 밑의 온로드로 내려갑니다.
잠시 생각합니다. 돌아가자...조금전 다운힐에서 업힐 연습하고 싱글 다운힐 연습도...
잔차 돌립니다. 타자마자 바로 조금 전의 다운힐(?)아래에 닿습니다.
정상에서 보았던 군 시설물 여기도 있습니다. 많이 작습니다.
잔차 세워둡니다. 정찰(?)나갑니다. 조금 가니 빗물에 파인 홈 있습니다. 여기는 빗물홈... 뒷바퀴 슬랩을 조심하자. 위로 오릅니다. 제법 경사가 급합니다. 여긴 경사로, 엔진을 음....
조금 더 오릅니다. 암반이 빗물에 깍여 그 끝을 살짝 드러낸 것 같습니다.
약간의 계단 형태를 띄며...난 코스 임에 틀림 없습니다. 암반 정면돌파(?)...위에는 빗물에 씻겨 조그만 돌 천집니다. 왼쪽옆으로 씻겨내리지 않은 기존의 길 보입니다. 근데 그밑에는 빗물에 씻겨 기존길과 제법 턱이 져 있습니다. 암반위쪽의 돌들, 비겁하지만 조금 이동 시킵니다. 비교적 턱이 덜진 곳으로 올라가기위해 정비합니다. 그래.... 일단 여기 까지 오면 그다음은 엔진만....그 뒤는 저 위에서 다시고민...분석(?)결정 끝냅니다. 내려오면서...단칼에 흐흐.
잔차 아래로 끕니다. 돌리고 오른발 찰칵, 밀면서 출발....왼발 찰칵...어! 안 꼽히네...핸들, 페달에 신경쓰느라 이리저리...왜이리 안찰칵...시설물 통과, 페달 결합 아직...빗물홈 진입... 뒷바퀴 슬립, 철퍽... 벌떡 일어섭니다. 첨 시도인데,  뭐.
다시 내려갑니다. 잔차 돌리고...오른발 철컥.. 출발 ...왼발 철컥...엔진 윙....빗물홈 통과...경사로 진입... 핸들 아래로... 페달 익, 익....핸들아래로...페달익익...암반진입...앞바퀴 통과 ...뒷바퀴 ...페달 익익...익...익 ..이~그 엔진정지...페달 분리... 섭니다. 그자세로 곰곰 다시 생각합니다.
역시 두려움이 문제임...자빠지지않고 어떻게 훌륭한(?)산악잔차맨이 되리...자빠져도 엔진가동만은...다시 잔차 돌리고 페달 결합...엔진...윙... 빗물홈, 경사로, 통과...암반진입 엔진가동 앞바퀴 통과 ...엔진...익..익..익...억~! 갑자기 앞바퀴가 번쩍 들립니다. 깜짝 놀라 브레이크 꽉.
그상태로 정지 ...히야! 윌리스탠... 까지..'드'자를 떠올리기도 전에 잔차 왼쪽으로 서서히 기울어집니다. 페달 분리 촥...
디딤 준비...밀려오는 힘이 너무 강합니다. 왼발 닿자마자 다시 한발.. 콩..핸들 놓칩니다.
다시 한발...생각만...동시에 왼쪽어깨에 대지의 부드러운(?) 숨결.... 퍽 하고 큰 충격을 받습니다. 내 정강이 위로 과격하게 눕는 잔차...짜식 보호대 찬 건 알아가지구...
자빠져 왼쪽 어깨의 통증을 즐기며(?) 분명 페달질에 신경쓰느라 핸들을 위로 당겼을 거야...이번엔 기필코...잔차 돌립니다. 페달 철컥철컥 ...통과...통과...암반진입...핸들 아래로...페달 익익...앞바퀴 통과...페달 익익 ...핸들 아래로.... 뒤바퀴 통과....근데 내가 정비해둔 길로 잔차 안갑니다. 그 밑에 하필 정비하느라 치워둔 돌들 잔뜩 모인곳으로 ...아! 비겁의 댓가인가?...20~30센티쯤 턱 보입니다. 쓰러질지언정...훌륭한(?)잔차맨을 위해...엔진 풀 가동 ...앞바퀴 튈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부드럽게 턱 통과 ...뒷 바퀴 턱 진입 ...페달 익익익...뒷바퀴 걸리며 옆으로 퍽!...그래도 여기까지 온게 어디냐...코스만 제대로 진입하면...이번에야 기필코.
다시 잔차 돌립니다. 통과... 통과...익익익...암반 통과...핸들 다시 아까 그 자리로...좋다 이러건 저러건 ...엔진 윙...앞바퀴 예상을 깨고 턱에 퍽 걸림...그대로 잔차 정지...서서히 왼쪽으로...어! 이건 망우산 자세...엔진에 너무 힘쓰느라 동력전달장치 분리 실패...다시 왼쪽 어깨부터 퍽! ...돌이 많아선지 안 미끌어집니다. 다행히 다운힐 받침대신세는 면하고...그때 하늘로 나는 내 잔차 발견...따라도는 내 다리... 휙 제껴지는 내 상반신...철푸덕(응? 잔차는 쇳덩어린데 웬 철푸덕) 엎드린채 갑자기 기분이 좋아집니다.
잔차에게 한마디 "이넘, 주인타고 다운힐 때 좋았지? 이런경우는 네넘은 상상도....히히" 방정맞은 웃음을 흘리다...윽, 아이고 내잔차, 뒷드레일러 행거 해먹은 게 언젠데....잔차세워 들고 옆 평지로 나옵니다. 뒷바퀴들고 기아변속....레버당기고...페달돌리고...레버 밀고....페달돌리고...다행히 체인 무사히 오르락 내리락합니다.
잔차 눕혀 놓고 앉습니다. ....훌륭한 산악잔차맨이고 뭐고...그만하자...결국 업힐 포기합니다. 의기소침한 채 잔차세우고 텅텅거려보고는 끌고 오릅니다. 실패한자의 비감함이 온몸을 휘돕니다. 끌고 올라 평지가까운데 까지 올라오는데 갑자기...그래! 산악잔차의 꽃은 다운힐 아닌가...다시 잔차 거꾸로 휙 ...올라탑니다. 한번 내려가본길 자신감이 넘칩니다.
웨이백 하며 진입...땀범벅이 된 얼굴을 지나는 바람이 상쾌합니다....까지 ...정신을 차려보니 바닥에 퍼질러 앉아있는 자유잔차 발견....널부러져 옆에 있는 잔차. 이게 웬 경우....어떻게 넘어진지 조차 모릅니다. 뒷바퀴자국 점검...다시 세심(?)한 분석...슬랩났구나. 분기가 하늘을 찌름...잔차 끌고 다시 오름...휙 돌아 다시타고 웨이백...긴장...넘어진곳 진입 ...다시..퍽...우째 이런일이...다시 타고 웨이백...다시 진입...퍽...믿을 수가 없습니다. 분명 지나간 곳인데 어째서 같은 곳에서 세 번씩이나....다시 타고 웨이백...내려오다 슬랩난곳 조금 왼쪽으로 작은 수풀들...슬랩막기위해 그쪽으로 진입하기로 함...앞바퀴 수풀진입 ...갑자기 잔차 무엇에 막힌 듯 급정거...몸 ....붕...핸들바에 배걸고 널부러지는 자유잔차...다시 옆으로 퍽.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길... 함부로 추측... 진입 말 것 이라는 깨달음을 얻음.
자빠진 자세 그대로 누워있습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곰곰 생각합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일어나 잔차바퀴 자국 관찰합니다. 그때 슬랩나는 곳 오른쪽으로 한 20센치 옆에 바퀴자국 보입니다. 아! 처음엔 여기를 비켜 갔구나. 루트파인딩(?)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다시 오릅니다. 다시 웨이백...이젠 넘어지는게 무섭지도 않습니다. 진입... 무사히 비켜 통과...그럼 그렇지...오른쪽으로 돌들 피해 계속 다운힐...아까 턱을 못넘고 업힐 좌절시킨 곳 도달....앞바퀴내려감...뒷바퀴 ......으....슬랩....퍽!
아까 꼭 그 자리 머리방향만 반대로 자빠집니다. 전의 완전 상실 ....누운채 하늘을 봅니다.
뭐, 별로 파랗지도 않습니다.
주섬 주섬 일어나 앉아 담배한대 피웁니다. 엔진이고 뭐고 의욕도 없습니다.
잔차 바라봅니다. 안쓰럽습니다. 왈바누구는 잔차로 그 엄청난 남산계단도 날아서 내려오던데...그잔차, 얼마나 자랑스러웠을까 ...에구 무식한 주인만나. ...엎어치기 메치기도 모자라 주인다리에 매달려 패대기치기까지 당하다니....,
잔차 세웁니다. 그냥 끕니다. 담담합니다. 비감함도 열정도 없습니다. 그냥 끕니다.
평지로 올라와서 잔차 한번 쓰다듬고 탑니다. 비척비척 페달질 합니다.그렇게 정상가까이가다 빗물에 패인 홈에 걸려 어이없이 다시 한번 퍽 합니다. 그래도 아무 감각 없습니다. 그냥 담담히 잔차 세우고 그냥 오릅니다.
정상에서 잠시 섯다가 아무 고민 없이 잔차들고 내려갑니다. 그렇게 조금만 이상하면 그냥 끌고 완만하면 타며 내려옵니다.
양반가의 무덤을 지나 나무계단 끝나기 4개쯤 남은 지점에서 지방간님을 생각합니다.
어떻게 여기서 타볼 생각을 다했을까....웃으며 담담히 그냥 끕니다.
60년대벤치에서 조용히 잔차타고 내려옵니다. 조심 조심... 오늘은 정말 그만 넘어지고 싶습니다.
해병대(특전대?)콘테이너 앞에서 잠시 쉽니다. 다양한 지형을 돌아갈 때 꼭 탐험하리라는 꿈을 접습니다. 땀 범벅이 된 안경도 깨끗이 닦습니다. 온 대로 온로드를 지나 조용히 중랑천 잔차도로로 진입합니다.

추신:
현관문을 들어섭니다.
"푸하하하, 나 오늘 다운힐 성공했어."
몰골과 외모에 어리둥절 마눌...
"다운힐이 뭔데?"
말문이 막힙니다. 하지만 이내
"응, 잔차타고 절벽(?) 내려 오는 것"
"에이...설마"
"하옇든 나중에 가보면 알아, 나 오늘 위대한(?)일 했어. 술 한잔 안줄래?"
몰골이 이상했던지 분위기가 이상했는지 마눌, 군소리 없이 막걸리 사러 갑니다.
잽싸게 긴팔 반바지 챙겨 샤워 합니다.
긴팔 입고 앉아 있으니 마눌
"오늘 웬일, 긴팔 집에서 다 입고..."
"응, 헤멨더니 좀 으슬으슬 해서"
상체 검사당하면 분명 금잔령 내립니다.
술먹으며 마눌, 얼굴위에 손바닥이 왔다갔다 합니다.
산에서 행한 남편의 위대함 떠드느라 침파편 끝없이 날라들기 때문입니다.
아! 새해에는 아내에게 한 말 반만큼만 잔차 실력 이루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또 새해 첫날 하루가 지나갑니다.

허접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이글 읽으신 모든 분들, 왈바 식구들, 그리고 도로에서건 산에서건 잔차를 사랑하는 모든분들 마음에 밝음과 평화로움이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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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미시령넘어 대관령까지 홀로라이딩 (by leey78) 심야에..중량천 둔치에서..이런일이..;; (by 지방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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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 후기 예술입니다 크흐.. 당시의 상황이 비디오같이 펼쳐집니다. 아울러 심경의 변화까지 --;;;
  • 오옷 암반이동! 굿아이디업니다. 왜 그생각을 못했쥐!!
  • 에구 근데 너무 무리하진마세요 장렬히 산화후 요양중이신 구영탄님을 상기하세요 --;;
  • 한번에 배부를리 없잖습니까 ^^
  • 음 그계단은 사실 올라갈때는 첨부터 다 타고 내려가리라! 라고 결심했었는데..
  • 올라갈때랑 달리 위에서보니 절벽이더군요 --;;;;;
  • 결국 비겁하게 마지막 4개정도만 타다가..결국 꽈당 으윽 팔려...T_T 다행이 목격자 없음..--;;
  • 재미있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상황이 아주 눈에 보이네요 ㅋㅋ
  • 장렬히 산화(?)하다? -.-;; 흐미.. 아무래도 잔차 발로 멀리 던지기 클럽을 창설해야 겠습니다. 흐흐.. 지방간님,자유잔차님 꼭 크럽에 가입하세요.. 비술 전수합니다. 쩔뚝.
  • 요즘은 다친이유를 하드텔이라 그렇다고 잔차탓만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계단만 타러 다녀야겠군요.. 다쳐도 계단이 좋아요.. 쿨럭..-.-;;
  • 아!! 자유잔차님.. 우리의 살길은 보호대뿐이라는거 아시져? 보호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팔꿈치 보호대도 조만간 개비하시길...
  • 글쓴이
    2003.1.5 10:38 댓글추천 0비추천 0
    지방간님, 구영탄님 언제 같이 고수님들빼고 라이딩이라도...
  • 글쓴이
    2003.1.5 10:40 댓글추천 0비추천 0
    저 굴른데 아무도 않오던데 널널하다가 삼겹살 구워놓고 쐐주라도 한잔...음주잔차?
  • 글쓴이
    2003.1.5 10:41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냥 끌고 내려오져...구영탄님 빨리 회복하시길...
  • 글쓴이
    2003.1.5 10:44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 그리고 모든 초보분들 당근환영 ..에그 날이나 좀 풀렸으면
  • 글쓴이
    2003.1.5 11:29 댓글추천 0비추천 0
    짝짝짝! 역시 왈바 선배님 다우시군요. 초보들도 챙기시고..... 고마부요. 자유잔차님의 장렬함에 지방간님, 구영탄님이 퍽! 가셨습니다. 자유잔차님! 몸조심하십쇼,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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