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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어둠속이라서,

........2001.08.06 09:22조회 수 30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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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를 나눴지만, 기억되는 얼굴모습들이 모두 까맣습니다.^^
그 밤에 싱글을  타시고, 평촌에서 생맥주 드시고, 재미있으셨군요.^^

저는 간만에 야바잌 (夜bike)을 했지요.  수리산에서 보름달 보며
라이딩 하기는 이번이 두번째 쯤 됩니다.
        .......

  수리산 달밝은 밤에
  원두막에 올라 앉아
  막걸리 잔 앞에 놓고
  사는얘기
  잔차얘기
  아  올 휴가는 이것으로 만족이다.
  .......

수류탄님  밝을때, 수리산 한번 더오세요. ^^

수류탄님께서 남기신 글입니다.
: 18:30분...양재천 자전거도로...
: 진파리님을 만나서 수리산까지 잔차로 달립니다.
: 진파리님은 잔차로 퇴근하면서 야번 가시는 길이고...
: 전, 차(車)보다는 잔차 한시간 더 타는것이 행복한지라...

: 경마장 뒷길...서울랜드 뒷길...소각장 뒷길...
: 주로 후미지고 알려지지 않은 진파리님만의 노하우...요리조리 빠져서 수리산까지 절라 달립니다.
: 해는 이미 뉘엿뉘엿...산에 오르기 전부터 더위에 지쳐 기운이 쪽 빠집니다.
:
: 20:00분...수리산 입구...
: 첨 가보는 수리산...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에니메이션 동호회 정기모임과 왈바 야번이 합쳐졌습니다.
:
: [출석부]
: 말발굽, 홍문수, 용가리, 임형식, 진파리, 송동하, 김정기, 수류탄 
:                                                                                      (이상8명)
: 휴가시즌이어서인지 많은 분들이 못나오셨습니다.
:
: 교통사고땜에, 몇개월만에 재기의 길에 오르시는 용가리님...
: 역쉬 썩어도 준치라고...오랫만의 패달질에도 전혀 문제 없습니다.
:
: 말발굽님의 선도하에 임도를 오릅니다.
: 약물복용을 하셨는지...모두들 총알처럼 빠르게 오릅니다.
: 강장(强將)밑에 약졸(弱卒)없다구 했는데...
: 역삼동에서부터 잔차 타고간, 진파리님과 저만... 약졸이 되어 헐떡댑니다.
:
: 깜깜한 숲속에서 휘튼치드가 무럭무럭 뿜어져 나옵니다.
: 게다가 은은한 뻐꾸기 소리...
: 보름달...
: 에어컨같은 시원한 바람...
: 헉헉대며 업힐의 고통을 즐기는 족속들... 
:
: 어느정도 오른듯한 중간지점...늘 쉬는 장소랍니다.
: 뒤에 올라오신 임형식님...넘어져 하반신만 남기고 벼랑끝에 걸렸다가 구사일생 하셨다구...
: 초행인 저는 동서남북의 구분이 없고, 시간과 거리에 대한 개념도 없습니다.
: 오로지 앞에 가시는 말발굽님의 뒷타이어만 죽어라 쫓습니다.
:
: 그동안 왈바 게시판에서만 만나왔던 제이리님을 만납니다.
: 서글서글한 인상에 말씀도 부드러우신 분입니다.
: 일행 몇분과 함께 야간 나들이를 오셨는데...이후 우리 팀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비슷하게 달립니다.
:
: 폭우 때문에 임도 폭 3/4정도 유실된 곳도 보입니다.
: 쳐박히면 곧 듀금입니다.
: 잡초는 무성해서...순간순간 달리다가 길을 헤메기도 합니다.
:
: 용가리님의 거구에서 우러나오는 구여운(?) 즐거운 비명소리를 들으며,
: 내리막을 우당탕 달리는데... 순간, 앞 잔차의 헤드라이트가...
: 써치라이트처럼 하늘을 비추고 있습니다.
: 말발굽님께서 다리에 모기가 물렸다나 해서 움찔하시다가 고만...
:
: 다시 내리막...증말 신납니다.
: 우당탕 튀는 핸들의 감촉이, 낚시의 손맛처럼 짜릿합니다.
: 엔돌핀이 마구마구 솟아 나는것 같습니다.
: 서울근교 수도권에 이런 넓고 평탄한 임도가 다 있구나...
:
: 근데 앞선 말발굽님 뒷타이어에서 푸쉬쉭...뽕...
: 튜브레스타이어 펑크 나는걸 첨 봅니다.
: 펑크가 아니라 타이어 옆면이 찢어졌습니다.
: 수리산만 오면 이런다구...말발굽님의 투덜투덜 소리가 골짜기에 메아리 칩니다.
: 하긴, 지난봄 대회때...펑크나서 중도 포기 하셨었지요.
:
: 콘크리트 도로가 나오면서 마을길인듯...
: 아쉽게 끝나는건가...?...히힛...다시 우측 임도로 선두가 길을 잡습니다.
: 낮에 왔으면 더 좋았을걸...그러나 땡볕에 녹겠지요.
:
: 오르막 내리막이 적당히 섞인 선선한 밤길입니다.
: 땀을 많이 흘려서인지 자주 물을 찾게 됩니다.
: 그러나, 어느 지점에 수퍼가 있는지 몰라 아껴 마셔야 하는 비참함...
:
: 앞 잔차 빨간 깜빡이를 보면서 임도 모퉁이를 돌자...
: 깜깜한 길가에 웬 사람들...머리카락이 쭈뼛쭈뼛 헬멧을 비집고 나옵니다.
: 길가에 많은 사람들이 흐느끼면서, 때론 울부짖기도 하면서...
: 근처 기도원에서 산상(山上)기도하는중 이랍니다.
: 산에서는 사람 만나는 것이 제일루 무섭습니다. 
:
: 마을길을 지나...또 업힐...
: 도대체 여기가 어디쯤인지 알 길이 없구...뱅글뱅글 도는것 같기도 하구...
: 길 모르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 그래도 좋습니다.
:
: 매점에서 용가리님께서 아이스크림을 쏩니다.
: 이름하여 "용가리 재기 기념"
: 음료수 보충후...최초 임도개시점 쉬던곳까지 오릅니다.
: 그러고보니 한바퀴 임도를 뺑 돌았습니다.
: 연장은 20 여km가 조금 안된답니다.
: 폭우 때문에 노면위의 흙이 많이 유실되어, 잔돌만 남아있지만...

: 남은 볼보코스와 용가리코스로 향합니다.
: 이제부터는 싱글입니다.
: 임도와 싱글을 함께 즐긴다는것이 더욱 즐겁습니다.
:
: 사사삭...풀숲길을 헤치며...
: 말발굽님과 싱글 업힐을 바락바락 기어 오릅니다.
: 아직 싱글엔 습기가 더 남아 있는건지...바닥이 조금 미끄러운듯 합니다.
: 특히 나무뿌리 밟고 넘을때엔...미끄럼은 기본옵션입니다.
: 아니나 다를까...???
:
: 말발굽님과 저...거의 동시에 업힐중 미끄러져 벌러덩 하늘을 봅니다.
: 이래서... 하늘을 한번 보게 됩니다.
: 우쒸...넘어질땐 크랭크나 변속기땜에...가급적 왼쪽으로 넘어지랬는데...
: 말발굽님이나 저나...오른쪽 궁둥이에 흙 잔뜩 묻혔습니다.

: 선두는 용가리님...후미는 홍문수님...
: 쑝쑝 빠지면서 신나게 내려갑니다.
: 밑으로는 산본의 아파트단지 불빛이 보입니다.
: 평소 등산객들이 많은듯...코스가 다듬어진 느낌입니다.
: 신나는 다운은 금방 끝납니다.
: 뭐...몇분 안 탄것 같은데 벌써 볼보코스가 끝났답니다.
: 이렇게 아쉬울데가 있나...?
:
: 시간은 23:00가 훨씬 지났는데...
: 아직 용가리코스가 남았습니다.
: 용가리님께서 손수 기획 연출하여 발굴해낸 산본지역 최고의 싱글이랍니다.
: 태어난 아가의 미소 앞에서 사라지는, 산모의 고통처럼...
: 오늘 내내 업힐에서의 고달픔을 모조리 잊습니다.
:
: 진파리님 라이트가 가물가물 하더니...결국 운명.
: 앞뒤 빛 동냥에 의지하여 조심조심 타고 내려갑니다.
: 아~좋아요...정말 좋아요...(신문선버젼)
:
: 집이 먼 임형식님과 홍문수님은 넘저 빽홈하시구.
: 남은 사람들...그냥 갈 수 없습니다.
: 평촌의 김정기님 단골맥주집으로...
:
: 시원한 마당에 파라솔 테이블 펴고...프라스틱 의자에 앉아...
: 근데, 용가리님의 몸무게는 상상을 초월하는가 봅니다.
: 그 프라스틱 의자가 순식간에 뽀사집니다.
:
: 경악을 금치 못하는 주인 아주머니의 표정...
:
: 그보다, 뻔뻔한 두 양반의 순발력이 돋보입니다. 
: 김정기님 왈..."기뻐하세요 아주머니, 저희가 불량품 의자를 찾아 냈어요..."
: 말발굽님 왈..."속히 본사에 리콜 하심 돼여..."
: (그때 우리는 노스웨이브신발 반품에 대해 얘기하던중 이었음)
:
: 시원한 맥주 첫잔에 크아~~몸서리를 칩니다.
: 익일새벽 02:30분까지 대화의 광장을 닦습니다.
: 자전거 타는거 보다, 더 재미있는 시간입니다.
: 맥주값은 홈그라운드 김정기님께서 감사하게도 가차없이 계산해 버립니다.
:
: 새벽 04:00분...대문을 열고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귀가합니다.
: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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