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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투어 후기] 6/16 (토) 인제~서울

........2001.06.17 13:32조회 수 870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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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날...드디어 1200의 끝장을 보고야 맙니다.

어제밤에 준비한 빵, 토마토, 바나나, 우유 등으로 허기를 없앱니다.

07:00분...안개가 걷히지 않은 산 속의 인제읍내를 벗어 납니다.
작년 엄청난 폭우로 인해, 마지막 완주를 못했던 그런 아쉬움...
그러나 올해의 1200투어는 다릅니다.
바퀴 자국을 죄다 깔고 왔습니다.

군축령 고개를 넘을 걱정...어라 ???
터널이 새로 생겨 코스가 무쟈게 단축됩니다.
초보맨님이 가장 큰 혜택을 받았습니다...킬킬킬

와우님이 통증을 보이시는데...가슴이 아픕니다.
이거 마지막에 다시금 버스를 타게 되는것은 아닌지...
쩔뚝쩔뚝 뒤 따라가는 제가 더 아픈것 같습니다.

신남휴게소...윈드자켓은 벗어서 배낭에 쑤셔 넣고...
썬크림을 덕지덕지 쳐바릅니다.

와우님 상태가 염려되어, 막 달리려는 선두 초보맨님을 가로막고...
제가 선두에서 20 Km/h미만으로 천천히 갑니다.
서울까지 남은 거리도 얼마 안되고...
함께 마무리를 지어야 하겠기에...

재성이님이 오만가지 인상을 쓰면서 화장실 가야된다구...모두 기다려 줘야 됩니다. 
와우님은 무릎때문에 속도가 안나니까 먼저 출발합니다.

홍천까지는 큰 업힐 거의 없이, 비교적 완만한 내리막길입니다.
평속 36 Km/h 로 먼저 출발한 와우님을 쫓아갑니다.
어...그런데...가도가도 꼬리가 잡히질 않습니다.
겨우 홍천을 10 여Km남겨둔 구성포에서 와우님을 따라 잡습니다.
타고 오면서 어느정도 무릎통증이 가라 앉았고...상태는 다소 호전 되었답니다.

09:30분...새로생긴 삼포휴게소...해장국으로 아침식사...
오늘 서울에서 속초까정 로드투어가 있습니다.
대청봉님, 이병진님, 김현님, 비탈리님, 민기, 정기, 오바맨...이렇게 7명의 왈바를 길바닥에서 만날수 있습니다.




우리는 서울로 향하면서...반대로 서울서 내려오는 속초팀과 손을 흔들며 지나칩니다.
저들은 과연 우리가 어떤 미친넘들인지 알까 ?

저 반대편에 반가운 파란 왈바져지...대청봉님...
너무도 반가운 나머지 손을 흔들다가...초보맨님...큰대(大)자로 길바닥에 벌러덩 나자빠집니다.
서로 조심조심 안전라이딩을 기원하면서 각자의 길로 접어 듭니다.

조금 더 가다가 비탈리님을 지나친 듯 합니다.
4차선 확장국도라 잘 안보입니다.

얼마를 더 가다가...이병진님, 민기, 오바맨, 김현님을 만납니다.
서로 손을 맞잡고 팔짝팔짝 뜁니다.
씩씩한 우리의 아이들이 기특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김현님...잔차타는거 생전 첨 봤습니다.
늘 소주병과 함께...킬킬킬

자 이제 서울 까지는 100 Km 남았답니다.
제자리에서 굴러만가도 코 닿을만한 거리입니다.

와우님...무릎이 안아픈지...슬슬 가속이 붙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어제 양양에서의 왈바 드림팀을 꿈꾸며 냅다 쏘기 시작합니다.
초보맨님, 재성이님, 장우석님, 저, 왕창님...이 순서대로 죽어라 밟습니다.
평속 40 Km/h로 얼마를 달렸을까 ?
서서히 힘이 들어 갑니다.
초보맨님의 굵은 허벅지가 파르르르 떨리는 것이 보입니다.
이러다가 와우님... 무릎 더 아프면 안될텐데...
결국, 며느리고개를 넘기기전에...초보맨님과 재성이님이 지쳐 떨어져 나갑니다.
"와우님...천천히 가요..."
우석님의 고함이 안들렸다면, 나머지 사람들도 퍼졌을겁니다.

길가의 가판점에서 개당 천원씩 주고 옥수수를 하나씩 먹습니다.
쉬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홀릭님 연락이 왔는데...성대한 환영식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오후 3시 이후에 입성하랍니다.     
양평쯤에서 늦은 점심 먹고 들어가기로 합니다.

얼마정도 업힐을 올라가는 중입니다.
1열로 찬찬히 줄맞춰 오르는데...
후미에 있는 왕창님, 와우님이 느닷없이 재성이님에게 "야 이 개쉑...%$#쓰펄@!*씨양^&%..."
별의별 욕이 다 나옵니다.
물어본즉슨 업힐중, 재성이님이 뒤따르던 두양반에게 방귀를 한방 선사 했다는군요.
가뜩이나 호흡이 딸리는데, 핵폭탄 방귀를 갈겨 댔으니...

장우석님과 제가 교대로 선두를...평속을 30Km/h 미만으로 유지합니다.
골반뼈가 쿡쿡 쑤십니다.
조금만 더 참자...곧 서울이다.

14:20분...팔당이 점점 가까와 옵니다.
물냉면으로 점심식사를 대신하구서...
또 길가 노점에 서서 개구리 참외를 하나씩 까먹습니다.

서울특별시의 이정표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이 날을 위해서, 한달전부터  밤낮으로, 연습에 연습을 거듭 했었습니다.
노력한 만큼 되돌아 오는건 동서고금을 통해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마지막 힘을 내서 팔당대교를 건너, 길동사거리와 올림픽공원을 지납니다.
모두 지쳐있었지만 눈빛은 점차 생기가 도는것 같습니다.
중앙병원을 따라 한강둔치에 내려 섭니다.

우리는 해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까면서 우리들만의 조촐한 폐회식을 거행합니다.
서로가 수고 했다는 덕담으로 긴장을 풀어 버립니다.
초보맨님...앞으로 더욱 열쉬미 살겠답니다...킬킬킬

빨리 안들어 온다고, 십자수님 전화가 닥달을 합니다.

16:00분...줄 맞춰 선착장 앞으로 갑니다.
저 멀리 풍선으로 개선문을 만들어 놓았고, 왈바 현수막도 보입니다.
거리가 가까와 지면서 자세히 보니...생각외로 많은 분들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나이를 잊으신 말발굽님과 십자수님의 쌩쑈...우뢰와 같은 함성과 박수...
폭죽...샴페인...반가운 얼굴들...
그동안의 고생은 전혀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를 악 물었던 엉덩이의 뻐근함도 잊어 먹습니다.
밴드와 예쁜 도우미들이 없어 다소 섭섭...

성원에 감사 드립니다...
우리를 위해 이렇게 귀한 시간을 내어 주시고...

누적거리 : 1150 Km...

와우님, 장우석님, 재성이님, 초보맨님, 저 수류탄...
그리고, 350 Km 구간을 함께 해주신 왕창님...
무엇보다도 우리가 가장 힘들고 지쳤을때, 우리를 돌봐 주신 포항식구들에게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내년에 또 도전하고 싶습니다.
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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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확실하지 않습니다.. (by ........) Re: ㅎ ㅎ십자수님 .........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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