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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화왕산-아버지랑 달리다

천재소년2005.11.06 21:37조회 수 3188댓글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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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간 화왕산 옥천쪽 산성 앞

 

 

안녕하세요

천재소년 입니다.

제가 2주전 아들을 얻었습니다. 자랑 자랑^^

어머니가 며느리 산후조리 해주려 저희 집에 와 계시는데

어제는 잠시 집으로 가시는 바람에 제가 아들 뒷바라지(?)를 했습니다.

울고 똥싸고 정신없더군요.

기저귀 가는 순간에 똥을 3단 콤보로 싸는데..

물티슈로 막아 보지만 역부족 -,.-

자기 자식 똥은 냄새도 안난다더니..순 뻥입니다.

보는 순간 하루 종일 밥맛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께 전화드려서 어머니 다시 한번 더"파견요청"을 하였습니다.

오늘 새벽에 날라오셨습니다.

 

아버지: 아들아..집에 있어봐야 여자들한테 욕만 먹고 우리는 산이나 가자.

나: (흥분하기 시작..아싸! 벗어나는거야) 산???정말요? 걸어서? 자전거??

아내: 비오는데?

나: 등산과 자전거는 비가 와야 미끄러지는 맛이..

아내:그래 어제 기저귀 간다고 힘들었는데 다녀와.

 

등산을 할까 자전거를 탈까 고민입니다.

아버지: 창녕화왕산 억새밭이 좋다는데..

나:혹시 자전거 타고 가실수 있겠어요?

아버지: 내가 왕년에 삼립식빵 대리점 할때..짐바리 자전거로 빵배달도 했는데..니 태어날때 쯤이니 30년전이네..

 

 

이렇게 하여 "왕년에 빵배달청년"과 라이딩을 가게 되었습니다.

화왕산 밑에 도착하니 비가 내립니다.

 

 

이분이 천재소년 아버지 "천재어른"입니다.

6.25때 젖배를 못 채워서 키가 작답니다.

남양분유라도 좀 드시지 말했다가 뒷통수 맞은적 있습니다.^^;

제 세칸차 싯포스트를 최대한 낮추니 탈만합니다.

조금 지나서 비가 그치고 라이딩 합니다.

 

 

 

매표소 지나 철문 지나 조금 올라가니 내려서 끌고 가십니다.

나:아부지~ 왕년에 빵배달은?

아버지:짐바리 잔차도 안타고 끌고 다녔다..이넘아!!

나:-.-

 

 

그래도 자전거 탈때 찍어라고 소리칩니다.

제가 라이딩가면 입만 살았다는 소리 듣는데..

유전인것 같습니다.

피는 못속인다는..

 

 

 

8부 능선쯤 산장같은 주막입니다.

아버지: 표정관리 들어간다.웃을때 찍어라

나:예 -.-;

 

 

 

 

평지랑 내리막은 타고 달립니다.

 

 

 

오르막은 얼마 못가서 끌바입니다.

드디어 이유를 알았습니다. 제가 자전거 못타는 이유를..

자전거 실력도 유전인것 같습니다.

피는 물보다 진합니다.ㅋ

 

 

 

 

산능선 허준 촬영장 입구입니다.

삼천포MTB팀도 만나고 나산탄 부산 팀도 만납니다.

산에서 라이더를 만난다는 것은 너무 기분 좋은 일입니다.

반갑습니다.

 

 

 

 

익숙한 얼굴 구지님도 보입니다.

뒤에 예쁜 여성 회원님도 있고..

제 카페MTBinside는 여성 회원이 거의 없습니다.

한번 오프라인 와 보면 대부분 그 다음 안나옵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

 

 

 

 

풀페이스의 나산탄 회원님.

손보세요. 절대 반지를 끼고 계시는걸 보니 내공이...

 

 

 

허준 촬영장

 

 

 

약수터 가는 길에 국민차 엘파마 입니다.

언제가는 타보고 싶은 차입니다.

 

 

 

 

 

 

 

곧 다운힐에 대비 하시는듯..

행동식이라도 나눠드리고 싶었지만

제가 급한 산행이라..아무것도 준비를 못했네요

아쉬운듯 헤어지고...

 

 

 

아부지~ 뭐하심니꺼???허준이 찾는교??

 

 

 

허준 촬영장

 

 

 

 

허준 잼있게 봤는데..^^

전광렬 아저씨 맞죠??

 

 

 

제 잔차 입니다.

아버지는 잔차 가격도 모르니 힘이 드시면 바닥에 던져버립니다.

아버지: 잔차가 어찌 세우지도 못하게 스텐드도 없냐??내일 하나 사라.

땅바닥에 내사랑 코나...

가슴이 메여 옵니다.ㅠ.ㅠ

 

 

 

그래도 잘 끌고라도 다녀서 다행입니다.ㅋ

 

 

 

 

산성 입구에서 어떤 분이 아버지께 잔차에 대해 질문합니다.

등산객: 대단하십니다.이거 얼마요?

아버지: 아들 타고 있는 큰 잔차가 100만원하니 이거는 한 50쯤 하는것 같습니다.

등산객:무슨 잔차가 100만원씩이나??

아버지: 그러게요. 내가 저거 100만원주고 샀다길래 미친넘이라 했습니다.

 

속이 답답하고 미쳐 버릴것만 같다는...

사실을 불었다간 저 넓은 억새밭에 뭍힐것 같고..

참고 있자니..속이타고..ㅠ.ㅠ

 

 

 

정상 밑에 도착

 

 

 

 

 

배가 고프신지 먹을것 달랍니다.

얼굴은 동안이지만  60세 다 되어 갑니다.

 

 

 

어머니가 아침에 재료가 없어 대충싼 김밥 그래도 맛있습니다.

 

 

 

 

화왕산 정상 풍경 감상하세요.

 

 

 

 

오늘 억새 보러온 등산객이 억새보다 더 많습니다.ㅋ

 

 

 

봄에도 좋지만 가을에도 괜찮은것 같습니다.

 

 

 

 

사람들도 많고..

 

 

 

 

 

창녕쪽으로 바위입니다.

절경입니다.

 

 

 

 

등산객에게 부탁하여 아버지랑 단체사진..

아버지랑 단둘이 사진찍은 것..어릴적 빼고는 진짜 처음인 것 같습니다.

남자들은 원래 그런것 같습니다.^^;

 

 

 

 

 

왕년에 빵배달 청년ㅋ

독사진 하나 찍어 달라네요.

동네가서 자랑하실려나ㅋ

 

 

 

 

 

억새밭 독사진

힘들어 죽겠다면서 사진기만 들면 표정연기 들어갑니다. ^^;

 

 

 

화왕산 억새밭은 장관입니다.

 

 

 

 

 

옥천쪽에서 바라본 사진입니다.

 

 

 

다운힐은 생각보다 잘하시네요..

 

 

 

아버지의 뒷모습..

예전에는 저를 매달아 놓고 때리던 아버지가 힘이 없는 노인이 되어 간다는 생각에 눈물이 핑돕니다.

이제 죽을때까지 맞아도 좋으니 아버지가 힘이 많이 있었음 좋겠습니다.

 

 

에필로그

 

언제가는 해보고 싶었던...

항상 꿈 꿔 왔던 아버지와의 라이딩을 하였습니다.

정말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랑하고 싶어서 왈바 포토에 올립니다.

 

아버지가 농담 삼아 말씀하시던 "너도 애 낳아보면 딱 두배로 복수 당할거다"

그 말을 이제 애 낳고 보니 이해 할것 같습니다.

애 기저귀 하루 갈았다고 힘들어 하는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평생 자기를 희생해 가며 먹여 주고 재워 주신 우리 부모님들..

"어버이 살아실제 제 섬기길 다하여라."

더 늦기 전에 깨우쳤어야 하는데..

많이 늦은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 종일 입가에 맴도는 말이 있습니다.

아버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영원히...

 

 

 

 

감사합니다.

 

천재소년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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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전거 최고속도(내리막길 에서).. (by yonugoo) 재 애마입니다.ㅋㅋㅋ호호호호호.부끄러워아잉 (by wnstj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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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0
  • 부모님이 살아 생전에 이렇게 좋은 시간을 많이 같이 하세요.
    나중에 후회합니다.
    효도를 한창 받을 나이가 드시면 성질 급한
    우리 부모님들은 오래 기다려 주지 못하십디다.
    사진속의 부자지간...
    진한 정이 오감을 느낄수 있네요.
    행복한 효도 많이 하세요.
  • yan
    2005.11.7 08:47 댓글추천 0비추천 0
    정말 많은 것을 느낌니다. 부자간의 정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항상행복^^
  • ㅎㅎ. 정말 부럽습니다. 저도 언젠가 저렇게 한번 해 봐야겠네요. ㅋㅋ.
  • 부자간에 자전거 타는 모습 정말 보기 좋습니다~ 부러워요^^
  • 너무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마음 씀씀이가 정이 듬뿍담긴 그순간 순간 참 아름답다는 말밖에는 표현이 없네요.
    건강하셔서 계속 같이 하시길 빕니다.
  • 아!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이 나면서 눈가에 눈물이 맺히네요.
    좋은 모습 항상 간직하시고,
    지금 기저귀 차고 있는 아기도 20년 이나 30년후
    천재소년님과 같이 라이딩 할 수 있기를 빌겠습니다.
    행복하세요^^
  • 아버지 없이 큰 저에게는 염장성이지만....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제게 안타까운건, 지금 장인어르신도 연세가 넘 많으셔서 저한테는 이런 아름다움을 만들 기회가 없다는 것이네요.
  • 한마디 안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나 해보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아버지와의 라이딩! 천재소년님은 하셨군요...앞으로도 자주 모시고 다니세요....아홉살 아들 꼭 입문시켜서 그 같이 아름다운 모습 일찌감치 준비할랍니다
  • 제 아버지도 계셨더라면...^ ^
  • 너무 부럽습니다...가슴이 찡하도록...아버지가 등산 가자고 하셨을때 싫다고 했던 기억이 마음에 자꾸 걸리네요...다음주엔 꼭 아버지와 함께 가봐야겠습니다^^
  • 너무 멋져요~ 저도 담에 꼭 아버지랑 라이딩 해야겠네요~
  • 웬만하면 글 안남기는데 그냥 보고만 갈수가 없네요
    "아름답습니다"
  • 아~
    정말부럽습니다~ 돌아가신 아버님이 생각나면서 눈물이 나오려 하네요 ~
    이래서 자장구타는겨 다조아~ㅎㅎ
  • 좋은 가을 풍경... 너무 멋집니다.. 아버님 모시고 자주 다니세요~ 항상 건강하시구요~^^
  • 정말로 글을 남기지 않고..지나칠 수가 없군요..
    너무 훌륭하십니다.
  • 가슴을 퀭~하게 만드시네요.
  • 오랫만에 보는 감동적인 글~
    잘보고 갑니다~^^
  • 효자님.효자님.효자님.일것갓테.ㅡ산 잔차 타는젊은 이들 전부 효자일꺼야....천재소년 고마워이
  • 저도 주말엔 같이 목욕탕에 가서 서로 등을 밀어줍니다만 제 차례가 되면 눈물이 납니다. 넘 아프게 밀으셔서 힘센것도 유전이긴한데... 더 훗날에 안 아파질때도 눈물이 나겠죠.
  • 천재소년글쓴이
    2005.11.7 13:48 댓글추천 0비추천 0
    허걱 이렇게 많은 리플이..많은 격려와 관심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 사실 효자 아닙니다. ^^;
    지금까지 아버지와 용돈 받을때 빼고는 대화 한번 제대로 못하고 살았습니다.ㅎㅎ 만나면 서로 잘못한것도 없는데 뻘쭘하니...왜 아버지랑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옆에 든든해 하시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습니다. 앞으로 좋은 아들이 되야죠^^
  • 잔잔한 감동입니다....^^고맙습니다..보는것만으로도 가슴 훈훈함이 넘쳐남니다...세상의 모든아버님들이 건강하시기를................
  • 부럽습니다...... 집에서 할일없이 지내는데, 요즘 백수라 아버지 뵙기가 겁이납니다.
    효도해야하는데, 갈수록 효도하기 어렵습니다..... 요즘은 말도 잘 안하고 지내는데...!
  • 자식들에게 베풀기만하고 2주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이네여...보기 너무좋습니다.
  • 좋은글과 멋진사진 감ㅁ사합니다 명예의 전당으로 추천 1000000000000000표
  • 내일 아침엔 꼭 우리 아부지 뵈러 가야겠습니다
    전 상동이고 우리 아부지는 범물동에 계시는데.... ㅠㅠ
    자주 못갑니다 죽일넘입니다
    아부지~~
  • 눈물이 볼을 타고 주르륵..... 우리 아버님도 살아 계셨다면 비슷한 연세일텐데....
    저도 가끔 아버지와 같이 자전거를 타는 꿈을 꿉니다.
    사진과 글, 감동 깊게 잘 보았습니다.
  • 코끝이 찡~합니다.
    글 읽자마자 아버님 목소리 들으러 전화하러 갑니다.
    그리고 감동의 글 감사합니다.
  • 삶이 멋지다는 생각이 드는 글과 사진입니다. 저도 작년에 군생활을 접고 집으로 내려와 아버님과
    짧지만 자전거를 같이 타면서 느낀점입니다. 지금은 허리 디스크 수술과 당뇨로 무리한 운동을 못하고 계시지만..... 소시적에는 싸이클 동호회 활동을 하시면서 전국을 누비셨는데.......
    힘에 드신다는 말씀을 들었을때는 마음이 무거워지면서 뭐라고 하기힘든 감정들이 복잡해 지더군요. 이제 대한민국의 어르신들은 장성한 아들과 딸들이 옆에서 즐겁고 힘이 되도록 옆에서
    보살펴 드려야 합니다. 멀리 떠나 군생활을 할때는 자주 뵙지 못하니까 항상 그대로이신 모습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자주는 아니더라도 아이들보다 부모님들과 보내는 시간을 조금 더 늘여야 겠습니다.
  • 참 좋은 모습이군요.....
    저도 아들이 7살인데 크면 함께 함 해볼려구요....
    요녀석이 자전거를 너무 좋아해요..........
  • 넘 찡합니다. 아버님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이글 명예의 전당가야 될거 같은데요..
  • 너무 부럽습니다....ㅜ.ㅜ 주르륵~~~~~~앞으로도 지금처럼 행복하신 모습으로 영원히~`
  • 명예의 전당으로~~~~~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 오랜 여운이 남는 글입니다. ^^ 역시~~
  • 멋진글 잘 읽었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 언제간 3부자가 함께 라이딩 후기가...사람사는 향기가 배어드네요.
  • 최고네요. 멋집니다.
  • 좋은 글 사진 잘 봤습니다^^..저도 아버지 한번 모시고 자전거 타러 가야겠습니다^^!!
  • 항상 안운하시구여 행복하세여^^:;
  • 멋지네요.. 부럽습니다
  • 저도 아버지랑 단둘이 사진찍은 것은 어릴적 빼고는 없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남자들이 원래 그렇다 할지라도 지금 이 순간 만큼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 갑자기 가슴이 포근해지는건 무슨이율까요~~
  • 한번더 봤습니다. ^^
  • 좋은사진 좋은글 ^___^
    부러워요~
  • 잔잔하지만 뭉클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아름다운 산문 한 편을 읽은 느낌이 드네요. 화왕산도 정말 멋지구요.
  • 아버지가 되고서 아버지가 보였다는... 나
    순전이 아들일 때는 전혀 안 보였다는..나
  • 끝에서 4번째 사진....
    아버지가 계시다가 비어있던 길...별 건 아니겠지만, 연출은 아니었겠지만.
    30분째 그 사진만 보다가..한 줄 씁니다. 토마토님처럼....정말 가슴이 퀭~~~~ 해집니다
    좋은 사진과 글 고맙습니다..
  • 얼마전에 아버지가 자전거이야기를 하시길래 생활잔차 하나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타질 못하시고 망설이고 계십니다.
    다치실까봐 걱정이 되시나 봅니다.
    저두 같은 생각이라서 더 권유도 못하고 그냥 보고만 있습니다.
    칠순잔치를 앞두고 있는데, 아직도 마음은 젊으셔서 욕심내어 자전거를 얘기하신건데
    막상 타시려니 어려운가 봅니다.

    자주 같이 다니세요 부럽습니다
  • 눈물 나려고 합니다... 잘해드려야징.....ㅡ...
  • ㅠㅠ b
  • 멋짐니다...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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