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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이아빠 중국 가다(6) - 구절양장 구불구불 지우자이꺼우 가는 길

훈이아빠2006.11.22 14:24조회 수 528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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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시간이 5시 30분 이란다.

어젯밤에 배낭은 챙겨두었고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억지로 깨워서

세수를 시키고 정신을 차리니 5시 15분이다.

로비에 내려가보니 중국인 커플 한쌍이 우리와 같이 기다리고 있다.

이른 체크아웃을 하고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승합차가 와서 우리를 싣고 가는데 어느 외떨어진 호텔앞에 내려준다.

그리고 기다리기 시작...

출발 예정시각인 6시가 넘어도 차가 오지 않는다.

옆의 중국인 커플은 전화로 뭐라뭐라 항의하는 모양인데

서로간에 의사소통이 되지를 않으니 뭐라고 항의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이윽고 7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에 오는데

이런 된장맞을 일이 있나

픽업기사가 애시당초 엉뚱한 곳에 우리를 내려주고 갔던 것이었다.

제일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했는데 픽업기사 실수로

제일 늦게 도착한 셈이 되니 자리가 제일 뒷자리 밖에 없다.

14시간을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난감하다.

일단 자리에 잡고 버스는 쳉두 시내를 벗어나기 시작한다.

5시간 정도를 달리더니 점심식사를 위해서 차를 세운다.

7가지 요리에 밥이다. 시골이라 음식맛은 거시기했지만 시장했던 터라 맛있게 먹었다.

다시 차에 오르니 사람들이 우리에게 관심이 많다.

내 자리 앞에 탕이라는 고3학생이 있었는데

쭈뼛거리며 영어로 물어본다.

되었다. 드디어 통역 한 명 확보~~!! 만세~~!!

차를 타고 구채구로 계속 달려가는 중

가이드가 한궈런이라고 소개를 하자 사람들의 시선이 일순간에 몰린다.

니 쓰 한궈런 마? 쓰, 워쓰 한궈런

옆의 아저씨가 말을 걸어온다.

옆에 같이 앉은 일행은 흑룡강성에서 온 사람인데

대화를 걸지만 어렵다.

통의 중재로 이야기를 나누지만 역시 짧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인기 만점이다.

간식거리, 마실거리를 우리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보내준다.

중국인들은 항상 다니면서 우리가 아들 둘이 있다는 것을

무척이나 부러워하였다.

실제로 중국인의 중산층인 이들은 아이가 오로지 하나였다.

그래서인지 하오하오 하면서 무척이나 좋아했다.

특히, 옆자리 아저씨는 딸 하나였는데 재훈이를 보고 튼튼해보인다고

내 아들 삼자고 할 정도였다.

중간에 또 다른 휴식처인데 아마 시간맞추기용인 것 같은 사찰에 들른다.






20원의 추가비용이 들어 사찰에 입장하지 않고

주변의 슈퍼의 그늘에 앉아서 노닥거렸다.

슈퍼에서 맥주, 아이들 아이스크림, 와이프 차 등을 사서

하릴없이 1시간 정도를 기다렸는데

현지인들의 대응이 아주 좋다.

한궈런이라고 하면 사람들의 눈빛부터 경계를 풀고 좋단 느낌이었다.

일본인이라고 한다면 글쎄... 시골에선 좋은 대접 받긴 힘들 것 같다.

사찰 구경을 끝낸 차량은 드디어 구절양장 구불구불한 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절 주변만 해도 더웠는데 해발고도가 높아지자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서늘함을 머금는다.

해발 4000미터 근처의 고개에서 한 번 쉰다.

숨을 쉬면 확실히 공기가 들어오는 양이 작다는 느낌이 든다.

이 상황에서 뛰면? 뭐 어질하면서 세상이 하얗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앞에 보이는 산은 5천미터급은 되어 보이는데 이전엔 만년설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눈이 없다.

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다.

고개를 넘어서 내려가는데 좌우측으로 초원이 펼쳐진다.

여기서 야크(마오늬우-털소)를 방목을 하는 모양이다.

곳곳에 까만 야크들이 점으로 다가온다.

드디어 찬주사 근처의 숙소에 도착을 했다.

찬주사는 황룡과 구채구의 중간쯤 되는 지역으로 많은 패키지팀이 묵는

티벳장족들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마오저뚱과 홍군이 장정시에 이 험한 길을 지나가서

중국인들의 순례길에 포함되기도 하는 곳이다.

홍군을 기념하는 동상이 산등성이에 서있다.



그리고 이곳에는 흑수장족이라는 중국인들은 겁내는 장족들도 살고 있다.

버스에서 알게된 항저우 영어교사 통은 같이 쇼핑을 나가자고 한다.

외국인과의 대화에 신이 난 모양이다.

둘이서 거리 구경을 나섰다.

통을 통해서 중국인의 소수민족에 대한 인식의 단면을 볼 수 있었는데

첫째로 그들은 소수민족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중국이라도 같은 중국이 아니고 대단히 야만스럽고 위협스러운 존재라는 느낌...

그래서 조심하라고,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찬주사가 있는 동네는 한가한 시골마을이다.







길거리에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거기서 여행객들은 기념품을 사고 판다.

통 덕분에 진짜배기 자수정 목걸이를 10원에 샀다.(한국에 와서 조회하니 진품이란다.)

늑대목걸이, 장족카우보이모자 등을 현지인 수준의 가격에 샀다.

통은 장족이 항상 차고 다니는 칼을 70원에 샀는데 처음 부른 가격은 200원이었다.

칼엔 보석도 박혀있고 칼의 강도가 강해 다른 쇠는 그냥 깍을 정도였다.

나도 사고 싶었지만 공항 검색대를 통과할 자신이 없어서...

그리고 이곳의 특산품인 마오늬우러우(야크고기, 야크-마오늬우 고기-러우)



쇼핑을 마치고 나오니 아이들이 물건을 사라고 끈질기게 달라붙는다.

인도에서 많이 보던 모습이다.

삶을 위해 거리 한켠으로 내몰린 아이들을 보니 씁쓸했는데

통은 그들을 바라보는 눈이 아주 차갑다.

장족 중에서 사납고 나쁜 흑수장족이라고 노골적으로 적대시한다.



여기서 잠깐 중국의 소수민족에 대해서 알아보자면

중국내에는 52개의 소수민족과 한족 총 53개의 민족이 있다.

이중 조선족도 당연히 들어가는 것이고...

중국내에서 티벳장족이 소수민족중 가장 많은 수를 보인다.

그들의 독립의지가 높음은 티브이 등을 통해서 봤을 것이다.

2000만명 남짓되는 그들은 사천, 운남, 티벳의 구석구석에서

어렵고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중국은 이번에 천장철도를 뚫었다. 5300미터를 넘어가는 대공사였다.

이를 통해서 중국은 티벳에 대한 문화지배와 경제적 지배를 더 높여 갈 것이다.

물론 경제적인 문제야 벌써 한족들이 경제권을 장악해 논할 거리도 없지만...

중국의 소수민족관은 단호하다.

자치는 허용하되 독립은 절대불가이다.

이것은 중국역사를 통틀어 보아도 꾸준히 제기되어온 규칙임을 알 수 있다.

티벳에 문제가 생길 때 보다 빠르게 병력을 그곳으로 수송할 수 있을 것이고

수많은 한족들의 이주가 이루어질 것이다.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 중 하나가 한족을 이주시켜 소수민족의 근원적 정체성을 없애는 것이다.

천만명이 살면 5천만명을 보낸다. 워낙에 인구가 많으니 가능한 모양이다.

한족들은 이주한 곳에서 경제권을 장악하며 소수민족은 어찌보면 구경거리로 전락한다.

조선족들만 해도 중국식 역사교육과 중국화 작업으로 인해

한국인이라기보단 중국인이라는 의식이 훨씬 더 강하지 않은가?

수많은 기념품 가게의 주인들이 소수민족들보단 한족이 많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리고 다음으로 많은 소수민족은 위구르족이다.

이들은 회교를 믿는 모슬렘들이다. 생김새도 동서양이 섞여 미남미녀가 많은 편...

이곳 사람들의 중국에 대한 반감도 상당하다. 독립의 요구도 있다.

어디 그뿐인가? 몽골족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아마 미국이 나중에 중국의 강성해짐을 막기위해선

소련에 써먹었던 와해정책을 써먹을까? 글쎄 그 성공여부는 모르겠다.

다시 여행이야기로 돌아와서...

호텔에서 잠을 자는데 너무너무 춥다.

이불을 세겹으로 덮었는데도 한기가 느껴진다.

코끝이 쌔~한 느낌이 드는 것이 초겨울의 기분이다. 하긴 이곳은 해발 3000미터가 훨씬 넘는다.

내일은 구채구(지우자이꺼우)로 간다.

기대하시라...

사진 대폭발 예정...^^


오늘의 보너스 사진 곰발이다.




뱀꼬리)

읽어주시고 답글 달아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사실 여행기 쓰기는 이기적인 작업입니다.

제 기억을 정리하고 제 여정을 정리하면서 남기는 작업이지요.

그 이기적인 작업을 즐거이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어랏? 자전거 이바구도 아이구마는 하고 반감 가지시는 분은 없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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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1빠 선리플 후감상^^~~~지금부터 읽습니다 ㅎㅎㅎㅎ
  • 2빠!!
    이런 ~읽고 댓글쓰니 놓쳤네?..

    곰발바닥 처음봅니다. ㅋㅋㅋ
  • 이런 이런, ... 1빠를 놓치다니...

    저도 여행기 함 올려봐서 아는데... 이거 보통 작업이 아닙니다.
    오히려 여행 준비나, 실제 여행보다 더 힘들기도 하죠...

    그리고 여행기 쓰면서, 한번 더 여행의 추억속으로 빠져들죠....
  • 공부 많이 합니다^^
    계속 수고하세요..
  • 소수 민족에 대한 얘기... 많이 배우네요.
    티벳족이 2천만이나 되는군요 한족에 비하면 새피하지만... 때넘들 개..슥들.. ㅋㅋ
  • 근데 여행도 할려면 체력이 되야 겠네요.
    우찌 14시간을 버스로 타고 가노... 난 절대 못가 ㅎㅎ
  • 저도 소수민족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근데 한족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 듣고 싶네요.....^^
  • 훈이아빠글쓴이
    2006.11.23 15:08 댓글추천 0비추천 0
    한족이야 엄청난 자손 생산력을 자랑하는 골수 중화민들입니다.
    원래 농경민족들이 자식에 대한 욕심이 많습니다. 자식=노동력=부 로
    연결이 되니까요. 기마민족은 그에 비해 자식 욕심이 적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맨날 말을 타고 댕기니 전립선에 압박을 받아서 그렇나? 헤헤
    1가구 1자녀인데 이를 어기고 애를 낳은 후 주민등록에 올리지 않은
    수많은 흑인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흑인은 검은 흑인인 아니고
    중국사람들은 모른다, 베일에 감춰졌다,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할 때
    흑 자를 씁니다. 흑협이란 중국영화 보셨죠? 바로 베일에 쌓인 사나이 정도 되겠네요.
    그리고 등록되지 않은 차를 흑차, 그외에 정체가 불분명한 것에 흑 자를 붙입니다.
    흑은 중국어로 헤이 사람은 런 그러니 헤이런이 상당히 많다고 하더군요.
    인구문제 외에도 중국은 엄청난 빈부격차, 소수민족 문제, 지나친 배금주의....
    이 수많은 갈등원인들이 언제 중국의 발목을 잡을지 모릅니다.
  • 어제 tv에서 구채구에 대한 여행정보를 잠시 분적이 있는데 꼭한번 가보고 싶은 곳 이네요. 후속타
    빨리 올려주3...훈이아빠님의 여행기 잼나게 모두 잘 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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