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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빠네 인도 여행기(3) 마날리의 깊은 밤

훈이아빠2013.01.05 22:02조회 수 1829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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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제 워크숍을 다녀 오느라

 

몰아서 두 편 올립니다.^^

 

 

 

 

마날리 사설버스터미널을 벗어난 우리는 배낭을 메고 힘차게 나가다가

 

그만 우리의 얇은 귀를 탓할 수 밖에 없는 일을 겪었습니다.

 

한 번만 더 믿어보자꾸나

 

승용차가 거리가 1킬로미터가 넘으니까 20루피에 가자고 하더군요.

 

1인당 5루피? 그래 비싸진 않구만

 

좋다하고 타고 갔는데 채 3분도 안되어서 내리랍니다.

 

대략 5-600미터 정도는 되겠더군요.

 

입씨름하기 피곤하고 기분좋은 웃음으로 보내주었습니다.

 

일단 우리의 허기진 배를 채워야만 하였습니다.

 

마날리를 들어오면서 론리에서 본 찹스틱으로 향했습니다.

 

인도음식은 앞으로 많이 먹을 것이고 다른 지역에선 티벳음식을 접해보기

 

힘들다는 생각에 그 곳으로 정한 것이지요.

 

몰에 내려서서 일단 위치를 가늠해보았습니다.

 

론리의 지도가 아무리 잘 되어 있다고 하지만

 

바로 길 딱 내려서 찾아갈만큼 상세지도는 아니라 보거든요.

 

빨간색으로 찹스틱입구가 보였습니다.

 

대략 감이 오더군요. 맞은편에 버스 정류소, 그 위에 관광청

 

                     

 

          < 찹스틱의 내부 모습입니다. 후레쉬가 없어서 암흑성운처럼...>

 

 

배낭을 메고 들어서자 티벳인으로 보이는 여주인이 맞이하여 주었습니다.

 

일하는 사람은 인도인이었는데 남편인지 어떤 관계인지는 모릅니다.

 

일단 배낭을 내려놓고서 저는 망고를 먹기 위해

 

칼을 사러 나갔습니다.

 

70루피에 잭나이프 스타일의 칼을 샀는데 날이 영 미덥지 않더군요.

 

역시나 잘 들지 않아서 찹스틱 웨이터에게 부탁해서 갈아달라고 했습니다.

 

한결 나아진 것 같아 보이더군요.

 

일단 모모와 뗌뚝을 시켰습니다.

 

모모는 머튼과 치킨 두 종류로 주문했지요.

 

머튼은 양고기를 이르는 말입니다.

 

작은 아들은 머튼(염소? 양?)이 들어간 찐 모모를 아주 맛있게 먹습니다.

 

저희들은 노린내가 나서 도저히 먹기 곤란하던데

 

큰놈과 작은녀석은 맛있다고 순식간에 접시를 비워냅니다.

 

다름에 또 머튼 고기를 사달라고 하더군요.

 

뗌뚝(티벳 스타일 수제비)은 맛은 짜고 밀가루보단 야채나 감자가 많이 들어가서

 

밥이라기 보단 반찬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

 

킹피셔와 함께 간단하게 아점을 마친 저희들은

 

바쉬쉿으로 향했습니다.

 

온천이 있다고 하기에, 거기서 푹 한 번 담궈볼라고요. 흐흐

 

지나가는 릭샤를 30루피에 합의해서 바쉬쉿으로 올라갔습니다.

 

제법 오르막길을 10여분 넘게 달려서 바쉬쉿의 베이커리 앞에

 

내려주더군요.

 

밸리뷰호텔로 처음에 가려고 했기 때문에 기사에게 물어보니

 

잘 모른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직접 찾기로 하고 길을 내려가는 도중 수라비게스트하우스를

 

만났습니다.

 

새로 지은 건물이었고 깨끗해 보여서 일단 들렀다가

 

다른 곳으로 가기로 마음 먹었죠.

 

안내해주는 방으로 들어가 보니 정말 발코니의 전망이

 

죽여주었습니다.

 

푸른 숲, 파아란 하늘, 하얀 구름

 

그리고 계곡 따라 끝없이 이어진 사과밭...

 

건너편에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들

 

 

 

 

 



                                <수라비 게스트하우스 발코니에서 본 마날리 계곡>

 

그래 결정했어~~!!

 

이곳에 묵기로 하고 3박을 한다고 해서 하루 100루피씩

 

방값을 깍았습니다.(방값이 100루피가 아니고^^)

 

티비, 핫샤워, 더블룸에 4인이 묵었습니다.

 

더블베드는 3명이 자기에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이더군요.

 

물론 아이들을 포함해서요.

 

저는 침대 옆 자리에 깔개와 침낭을 깔았더니

 

아주 훌륭한 잠자리가 나왔습니다.

 

이런 식의 잠자리에 익숙해서 저희들은

 

방값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따뜻한 물을 쓸 수 있는 순간온수기가 달려 있어서

 

오랜만에 정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었서

 

아주 개운하였죠.

 

샤워를 마치고 발코니에 앉아 망고를 깍아 먹고 있자니

 

노곤함이 물밀 듯이 밀려 옵니다.

 

하긴 어젯밤 더위와 불편함에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였으니까요.

 

각자의 자리에 누워서 낮잠을 좀 자기로 하였습니다.

 

오래 지나지 않아 방안에 나즈막히 코를 고는 소리만이

 

방안에 흐르게 되었을 겁니다.

 

처음엔 마날리를 여행 뒷부분에 넣었습니다.

 

충분한 휴식을 여기서 취하려고 했었죠.

 

하지만 우기의 경우 마날리의 멋진 산들을 볼 수 없을 수 있단

 

생각에 제일 앞에 이곳을 넣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잘 한 선택이었습니다.

 

저녁 7시가 되어서야 온 가족은 깊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5시간 이상의 낮잠을 잔 셈이군요.^^

 

아직까지 태양은 완전히 지지 않고 계곡 어스름을 비추고 있었는데

 

그 분위기가 아주 아주 멋있었습니다.

 

신비함과 뭔가 또 다른 묘한 분위기... 뭔가를 담고 있는

 

사진으로 남겼지만 역시 사진과 제 눈은 다른 모양입니다.

 

 

 

 

방을 정리하고 나서 맞은편에 있는 세탁소에

 

세탁서비스를 부탁했습니다. 티셔츠는 10루피, 바지 10루피 하더군요.

 

다음날 깨끗하게 다림질까지 해서 돌려 받았습니다.

 

어차피 배낭속에서 구겨질 것이지만 감동스럽더군요.

 

수라비 게스트 하우스 옥상에 있는

 

월드피스카페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치킨커리, 난, 팬케익, 초우면 등으로 멋진 저녁을

 

뒷쪽의 히말라야의 산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시원하게 트인 전망은 저희에게 편안함과 시원함을 함께 안겨주었습니다.

 

게다가 골든이글맥주와 함께 하는 이 여유로움을

 

어디서 무엇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마을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마을이라고 해봤자 3-400미터의 도로에 있는게 거의 다니까

 

크게 구경할 거리는 없었지만

 

한가로운 산책이 좋아서 길을 나섰습니다.

 

곳곳에서 헬로우 소리가 많이 들리더군요.

 

인도에서 가장 많이 들은 " Which country? "

 

헬로우~~ , 꼬~리안(발음이 특이하죠?) 살짝 올라갔다 내려오는

 

산책을 하는 도중 장신구 가게에 들렀습니다.

 

이곳 바쉬쉿에 의외로 장신구 가게가 많더군요.

 

아내를 위해 보석 박힌 은목걸이, 귀걸이, 반지 셋트로 900루피로

 

선물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목걸이와 펜던트도 같이 샀죠.

 

이놈들이 인도에 오더니 장신구를 무척 하고 싶어 하더군요.

 

100루피 정도에 목걸이와 펜던트를 해주었습니다.

 

아주 예뻐서 지금도 아내가 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대략 마을을 돌아서 들어오니 10시가 넘는 시간이었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인도 텔레비젼 시청을 하였습니다.

 

주로 뮤직비디오를 많이 봤죠. 신나잖아요? 물론 선정적인 것도 많았지만 ^^

 

그렇게 낮잠을 자고도 밤이 깊어지니 눈꺼풀이 무거워집니다.

 

아이들은 하루의 일들을 여행기로 공책에 남기는 일을 하고

 

저는 하루의 가계부와 내일 할일을 정리하여 봅니다.

 

지금 바깥엔 고요한 적막을 가늘게 흐트리는 계곡의 물소리와

 

풀벌레 소리 밖엔 없군요.

 

물소리에 이끌려 나간 발코니에서 바라본

 

올드마날리의 불빛이 아주 정겹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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