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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펜더블 시리즈, 형님들이 부르면 나가야 하는 이유<펌>

mtbiker2012.10.26 15:29조회 수 4113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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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익스펜더블 시리즈를 보았는데...

80~90년대의 액션스타들이 다 나오는군요.

처진 근육도 멋있는 형님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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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람보 5명’ 80년대식 액션 선보여

영화에서 ‘얼음같이 차가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얼음을 들고 있는 배우를 촬영하는 감독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실베스터 스탤론은 그렇게 한다. 그가 주연·연출·각본을 겸한 <익스펜더블>에서 주인공은 동료들과 함께 악당의 기지에 쳐들어간다. 사방에서 총알과 폭약이 난무한다. 악당을 향한 분노를 표현하는 듯, 주인공의 눈동자에는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길이 비친다.

<익스펜더블>은 그런 식이다. 30년 전쯤에 했다면 세련되게 보였을지도 모르는 시도들이 버젓이 나온다. 그 ‘용기’에 매력을 느끼는 관객도 없지는 않겠다. 요즘 액션영화의 주인공들은 왜 그리 고민이 많은지, 왜 그리 약한지, 왜 시원하게 악당을 물리치지 못하는지 불만을 느꼈던 관객도 이 영화를 좋아할지 모른다.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소말리아 해적단의 배에 한 무리의 사내들이 숨어든다. 사내들은 순식간에 해적을 일망타진하고 인질 구출 작전에 성공한다. 바니 로스(스탤론)를 중심으로 리(제이슨 스태덤), 인양(이연걸), 거너(돌프 룬드그렌) 등이 모인 ‘익스펜더블’ 팀은 의뢰인의 제안을 받아 세계의 악당을 물리친다. 수수께끼의 인물 처치(브루스 윌리스)는 바니에게 남미의 소국 빌레나의 독재자 가자 장군을 축출해달라고 제안한다. 

신·구세대의 액션 스타가 한자리에 모였다. 할리우드 액션 스타의 총동창회가 벌어진 느낌이다. 미키 루크, 아널드 슈워제네거, 브루스 윌리스에 프로레슬러 스티브 오스틴, 이종격투기 선수 랜디 커투어까지 등장한다. 사내들은 반성이 없고 거침도 없다. 스탤론의 대표작인 ‘람보’가 5명쯤 나온다고 보면 된다. 악당은 사정없이 죽이면서, 익스펜더블 팀은 총 한 발 맞지 않는다. 여자 앞에선 숙맥이지만, 여자를 괴롭히는 남자는 가만두지 않는다. 남의 나라에 쳐들어가 불법적인 일을 하지만, 악당을 처치한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인지 아무런 갈등이 없다. 

친한 이들과 함께 원하는 일을 하면서 나이 들어가는 사람은 행복하다. 60대 중반의 스탤론은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1980년대 감수성의 액션영화를 여전히 찍고 있고, 미국 관객들은 이 역전의 노장에게 지난 주말 미국 박스오피스 1위라는 선물을 안겼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영화'라고 부르는 이 환상적인 매체가 메시지이자, 분석해야 할 텍스트이자, 프로파간다의 칼날처럼 느껴지는 모양이다. 하기야, 어딜 가든 몇 명은 웃자고 하는 이야기에 죽자고 덤벼든다. 또 어떤 사람들한테는 농담도 삼가야 하는 법이다. 피식.

 

이 영화는 당신이 상영관을 나서면서 뭔가 사회와 이웃, 그리고 양성 평등 따위에 대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어가기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심지어는 생각 자체를 그닥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 걸 요구하는 영화들은 요새 차고도 넘친다. 당신은 그냥 개운하고 통쾌한 마음을 그대로 갖고 같이 영화를 보러 온 여자(남자)친구랑 맛있는 걸 먹으러 가면 된다. 365일 24시간동안 비범한 통찰의 칼날을 세우고 치열한 삶의 끈을 한 순간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영화를 안 보면 그만이다. 아마 볼 생각도, 시간도 없겠지만.

 

내 경우엔 차라리 요즘은 이런 영화들이 그리울 정도랄까. 꿈인지 생시인지 아직도 헷갈리는 영화도 봤고, 지나치게 잘 생긴 아저씨의 활극도 봤다. 스페인어로 뭔가 지껄이는 우주장난감에다, 심지어는 토막살인이 취미인 소위 '악마'조차도 봐야 했다. 제발 가끔은, 몇 마디만 덜 하고 그냥 때려부수거나, 폭파하거나, 쏴 버리면 안 되나? "파스타는 어디가 맛있는지 알고, 참치 뱃살도 구분할 줄 안다. 유기농 먹어야 몸에 좋은 것도 안다 이거야. 근데 오늘은 그냥 소세지 몇 개 프라이팬에 대충 구워서 캔맥주 거품 빨아가며 축구중계 봤으면 좋겠다." 뭐 그런 심정인 거다. 알렝 드 보통, 마이클 샌델 다 읽을테니까, 지금은 그냥 격투왕 맹호 16권 좀 먼저 다 보면 안되겠냐 이거다.

 

환갑을 넘긴 스탤론 씨는 당신의 가치관에 영향을 줄 생각도 전혀 없고, 작정하고 앉아서 진지한 주제에 대해 말 섞을 생각도 없다. 아직도 체지방이 별로 없어 보이는 이 할배의 관심사는 지극히 명료하다. 당신이 영화를 보면서 어떤 장면에는 신명이 나서 휘파람도 불고, 어떤 대목에서는 키득거리고, 그러다 커다란 나이프랄지, 리볼버랄지, 할리 데이비슨이랄지, 거친 엔진음을 내는 트럭 따위가 등장하면 아랫 턱을 잔뜩 내밀고 '크으' 하면서 탄성을 질러주기를 바라는 것 뿐이다. 그러면서 지갑을 열어 티켓 값을 지불하면 되는 거다.

 

누군가는 유행이 한참 지난 액션을 갖고 트집을 잡기도 하는 모양인데, 참 버르장머리 없는 관점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춘향가만 30년 하신 명창 모셔다가 랩도 좀 시키고, 43년간 유지해온 평양냉면 집 주방장에게 치즈 고명 좀 얹어 달라고 투정을 부려라. 쯧. 그래도 제이슨 스테이덤까지 부록으로 끼워넣어 줬으면 노친네들이 애 많이 쓰신 거다. 지금 황영조 씨더러 런던 올림픽 나가서 금메달 따오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냥 아침방송 같은 데 나와서 건강 조깅이나 일반인 마라톤 지도 좀 해주고 그러면 '우와' 하면서 즐거워해야 옳다. '본 아이덴티티(2002)' 같은 액션은 정말 액션으로 봐야 되는 거고, 이 경우엔 그야말로 '쇼'라고 생각하고 즐거워해야 하는 법이다. 이 찰지고 재미난 고밀도 노장 액션 쇼를 유치하고 낡았다며 폄하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뭘 기대하고 상영관에 들어간 건지조차 모르겠다.

 

이제 영화 이야기를 좀 하자.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을 아저씨들이 총칼을 들고 옷에 흙까지 묻혀가며 열연을 해 주신 덕도 있겠지만, 역시 아낌 없는 폭약과 특수효과를 사용해주신 덕분에 이 영화는 기대 이상의 볼거리들을 제공한다. 그 뿐인가. 돈에 의해 피를 흘리고 전장을 누비는 용병의 슬픈 숙명을 독백처럼 읊조린 미키 루크 아저씨의 눈가에 맺힌 눈물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지경이다. 게다가 할리 데이비슨, 커다란 엔진 따위가 사슬에 매달린 정비고, 해골과 까마귀 문신, 야생을 연상시키는 매끈하고 강인한 원주민 처녀, 실베스터 스탤론, 크고 번쩍거리는 나이프, 정체를 알 수 없는 각종 자동화기들, 썬글라스, 그리고 언제나 입에 물고 댕기는 시가, 리볼버 권총 등등.. 이 정도면 특정 연령대의 남성 관객들을 거의 환장하게 만드는 아이템들의 종합선물셋트다. OST마저 어쩌면 그렇게 골랐을까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덧붙여 이 퇴역 마초들의 예비군(혹은 민방위?) 훈련장 같은 영화에서 가장 놀라운 사실은 딱 세 명 등장하는 여배우들이 양말 한 짝도 벗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토이스토리3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나왔던 그 흔한 키스씬조차 없다! 정말 '순도 100%'의 "빈티지 액션 버라이어티" 에 화룡점정하는 미덕이라 아니할 도리가 없다.

 

이 영화는 분명히 요즘 같은 시대엔 다소 억지스러운 시도일지도 모르겠다. 문득 옛날부터 새벽이건 낮이건 이쪽 사정은 아랑곳 하지 않고 불러내서 귀찮은 심부름을 시키던, 하지만 가끔은 고기도 먹이고, 술도 사 주던 학교 선배들이 떠올랐다. 그 형들이 반 강제로 소주잔을 채워주면서 주워섬기던, 반쯤은 뻥 같은 군대 이야기랄지, 여자 이야기랄지, 옛날 싸움 이야기들이 그립다. 딱 들어도 과대포장임이 분명한, 앞뒤도 잘 맞지 않고 쌩뚱맞게 시공간을 넘나드는 실없는 이야기들. 하지만 언제나 즐거웠고, 뜨거웠다. 어떤 이야기들은 진위 여부나 기승전결의 완성도 따위와는 상관 없이 들어야 한다. 그래서 매번 되풀이되는 무용담과 연애담(혹은 다른 종류의 무용담)을 질리지도 않고 묵묵히 들어주곤 했다. 모든 남자의 히스토리는 그런 식으로 소화해야 한다. 물론, 그런 형님들이 부르면 새벽이든 언제든 달려 나가야 하는 것 또한 불문율이다. 내가 이 영화의 부름에 즐겁게 응답할 수 밖에 없는 것처럼.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5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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