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

by 구름선비 posted Aug 30, 20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지난 봄이 다 가고 여름이 시작되던 때에 아파트가꾸기 사업이라며
집집마다 샤피니아 화분을 두 개씩 돌렸었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큰 PET병으로 하나씩의 물을 주라는 광고와 함께….

제법 부지런한 나는 그 지시(?)대로 매일 정확하게 한 통씩의 물을 주는 것을 잊지 않았고
불과 몇 주가 지나지 않아서 많지 않은 세대 중에서 제일 먼저 꽃을 죽인 사람이 되었다.

꽃을 물에 빠뜨려 죽인 죄책감에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고향, 어머니가 기르시는 꽃 중에서
가장 흔하고 볼품 없는 채송화를 옮겨 심었다.

먼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될 수 있으면 물을 주지 않았지만
장마때보다도 많은 비가 오는 요즘 날씨로 화분이 또 물에 잠기지나 않을까 하는
청개구리의 심사가 되어서 살펴보게 되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여름이 한 풀 꺽인 엊그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돌아와 쳐다보니
비와 바람 속에서도 앙증맞은 꽃을 제법 피워내고 있었다.

시골 어디에서나 보던
낯익고 보잘것 없는 꽃이지만
죽지않고 꽃을 피워주기만을,

올 해 가을을 넘기고 겨울이 다 되어서 씨를 떨어뜨리고 죽어 내년 
싹이 나고 잎이 나서 다시 꽃을 피워 줄 것을 기대한다.


피기 시작한 노란 채송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붉은 색의 꽃을 찍기가 가장 힘들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채송화 한 송이는 아름답지 않다. 여럿이 모여야 예쁜 꽃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아침부터 내린 빗방울을 꽃잎에 달고 있는 채송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오랜 비에 시달린 줄기가 안타깝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역시 집단의 아름다움이 멋있다. 민초가 그런 것인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함께 이주해 온 맨드라미,
맨드라미 역시 싱싱한 것은 아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다른 집들은 아직도 샤피니아가 피어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건너편 집,
가장 잘 가꾼 것 같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