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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 밟아보신 분...

flight2003.12.01 12:12조회 수 50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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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분당 정자동 부근 탄천변에서 겪은 일입니다.

몸이 불편(중풍)하신 노인분과 부축하는 손녀딸이 잔차도로에서 산책을 즐기시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분들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잔디밭으로 살짝 우회하여 앞질러 갔습니다. 그런데 앞바퀴에 뭔가 한덩어리 붙어있는 것이 보이더군요. "아뿔싸"...순간적으로 밟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른 내려 제발 진흙이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냄새부터 맡아보았습니다. "흐~읍, 왝!"  조선간장 엎질렀을 때 나는 진한 시골냄새가 제가 처한 가여운 처지를 일깨워 주더군요. 설상가상으로 뒷바퀴에는 더 많은 똥이 묻어 있었습니다. 두 바퀴를 모두 커버하는 똥의 규모로 보아 제법 큰 중대형 성견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더군요. 보름전에 사놓고 아까와서 타지도 못하고 애지중지 쓰다듬기만 하던 캐넌데일이었습니다. 차라리 발로 밟았더라면 이렇게까지 억울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베란다에 갖다 놓으면 냄새가 날텐데...그러면 마누라가...아! 정말 괴로웠습니다.

뭔가 방법을 찾아야만 했지만, 너무 화가나고 머리가 복잡해서 뭘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겠더군요. 바퀴를 잔디에 비벼보고, 흙바닥에 문질러보고... 별짓 다 해보았지만 새 타이어 돌기 사이사이에 눌어붙은 누런 똥은 끄덕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구미동까지 올라가는 길에 웬 개X끼 들은 그리도 많은지... 하나 같이 목줄은 없고 주인들은 대견스런 표정으로 뒤따르는데...순간적으로 그 개 주인들이 천방지축 날뛰는 개들보다 크게 나을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수십마리 개들을 도살하며...역시 개는 돌아다니는 것 보다 도마위에 있을 때가 가장 사랑스럽다는 평소 지론을 되뇌었습니다.

잔차생활 두달만에 희한한 경험을 다 했습니다. 개똥은 어떻게 했냐구요? 일단 심리적 안정을 회복한 후에, 개천 얕은 물가(수심 5cm)에서 바퀴를 모래바닥에 대고 앞뒤로 공회전(수백바퀴)시키니까 깨끗이 떨어지데요. 더 좋은 방법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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