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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뛰고, 벌침맞고......

희동이2003.10.28 12:21조회 수 338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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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내린 비로 하늘이 더욱 파랗게 보입니다. 오랜만의 힘찬바람에 가지에 있던 단풍잎이 날리는걸 보고 산으로 향했습니다.

  가파른 임도를 타고 올라서, 등선을 따라난 산중소로를 달리고 있는데...
모퉁이를 돌때 왼편언덕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노루한마리가 길로 뛰어듭니다. 나도 놀라고 노루는 더 놀라고... 너무 놀랐는지 길을 건너 아래로 도망갈 생각도 못하고 마냥 길을 따라 내리 뛰는겁니다. 지천으로 깔린 도토리를 많이도 주워 먹었는지 살오른 둥그런 엉덩이를 실룩이며 자전거 앞에서 뛰는데, 웃음이 절로 납니다. 그렇게 50미터쯤을 같이 달렸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여운이 길게 남는 경험이었습니다.

  한참을 내려와서 좀 넓은 길을 달리는데. 가지에서 우수수 떨어져내리는 낙엽송잎들이 온몸주위를 감쌉니다. 그런데, 갑자기 목울대아래가 따끔합니다. 얼굴에 부딪히던 낙엽송잎의 느낌이 아닙니다. 장갑낀손으로 떼어서 보니 꿀벌한마리가 잡혀있습니다. 다시 손을 가져가보니 꽁지빠진 벌침도 묻어나옵니다. 남들은 돈주고 벌침맞으러 찾아 다니는데, 전 오늘 공짜로 벌침도 맞았습니다.
아무튼 기분좋은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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