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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바다 성산포 #2

........2000.06.30 17:46조회 수 15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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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바다 성산포 Ⅱ

일출봉에 올라 해를 본다.
아무 생각 없이 해를 본다.
해도 그렇게 날 보다가 바다에 눕는다.
일출봉에서 해를 보고 나니 달이 오른다
달도 그렇게 날 보더니 바다에 눕는다.
해도 달도 바다에 눕고 나니 밤이 된다.
하는 수 없이 나도 바다에 누워서 밤이 되어 버린다.

날짐승도 혼자 살면 외로운 것
바다도 혼자 살기 싫어서 퍽퍽 넘어지며 운다
큰산이 밤이 싫어 이부자리를 차내 버리고
사슴이 산속으로 산속으로 밤을 피해 가듯
넓은 바다도 물속으로 물속으로 밤을 피해간다.

성산포에서는 그 풍요 속에서도 갈증이 인다.
바다 한 가운데 풍덩 생명을 빠뜨릴 순 있어도
한 모금 물은 건질 순 없다.
성산포에서는
그릇에 담을 수 없는 바다가 사방에 흩어져 산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을 가장 죽기 좋은 곳
성산포에서는 생과 사가 손을 놓지 않아서
서로가 떨어질 순 없다.

파도는 살아서 살지 못한 것들의 넋
파도는 피워서 피우지 못한 것들의 꽃
지금은 시새워 할 것도 없이 돌아 산다.
사슴이여 살아있는 사슴이여
지금 사슴으로 살아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꽃이여 동백꽃이여
지금 꽃으로 살아있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사슴이 산을 떠나면 무섭고
꽃이 나무를 떠나면 서글픈데
물이여 너 물을 떠나면 또 무엇을 하느냐
저기 저 파도는 사슴 같은데 산을 떠나 매맞는 것
저기 저 파도는 꽃같은데 꽃밭을 떠나 시드는 것
파도는 살아서 살지 못한 것들의 넋
파도는 피워서 피우지 못한 것들의 꽃
지금은 시새움도 없이 말하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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