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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장과 팀원은 어떻게 라이딩을 해야 할까?

mystman2007.10.16 19:49조회 수 1678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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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제주도의 1100도로 다운힐 도중에 고인이 된 분이 있다는 기사를 읽고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제주도를 비롯한 1100도로의 사정을 잘 알고 있고, 또 나름대로 '번장' 노릇도 꽤 해본 사람의 입장에서 여러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1100도로는 말 그대로 한라산 1100고지까지 지나가는 도로로써, 긴 시간의 힐클라임과 더불어 스릴 넘치는 다운힐을 제공하는 수려한 풍광의 산간도로다. 특히, 1100고지 정상에서 서귀포 쪽으로의 다운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도로 다운힐로 판단이 될 정도로 대단한 스피드와 더불어 짜릿한 스릴을 제공해 준다. 다만 문제는 스릴과 더불어 위험 요인이 상존한다는 것인데, 로터나 림이 과열될 정도로 브레이크를 잡으며 내려와도 아차, 하는 순간이면 시속 60킬로미터가 그대로 넘어간다.

자전거 속도 시속 60킬로미터면 자동차 속도로는 시속 300킬로미터에 해당하는 무서운 체감속도다. 자동차가 시속 300킬로미터로 달리다가 사고를 일으키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 보면 자전거 60킬로미터의 속도가 주는 위험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으리라.

1100도로는 대다수의 산간도로가 그렇듯이 다수의 S곡선과 경사로 이루어진 도로여서 컨트롤 능력이 부족한 초보자가 도로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달리다 보면 스피드를 제어하기가 어렵다. 곡선도로에서 제어가 되지 않으면,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는 차량과 충돌하거나, 그대로 돌진해서 도로 변의 하수구 등에 몸을 날리게 되는 끔찍한 일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비단 1100도로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닌, 모든 라이딩에 해당되는 일이겠으나, 이러한 때에 번장의 노련한 역할이 더욱 요구되는 것이다.

번장은 함께 자전거를 즐기기 위해 단순히 번개를 치는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 번장은 도심이나 근교의 마일드한 코스라면 몰라도, 적어도 원거리의 낯설고 위험한 코스에 대해서는 사전에 정보를 숙지해야 하고, 이러한 정보를 팀원들에게 충분히 이해시키는 한편, 위험요인으로 인해 라이딩에 제동을 걸어야 할 때는, 확실한 통제를 해서 팀원의 안전하고도 즐거운 라이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한, 평소의 안면 등으로 인해 쉬운 일은 아니더라도, 해당 코스의 라이딩 부적격자로 판단되는 동호인이 있다면 과감하게 라이딩에서 제외시키는 것 역시 번장의 역할이라 하겠다. 그것이 당시에는 섭섭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그로 인해 해당 동호인이 여러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는 걸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되리라.

요즘은 공식화 되었듯이 핼맷, 장갑, 고글, 안전라이트 등의 기본안전장구를 갖추지 않고 나오는 라이더들은 라이딩에 참여시키지 않고 귀가조치 시키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를 하면 되리라.

외국의 라이딩팀에서 자주 언급되는 이야기이기는 하겠으나, 잦은 부상을 당하는 라이더는 팀라이딩에 있어서는 부적격자라는 것이다. 모처럼의 소중한 시간을 내서 만든 라이딩 중에 부상자가 발생함으로써 팀원들의 즐거운 분위기가 깨지고, 팀원들의 귀중한 시간이 자주 낭비된다는 걸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간과해서 안 되는 것은, 잦은 부상의 원인은 라이딩 실력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무분별한 라이딩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가령 싱글 다운힐 중에 이건 아니다 싶으면 내려서 끌거나, 도로라이딩 중에 스피드가 지나치게 붙어서 위험하다 싶으면 반드시 스피드를 줄여서 위험 요인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수의 라이더들이 그렇듯이, 이 정도면 괜찮겠지? 다른 라이더들도 가는데 나라고 못 가겠냐? 창피한데 어떻게 자전거를 끌고 가냐? 는 등의 막연한 생각으로 라이딩을 함으로써 마침내는 팀에 피해를 끼치고, 팀라이딩의 부적격자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무분별한 라이딩은 곧 팀원으로서의 자격이 결여되어 있다고 보아도 틀린 말은 아니다. 적어도 행동을 같이 하는 팀원이라면 스스로 부상을 당하지 않음으로써 즐거운 팀라이딩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라이딩 실력이 되지 않는 초보자들을 배제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누구나 다 초보 시절이 있었듯이, 초보 시절에는 적절한 번개에 참여함으로써 라이딩 테크닉을 배우고, 개인적으로는 열심히 기량을 닦으며 안전을 도모해서 팀과 번장에게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

MTB는 어느 정도의 운동신경과 주의력, 체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이다. 체력은 점차 보강하면 되겠으나 여러 원인에 의해 운동신경 등이 떨어지는 사람은 MTB를 타기 보다는 생활자전거를 여유 있게 타거나, MTB라 하더라도 마일드한 코스를 즐기며, 건강을 지키는 게 옳은 일이라 하겠다.

끝으로 덧붙이자면, 간혹 도로라이딩을 가볍게 여기는 라이더들이 있는데, 도로라이딩이 오히려 산악라이딩보다 더 위험하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도로라이딩은 자전거의 적이라 할 수 있는 차량과 스피드가 공존함으로써 사고가 났다 하면, 대형사고가 발생하는 반면에, 산악라이딩 사고는 다수가 골절 정도에 그치는 것만 보아도 도로라이딩의 위험성을 잘 알 수 있게 된다.

산악라이딩을 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라이딩의 기본으로도 반드시 배워야 하는 도로라이딩 역시, 가볍게 여기지 말고 노련한 번장으로부터 충분히 테크닉을 배워둠으로써 안전라이딩을 도모해야겠다.

MTB보다 역사와 팀 활동이 오래된 등산은, 등산대장의 말에는 복종을 해야 하고, 대장의 허락이 있기 전에는 앞서나가지 않으며, 다른 길로 함부로 가지 않는 등의 기본적인 룰을 잘 지킴으로써 안전을 확보하는 것을 볼 때, MTB 역시 안전하고도 즐거운 라이딩을 위해서는 번장과 팀원의 성숙된 역할이 크다 하겠다.▣

mystman@han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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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8
  • 마음에 와닿는 좋은 말씀입니다.
    저도 팀라이딩은 레이싱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나가는 이는 더 앞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을 뒷사람을 생각해 참아내어 이끌며,
    뒤쳐지는 이는 힘들어 주저 앉고 싶은 마음을 앞사람을 생각해 이겨내어 따라붙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라이딩이 진정한 팀라이딩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지극히 당연 하고도 당연 하신 말씀 입니다.^^
    어느 누구도 이 글에 반대되는 토 를 달수는 없을 것 입니다.
    그야말로 교과서와 같은 말씀 입니다.
    새겨듣고 항상 머릿속에 간직해서 주변에 알려야 하는 가장 모범 답안 입니다.^^
  •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 저희 클럽 회원들께도 알려 드리고 싶은 도움이 될 만한 글이라 퍼가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
  • 참으로 중요한 말씀 이시네요......
  • mystman글쓴이
    2007.10.16 20:48 댓글추천 0비추천 0
    여러 사고를 보면서 그간 생각했던 것을 몇 자 적었는데 이렇게 과찬을 해주시니
    역시 초보자의 입장에서 새삼 부끄럽습니다.^^

    잔차나라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당연히 퍼가셔도 됩니다.^^
  • 며칠 전에 자게판에서 잠깐 보았던 글이네요.

    좋은 말씀이라 생각하며 미스트맨님의 허락을 받고 좀 퍼가려고 했는데 그새 지우셨더군요.

    다시 한 번 팀라이딩의 소중함과 사고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신 미스트맨님께 감사드립니다...
  • 좋은글 감사드림니다, ^^
  • 형님,
    멋있는 글입니다.
    지금까지 형님의 글 중에서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ㅎㅎ
    명심하겠습니다.
  • 울 큰 성님께서 이런 훌륭하신 글을 냉겨 주셔서 넘 감사 합니다.
    히~야~!!^^
    마음에 속속들이 채우고도 남음이 있겠습니다.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 기사 쓰신거 같은데요 ㅎㅎ 너무 잘 읽었습니다 +_+
  • 저도 지방의 소그룹 회장으로써 항상 생각하고있던 사항들인데 참 정리를
    잘 해주셨습니다.
    다음회의땐 저말고 노련한 회원을 리더로 삼아 안전한 라이딩이 되도록
    정비를 해보아야 겠습니다.
  • 저는 나홀로 라이딩족이지만 mystman님의 글을 읽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네요. 도로라이딩이 산악라이딩보다 더 위험하다는 말씀대로 주로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제게도 많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잘 읽고 좋은글 퍼갑니다. 고맙습니다.
  • 아무래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저희 마창진에도 이 글을 좀 퍼나를까 합니다.

    미스트맨님, 괜찮으시겠죠? 감사합니다...^^
  • 저희 동호회에 mystman님의 소중한 글을 올려도 괜찮을까요..?
    요즘 이런저런 사고가 잦아 한번 쯤 올리고 싶네요...^^ 미리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네요..^^
  • 구구절절이 옳은 말씀입니다. 항상 마음에 새기고 실천토록 하겠습니다^^
  • 좋은글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저역시 근래에는 독립군으로 홀로 활동하다보니 위에 올려 주신글에 대해서 잊고 있던 부분이 많았네요... ^^
  • 번장은 아버지고, 후미는 어머니다.

    사고가난 번장에 번개는 참가하지 않는다.

    가이드는 참가자에 부상, 또는 사고가나는것을
    가장 큰 치욕으로 생각한다.

    형님에 글에 더해 봅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 오~ NRS3님이 하시는 일이 저거였는데... 남에대한 배려나 희생이 없이는 못하죠 ^^
  • 안전라이딩에 대한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퍼가서 널리 알릴게요~ 감사합니다...
  • mystman글쓴이
    2007.10.17 21:01 댓글추천 0비추천 0
    어이쿠...! 용산에 가서 조립PC를 맞춰갖고 와서리 이제 막 대충 세팅을
    끝내고 들어왔더니 좋은 답변을 남겨주신 분들이 많군요...... 역시 감사드립니다.
    우리 모두 안라,즐라입니다...!
  •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명심하고, 널리 알리려 퍼갈께요~

    허락하시리라 믿고.. 미리 감사드립니다.^^
  • 간만에 확 와 닿네요 저도 저희 동호회에 알리고자 퍼갑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부산사는 초보
  •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우리 동호회로도 퍼가겠습니다.
  • 다시 읽어 봐도 역시나 너무 훌륭하신 글 입니다..
    명.예.의. 전.당. 으로~!!!^^

    큰 형님 피시 구입 축하 드립니다요...ㅣ^^/~*
  • 잘 읽고 갑니다.
    퍼가서 좋은 쪽으로 널리 알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가슴에 팍팍 와 닿는 말입니다. 그간 번장님 고생하시는 건 알았지만, 새삼 알고 느끼는 점이 많습니다. 저희 동호회도 공유할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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