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운동은 마약이다~

거북이형2007.04.22 23:22조회 수 1148댓글 13

    • 글자 크기


난 축구매니아다.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내내 방과후면 몇몇 친구들을 꼬셔서 꼭 한경기씩 하고
집에가곤 했다. 점심시간은 물론이고...

초.중.고 모두 그 당시, 귀한 남녀 공학이어서 주변 친구들 보면 '누가누가 이쁘더라',
'누구랑 사귀고 있다더라'라는 말을 많이 들어도 내 귀에는 하나도 안 들어오고 오직
축구에만 관심이 있었다.

대학교 신입생 초기,교실에 여러 동아리 선전 포스터들이 화려하게 둘러싸고 있었다.
그 중에 눈길을 끈것이 당연히 축구부 동아리였는데 아주 단순,간단 명료한 글귀로
'가입조건-축구에 미친자'이었다. 망설임 없는 선택이었다.
졸업 이후에는 어찌된 이유인지 몇년의 공백기를 가졌는데 왜 그랬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어찌되었던 결혼 몇년차때 조기축구를 나가기 시작했다.
조기축구 1년차때 구청장배 대회에 나가서 '최다득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순전히 나 혼자 넘어지면서 어이없게 부상을 당했다.
'반월상연골 파열'
난 매스컴에서 들어온 선수들의 부상에 대한 고통을 전혀 실감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더 충격이었다.
꿈에도 생각지 않았던 일이 나에게 찾아온 것이었다.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리고
낙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수술 후 입원 기간중에 여기 왈바에 하소연 한것이 4년전 이었다.

1년후,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재활훈련을 하여 다시 축구화를 신게
되었다. 물론 가족들의 반대는 말해 무엇하리오.
틈틈히 자전거를 탄것과 수영이 재활의 주된 훈련이었다.
허나 이는 선수들의 전문적인 재활과는 거리가 멀었는지 또다시 같은 부위에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어이없어 하는 가족들....

2번째 수술후에도 여기 왈바에 하소연....
이후 축구에 관계된 것은 모두 폐기처분했다.더 이상 미련은 없다고 생각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전거와 더욱 가깝게 되었다.

축구를 할때는 일욜날 교회를 가줄때도 있고 못가줄때도 있었는데 자전거를 본격적으로
타다보니 일요일 온종일 산에서 뒹굴고 올때가 많아서 집안의 불만이 더욱 커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축구하는 남편보다 자전거 타는 남편이 더 미워진 것이다.

그러길 3년! 열심히 자전거를 타다보니 오른쪽 다리가 거의 정상에 돌아왔다.
게다가 추운 겨울이 되다보니 같이 타던 사람들도 다덜 휴식기에 접어들고.....
그냥 단순히,아무 생각없이,그냥.....예전에 축구하던 조기축구회에 나가 보았다.
너무나 반갑게 사람들이 맞아준다. 게다가 총천연색 인조 잔디가 깔려있다.
그날 마침 외부에서 팀이 왔는데 나를 뛰게 해준다. 무려 2골이나 넣었다.
역시 예전의 골잡이라고 사람들이 칭찬해준다.

이렇게 다시 축구를 시작한지 2달여~
이번에도 혼자서 미끌어지면서 넘어진다. 아프다. 못 걷겠다. 욕이 나온다. 또다시 수술행.
지금 열심히 수영으로 재활중이다.
면도 했던 다리의 털이 왼쪽과 똑같이 짙어질때 자전거를 타기 시작할 것이다.
(얼마 안 남았다)

지금 젤로 궁금한건 과연 내가 마약과 같은 축구를 끊을 수 있는가이다.
이성으로서 제어가 안되는 경험을 여러분들도 가져보셨겠지요?



    • 글자 크기
전.... 산 체질은 아닌가 봅니다.. (by 인자요산) 동강라이딩 수고 하셨습니다. (by 부루수리)

댓글 달기

댓글 13
  • 본인도 그러면서 환자는 어떻게 돌보나요? ㅎㅎ
    빨리 재활 마치고 컴백하길 학수고대합니다...
    *^_^*
  • ㅋㅋ 대에단 하심니다.
  • 우짠지 잘 않보이신다 했더니
    축구계에서 활동 하시고 계셨었군요...
    그동안 무척 근황이 궁금 했었더랍니다.

    저 역시 한 때 축구에 몰입 했던 적이 있었는데 축구 또한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어렵지요.
    하지만
    관절부나 근육,인대파열....이런류의 부상 빈도가 가장 많은게
    축구라고 봅니다.
    잦은 몸 싸움......재활 하시어 이젠 잔차계로 쭈~욱~하시길 바랍니다.
    건강 회복 하시길....^^
  • 제 경우 같으면 자전거 타다가 1년에 뼈를 세번이나 분질러 먹었으니(2년으로 하면 4번^^;;)...진작에 자전거 팔고 자전거는 쳐다도 안봐야 하는데 아직까지 타고 있는걸 보면 거북이형님께서도 축구를 끊기가 무척 어려우실 것 같습니다. 자주 다치는쪽에 관절 가동범위를 제한해주는 보호대 착용하시고 살살 하시는 수 밖에요 ^^;; 재활 파이팅~ 입니다!
  • 거북이님 그동안 그런일이 있었군요.
    재활훈련 잘 하시고 이젠 축구는 자제하시는게 좋을듯합니다.
    좋은곳으로의 라이딩때 뵙기를 기대합니다.
  • 저는 군대스리가에서 충분히 해서... @.@;; ...

    자전거가 더 재미 있지 않을까요 ??

    골라 타는 즐거움...^^;;
  • 아무래도 축구는 그만두셔야겠네요.

    교회 이야기는 제가 겪고 있는 거라....
  • 남자의 일생은 평생 둥근것(구슬, 각종 공~)을 갖고 논다는 군요~^^* 아마 못 끊으실 겁니다.
  • 좋아하는 일을 못한다는 것....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리더라구요.
    재활 힘내세요!!!
  • 안녕하세요.거북이형님.전 스키에 미쳐서 인대 제대로 끊어졌읍니다.다시는 스키를 못탈줄 알았읍니다.그런데 스키장으로 다시 가더군요.재활 지금도 미친듯이 하고 있읍니다.어차피 포기 하지 못할꺼면 안전하게 즐기자..란 생각으로 바뀌더군요.거북이형님.^^ 힘내세요..
  • 대단하시네요;;;
    예전에 텔레비전 보니까 어떤분께서 축구 너무 좋아하셔서 항상 축구하시다가 결국 다리 수술도 하시고 하더니 축구 하면 절대 안된다고 하니까 조기축구팀 감독 겸 코치 역활을 하시면서 대리만족을 하시더라구요.. -_-;;

    몸 생각하셔서 하세요.. 무리하시면 나이들어서 골병 든다고 하던데.. 화이팅 ~
  • 축구와 사랑에 빠지셨네요.
    사랑에도 유통 기간이 있다는데 몇 년지나면 타는 듯한 갈증도 조금은 희미해 지지 않을까요....

    재활 치료 잘 하고 계시죠?
    얼릉 나으셔서 환자들의 모임 이런거 하나 만들어서 라이딩해요.~~~
  • 재활 잘 하셔서 완치되시면 오뚜기령 완주 하시러 오셔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39 Bikeholic 2019.10.27 2564
183815 정비치13 靑竹 2007.06.04 1269
183814 고 용마님 추모 라이딩13 천리마 2007.06.04 2192
183813 가리왕산 임도 92km라이딩 잘 다녀왔습니다.13 pharansan 2007.06.04 1506
183812 티~이탄13 산아지랑이 2007.05.30 1397
183811 아까시 향기에 폐를 다쳤습니다^^13 구름선비 2007.05.24 1131
183810 VIPER 체인링 짧은 사용 느낌.13 십자수 2007.05.15 1338
183809 국밥13 STOM(스탐) 2007.05.13 799
183808 거~~참 !!13 뽀스 2007.05.12 1146
183807 태어나서 처음으로 찜질방이란 곳에 갔다.13 십자수 2007.05.11 1343
183806 mtb라는 운동은 어느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시는가요13 아뜨 2007.05.09 1450
183805 교생 실습 왔습니다. ^^13 bycaad 2007.05.06 1584
183804 전.... 산 체질은 아닌가 봅니다..13 인자요산 2007.04.29 1242
운동은 마약이다~13 거북이형 2007.04.22 1148
183802 동강라이딩 수고 하셨습니다.13 부루수리 2007.04.22 694
183801 드디어 떠나감니다13 영랑10 2007.04.17 1244
183800 [설문]폭스 바날라 140R VS 140RLC13 las74 2007.04.16 1251
183799 조립식 자전거에 대해 질문입니다...13 kwj87 2007.04.15 1129
183798 여의도 벚꽃길에 갔드랬슴다..13 ........ 2007.04.14 1445
183797 김세환의 행복한 자전거 출간13 kmtbus 2007.04.12 1932
183796 친구랑 백련산 다녀왔어요.13 부루수리 2007.04.09 796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