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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마실 라이딩.

靑竹2007.03.18 21:06조회 수 1721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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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장님 자전거는 모르긴 몰라도
70년대 무렵 생산됐을 것이다.
3년 전에 변두리 잔차포 창고에서
찾아낸 걸 겨우 구입했는데
군데군데 녹이 많이 슬어 한참을 닦아내긴 했지만
기나긴 세월의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저녁을 먹은 뒤 소화도 시킬 겸해서
동네 고샅을 돌아다니거나
아니면 관공서 등에 볼일이 있을 땐
이장님자전거를 타고 나가는 일이 다반사다.
그럴 땐 굳이 엠티비를 고집하지 않는다



내가 이장님자전거를 좋아하는 이유는
어려서 처음 접했던 자전거란 이유도 있지만
이면을 조용히 들여다보면
거만함이 엿보임과 동시에  
작지만 음모까지 도사리고 있다.


사실 볼일을 보러 다닐 때 이걸 타고 다니면
자세부터가  시건방져 보인다.
산악자전거와 달리 허리를 꼿꼿하게 편 채
사뭇 거만한 자세로 페달링을 할 뿐만 아니라
값비싼 자전거를 끌고 다닐 때처럼
조마조마 마음을 졸여야 하는 부담에서도
훨씬 자유로워진다.

그저 관공서 앞마당이나 대로변 어디에
세워놓아도 지나는 행인들에겐
그저 연세 지긋한 어르신의 자전거로
보일 게 틀림 없으니 이 또한 계략적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의 흔적이
여기저기 고스란히 묻어 있는
이장님 자전거는 굳이 타고 달리지
않을지라도 두고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아련한 추억의 세계로 데려다 주기 때문에
나에겐 더없이 소중한 자전거다.



오늘 거금 팔천 원을 주고
이장님 신발(페달)을 갈아 신겨 드렸다.^^
페달이 어찌나 오래 됐던지
버석버석거릴 정도로 삭았지만
그간 삐걱거리는 걸 무시하고 탔었는데
결국 오늘 쪼개졌다.

장정 둘이 달라붙어
한동안 씨름을 거듭한 끝에
겨우 크랭크에서 빼낼 수 있었다.



며칠 전에  뒷바퀴가 펑크가 났다.
원시적인 부품들을 해체하느라
몽키스패너와 드라이버를 사용했는데
육각볼트에 익숙해진 탓인지
보통 고역이 아니었는데

짐받이나 받침대 등이 그야말로
엄청난 무게를 자랑하는 쇳덩이라서
가뜩이나 힘들었다.
특히 받침대는 조그만 턱만 내려가도
'텅~!!!!' 소리를 낼 만큼 대단히 무거운
고철 덩어리라서 분해하고 조립하는
과정에서 내게서 상당한 눈총을 받았다.

새 튜브를 넣다가 주걱으로 잘못 건드렸는지
다시 펑크가 는 바람에 다시 해체...ㅠㅠ
두 번째는 펑크 패치에 바른 본드가
채 마르기도 전에 공기를 주입했던가
조립하고 공기를 넣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다시 새는 바람에 지친 나머지 그날은 포기했었는데
오늘 겨우 다시 분해해서 수리를 마쳤다.
펑크 한 번에 세 번이나 해체 조립을 한 것이다.

가히 손재주가 메주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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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5
  • 많은 애환이 서렸을 법한 잔차네요.
    저도 이장님 자전거나 그보다는 신형인 잔차를 한 대 구해서
    출퇴근을 해 볼까 합니다.

    라이버?
  • 위와 같은 자전거는 자전거 샾에서는 공포의 대상입니다.

    까딱 실수 했다가는 시체 만들기 안성맞춤 이라네요..ㅋㅎㅎㅎㅎ

    뒷브레이크 패드 교체하는데 3시간 걸렸다나요....

    공임 15,000원에...
  • 그래도 주요 볼트및 부품이 그런데로 관리가 잘되어 있는듯 합니다.
  • 靑竹글쓴이
    2007.3.18 21:22 댓글추천 0비추천 0
    ㅋㅋㅋㅋㅋㅋㅋㅋ 우현님^^
    안 그래도 샾에 페달을 갈러 갔는데
    8,000원 번답시고 샾 사장님과 미캐닉 두 분이
    크랭크에서 페달을 빼느라 죽을 고생을 다 했답니다.
  • 靑竹글쓴이
    2007.3.18 21:50 댓글추천 0비추천 0
    구름선비님 하나 장만하세요.
    설렁설렁 타고 다니노라면 너무 호젓합니다.
  • 저의 드림바이크네요~~~~~^^
  • 청죽님의 글 마지막에서 쓰러졌습니다."가히 손재주가 메주다 ㅡ,.ㅡ"
  • 靑竹님 글은 언제 읽어도 참으로 구수~~~하십니다.^^
  • 헉?.....저 잔차..3년전 그 잔차 아닙니까???? 그 이장님(??)잔차?....

    저 잔차타고 발바리(???) 참석하시겠다고.....광화문까지 나서실 까봐...
    (논네....무릎 관절 아작나는 것 아닐까.... 하고..곰소리가 만류하였던.....)

    그 잔차가 아직까지 생명력 있게 살아(??) 있었구먼유~~~ 반갑네요....
    근데..그 잔차도 베란다에 들여 놓나요????
  • 청죽님 반갑습니다...오랜만에 청죽님 특유의 청죽색깔 글을 보니 무척이나 반갑고 기분좋으네요..

    "가히 손재주가 메주다" 라는 말씀이 제게는 청주님의 글은 구수한 메주와 같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 음.... 쌀을 다섯가마 싣고 다녔다는 전설적인.....ㅎㅎ
  • 평지로 이사가면 꼭 구입해서 클릿페달 달고 다녀야지. ㅋㅋㅋ
    봉천고개에서는 그림의 떡.....
  • 탑 튜브 아래에 "막삽" 하 나 장착 하셔야 메치가 되시쥬.....
    청죽님은 뭘 모르신디니께유.....험~=========333===========3333=======================================33====================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요....건강히 잘 계신거쥬?....

    댁에서 이렇게 많은 일들을 허시니
    워디 용안이라도 어디 뵈겄슈....^^::
  • 스카이님 의견에 동참(삽
  • 삽 한자루 옆구리에 끼우고 다니셔야쥬~~~)
  • 마지막 문장이 왜 이렇게 와닿죠? ^^;;
  • 청죽님 뒤 짐받이에 살가마를 올려야 제멋인대요 하나구해보심 어때요 ^^*
    풀민님글 기억 남니다 ㅎㅎㅎ

    저도 38년전 요자전거몰래타고 청주 무심천뚝에 나같다가 분뇨 구덩이로 돌진할번한 아찔한 기억이 ~~~^^*
  • 음~, 이장자전거.....
  • 저는 첨에 MTB 살때, 왜 뒷 받침대가 없는지 한참 생각했습니다. 비싼 거에 왜 뒷받침대도 없냐는 단순한 생각...쌀집자전거라고 부르나요?~ ^^ 이 자전거 보면 늘 정겹습니다.
  • 스탐님 이장님은 삽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지 않습니다...자전거에 대각선으로 끼워서 다닙니다 ㅎㅎㅎ
  • 볶음 보청기에 출연(?)한
    그 잔차....
  • 싱글스피드....의 묘한 매력..ㅋ
  • 세번이 두번되고 두번이 한번되구 그런거 아니겄슈? ^^
  • 에세이집 하나 내시면 저는 꼬옥 구입하겠습니다. ^^*
  • 추억 뭍어 나는 글 잘 보았습니다. 중학교 시절 쌀집자전차로 통학했던 기억이 아른 거리네요^^
    뒷바퀴 펑크도 그때 많이도 때웠었는데 ..... 뒷바퀴가 프렘에 붙어 있는째로 왼쪽 사이드월로
    타이어를 제키고 튜브를 꺼낸 후 사포로 팍팍 문지른 후 쓰다가 남은 튜브조각을 이쁘게 재단하여
    펑크난 부위에 오공본드가 살짝 마른 타임에 잽싸게 붙인 기억이 나는군요 ..
    항상 좋은 글 재미나게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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