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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남편 이 인간이......

쌀집잔차2006.10.26 13:27조회 수 7365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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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 게시판에 올렸던 것을 전국구에 함 올려 봅니다. 아마 제같은 라이더들이 더러 있을 것 같아서.....ㅠㅠ)


위엣글을 보면
쌀집잔차라는 아이디를 쓰는 저의 남편이 굉장히 가정적인 그리고 마누라를 사랑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가증스럽습니다
작년 여름에 자전거를 한대 턱 사오더니
전국일주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었죠
그래서 저는 도장찍고 가라고 응수를 했죠
남편이라고 하나 믿고 사는데 덜컹 사고라도 나서 죽어삐면 우린 어쩌란 말입니까?

그담엔 자전거 타고 출퇴근한다고 선언을 하네요
기름값이 많이 올라서 너무 부담스럽다나 어쩐다나요
덕계에서 부곡동까지 거리가 얼만데
또 7번 국도는 얼마나 위험한데...
그래도 전국일주 못시켜 줬으니 이거라도 하게 해주자고 승낙했는데
아침에 나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안하던 기도도 많이 했습니다
얼마 맘 고생을 했는지 십년은 더 늙었는것 같네요

어느날은 못보던 자전거를 또가지고 오네요
중고로 샀다고 하는데 모양이 별나게 생긴게 가격이 쪼매 하는것 같은데 얼마 줬냐고 물으니 그냥 씩~~ 웃고만 마네요 이거 얼만지 꼭 알아 봐야 되는데... 자전거엔 GIANT NRS라고 적혔군요

혼자 자전거 타고 다니니까
미안해서 그런지 저번 자전거 분해하더니 제꺼라고 하나 만들어 주더군요
옛날에 인라인스케이트에 푹 빠져가지고 혼자 돌아다니니 미안하니까
제꺼하나 사주면서 같이 타러 다니자고 해놓고선 그동안 같이 탄건 손가락을 다 세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 인간이 이번에도 그 수를 쓰고 있네요

또 아이들도 같이 타면 좋다고 하면서
벌써 자전거가 집에 4대입니다 택배 왔다하면 옷이고 헬맷이고 부품이고 벌써 깨진 돈만 엄청납니다
토욜날 가끔 가족끼리 타러 나가기는 하는데
이거도 작전이라는 저 잘 압니다

이 인간이 살좀 빠졌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참 웃어줘야 할지 모르겠네요
왜냐하면
맨날 낮이고 밤이고 할거 없이 벙개라는 핑계로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들어오는데
피곤해서 그런지 옛날엔 밤에 내가 피곤해서 못살았는데
요즘 건들지 않으니 편안해서 좋은데 가끔씩이라도 좀 .....
어이구 내가 왜 이러지  민망하게 .. 저 그거 밝히는 여자 아니예요 믿어주세요

위에 사진도 사실 가증스럽습니다
연휴때 여행가자고 하니 겉으로는 좋다 하면서도
맘은 딴곳에 가 있는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여행하면서 자전거도 타자고 하니까
그제서야 좋아라 하더군요 우찌 자전거 분해조립은 저렇게도 잘하는지 원~~

여러분
사실 저 여러분께 불만 많습니다
남정네들끼리 온 산을 헤매고 다니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관리도 해서 좋겠지만
가정도 생각 좀 해 주세요
아이들이 그냥 크는 줄 아세요?
우리 남편 그 인간은 한번 빠지면 헤어날 줄 모르는 성격이거든요
가끔 다리몽디라고 뿌사지가지고
자전거 접었으면 하지만
그래도 저거 때매 사는 낙이 있겠다 싶어 참고 있습니다

그래도 요즘 미안한지
조금씩 자제를 해서 다행입니다
이 인간이 잘해 줄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데 왜 자꾸 작전처럼 보이는지 ....
바다솔인가 하는 부부사진도 보여주고
동무부인인가 하는 부부 이야기도 해주고
자꾸 저를 걸고 들어갈려고 하는 것을 보면
저도 걍 아이들 때리치우고 나가볼까도 해 보지만
그래도 저는 아직 대한민국의 엄마인것은 어쩔 수 없네요

우리 남편
그래도 사랑합니다
아이들 좀 크면 저도 같이 산으로 들로 자전거 타고 다니고 싶어요


(이 이야기는 철저히 와이프의 생각에 근거해서 쌀집아자씨가 각색했으므로 사실과 거의 유사 합니다 아마 아이프도 이 글을 보고 그렇게 생각할겁니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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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바에 감히 책임을 묻습니다. (by 靑竹) 아무리 못마땅해도~~ (by 구름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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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8
  • 2006.10.26 13:40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 또 파장을 불러일으킬 글이 떳군요!
    많은 분들이 자신을 돌아보겠습니다. 전 빼고요 ^^
  • 크하하하하~~사무실에서 보고 실컷 웃었습니다.
    야...전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이거 큰일이네요..
    여자친구가 저보고 주말에 산에만 가지말고 자기랑 좀 놀아달래도,
    '그럼 자전거타고 저녁에 만나자'하고 안만나러가는 경우도 많았는데......
    아마 저의 여자친구도 저렇게 생각하고 있을것 같군요. 생각좀 해야겠어요...
    혼사길 막히면 안되는데.....
    가정이 최고라 말하고 싶지만 아직 안꾸려봐서 잘모르겠습니더...
  • 마지막에 '우리 남편
    그래도 사랑합니다
    아이들 좀 크면 저도 같이 산으로 들로 자전거 타고 다니고 싶어요' <--요부분이 감동이네요
    언능 나두 장가가야지...ㅋㅋㅋ
  • 결론은 쌀집잔차님 혼자 북치고 장구치시는거네요 ㅋㅋ
    이 글을 읽고 사모님께서 수정본을 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아주많이 찔립니다...ㅡ,ㅡ;
  • ㅎㅎ 저하고 굉장히 많은 부분이 겹칩니다.(^^) 인라인에 미치(^^)셨던것과 한번 빠지면 부인은 2번이 되는것....ㅎㅎㅎ 우리 박씨들이 다 성품이 비슷한가봅니다...^^
  • 저와 많이 비슷하네요 인라인 하키에 미쳐서 밤낮없이 다니다가.... 아이스하키에 미쳐서 새벽에 들어오고 요즘은 자전거에 미칠려 하고있네요 백만원 넘게준 잔차를 십오만원 줬다고 말해놓고 그래도 남편이라고 믿어 주니 고맙네요 ㅎㅎㅎㅎ
  • 중고로 샀다고 하는데 모양이 별나게 생긴게 가격이 쪼매 하는것 같은데 얼마 줬냐고 물으니 그냥 씩~~ 웃고만 마네요 이거 얼만지 꼭 알아 봐야 되는데... 자전거엔 GIANT NRS라고 적혔군요

    이구절이 아직도ㅋㅋㅋㅋ 엔알에스 ㅋㅋㅋ 피식웃음한방으로 ㅋㅋㅋㅋ 묻어두시는군요 ㅋㅋㅋ
  • 그래서 저번에 가족사랑번개 쳤는데~~~겨우 몇명이 리플다셨더군여 ^^;;

    아마도 집에서(마누라???) 무진장 싫어 할겁니다

    평일 야벙 뛰고 술먹고 늦게 들어가면 더 싫어 하겠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 어~ 난 이글 처음 보는데,,,자갈치에 언제 올렸지!!!
    부업으로 쌀집하나 차리면 자전거 매일 타겠거만...ㅋㅋ
    그래도 언제나 행복이 묻어나는 가족이라 느낍니다...^^
  • 헐~ 읽다가 뜨끔했는데~ 끝부분에 가니 크게~ 안심이 됩니다... 흐미~
    왤캐 놀라게 하셔욤..?..안팍으로 두루 잘 살피며 돌아 댕겨야 겠어요..ㅋ...건강하셔요~~^^*
  • 아직 미혼이지만 예전에 여자친구 있을때 자전거타는 것땜에 실제로 많이 싸우기도 하고
    갈등도 나름 많았는데^^ 이 글 읽으면서 새삼 그 때가 떠오르네요ㅎㅎ
    나중에 결혼하면 어떡하져ㅋㅋ (그래도 하긴 해야하는데~ ^^)
  • 똑같아요....울 마누라 하는말과....ㅋㅋ
  • 쌀집아자씨 마나님도 정말 같은 생각이실까 모르겄네.
  • 2006.10.26 18:21 댓글추천 0비추천 0
    우리 마누라가 했던 말들이랑 같네요..ㅡㅡ
  • ㅎㅎㅎ 4대를 사지 않았어도 '황혼이혼' 얘기가 나왔습니다.
  • 아~ 정말 재미납니다. ^^
    두분 너무 행복해 보입니다.
  • 저도 집이 덕계인데 7번 국도 무서워서 노포동까지도 못 가겠든데... 천불사 라이딩 한번 같이 하시죠...ㅋㅋ
  • 마지막에 반전이라니.... 언제 자리잡고 언제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할 수 있을런지^^
  • 재미있게 봤습니다.그런데 하나도 걱정이 안되네요.
  • 저는 그래서 아이를 미리 인질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지금은 아이가 저보다 더 자전거를 좋아합니다. 하하~~~

    마눌님 왕따죠. 슬슬 눈치를 주기 시작합니다. 자기들만 자전거 사서 타고 다닌다고. 물론 동참하면 제 자전거 두 배 이상 좋은 걸로 마련해 줄 용의가 있습니다만. 내색은 못합니다. 정말 그런달까봐... 주머니 사정이 ...ㅠㅠㅠ

    쌀집자전거, 정말 친근감 넘쳐요. 최고~~
  • 왈바에서 여자친구를구해봐야지~~ 아마도 하늘이 두쪽이 나야 할뜻~~
    그래두 부럽습니다~~~
  • 2006.10.27 10:01 댓글추천 0비추천 0
    찔리네요.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
    그래도 잔차를 버릴수는 없고~~
  • 저도 인라인타고 잔차로 넘어왔는데 저희도 똑같은 경로를 거치고 있습니다..ㅋㅋㅋ
    총알이 부족하여 마눌잔차까지 사주는 경지까지 오르진 못했지만 조만간 마눌님 잔차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예 집사람보고 질러라고 꼬시고 있는중..*^^*
  • 저는 3년째 세컨잔차 사무실에 숨겨두고 있네요.
    마눌님이 젤 무서워 ~
  • 요샌 이 야그가 남야그가 아니구만유. 저 집도 서설 태클 들어와 조만간 딴지에 잔거 뒤집혀 질 것 같습니다. 두근두근...헉.
  • 이상하네요. 전 자전거 열심히 타라고 격려해주는데, 제가 감기한번 안걸린 것이 자전거 덕이라고 정말 좋아하던데.
  • 원본을 원합니다... ^^ 각색 한것이 좀 위심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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