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오늘 멋지게 하늘을 날라봤습니다.

by 파란알통 posted Sep 2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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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 무렵 일행과 상당산성 위에서 만나기로 하고 마지막 업힐구간을 스퍼트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헐떡거리는 저를 세게 밀어주시더군요.

공중부양을 간단히 마치고 아스팔트 옆 배수로에서 몇 분동안 누워서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을 하고 일어나려는데

아이구, 허리야~
허리가 펴지질 않고 통증이 오는 겁니다. 옆을 보니 흰색 쏘나타가 저를 그만...
운전자가 내려서 괜찮냐고 제게 물어보는데 이리 비틀 저리 비틀 거리네요.

" 아저씨, 술 드신것 아닙니까?"
" 아뇨? 술 안먹었는데요"

보험은 들었냐고 물어보니 삼성화재랍니다.
" 그럼, 빨리 연락하세요"
" 그런데 저 바빠서 그러는데 집에 가면 안될까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사람이 다쳤는데 집에 가야한다니...ㅠㅠ;

5분 시간을 줄테니 보험사에 연락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한다고 하니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앞만 보더군요. 그 와중에 제게 담배있냐고 물어보고 참으로 가관이더군요.
10여분 정도 지나자 누가 신고를 했는지 경찰차가 와서 그 사람을 데려가더군요. 일행이 현장에 도착해서 후배 두 명을 용암지구대로 같이 보냈더니 응급실에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 형, 음주측정 했는데 0.208이 나왔어요. 그것도 너무 많이 나와서 물먹이면서 측정했어요"

저 오늘 황천구경 할 뻔 했습니다. 지금 허리가 끊어질듯 아픈데 다행이도 뼈에는 이상이 없다네요. 낼 아침에 일어나서 더 아플까봐 걱정도 되고...오르막길에서 받힌 잔차는 뒷휠이 엿가락처럼 휘어있고..

몇일 전 그토록 아끼던 강아지 도리가 뒷 집 도사견에 물려서 이승을 하직한터라 기분도 꿀꿀했었는데 저까지 이럴줄은 몰랐네요..아~복잡한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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