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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기특한 일본유학생 이야기

mystman2006.07.17 17:42조회 수 1537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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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서핑 중에 우연히 발견하고 옮겨왔습니다.
매사에 긍정적이고도 적극적인 젊음을 보니 제가 다 기운이 나는 듯합니다.
우리 주변에 이렇게 열심히 사는 젊은이들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열심히 사는 젊은이들,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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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오사카에 살고있는 유학2년째의 대학생입니다.

이런 글을 올리는것이 주제넘을수도 있지만, 그래도 유학을 생각하는 몇몇의 분들께 작은 힘이 될까해서 올립니다.

저는 초등학교6학년을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가, 부모님의 제안에따라 프랑스에 유학을 갔었습니다. 사업이 번창했었던 때인터라 넉넉한 지원을 받으며, 여행도하고 배울것도 다 배우며 세상공부를 할수있었습니다.  하지만, 혼자갔었고, 성격도 활발하지못했고, 말도없었고, 사교성도 없던 저는 적응을 잘 못했고, 1년이 채 안되 부모님이 하시던 회사가IMF영향으로 부도가나고, 저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복학을 했습니다.

성적도 중간에 가정환경은 말로할 수 없을정도로 복잡한 중에, 비뚤로 나가지는 않았지만,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도 나가지 못했습니다.

인문계고등학교에 겨우 입학하여, 중간을 유지하면서 친구의 권유로 일본어를 독학하지만, 머리가 그다지 좋지 않은터라 도중에 포기하고, 기타, 만화, 댄스, 컴퓨터, 게임.... 이렇게 하고싶은 것 만하면서 살았습니다.

고3이되어 모두가 수험생일 때 저는 가계에 힘든 엄마에게 무리를해서 일본에 놀러도 갔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수능성적이 좋을리가..

덕분에 원하는 대학에 모두 불합격. 재수를 하기 시작 했는데, 재수를 하던 중 일본대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저희집은 저를 유학보낼정도로 여유가 없었고, 제 동생들도 있기에, 유학이란 그림의 떡이였었기때문에, 원조를 받으면서 유학을 간다는것은 꿈조차 못 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화려한 고등학교 내신성적으론 웬만한 대학에 들어간다는것은 거의 포기상태였기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유학을 선택했습니다.

가족몰래 혼자서 유학시험공부를 준비해, 몰래 서울에서 유학생시험을 치루고, 여행을 간다는 핑계로 일본에 와서는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은 저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호적에서 뺀다는 말까지 들었고, 엄마는 몇번이나 쓰러지고, 제일 믿었던 큰 딸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기분에, 연락도 끊었습니다.

물론, 독학으로 한 일본어론 교토대학, 오사카대학에 붙는다는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보기좋게 떨어지고, 한국가면, 사무실이나 공장에 취직이나해서 돈이나 벌으라는 엄마의 말에 저는 너무 막막했고, 내 자신이 이렇게 살기위해 이렇게 고생을했나하며 회의를 느꼈습니다.

마지막에 마지막청으로 일본어학교3개월치 학비와 일개월치 집세, 그리고 생활비 15000엔을 받고, 일본에서 저의 유학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 비자신청도 늦었었기때문에 관광비자로 들어왔고, 알바도 못하는 상황에서 소개에 소개로,  돌아다니면서 한국음식을 파는 알바를 했습니다. 학교가 시작해, 모두가 모여 술먹고 밥먹을 때 저는 알바를 뛰면서 돈을 벌었습니다.  그래서  한달동안 번돈이 5만엔, 그중 집세가 4만엔이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제가 그만큼 열심히하니까, 하늘께서도 도우셔서, 오사카 킨테츠 백화점 지하 일층에서 한국음식을 파는 알바를 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학교가 끝나면 자전거로 40분을 달려가 알바를하고, 주말이면 아침부터 밤까지 알바를하고....   거의 폐점직전인 가게가 말도 잘 못하는 한국꼬맹이가 '이랏샤이마세!(어서오세요)'하면서 장사를 한다는게 유명해서, 가게 매출이 한때는 6배까지 올랐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한 덕분에 그 달의 월급은 15만엔 이였습니다. 집세 4만엔과 식비는 불과 5천엔이였습니다. 알바가 끝나면, 샐러드집 언니, 스시집 아줌마, 고로케집 아저씨, 도시락집 아줌마들이 남는 음식은 죄다 저에게 주었습니다. 그것으로 아침, 점심을 해결하면서, 지갑을 안갖고 다니고, 무조건 저금을 했습니다.

5월을 알바로 바쁘게 뛰면서 6월에있는 유학시험을 대비하여, 남는시간을 쪼개어 공부를 하여 수학과, 종합과목, 일본어를 공부하였습니다. 그렇게 6월 시험을 치루고, 3개월동안 다녔던 일본어 학교를 휴학하고, 나라에 있는 대형슈퍼마켓에서 하루 11시간 한달에 29일, 3개월간 알바를하여 학비를 벌었습니다.

일본어 감각이 둔해지는것을 방지하기위해 하루에 일본경제신문을 한부씩 왕복 3시간하는 전철속에서 읽었습니다. 나중에와서 생각해보면 신문을 읽었던것이 참으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4월달 15000엔에서 3천엔 남고, 5월달 13000엔남고, 6월 월급이15만엔, 저금10만엔.  그리고 7,8,9월에 일하면서 68만엔을 벌고.

집세등을 제하면 55만엔을 저금했습니다. 그래서 제 통장에 65만엔이 들어왔습니다. 제가 일해서 번돈. 일본와서 손안벌리고 벌어들인 나의 수입. 이 돈으로 10월학기를 등록할 수 있다는 자체에 저는 혼자서 감동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거기에, 또 하늘이 저를 도와주셔서, 유학생시험에 우수생으로 한달 5만엔x12개월=60만엔 장학금에 붙어, 대학마나 붙으면 학비걱정은 없게 되었습니다.  엄마도 드디어, 저에게 맘을 열어주었고, 저를 언제나 응원해주었던 할머니도 드디어 전화로 축하한다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10월학기 학비를 지불하고, 새로 시작되는 나의 학교생활. 하지만, 제가 쉬었던 기간동안 문법이나 한자등 너무나도 중요한것들을 다 배운학생들과 저의 갭은 상당히 컸었습니다. 한두달의 생활비가 통장에 있는 상태였기때문에, 몸도 힘들었고해서 쉬면서 못다한것들을 따라잡으면 저의 2달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11월 유학시험을 치루고, 저는 다시 생활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대학시험준비와 원서접수등, 이런저런 정보를 알아보며 정신없게 한해를 마쳤습니다.

대학은 아무래도 사립대학은 한해 100만에 이상되는 엄청난 학비를 충당할 능력이 없었기에, 국공립대학을 지원했습니다.

학비도 50만엔대로 사립의 반가격이였기때문에, 경쟁률도 쎄고, 난이도도 높은 지망대학들의 센터시험을 준비하였습니다.

일본유학 8개월째에 일본의 유명한 이자카야, 와타미라는 체인점에서 홀서빙을 시작하였습니다. 시급850엔에 하루 5시간. 주말은 10시간씩일하며 벌어들이는돈은 한달 대략 8,9만엔. 일본인 반, 중국인 반. 한국인은 저 혼자. 처음엔 약간의 차별도 있었지만, 지금은 일한지 1년8개월이 되면서, 많이 친해졌고, 제가 홀을 관리하는 메니저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오사카에있는 국공립대학교에서 회계사를 준비하는 유학2년4개월차되는 대학생입니다.학비가 75% 감면으로 16만엔밖에 안합니다. 웬만한 한국 대학등록금의 반정도 밖에 안합니다. 그 덕분에 올해는 유럽여행도 계획하고있고, 해외 봉사도 생각하고있습니다.

유학을 하면서, 돈을 모으는것보다, 돈을 모아서 무언가 자기 투자를 하기위에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이렇게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가족들도, 친구들도, 선생님도, 본인인 저조차도 예상못한 인생대역전이였습니다. 아직 할 것은 산더미처럼 쌓였고, 부족한것도 많이있습니다. 남들이 봤을땐 한심한 유학생일 수도 있을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일본에 유학을와서 느낀것은 누구나 마음만 굳게먹으면 할 수 있다. 돈이 없어도 유학이 가능하다. 알바자리가 없어, 차별이 힘들어, 돈이없어... 이런 말을 하는사람들이 저에게 있어선 핑계같습니다. 물론 미국이나 다른나라는 또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일본에선 한국유학생에대한 차별도 거의 없고, 열심히만하면 댓가가 반드시 오고, 열심히하는 자에겐 그만큼 되돌아오게 되어있습니다.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머리도 안좋고, 한국에서 부모님의 있는돈 없는돈 다 뺏어 흥청망청 써버리고, 자존심쎄서 남들하는것 다 해야하고, 집안일 한번 안해보고,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한번 해본적 없는 저도, 마음한번 먹으니까 못하는게 없없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누군가 유학을 망설이고 있다면, 꼭 굳게맘먹고 실행에 옳겨보시길 바랍니다.

한달 50만원하는 닭발공장가서 발톱이나 뽑으며 살라는 엄마의 원한섞인 한마디에, 위기를 느끼고, 새롭게 인생을 발딛움한 저의 삶이 나쁘다고 생각하지않습니다.

비록 경제적인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는터라, 알바를 쉴래야 쉴 수 없고, 친구들이랑 즐겁게 놀러다니는 여유는 별로 없지만, 그만큼 저는 사회를 배우고, 그 사이에 저의 인격을 형성하고, 어른이 되가는듯합니다.

유학이란.. 반드시 외화낭비만은 아닙니다. 그만큼 배우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만약 어느 누군가가 유학을 생각한다면, 저는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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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연휴... (by 이미지) 랜스 암스트롱... 멋있다...(출처 : http://blog.naver.com/cvyip/40021980562) (by gmj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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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감동적이군요. 일본인이 한국인을 그리 차별 하지 않는 군요.
    방송에서 일본인이 너무 차별하는 거만 봐서.^^
  • 그런데... 저 엄마라는 사람은 엄마 맞나요...
  • rudedeb님은 그런 어머니의 심정을 단 한번이라도 이해하려고 한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윗 글의 주인공님껜 갈채를 보내고픈 마음 뿐 입니다.
  • 하지만, "한반도 선제공격"을 지지하고 있는 것도
    일본인들입니다.
  • 유학얘기에 왠 선제공격?
  • 독하네...ㅋㅋ... 그래서 지금 무슨 일 한데요?
  • 부모님께 도움 다 받고 공부하고 먹고 놀고..아직 모든걸 부모님께 받는 저로선..부끄럽네요.;어서 A로 장식되어 있는 성적표를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 15년전 빠찡꼬집에서 알바하면서 학교다녔던 기억이 몽실몽실 ~.^
    근데 추한댓글은 지워주셨으면...
  • 제 삶을 돌아보게 하는 글이군요...ㅡ.ㅡ;

    항상 문제점이나 그 해결점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 절실히 느껴집니다.

    꿈을 향해 계속해서 건승하시길...^^b
  • 저 역시 일본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일본에서 학교 나오시거나 공부하신 분들은 다들 그런 고된 삶을 사시는 것 같습니다.

    나이어린 분에게 참 좋은 걸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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