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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보자하다가 미쳐버린 사람들

franthro2006.06.15 09:20조회 수 2608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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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물백하나를 구입하였습니다.
카멜물백 2리터를 쓰고 있지만 물넣는 아구리까지 물을 채우려면 힘들기에 2리터를 담지는 못하고 1-1.5리터쯤 채워서 다니다보면 장거리 라이딩시 물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3리터짜리로 하나 더 새로 산 것인데 카멜것은 아니고 카멜의 단점을 많이 보완한 제품이다 싶어서 구매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사용해보니 장점도 많았지만 몇가지 단점이 느껴졌습니다.  첫째, 도이터가방의 찍찍이에 물백의 갈고리모양을 걸었을때 카멜은 빠지지 않았는데 새로 산 것은 이게 자꾸 빠지더군요  둘째, 물백 호스부분이 카멜은 꺾어지지 않는데 이것은 꺾어집니다 셋째, 나사식으로 바꾼 아이디어는 좋았는데 이 나사가 몇번 돌리다보니 벌써 나사산이 어긋나서 헛돌아갑니다.  왜 그 부분을 자꾸 돌렸냐면 라이딩시 물이 몇방울씩 새기에 나사를 꼭 조여보려고 세게 돌렸더니 나사산이 뭉개진 모양입니다.  지금은 원래 제품의 바이트 밸브를 버리고 카멜의 빅바이트밸브를 끼워서 갖고 다닙니다.   넷째, 호스에 끼우는 바이트밸브의 플라스틱 연결관 부분에 물이 새지 않도록 층이 져있는데 이게 딱 하나뿐이 없더군요.  적어도 세개 이상은 만들어놔야 물이 안샐듯 싶은데 나사식으로 조여주는 개념이다 보니 한개만 만들어놓은 모양입니다.  그런데 물백쪽의 연결나사부위에는 여러개의 층을 제대로 만들어놨더군요.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판매자분이 왈바 회원이기도 하고 게시판도 보실 것이니 제품개선이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값싸고 품질좋은 제품을 공급하려는 그 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기는 싫어서 정식으로 사용기를 적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F-15K가 원인불명의 이유로 동해상에서 추락한 사건과 관련하여 오늘 아침 인터넷 뉴스를 보니 국내의 여러 업체가 해당기종의 부품제작에 참여했다는 기사가 나왔더군요.  그 기사를 읽는 순간, 이거 사건 원인 밝히기는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들었습니다.  하다못해 간단한 물백하나만 놓고보더라도 위와 같이 여러가지 미묘한 차이가 납니다.  원제품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단점을 보완하겠다고 내놓은 제품도 막상 써보면 예상치못한 문제점이 드러납니다.  그런데 물백과는 비교도 안되게 복잡한 최첨단의 전투기같은 경우에 아무리 기술이전을 받아서 똑같이 카피를 하려고 노력해도 뭔가 0.1프로의, 0.01프로의 차이점이 생기지 않을까요?  자기가 처음부터 노력해서 know-how를 쌓고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올린 경우와 남의 것을 쉽게쉽게 베껴서 남이 쌓은 벽돌을 뭉테기로 옮겨놓은 경우를 비교해보면 옮기는 도중에 그 벽돌이 안흔들리겠습니까?  아무리 조심스럽게 옮겨도 옮기는 도중에 흔들리게 마련이고 이걸 계속 쌓아가다 보면 종국에는 우르르 무너지게 마련이 아닐까요?  사고기의 추락원인이 국산 부품에 문제가 있어서다라고 섣불리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무슨 엔지니어도 아니고 아무 것도 아닙니다만 자기 기술의 축적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은겁니다.  

저는 사실 학창시절에 수학에는 젬병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한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면 그 다음 단계로 쉽게 넘어가지 못하는 제 성격하고도 관련이 있는데, 예를 들어 점이나 선, 면의 정의가 그렇습니다.  기억하시려는가 모르겠지만 점은 크기나 면적이 없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어찌해서 크기나 면적이 없는 점이 무한히 많이 모이면 길이가 있는 선이 나오고, 선이 모여서 면이 된다는 건지 저는 이해를 할수가 없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식으로, 없는 것을 무한히 많이 모으면 뭔가 생겨난다는 뜻인지 뭔지 이해할 수도 없었고 생각나는건 그저 그렇게 알아두라는 수학선생님의 말씀뿐입니다.  예전에 읽었던 재미있는 책중에 수학자들의 일생에 관한 문고판 서적이 있었습니다.  거기보면 어려운 수학적 개념을 생각하다가 미쳐버린 수학자들의 얘기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무한집합에 크기가 있는지 없는지 자연수의 무한집합과 정수 또는 실수의 무한집합 둘 중에 어느 넘이 더 큰지 똑같은지 이런걸 증명하려고 애쓴 사람들의 얘기가 나오더군요.  그러다가 끝내는 미쳐버립니다.   다시 말해서, 끝까지 극단까지 가보려다, 끝장을 보려다 정신이 이상해져버린 것이라고나 할까요.  이런 얘기를 읽으시면서, 에이 세상에 할일없는 넘들 참 많아, 세상에 재미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걸 갖고 고민하다 미쳐버리나 그래... 이렇게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끝장을 보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모이고 모여서 유도탄의 탄도계산을 하고 인공위성의 궤도를 정확히 예측해내고 태양계 바깥까지 탐사선을 보낼수 있게 된 것 아니겠습니까?

다시 F-15K 얘기로 돌아가서, 거기 달린 댓글들을 읽어보니, 돈줄거 다 주고 사오면서 왜 그렇게 실속을 못차리느냐는 식으로 마치 돈이면 다 되는 것처럼 정부를 비판하는 분들이 있더군요.  돈만 갖고 다 되는게 아니죠.  내 머리속에 든 것은 누구도 훔쳐갈 수가 없고, 돈을 받고 팔더라도 내가 알고 있는 것 100프로를 다 줄지 말지는 나만이 알지 그 누구도 모릅니다.  세상의 힘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런 종류의 근원적 지식이야말로 진정한 힘의 근원이 되는 것 아닌가요.  자전거 용접부위에 수차례 절단사고가 생겼어도 이게 도대체 용접불량인지 아닌지 국과수와 용접전문가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이런 한심한 상황에서 너무 거창한 얘기만 했나봅니다.  위에 언급한 수학자들처럼 저도 끝장을 보고싶은 문제들이 한두개가 아니지만 저는 평범한 사람인지라 목구멍이 포도청입니다.  죽은 사람은 죄가 없는데 왜 아무 보상도 못받고 유야무야되나요.  누가 대답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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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학에 관해서라면 저도 잘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정의(定義)" 라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식으로 정의해서 그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이해는 그 다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이해하기 힘든 일도 발생합니다. 때로는 인생을 마칠 때까지 이해하지 못하는 일도 일어나고..... 그러나 그때는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오해와 편견이라는 말도 생각납니다. 어떤 일의 한 단면만 보고 무조건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솔직히 이런 비판을 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비판할 자격조차 있는 지 궁금합니다) 그 일의 내면이나 배경... 심지어 발생한 사실(진실도 아닌 수준에서의 사실)조차 알지 못한 상태에서 그 일을 비판/비난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얼마전 어떤 축구 선수의 옷에 새겨진 Y 자 표시와 모 개그맨이 사용하는 동작과 유사한 골 세레모니 행동을 두고 인터넷 게시판에 비판하는 글들이 있더군요. 그러한 비판하는 글을 보니 실제 그 선수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쓴 글들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배경 사실을 알고 난 후에 과연 그러한 글들을 쓸 수가 있었을까요?... 그리고 사실보다 더한 "진실"을 알고 나면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 까요? (솔직히 전문(?) 악플러중에서는 사실/진실 을 알고도 자신이 한 행동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 얘기로 다시 돌아와보면... 인생은 게임이 아닌 것 같습니다. 명확한 규칙이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규칙대로 돌아가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건에 대한 진짜 원인과 진실은 알기가 힘들 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섣부른 판단/비판 보다는 인내하면서라도 침착하게/현명하게 일을 대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위에 풀리지 않는 명제 부분에서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식"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봅니다. "자신이 연구/개발 해서 얻은 지식"과 "주어진 지식".... 자연을 돌아보면 아름다운 모습이 많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매우 아름답습니다. 자신이 개발한 아름다움도 있겠지만 주어진 아름다움도 있습니다. 어떤 지식에 관해서는 한계가 있는 인생 속에서는 풀지 못하는 지식/문제 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니 다른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저도 늘 그게 궁금합니다. 왜 보상을 못받는지.... 왜 사과조차 안하는지...왜 자질구리한 동영상을 만드는지... 왜 지금 할인하고 사은품주고 하는지.... 왜 정확한 원인규명이나 사과문이나등등을 발표하지 않는지 ... 안심하고 탈 권리조차 왜왜왜 주지 않는건지-_-

    이모든 것들이 지랄같은 일이죠 분명...
  • franthro글쓴이
    2006.6.15 12:53 댓글추천 0비추천 0
    회사측에서는 더 이상 왈바 게시판 모니터링 따위는 안하는듯 싶습니다. 제가 요즘도 수입사 게시판에 가서 기웃거리곤 하는데 어떤 분이 포크의 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고 질문을 했더군요. 틀림없이 제가 전에 겪었던 문제와 같은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관리자는 자전거끌고
  • franthro글쓴이
    2006.6.15 13:01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리고 또한가지 이상한 것은, 전에 회사측에서 프레임 얻어다가 실험하셨던 분. 이분이 간략하게 결과를 자게에 올렸는데 그 글 말미에 <프레임을 절단해서 살펴본바로는 버티드 처리는 없고, 같은 t의 튜브였습니다.> 이렇게 적어놨습니다. 이거 중요한 사항 아닌가요? 사고잔차 프레임이 저렇다는건지 뭔지 적시하지 않은 것도 이상하고, 아무 댓글도 없는 것도 이상하고...
  • 긴 문장이라 주섬주섬 읽었는데... 결국 마지막 귀절이군요...

    "죽은 사람은 죄가 없는데 왜 아무 보상도 못받고 유야무야되나요. 누가 대답좀 해주세요... "

    언제까지 이 답답함이 이어질지... 답답하기만 한 한강싸이클...
  • franthro글쓴이
    2006.6.15 13:54 댓글추천 0비추천 0
    앞으로는 결론을(하고싶은 말을) 맨 먼저 쓰는 쪽으로 개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중언부언 늘어놓는것보다 결론부터 말하고 설명하는 방식이 깔끔할듯 싶습니다.
  • 산악잔차입문자들중에 왈바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니 이번 프레임사고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요. 결국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후지를 많이 이용합니다. 결국 한강측에서도 매출에 영향을 받지 않으니 보상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나 싶습니다.
  • 제가 곰곰하게 생각해봤는데~ 스티커 제작 이런걸로 지속적인 불매운동을 하면 어떨까합니다.
    다른사람들도 알수있게끔~ 차량이나 자전거에 부탁하고 다니면 자연스럽게 알지 않을까요?
    돈을 십시일반 모아도 괜찮을것 같기도하고-_-?
    제 생각입니다^^;;
  • franthro글쓴이
    2006.6.15 19:27 댓글추천 0비추천 0
    이번 토요일에 부산을 떠납니다만, 제가 프레임 교체하기 전까지 그 회사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한은 누군가 그 자전거 좋으냐고 물어볼때마다 상세한 설명을 해드릴 생각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으로서는 이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
  • 주위에서 말하기 전에는 모르죠 ^^
  • franthro글쓴이
    2006.6.15 20:01 댓글추천 0비추천 0
    사실 저같은 경우 방법은 여러가지입니다. 전에 어떤 인터넷샾에서 부품을 구매한 적이 있는데 박스를 개봉해보니 사탕몇개하고 trek 데칼이(스티커?) 포함되어 있더군요. 사실 저는 주문한 적도 없는데 왜 그걸 보내주셨는지는 미스테리입니다. 이걸 탑튜브나 다운튜브에 붙이고 다니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럼 사람들이 궁금하게 생각하겠지요. 왜 다른 회사 이름을 붙이고 다니는지... 그런 기회를 이용하는 길도 있고 방법은 많습니다만, 바라건대, 회사측에서 빨리 유족과 합의를 보시기 바랍니다. 성경에는 내 대신 원수갚아주시는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표현도 있습니다만(하나님이 대신 응징할지니 분노하지 말고 내 할일이나 하면서 살라는 말씀이겠지요), 저는 신자가 아닌지라 하나님께 맡기지를 못하고 이렇게 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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