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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 무서운 법^^

靑竹2005.07.20 15:01조회 수 79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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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감님 한 분이 오리털 파커를 장만하려고 마음을 먹고 기왕이면 평화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던 아들놈 물견(물건^^)이나 팔아줄 요량으로 들렸단다. 마음에 드는 점퍼를 하나 고르고 나서

"얘야~ 애비가 요즘 돈도 별로 없다. 좀 싸게 다오. 이거 얼마냐?"

"네..17만원만 주세요.."

"어째 좀 비싼 거 같다?"

"아버지도 참..17만원이면 본전에 드리는 거여요. 어떻게 부자지간에 이문을 남기것슈"

찜찜하면서도 설마 아들눔이 바가지를 씌우랴 싶어 17만원을 내고 아들이 포장해서 건네준 점퍼를  들고 평화시장 통로를 얼마간 걷다 보니 다른 가게에서 상표와 색상마저 똑같은 오리털 파커를 팔고 있었단다. 찜찜함이 아주 싹 가시진 않았던 영감님께선 혹시나 해서 거길 들려서 물어보았다.

"이 오리털 파커 얼마유?"

"아 네..손님 11만 5천원인데요..꼭 사실 거라면 좀 깎아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쥑일눔"

"헉~ 손님 무신 말씀을?"

"아니유..우리 아들눔 보고 한 말유"

"아..예"

'세상에 믿을눔 하나도 없다'는 말을 우리는 곧잘 하면서 산다. 대체로 아주 친한 사이에서는 금전을 받지 않고 그냥 주는 일도 많지만 그렇지 않고 오히려 모르는 남보다 더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도 가끔은 눈에 뜨인다. 주위에서 보면 친한 사람에게서 중고 잔차를 바가지를 쓰고 산 경우를 어쩌다 보는데 그렇다고 '바가지를 쓰셨구만요'라고 곧이 곧대로 이야기를 해서 공연히 마음을 상하게 할 필요까지는 없어서 짐짓 모르는 척하긴 하지만 이러구러 각박한 인심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긴 하다. 왈바에 들락거리며 눈팅만 주로 하는 편이지만 가끔 마음에 드는 물건이 턱없이 싸게 나오는 걸 자주 본다. 경제적 여건만 충족이 되면 언젠간 사고 싶은 물건들이 참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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