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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을 지키기 힘들어질 때...

topgun-762005.05.11 02:50조회 수 46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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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초에 입원한 환자가 있는데..술만 먹으면 두 딸을 망치나 집안에 있는 각종 집기들로 때리는(팬다는 표현이 알맞을 듯..)버릇이 있습니다. 큰딸은 이제 대학에 갓 들어간 학생인데...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아버지에게 맞았다고 합니다. 물론..동생과 함께..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만 보면 공포에 떨던 두딸이 이제는 성인이 되어서 보다못해 아버지를 입원 시켰는데...자기 잘못은 모르고, 입원시킨 딸 들만 죽이려고 합니다. 차분히 두 딸과 함께 상담을 하는데...갑자기 딸의 뺨을 후려치더군요. 순간적으로 일어난지라..(너무나 자연스럽게 때리는 그 모습이..)제지할 겨를 조차 없었습니다. 두딸에 눈에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분노와 공포의 대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고, 하염없이 약하고, 무능한 아버지로 보였는지..체념한 듯한 눈물이 흐르더군요. 순간..저도 모르게..(속으로..)이런 sipal sakki란 욕이 튀어 나올 뻔했습니다. 무표정한 얼굴에서 타고 흐르는 그 눈물은...
그 환자의 부인은 젊은 나이에 남편에 술주정과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화병'으로 죽었고, 그 후로는 더욱 술을 마셨습니다. 큰 딸은 빨리 아빠의 폭력에서 벗어나려고, 남자친구와 결혼을 한답니다. 그러면서 동생을 걱정하는군요..너도 빨리 결혼하라고...

요즘은 이런 환자들이 많아서인지..환자로 보이는게 아니고, 속된말로 '또라이'로 보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돌아서서 이런 내 자신을 후회하고, 꾸짖고, 또 반성합니다.

몇 해 전에..청송교도에서 교도관을 지냈던 (은퇴한...) 분께서 하는 말이..처음에는 그 죄인들이 불쌍하고, 안타까워서 정말 몸을바쳐 일해왔는데...어느새 그 '극악무도'한 죄인들 보다 더 악랄하게 변해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몸서리쳐졌다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요즘은 내 자신을 인내와 사랑으로 더욱 더 훈련시킬 필요를 느낍니다. 너무너무 부족하지만 죽는 날까지 제 자신을 다스리고, 발전시키는데...게을리 하지 않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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