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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차를 꿈꾸는 당신께!!!

지리산2004.06.23 01:03조회 수 383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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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차를 아주 열심히 타는 K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레이스용 하드테일로 이미 엘파마 티탄을 타고 있었지요.
그런데 어느날 K의 눈에 새로운 자전거가 들어왔습니다.

이름하야 프리라이딩용 풀 서스펜션!!!!

자나깨나 이놈이 아롱거립니다. 잠 뒤척이는 밤은 계속되고.......
그러다 마침내 조심스레 마눌님께 말을 꺼냈답니다.

"잔차 한대 사야겠는데........"

"머라꼬예! 그럼 지금 타는 잔차는예?"

"그거는 시합용이고, 이거는 그게 아이다카이."

"잔차가 그게 그거지... 하여튼 마 말도 안되는 소리 고마하이소."

K씨는 그만 아무말도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날 이후 K씨는 '시름시름 앓다가'가 아니고~~~ 사는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집에서 직장을 왔다갔다... 마눌님 보는 앞에서 가끔씩 한숨도 쉬면서 날을 보냈답니다.
어쩌다 한번씩은 '에이, 인자 잔차 타는거도 재미 없고, 직장 다니는 것도 싫고.... 마, 그만두까?' 이런 말도 툭툭 던져가면서.....

그러던 어느 날 K씨 마눌님은 그만 전화 한통을 받게 됩니다.
스스로를 K씨 직장 상사인 과장이라고 밝힌 사람에게서......
내용인 즉슨 오늘 K씨가 출근을 하지 않았는데 어찌된 일인가 묻는 전화였습니다.
K씨 마눌님은 깜딱 놀랐습니다. K씨는 오늘 아침 멀쩡히 출근한다고 나갔기 때문이지요.
전화를 끊은 후, 곧바로 K씨에게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K씨 전화가 불통입니다. 하루 종일 온종일.......
K씨 마눌님은 마침 한가지 걸리는 게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 K씨가 출근하면서 잔차 사야겠다는 걸 한마디로 거절한 것이었지요.
우리의 K씨,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루 종일 잘 돌아다니다가.....
어제 미리 월차 휴가를 내 놓은 직장엔 들어갈 이유가 없었던 거지요.

K씨 마눌님이 물었습니다.

"대체 왜 그래요?"

우리의 K씨, 눈만 멀뚱멀뚱 굴리며 한마디 툭 던졌습니다.

"잔차 때문에...."

며칠 뒤 K씨 집으로 멋진 풀샥 잔차 한대가 배달되었습니다.
새 잔차가 들어온 며칠 후, K씨는 자칭 직장 상사 과장님이란 직장 동료에게 술 한잔 거나하게 샀답니다.

후기 :
익명으로 처리된 K는 내가 아는 실존인물임.
지금도 가끔씩 이 이야기가 생각날 때마다 혼자 웃다가 오늘 마침내 이곳에 올림.
지금 새차를 꿈꾸는, 마눌님 모시는 분들은 아무쪼록 K씨의 잔차 구입기를 깊이 헤아려 참조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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