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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이아빠 유럽 방랑기(13)-체코를 떠나 바람마왕의 도시 빈으로

훈이아빠2005.10.26 10:53조회 수 373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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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셋째날이다.

오늘 하루 더 머물면서 체코 시내를 돌아다니기로

마음을 먹었다.

늦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있으니

옆자리에 네덜란드에서 온 캬라반이 자리를 잡는다.

너무 많은 네덜란드 사람을 봐왔기에 인제 반갑기까지 하다.

유럽여행을 다니다보면

가장 많은 캬라반은 독일과 네덜란드 사람들 것이다.

캠핑카는 상대적으로 프랑스, 이탈리안들이 이용을 하는 편이고

심심하던차에 잘 되었다.

나 : 굿모닝~~!!

네덜란드 : 굿모닝~~!!

나 : 이 캬라반 빌리는 겁니까? 사는 겁니까?(이즈 디스 유얼즈 오아 렌탈)

네덜란드 : 대부분 삽니다.(올모스트 오운즈)

나 : 얼마나 하죠?(하우머치 이즈 잇)

네덜란드 : 대략 15000유로쯤 하죠. 으쓱~~(피브틴사우전드 유로즈, )

나 : 오호? 차 한대 값이네(오! 유캔 바이 원 모어 카)

네덜란드 : 차보다 좋죠. 잠도 자고(머치 베터 댄 카, 유캔 스립 인사이드)

나 : 평소에 어디에 보관합니까? 이렇게 큰데(웨얼 두유 파크? 이츠 소 빅)

네덜란드 : 차고에 두기도 하고, 보관소에 두기도 합니다.
(섬원 파크 데얼 오운즈 섬원 파크 페잉 파킹프레이스)

나 : 오호 정보 감사합니다. 이거 빌리라모 어디서 빌립니까?
(오 땡큐, 웨얼 캔 아이 렌트 디스 타입 오브 캬라반)

네덜란드 : 구글에 들어가서 캬라반을 치세요. 웃음~~(유 캔 파인드 잇 엣 구글

타입 더 캬라반)

대화내용을 옮기면 중학교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괄호안의 영어로 알 수 있겠다.

나의 영어실력을 보고 웃지말기를 바란다.

그래도 못 댕기는 곳이 없다.

나으 잉글리쉬는 서바이벌 잉글리쉬다.

미국, 중국, 아프리카, 태국, 인도, 캄보디아, 오만 때만 데 다 통한다.

직접 현지인들과 다 말 해봤다.

다 통하더라.

어차피 저그 동네 말 아니모

내가 모르는 것은 저그들도 모른다. 자신감을 가져라.

지금 영어 짜친다고 땅치는 젊은이들이여.

한 두어끼만 굶어봐라. 영어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말이라도

못하겠는가? 생존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 흐흐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겠다.

배낭 가볍게 매고 다시 트램으로 향한다.

옆 텐트의 프랑스 커플은 우리더러 짐 조심하랜다.

시내에 도둑놈들 많다고 절대 차는 가져가지 마시랍시네요.

땡큐~~ 아니다 메르시 복흐라고 했다.

어떻게 알아먹었냐고? 댕기다 보모 다 알아먹는다.




즐거운 마음으로 국립극장 앞에 내려서 환전을 하러 간다.

환전을 하기 위해 가는 길목에 인형오페라 티켓을 예매한다.

모짜르트의 돈지오반니를 인형극으로 하는 모양인데

프라하에선 꽤 유명한 모양이다.

일단 돈을 바꾸고 예매할 요량으로 옆을 보니

허걱 무려 1유로에 30크로네를 주는 곳이 있었다.

왠 떡이여? 하고 돈을 바꿨는데 그만 속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제대로 보지 못했다.

30크로네에 사고 파는 것은 19크로네다.

이런 도동놈들... 여행정보에 그렇게 조심하라 되어 있었건만

자심감이 뒷통수를 후려치는 것으로 돌아왔다.

아무리 도로 돌려달라고 해도 이눔의 시키

시스템에 한 번 들어간 것은 되돌려지지 않는단다.

기분 확 잡쳤다.

이제와 생각하면 겨우 3-40달러 정도의 손해지만

뒷통수 맞은 것 같아서 기분이 안 좋았다.

원래 여행을 다니다보면 돈에 있어서

나도 모르게 쪼잔해진다. 쩝...

기분도 나쁘고 강변을 거닐면서

점심식사를 했다.

내 자전거의 아랫모델인 아발란체 1.0을 발견했다.

반갑다. 트랜스포터들인데

프라하 시내가 막히니 뉴욕처럼 자전거로 우편물을 배달하는

일종의 퀵서비스인 셈이다.



그러곤 식당에 들러서 식사를 하였는데

슈니첼 비스무리 짭짭한 것인데

돈까스 비스무리 하면서 거 맛있다.

아이스크림도 억수로 맛있고,

역쉬 필스너 생맥주도 직이준다.

식사를 하면서 바라본 카를다리는

우중충한 날씨 때문인지 화려함이 사라져버렸다. ㅜ.ㅜ



돈 몇푼땜시롱가심은 아직까지 아프다.

눈탱이 맞고 나면 왠지 허무해진다.

그 마음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인도에서 그 많은 눈탱이를 당했는데 이곳 유럽에서도...

눈물이 앞을 가리지는 않지만

오페라고 뭐고 프라하가 갑자기 밉다.

아... 역쉬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기 이를데 없나보다.

그렇게 멋지던 프라하의 경치도 시들해지고

을씨년스럽고 추워진다. ㅜ.ㅜ

그래도 우리는 힘을 내었다.

나쁜 기억을 빨리 떨쳐야 시간이 아깝지 않다.

기분 나빠서 그냥 그곳을 떠나버리면

언제 다시 항공권 사서 다시 가겠는가?

에너지를 업하는 방법!! 그것은 즐겁게 노는 것이다.^^

우리는 단순한 가족이어서 조금 놀다보면 잊는다. 흐흐흐

보트를 빌렸다. 패달보튼데 엄청나게 재미있다.

300크로네에 두 대를 빌려서 블타바 강을 불타도록

싸돌아 댕겼다.

시무룩해졌던 마음이 원기를 되찾는다.

효과가 백만점이다.









표정의 변화를 보시라. 처음엔 시무룩하다가

점저 밝아지다가 나중엔 파안대소다.

그렇다. 우리는 이렇게 단순하다.

단순하기 때문에 어떤 여행이라도 할 수 있다.

힘을 얻은 우리는

이제 다시 프라하 돌아댕기기 시작!!!

즐거운 마음으로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다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까르푸에 들러서 저녁거리를 직접 샀다.

쏘세지, 고기, 빵

특히 고기값이 예술이다.

맛도 체코에서 사먹은 소고기가 제일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제일 맛없던 고기는 이탈리아에서 사먹은 고기^^

만찬을 거나하게 즐기고

잠자리에 든다. 내일은 오스트리아로 떠나야 한다.

이제 드디어 알프스로 가는 것인가?

둘쨋날 아침

아침이 밝았다.

서둘러서 텐트를 접고 리셉션에서 체크아웃을 하였다.

오늘은 오스트리아로 갈 예정이다.

고속도로를 거쳐서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빈에 머물 것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차에 짐을 모두 싣고 출발~~!!

항상 느끼지만 정말 짐 많다.

그래도 넣고 빼고 벌써 10여일 이제 이력이 생겼다.

벌려진 짐을 정리해서 넣는데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큰아들은 텐트를 정리하고 작은 아들은 소품을 정리

아내는 빠진 물건 확인

나는 접고 개켜서 차안에 차곡차곡 쌓는다.

모톨의 뒷 언덕길을 돌아서 오른다.

프라하의 시내풍경이 오른쪽 아래로 펼쳐진다.

언덕을 돌아서 강가를 따르다보니 고속도로에 접어든다.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가다 BRNO로 빠졌다.

계속 고속도로를 타도 되지만 시골풍경을 느끼고 싶어서

지방도로로 내려섰다.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고 달리다 시장기가 찾아온다.

음, 그러면 식사를 시작해볼까?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레스토랑에 차를 세우고 주문에 나서는데

주문받는 아가씨 난감해 한다.

의사소통에 장애가 생긴다.

꿀꿀꿀 - 돼지고기, 음머 - 소고기, 꼬끼오 - 닭

이렇게 해서 음식 주문에 성공

맛있는 식사를 즐겼다.

음식가격은 말하나 마나 엄청나게 저렴하다.

프라하의 1/5 수준이다.

아가씨는 우리가 성공적으로 의사소통이 되어서 무척이나

행복하단다. 시골동네라서 순진함이 묻어나는 귀여운 아가씨다.

식사를 마치고 오스트리아로 방향을 향한다.

여기서 갈등상황

체코의 시골마을에서 하룻밤을 더 자느냐? 아니면 오스트리로 가느냐?

결국 오스트리아로 가기로 결정했는데 이게 사실은 후회스럽다.

평온한 국경 시골마을에서 1박하고 출발해도 늦지 않았을텐데...










평화로운 풍경을 따라서 달리다 보니

화려한 해바라기꽃밭이 펼쳐진다.

우와... 사진을 찍으려고 하다가 가다가 아주 많지 않겠나 싶어서

그냥 지나쳤는데 해바라기 밭이 많기는 하나 모두 시들었다.

아까 그냥 지나친 그곳이 최고였다.

아쉬운 맘 그냥 지나갈 수 없어서 대충 시들어가는 동네에서 사진을

찍었다.




체코의 시골길은 정말 한적하고 멋진 드라이브 길이다.

꼭 다음에 가는 사람들은 이 길을 이용하기를 권한다.

차량이 적고, 풍경이 너무 평화롭다.

끝없는 밀밭, 해바라기밭들...

6월쯤이 제일 좋을 것 같다.

드디어 국경마을에 도착하였다.

국경을 넘는데 그 과정이 싱겁다.

아시아인인데다 리스한 차이니 볼 것도 없다.

여권 볼 필요도 없이 그냥 가란다.

드디어 오스트리아

마을 교회 종탑의 모양이 달라진다.

뾰족뾰족한 신교 교회의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다시 고속도로로 올리고 빈으로 향하는 길

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로 도로가 상당히 정체가 된다.

빈의 순환도로로 진입한 후 길을 찾지 못해서

뺑뺑이를 돈다. 이제 뺑뱅이도 이력이 난다.

어렵게 찾아간 캠핑장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기온도 너무 낮다.

캬라반이나 모바일하우스를 찾아보지만 없다.

빈의 서쪽에는 있다고 하는데 찾아나가자니 시간이 부족하다.

그냥 텐트를 치는데 비가 더 몰아치고 바람도 세차졌다.

잠자리를 마련하고 잠을 자는데

바람에 위의 주차장 안내 표시가 삐그덕 거린다.

밤새 소리에 시달렸다.

밤새 불어대는 소리에 텐트 펄럭이는 소리와

쇠가 일으키는 삐거덕 거리는 소리를

그 소리를 표현하자면

"끼익끼익~~ 펄럭펄럭펄럭~~!!"

최악의 밤이다. 기온도 낮고 팩을 몇 번이나 다시 꽂고

텐트의 폴대를 나이론끈으로 몇 번이나 조절해야 했다.

땅에 자갈도 많아 핀도 제대로 박히지 않았다.

선잠에 시달리고, 바람에 시달리고...

내일 당장 걷어서 할슈타트로 떠나야겠다.

들어오면서 본 빈 시내의 모습은 프라하를 먼저 봐서인가?

그다지 뮌헨이나 비슷한 그런 풍경이었다.



그냥 체코에서 하룻밤 더 자고 할슈타트로 바로 갈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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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JCA
    2005.10.26 11:47 댓글추천 0비추천 0
    미국, 중국, 아프리카, 태국, 인도, 캄보디아, 오만 때만 데 다 통한다
    "오만"이 나라이름인줄 알았네요....... 읽다가 연결이 안되어 웃음이....
    잘보고 읽고 갑니다.
  • 훈이아빠글쓴이
    2005.10.26 12:42 댓글추천 0비추천 0
    오만도 다 통합니다. 사람 사는 기 다 똑같다 아입니까?
    JCA님이 나는 제일 좋더라~~ 리플 꼬박꼬박 달아주시고
    턱은 우째 많이 나으셨습니까?
  • 훈이 아빠님도 이참에 캬라반 한대 사이소~ 잔차 업글 할돈 모아서...
    왈바 사람들에게 임대도 하고...ㅎㅎ
  • 야~.. 거... 서바이벌 랭귀지는 안통하는데가 없군요. 체코의 시골에서 꿀꿀거리며 음식 주문도 다하고..ㅋㅋㅋ 훈이아빠님 영어강사로 전업해도 인기 대박이겠는데요
    근데 가만보이 의사 소통도 중요하지만 이 도시 저 도시 다닐려면 체력도 만만치않겠는데요

  • ~나의 꿈. ... 언제 한번 가보나 ㅡㅡ
    오늘도 역시 잘보고 갑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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